Login     Mobile II
Hint Food 맛과향 Diet Health 불량지식 자연과학 My Book 유튜브 Frims 원 료 제 품 Update Site

제품조미식품장류

과학으로 풀어본 간장맛의 비밀




 


식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이며 식품 선택의 기준은 항상 맛이다. 그만큼 식품에서 맛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음식 맛을 책임진 첫 번째 조미료가 바로 장이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장은 모든 맛의 으뜸이다’, ‘한 집안의 음식 맛을 장맛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을 중요하게 여겼다. 신라시대 신문왕 때 혼례 납폐 품목에도 장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채소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인데, 채소 소비의 1등 공신이 바로 장류다. 장의 깊은 감칠맛이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최근 채식 열풍이 불면서 해외에서 김치, 나물, 비빔밥 등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 덕분에 간장, 고추장 등의 수출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간장의 요리 용도와 숙성 정도에 따라 그 해 만든 장을 햇장(청장), 2~3년 숙성시킨 장을 중장, 5년 이상 숙성시킨 장을 진장이라 하였으며, 맛 성분을 더 올리기 위하여 진장에 메주를 추가하여 한 번 더 발효시킨 장을 겹장 또는 겹진장이라 했다. 제조 기간이 가장 짧은 청장은 색이 맑고 짠맛이 강해 국이나 탕에서 간을 맞추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었고. 청장이 시간이 지나면 점점 맛과 색이 진해지는데, 깊은 풍미와 색이 필요한 요리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진장이나 겹장을 적절히 사용하였다.
간장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에는 미생물이나 효소는 존재조차 몰랐으니 발효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고, 자신의 경험과 자연의 신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과학은커녕 제대로 가르쳐줄 선생님도 없는 상태에서도 우리는 발효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발효한 음식과 장류의 풍미가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우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서 장류를 만들었다. 청결하지 못해 오염이 일어나면 퀴퀴한 이취가 나고 망치기 쉽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고, 그래서 장 담그는 날은 목욕재계도 하고 주변을 청결히 하고, 물은 심천수를 쓰거나 끓여서 사용할 정도로 깊은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발효의 많은 비밀도 많이 밝혀졌다. 과거에는 오로지 경험과 운에 좌우되었다면 지금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좋은 간장이 만들어질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양조간장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양조간장은 인간이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중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데 효과적인 미생물을 분리하여, 그것만 따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어진 후 만들어진 간장이다. 과거 서양에서 맥주나 와인을 만들 때 일어난 양조 혁명이 장류에도 적용이 된 것이다.
흔히 발효의 주인공을 미생물로 알고 있지만 전통간장도 양조간장도 실제 발효의 주인공은 효소이다. 과학이 발효는 결국 미생물이 만든 효소에 의한 것임이 밝혀낸 것이다. 어떤 미생물이 어떤 조건에서 단백질 분해효소를 가장 잘 만들고 분비하는지 알아냈고, 그래서 효소를 따로 분리하여 효소만으로 단백질을 분해해서 만든 효소분해 간장도 탄생한 것이다. 결국 간장은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여 감칠맛을 높이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효소도 이용하지도 않고 산을 이용하여 분해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산분해간장이다.
산분해간장은 제조과정이 상당히 짧다. 소금물에 메주를 띄워 만드는 전통간장은 1년이 넘어야 제 맛이 나고, 양조간장은 6개월은 걸려야 제 맛이 나는데, 산분해간장은 분해에서 숙성까지 3주 정도면 만들어진다. 문제는 그것이 가장 맛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식품에서 산분해간장을 쓸 때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제품에 여러 간장을 넣고 비교실험을 하면 산분해간장으로 만든 것이 가장 맛있다고 나오는 것이다. 고작 산으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를 했고, 오랜 시간 숙성시간을 거치지도 않았고 발효의 신비도 작용하지 않았으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맛있을 것 같지 않은 간장이 맛있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최고의 재료로 열심히 공들여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줬더니 라면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 셈이다. 과거처럼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이면 싼 맛에 먹었겠지만 지금은 맛이 있다면 얼마든지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그것이 가장 맛있다면 매우 당혹스러운 것이다.
