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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탐산, 콜라, Flavoring




머리말

지난 4월에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를 출간 했다. 식품 업계에서 더 이상 불량지식에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 대응을 시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러던 중 경향미디어에서 엄마 눈높이에 맞추어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책이 나온 뒤 식품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책이 나왔다는 언론의 반응에 힘을 얻어 같은 주제로 다시 글을 쓰기로 하였다. 하지만 엄마용 책이 따로 있을 수 있겠는가? 설명이 힘들다고 피할 수 없고 의혹을 제기하기는 쉬워도 안전을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 전작보다는 식품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제기된 모든 의혹을 다루고자 하였다. 식품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밝혀 불필요한 비용 낭비와 걱정을 줄이고자 하였다.전작에서 상세하게 다룬 일부 내용과 원리의 설명은 줄이고, 미처 소개되지 못한 사례를 추가하여 좀 더 스피드하게 전개하고자 하였다.

지금은 과히 불안 증폭시대라 하기 충분할 정도로 식품에 관한 온갖 리스크 가능성은 제기 되었다. 식품첨가물을 비난하는 단계를 넘어서 우리가 일상으로 먹는 식품마저 의심한다. ‘밀가루만 끊어도 100가지 병을 막을 수 있다’, ‘오래살고 싶다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 마라’, ‘옥수수의 습격’등 이런 말을 모두 합하면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라는 것 인지 알 수 없다. 식품과 식품첨가물에 특히 민감한 이들이 자녀들을 가진 엄마들이다. 그동안 식품 업계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빼고, 바꾸고, 이물방지, 위생설비 투자등 많은 비용을 들여 노력했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2008년 69%, 2010년 80%로 증가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노력의 결과가 안심 대신 불안감의 증가로 나타 난 것이다.  
이 현상은 비만 문제와 정확히 같은 패턴이다. 미국은 1930년부터 비만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980년 미국 정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비만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온갖 과학지식을 총동원하여 비만을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그때부터 오히려 비만은 급증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비만이 늘 듯이 안전한 식품을 찾으면 찾을수록 불안감만 늘어나는 것이다. 총식사량을 줄이지 않는 이상 모든 다이어트가 실패하듯이, 양문제를 무시하고 식품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여 위험과 효능의 과장을 계속하는한 불안감만 커질 뿐이다. 미국인은 세계인구의 1/15지만 육류의 1/3을 소비한다. 평균의 5배를 먹는 셈이다. 고기뿐 아니라 다른 식품도 너무 많이 먹는다. 그런데 식사량을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식품 성분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현학적인 과학을 동원하여 완전히 실패한 것이 지난 수십년 미국 다이어트의 역사다. 식품의 대부분의 문제는 어떻게 얼마만큼 먹을 것이냐의 문제인데 무었을 먹거나 먹지 않으면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 불량지식의 원천이다.

1부에서는 식품의 효능도 과장되었고 위험도 과장되었다는 것을 다루고자 한다

우리가 일상 먹는 식품이 그렇게 탁월할리 없다. 약리 작용이 있는 것은 법으로 식품에 사용이 금지 되어있다. 가장 나쁜 것이 질병과 독이라면 그다음 나쁜 것은 약이다. 상당히 덜 나쁜 것이 기능성식품이고 가장 덜 나쁜 것이 식품이다. 그래서 식품은 많이 먹을 수 있고, 기능성식품은 가끔 먹어야 하고, 약은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꼭 필요할 때만 복용해야 한다. 몇 년내에 한국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장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다른 나라 별난 식품이 장수식품으로 소개된다. 지금껏 먹어오던 평범한 식품이 어느 날 갑자기 전문가의 입을 통해 대단한 식품으로 둔갑한다. 겉으로는 과학을 강조하고, 과학적 용어와 표현을 동원하지만 과거에 산삼은 불로장생의 비약, 일부다처의 물개의 해구신은 정력식품이라는 식의 주장보다 조금도 나을 것이 없다. 불포화 지방, 항산화물질, 비타민, 미네랄을 이야기 하지만 이 또한 과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는 성분들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그렇게 위험할 수는 없다. 세상의 1000만종 생물 중에 수천년의 세월을 두고 고르고 골라 다듬어진 25종의 작물이 우리가 먹는 영양의 대부분이다. 갖은 양념과 가공법으로 모양과 형태는 달라 보여도 성분은 거기서 거기다. 오랜 시간동안 안전이 충분히 검증된 것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보다 훨씬 심한 경쟁을 뚫고 선택받은 것들이다. 가공식품과 첨가물은 해롭고, 자연산 식품, 전통 식품, 식물에서 유래된 식품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우리의 희망일 뿐이다. 천연에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성분과, 다양하고 맹독성인 물질이 많다. 식중독, 중금속, 잔류농약, 항생제등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거의 전부 천연물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것이다. 천연물이 안전한 것은 독성물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이 견딜 정도로 적은 것만 선별했기 때문이다. 첨가물은 3000만종의 화합물(95% 이상은 식물이 만든 것)중에서 고르고 고른 것이며 대부분 수십년 넘게 사용되는 것들이다. 사실 첨가물들도 천연에 존재하는 물질이 대부분이며 인간이 대량으로 흉내내서 만들었을 뿐이다. 천연에 지금 첨가물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물질이 있다면 언제든지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물질이 발견될 가능성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식품보다 더 안전한 식품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마음이 불안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데 비용과 시간의 낭비가 너무 많다. 과연 나의 이 주장이 사실여부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일 것이다.

2부에서는 식품을 바르게 알아야 걱정과 비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과학기사의 절반이 의료(건강)에 관한 기사일 정도로 모두들 건강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들 내용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며, 이 사람 말과 저 사람 말이 다르다. 레시틴이 콩의 성분으로 소개될 때는 건강기능식품이고 유화제로 소개될 때는 유해한 성분의 흡수를 돕는 나쁜 첨가물이라 한다. 베타카로틴이 당근의 성분일 때는 항산화제로 장수의 약물이 되고 첨가물로 소개될 때는 색소라 빼야 좋은 것이라 한다. 한쪽에서는 과학을 근거로 효능을 이야기하고 다른 쪽은 과학을 근거로 위험을 이야기 한다.  
한국인만큼 건강의 수단으로 먹거리를 중시하는 민족은 드물다고 한다. 몸에 좋다고 알려지면 뭐든지 먹는다. 녹용, 웅담의 80~90%를 한국인이 소비한다고 한다. 하지만 식품은 생존과 건강에 단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식품은 컴퓨터의 전원과 비슷하다. 전원이 나간 컴퓨터는 그냥 플라스틱과 금속 덩어리다. 전원이 들어가면 온갖 기능이 수행된다. 기능의 수행은 내부의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지 전원에 의한 것이 아니다. 전원은 필요한 것일 뿐이다.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그만이지 무작정 전압이 높다고, 전류량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식품도 그렇다. 전원의 출처가 수력인지 화력인지 원자력인지 구분하지 않듯이 우리 몸도 필요한 포도당이 밥에서 온 것인지 설탕에서 온 것인지 주사약에서 온 것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식품은 그저 가볍게 즐기면 그만이다. 나머지는 내 몸이 알아서 한다. 불량식품보다 불량 지식의 피해가 많고, 바른 먹거리보다 바른 지식이 시급한 시대이다. 더 이상 오