간장은 숙성시킬수록 맛과 색이 진해지고 5년 이상 숙성시킨 것을 진장이라고 하고, 역사가 오래된 종가집에는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을 전해오는 씨간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발효로 애써 만든 간장보다 싸고 대충 만든 것 같은 간장이 더 맛있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런데 산분해간장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가장 오래 숙성시켜 만든 진장하고 맛이 가장 닮았다는 것이다. 그 비밀이 무엇일까? 혹자는 첨가물로 맛을 내서 그렇다고 하는데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만약에 그런 첨가물이 있다면 굳이 산분해도 하지 않고 그 첨가물만으로 맛을 낸 다양한 조미료가 이미 시장에 널리 사용되었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몰라도 혼합간장을 만드는 회사라면 그것이 더 싸고 염산이나 3-MCDP 같은 논란도 없을 텐데 그것을 혼합하여 만들지 왜 산분해간장을 혼합해 만들겠는가? 산분해간장이 진장의 맛이 나는지 그 간장을 만드는 회사에서도 잘 설명하지 못한다.
내가 10년 전 식품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식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너무 많아서였다. 그래서 ‘식품첨가물이야기’, ‘감칠맛과 MSG 이야기’, ‘GMO 논란의 암호를 풀다’ 등을 썼고 그런 생각을 정리한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도 썼다. 그러면서 항상 주장한 것이 “식품은 과학으로 이해하고 문화로 소비할 때 최고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여전히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간장을 만들 때는 ‘세월의 힘’이니 ‘발효의 신비’이니 하면서 문화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그것을 소비할 때는 ‘어떤 것은 건강에 좋고 어떤 것은 무엇 때문에 위험하다’는 식의 엉터리 과학이 등장한다.
우리는 지극히 감정적인 존재이다. 간장에서도 단순히 맛이나 영양 등 물리적 가치를 넘어 정신적 가치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런 측면과 맛의 다양성 측면에서 전통간장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전통과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잘 통제되고 우리에게 유용한 경우에만 해당 된다. 최근 중국의 대도시에 새로 지은 아파트를 모기 때문에 포기했다는 기사가 등장했다. 30층짜리 800여 세대 아파트의 베란다를 정원을 잘 조성하여 식물이 가득 찬 녹색 주택으로 지었는데 뜻밖에 모기가 들끓어 도저히 살수가 없어 입주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자연은 호랑이, 뱀 같은 것은커녕 모기도 있어서는 안 되는 잘 통제된 자연인 것이다.

간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미료의 하나다. 세상에 수많은 향신료와 양념이 있지만 우리 음식 중에는 간장이 없으면 도저히 맛을 내기 어려운 것도 있고, 간장은 우리의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간장에 특별한 신비한 성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간장은 짠맛과 감칠맛과 깊은 맛과 향이 어울려 가장 소금(나트륨)을 적게 쓰고도 충분한 맛을 낼 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채소, 과일, 해산물, 해조류 소비가 세계에서 으뜸일 정도로 가장 건전한 식생활을 누리고 있는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보통 소득이 늘면 고기 소비량은 늘고, 채소의 소비량은 줄어드는데, 우리나라는 소득이 늘고 고기소비량이 늘어도 채소의 소비량이 줄지 않은 유일한 나라이자, 가장 많은 채소를 소비하는 나라이다. 이처럼 채소를 많이 소비할 수 있는 데는 채소를 쌈과 나물과 찌개 등에 온갖 형태로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류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우리가 음식에 관해 세상에 가장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특별한 작물이나 식품이 아니라, 채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줄 아는 한국인의 입맛일 것이다.
산분해간장은 국내에 도입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70년이 넘었다. 사실 우리 주변에 그보다 오래된 식품도 많지 않다. 이미 또 다른 전통식품의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아직 그것이 왜 맛이 있는지도 모르고, 제조방식을 두고 논란이 되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세상에 먹는 즐거움만큼 지속적이고 커다란 즐거움은 없다. 그 즐거움은 맛에서 오고, 맛의 깊이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맛이 감칠맛이며, 그 감칠맛의 종합 예술이 간장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간장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변변한 책 하나 없었다. 그래서 과학이 간장의 비밀에 대하여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2020.9 최 낙언

 

목  차

Part I. 전통간장의 비밀
01 감칠맛의 과학, - 왜 간장을 만든 것일까
02 왜 간장은 콩으로 만들까?
- 콩의 특징과 가치
03 전통적인 장류의 제조 원리
- 메주에서 숙성까지
04 전통간장의 종류와 맛의 특징
- 전통간장의 종류
- 제조 방법에 따른 맛의 차이

Part II. 양조간장의 비밀
01. 발효, 미생물과 효소의 발견
- 미생물을 통제하는 기술
02 양조 간장의 제조법
- 미생물을 통제하는 기술
03 간장 발효가 일반 발효와 완전히 다른 점
- 탄수화물 발효 vs 단백질 발효
04 최적의 미생물을 찾아서
- 미생물의 특성은 왜 자주 바뀔까
05 최적의 발효조건을 찾아서
- 미생물에서 유익한 부분만 뽑아내는 기술
06 양조간장의 장점과 단점
- 깊어진 감칠맛 단순해진 풍미

Part III. 산분해간장의 비밀
01 단백질을 분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왜 알칼리 분해는 하지 않을까
02 산분해의 최적 조건
- 효율성 vs 품질
03 중화와 숙성의 조건
- 다른 간장이 제조법에 비한 장점과 단점
04 맛과 향의 비밀
- 왜 산분해간장의 맛이 진간장과 닮았나
05. 오해와 진실
- 우리는 산을 너무 모른다

Part IV. 간장의 맛과 향
01 세계의 다양한 간장과 감칠맛의 소재
- 간장에 사용되는 다양한 원료와 기술
02 감칠맛과 깊은 맛의 과학
- 어우림의 과학과 깊은 맛의 과학
03 감칠맛의 미래
- 세대별 감칠맛 소재의 변화
04 간장의 향
- 간장의 향은 커피의 향과 닮았다
05 간장의 종류별 맛과 향의 특징
- 간장의 종류로 적합한 용도

마무리. 전통이란 만들어질 당시에는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별첨> 산분해 간장 Q&A
산분해간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식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이며 식품 선택의 기준은 항상 맛이다. 그만큼 식품에서 맛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음식 맛을 책임진 첫 번째 조미료가 바로 장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장은 모든 맛의 으뜸이다”, “한 집안의 음식 맛을 장맛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을 중요하게 여겼다. 신라시대 신문왕의 혼례 납폐 품목에도 장이 들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채소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인데, 채소 소비의 1등 공신이 바로 장류다. 장의 깊은 감칠맛이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최근 채식 열풍이 불면서 해외에서 김치, 나물, 비빔밥 등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 덕분에 간장, 고추장 등의 수출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간장의 요리 용도와 숙성 정도에 따라 그 해 만든 장을 햇장(청장), 2~3년 숙성시킨 장을 중장, 5년 이상 숙성시킨 장을 진장이라 하였으며, 맛 성분을 더 올리기 위하여 진장에 메주를 추가하여 한 번 더 발효시킨 장을 겹장 또는 겹진장이라 했다. 제조 기간이 가장 짧은 청장은 색이 맑고 짠맛이 강해 국이나 탕에서 간을 맞추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었다. 청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맛과 색이 진해지는데, 깊은 풍미와 색이 필요한 요리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진장이나 겹장을 적절히 사용하였다.
간장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에는 미생물이나 효소의 존재조차 몰랐으니 발효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고, 자신의 경험과 자연의 신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과학은커녕 제대로 가르쳐줄 선생조차 없는 상태에서도 우리는 발효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발효한 음식과 장류의 풍미가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우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서 장류를 만들었다. 청결하지 못해 오염이 일어나면 퀴퀴한 이취가 나고 망치기 쉽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고, 그래서 장 담그는 날은 목욕재계를 하고 주변을 청결히 하며, 물은 심천수를 쓰거나 끓여서 사용할 정도로 깊은 주의를 기울였다. 현재는 과학이 발전하면서 발효의 비밀이 많이 밝혀졌다. 과거에는 잡균과 유해균의 뒤엉킴 속에서 어쩌면 우연히 진흙탕에서 핀 난초처럼 장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과학의 도움을 통해 좋은 간장을 만들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양조간장도 등장했다.
양조간장은 인간이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중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데 효과적인 미생물을 분리하여, 그것만 따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후 만들어진 간장이다. 과거 서양에서 맥주나 와인을 만들 때 일어난 양조 혁명이 장류에도 적용된 것이다. 양조간장은 엄선된 미생물만을 사용하므로 안전성이 높고, 단백질의 분해율도 높아졌다.
흔히 발효의 주인공을 미생물로 알고 있지만 전통간장도 양조간장도 실제 발효의 주인공은 효소이다. 발효는 결국 미생물이 만든 효소에 의한 것임을 과학이 밝혀낸 것이다. 어떤 미생물이 어떤 조건에서 단백질 분해효소를 가장 잘 만들고 분비하는지 알아냈고, 효소를 따로 분리하여 효소만으로 단백질을 분해해서 만든 효소분해간장도 탄생한 것이다. 간장의 기본 원리는 결국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여 감칠맛을 높이는 것이고, 과거에는 이것을 경험에 의존해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단백질을 분해한 제품이 발명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심지어 효소를 이용하지도 않고 단백질을 분해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산 이나 알칼리를 이용한 방법이다. 실험실에서 단백질 함량을 분석하려면 먼저 시료의 단백질을 산이나 알칼리를 이용해 완전히 분해하여 분석한다. 그 방식을 간장을 만드는데도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간장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방식은 식품용 염산을 이용하여 훨씬 부드러운 조건에서 분해를 하는 차이가 있다. 콩 단백질에 식품용 염산을 가하고, 고온에서 장시간 가열하면 대부분의 단백질이 아미노산 단위로 분리가 된다. 분해율이 무려 90%로 분석용보다는 낮지만 미생물이나 효소를 이용하는 방식이 30~50%인 것에 비하면 훨씬 높다. 산분해간장의 최대 강점이 이 분해율이다.
그러고 나서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여 염산을 물과 소금으로 완전히 중화시키고, 충분히 숙성시키면 간장이 된다. 이런 산분해간장과 반대의 방식으로 알칼리(수산화나트륨)를 먼저 넣어 알칼리 분해를 하고, 나중에 산으로 중화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것은 산으로 분해하는 방식보다 품질이 떨어져 식품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식품 성분의 대부분 산성에서는 움츠러들면서 오래 버티고, 알칼리에서는 풀어져 손실되는 특성이 있다.
혹자는 염산이 두려워 아무리 잘 중화한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남아 있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염산은 고농도일 때만 위험하지 희석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태풍이 위험하다고 산들바람마저 위험한 것은 아닌 것처럼 염산도 pH2 이상으로 희석하면 안전하며, 일반 식품과 동일한 pH에서는 세상의 어떤 유기산보다 순하고 부드럽다. 염산이 강력한 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유기산보다 수천 배 이상 고농도로 농축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고농도로 농축한 상태에서만 위력이 강하여 단백질을 아미노산 단위로 분해할 수 있다. 강산성물질은 농도가 곧 에너지의 단위인 것이다. 염산이 위험해보이지만 불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다. 불은 적당히 멀면 따뜻하지만, 가까우면 뜨겁고, 너무 가까우면 화상을 입는다. 1,500도를 넘기면 쇠를 녹이고, 1억도를 넘기면 원자도 녹인다. 그런데 사실 1억도를 마음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핵융합이 가능하니 물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도 가능하고 에너지 문제도 완전히 해결 가능하다. 1억도의 기술은 인류의 가장 큰 꿈의 하나다.
염산(HCl) 자체는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산이기도 하다. 물(H2O)의 절반인 수소이온(H+)과 소금(NaCl)의 절반인 염소이온(Cl-)으로 만들어진 가장 작고 간단한 산성 물질이기 때문이다. 잔류물도 없고 우리 몸의 위산 성분 그대로이다. 위산(염산)은 우리 몸에 건강의 파수꾼인데 음식 등을 통해 들어온 위험할 수도 있는 미생물을 살균하고, 단백질을 소화하기 쉬운 구조로 바꾸고, 단백질 분해효소를 활성화시킨다. 그래야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소화 흡수가 된다. 그러니 염산(위산)이 없으면 우리의 건강은 제대로 유지되기 힘들다. 음식이 위를 소장으로 보내지면서 중탄산나트륨으로 중화를 한다. 산분해간장과 똑같은 공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단지 그 정도만 다르다.
다른 간장에 비해 특이한 것이 산분해간장은 제조과정이 짧다는 것이다. 소금물에 메주를 띄워 만드는 전통간장은 1년이 넘어야 제 맛이고, 양조간장은 6개월은 걸리는데 산분해간장은 분해에서 숙성까지 불과 3주 정도면 맛있는 간장이 된다. 그런데 착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다른 간장이 유난히 시간이 길게 걸리는 것이지 산분해간장이 결코 다른 식품보다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여간 일반적인 발효제품에 비해서는 시간이 덜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간장에 비해서는 10배 이상 짧은 시간이다. 고작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고, 오랜 시간 숙성시간을 거치지 않았으니 별로 맛이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의 절반이 넘을 정도로 인기일까? 해당기업이 마케팅을 잘해서, 확인해 보니 그 기업은 그 제품의 판촉을 위해 단 1원도 쓴 적이 없다고 한다. 그냥 싸기 때문에? 과거처럼 못 먹고 못 살던 시절도 아니고 맛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하는 현대인이 그까짓 간장을 얼마나 쓴다고 가격이 비싸서 맛있는 간장 대신에 싼 산분해간장을 쓴단 말인가? 그것은 소비자의 입맛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기도 하다.
사실 산분해간장이 지금도 가장 잘 팔리는 진짜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맛이 좋아서이다. 물론 모든 식품에 산분해간장이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식품에 다양한 간장을 사용하여 블라인드테스트를 하면 항상 산분해간장이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산분해간장이 더 맛있는 이유를 그 간장을 만드는 회사조차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산분해간장이 다른 간장에 이름이 좋거나 색이나 외관이 좋은 것도 식감이 다른 것도 아니니 결국 맛(미각)과 향(후각)의 차이일 것이다. 산분해간장은 콩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90% 이상 분해되었기 때문에 동일한 함량의 콩을 사용했을 때 감칠맛이 가장 높다. 다른 간장의 분해율이 60% 전후인 것에 비하면 그만큼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은 풍부하고, 그만큼 쓴맛을 내는 펩타이드의 함량은 적다. 더구나 한국인이 좋아하는 진간장과 풍미가 가장 비슷하다.
옛날에는 “오래 묵힌 장이 좋은 장”이라고 했다. 숙성시간이 길어질수록 콩 단백질을 더욱 많이 분해되어 감칠맛이 깊어지고,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향과 색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식품의 풍미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반응이다. 당류와 아미노산이 반응을 하여 온갖 풍미물질을 만드는데 보통 150℃ 이상의 고온에서 잘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고기를 굽지 말고 삶아, 튀기지 말고 익히라고 해도 지지고 볶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이야르 반응은 저온이라고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온이라면 불과 몇 분이면 일어날 반응이 몇 달 또는 몇 년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조금씩 꾸준히 일어난다.
산분해간장은 5년 이상 걸려서 일어난 반응을 불과 1주일로 압축시킨 것이다. 비록 고농도의 염산을 사용하지만 그것으로는 에너지가 부족하여 100℃전후의 고온으로 일주일 가까이 계속 끓여서 만든 것이다. 상온에서 몇 년, 200도의 고온이라면 몇 분이면 일어날 반응이, 중간의 온도에서 중간 정도의 시간이 걸려 일어나는 것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구운 빵, 구운 고기, 볶은 커피, 군고구마, 군밤, 호떡, 튀김 등에 일어나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반응인데 산분해간장에서도 그런 반응이 충분히 일어났으니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조건을 갖춘 것이다. 산분해간장의 향기성분을 분석해보면 잘 로스팅한 커피의 향기 물질과도 닮았다. 단지 그 비율이 다를 뿐이다.
산분해간장이 저렴한 것은 원료가 싸거나 다른 특별한 원가절감의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간장은 그렇게 많은 공간과 시간을 들여서 만드는데 비해 산분해간장은 완전 자동화된 설비로 가장 작은 공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환경 부담이 적은 공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산분해간장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정 하나하나가 품질과 안정성을 완벽하게 구현하도록 설계하여 제어되고 있고, 설비도 염산에 견딜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산분해간장을 만드는 일이 결코 다른 간장을 만드는 것보다 쉽지 않다. 전통간장은 과학과 기술이 부족했던 과거에도 만들었고, 양조간장은 그보다 기술과 시설이 필요하지만, 산분해간장은 차원이 다르다.
사람들은 식품을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하면 막연하게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가장 비싼 설비에서 초 단위의 시간과 그램 단위의 무게 조절로 이루어지는 매우 정밀한 작업이다. 다시마에서 MSG를 뽑는 것은 초등학생도 가능하지만, MSG를 생산하는 것은 어지간한 발효전문가나 식품기업도 힘든 공정이다. MSG가 사용하기 쉽다고 MSG의 생산이 쉬운 것은 아닌 것처럼, 산분해간장이 저렴하고 맛을 내기 쉽다고 만들기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사실 내가 가장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이 사람들은 맛있고 비싸면 숭배를 하고, 맛있고 싸면 천대한다. 간장뿐 아니라 라면, 커피믹스, 초코파이, 설탕, 소주 등 싸면서도 맛있는 것 중에 제 대접을 받는 것을 찾기 힘들다.
심지어 인터넷을 보면 산분해간장은 콩기름을 짜고 난 부산물인 탈지대두를 사용해서 만든 싸구려라고도 폄하한다. 탈지대두는 콩의 지방을 분리하여 단백질만 모은 것이라 가장 비싼 부분만 농축한 것인데도 그렇다. 콩의 지방은 일반 간장을 만드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산분해간장에 지방이 있으면 오히려 위해한 성분을 만들 가능성만 높아진다. 술, 김치, 식초 등 대부분의 식품은 탄수화물을 발효한 것이고, 젓갈이나 장류 정도가 단백질을 발효(분해)한 것이지 지방을 발효한 식품은 없다. 기름 중에 가장 나쁜 것이 산패된 기름인데 지방과 함께 발효를 한다는 것은 영양상 도움이 되지 않고, 이취나 과산화물 등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인 높다. 그나마 오래 숙성을 하면 과산화물도 분해되고 이취도 휘발해서 괜찮은 것이지 산분해간장에 지방을 포함할 이유가 전혀 없다. 지방을 미리 분리하여 따로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이고 환경에도 좋다. 지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3-MCPD를 줄이는데도 핵심이기도 하다.
3-MCPD는 지방을 구성하는 글리세롤과 소금의 염소 성분이 결합한 것으로 지방과 소금이 같이 있을 때 가열 등의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인터넷 등을 보면 이물질이 매우 독성이 강하거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성분인양 왜곡되어 있는데, 이 물질은 독성이 강한 것도 인체에 발암성이 입증된 것도 아니다. 내가 식약처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니 사카린의 경우처럼 실험결과를 잘못 해석한 경우 같다는 의심도 강하게 든다(33~35페이지 참조). 사실 그것이 내가 본 책인 『과학으로 풀어본 간장 맛의 비밀』에 앞서 이처럼 『산분해 간장의 Q&A북』을 따로 때서 먼저 출간한 이유기도 하다. 본 책에서는 간장의 종류별 맛과 향에 집중할 계획이라 안전성 이슈는 이처럼 따로 분리할 계획이기도 했다.
3-MCPD가 사카린처럼 단순히 실험결과의 해석의 문제였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야 밝혀질 것이지만 우선 산분해간장은 워낙 관리가 잘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만 미리 말하고 싶다. 우리가 3-MCPD에 노출되는 것은 주로 침출차, 빵류, 김치, 발효유, 커피 등이고 산분해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지금도 97.4%는 다른 식품에 의한 것이고, 산분해간장은 미량의 남은 지방과 염소 성분의 반응으로 만들어지지만 이후 중화와 여과 과정으로 대부분 제거되기에 그렇게 작은 것이고, 최근 기준을 0.3에서 0.02로 낮추었기 때문에 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2.6%에서 그만큼 더 낮아질 것이다. 그런데 다른 식품은 산분해간장과 같은 저감화 방법을 적용하기 힘들어 줄이는 방법도 마땅하지 않다.
그렇다고 그런 식품도 3-MCPD를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모든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3-MCPD의 양을 모두 합해도 매일 평생 그 정도는 먹어도 안전하다는 양의 2%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많이 섭취하는 그룹도 3.5%를 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제외국보다 3배 이상 적게 먹는다.
세상에 무조건 안전한 음식도 무작정 위험한 식품도 없다. 그저 여론에 따라 걱정과 불안감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할 뿐이다. MSG의 유해성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의미한 논란임에도 그 동안 많은 이슈가 등장했다. 이제 겨우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논란이 없어지려는 때에 산분해간장의 안전성이 이슈가 되는 것은 극히 유감이다.
내가 10년 전 식품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식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너무 많아서였다. 그래서 『진짜 식품첨가물이야기』, 『감칠맛과 MSG 이야기』, 『GMO, 논란의 암호를 풀다』 등을 썼고, 그런 생각을 정리한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이라는 책도 있다. 그러면서 항상 주장한 것이 “식품은 과학으로 이해하고 문화로 소비될 때 최고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여전히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간장을 만들 때는 ‘세월의 힘’이니 ‘발효의 신비’니 하면서 문화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그것을 소비할 때는 “어떤 것은 건강에 좋고, 어떤 것은 무엇 때문에 위험하다”라는 엉터리 과학을 동원한다. 위험한 식품은 법을 통해 애초에 생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막아야 하는 것이지, 알권리를 핑계로 엉뚱한 선동을 하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알권리가 아니고 제대로 알권리이다.
우리는 지극히 감정적인 존재이다. 간장에서도 단순히 맛이나 영양 등 물리적 가치를 넘어 정신적 가치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런 측면과 맛의 다양성 측면에서 전통간장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전통과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잘 통제되고 우리에게 유용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자연은 호랑이, 뱀, 쥐, 모기가 창궐하는 야생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정원과 같이 잘 통제된 자연이다.
전통의 간장도 발전이 되어야 전통이지 옛날 방식 그대로가 전통이 아니다. 간장의 핵심원료가 소금인데 우리의 전통 소금은 자염이다. 천일염은 100년, 정제염은 50년도 되지 않은 현대식 소금이다. 누군가 전통간장은 반드시 전통 소금인 자염을 써야 한다고 하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산분해간장도 천일염이나 정제염처럼 새로운 간장의 제조법에 불과한데 품질이 아닌 제조 방식으로 가치를 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전통이란 항상 만들어질 당시에는 가장 혁신적이고 낯선 것이기 마련이다.
프랑스는 와인의 천재가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팅의 천재다. 와인 매출이 크게 줄었을 때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캠페인으로 와인을 오히려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둔갑시켜 위기를 극복했고, 맛이 제멋대로인 와인을 내추럴 와인으로 팔고, 숙성도 안 된 햇 와인을 ‘보졸레 누보’라고 포장하여 판매한다. 내추럴 와인은 사실은 품질의 통제가 전혀 안 되는 와인이다. 그러니 내추럴 와인은 개성이 뛰어난 것이지, 품질이 뛰어나거나 숙취가 덜하거나 건강에 더 좋은 것이 아니다. 최종 제품이 따라 들쑥날쑥한 품질도 재미로 즐길 수 있다. 전통 간장도 내추럴 와인처럼 품질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심하다. 본인이 직접 만든 간장이라면 작년에는 참 좋았는데 올해에는 나쁘다면서 내년을 기약하며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업장용이나 중간재라면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김치만 해도 집에서 담가 먹는 거라면 맛이 달라져도 문제가 없으나, 시장에서 파는 브랜드 김치는 항상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 한다. 지난번에 아주 맛있는 것을 공급했으니 이번은 좀 실패해도 괜찮지 않느냐는 변명은 용납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언제나 같은 맛을 유지해야 하니 공장 제품은 기대도 놀람도 없는 뻔한 재미없는 맛이기도 하다. 더구나 한 가지 간장으로 모든 특성에 맞는 풍미를 제공할 수도 없으니 서로가 경쟁하며 협력하는 것이 시장을 키워가는 좋은 관계이다. 간장에서 오직 다양성이 추구할 만한 가치이지, 안전성 논란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간장은 음식의 맛을 내는 양념이다. 세상에 수많은 맛을 내는 소재가 있지만, 우리 음식 중에는 간장이 없으면 맛을 내기 어려운 것도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맛있고, 건강한 식생활을 누리고 있다. 채소, 과일, 해산물, 해조류 소비가 세계에서 으뜸이다. 보통 소득이 늘면 고기 소비량이 늘고, 채소 소비량은 줄어드는데, 우리나라는 소득이 늘어도 채소의 소비량이 줄지 않은 유일한 나라이자 가장 많은 채소를 소비하는 나라이다. 이처럼 채소를 많이 소비하는 것은 채소를 쌈과 나물과 찌개 등에 온갖 형태로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우리가 음식에 관해 세상에 가장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특별한 작물이나 식품이 아니라, 채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줄 아는 한국인의 입맛이다.

산분해간장은 국내에 도입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70년이 넘었다. 그보다 오래된 식품도 많지 않다. 이미 전통의 하나인 것이다. 간장을 산분해 기술로 만드는 것은 일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우리의 제품과 기술은 이미 일본을 넘어 최고가 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간장은 우리의 맛 시장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는 단순히 공산품을 넘어 식품과 조미료까지 미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산분해간장은 그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의 방식대로 우리의 것을 지킬 수 있는 결정적인 무기의 하나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식품법규와 소비자 단체를 가지고 있고, 가장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만들고, 소비자의 알권리도 가장 잘 보장된 나라이다. 지금 우리나라보다 상세한 표시사항을 제공하는 나라도 없다. 그럼에도 논란이 되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다. 우리는 그동안 충분히 걱정하고 불안해했다. 이제 의미 없는 걱정은 버리고 먹을 때만큼이라도 좀 편했으면 한다. 먹는 즐거움만큼 지속적이고 커다란 즐거움은 없다. 그 즐거움은 맛에서 오고, 음식 맛의 깊이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맛은 감칠맛이며, 감칠맛의 종합 예술이 바로 간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간장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변변한 책 하나 없었다는 것은 실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20-09-22 / 등록 2020-09-12 / 조회 : 422 (196)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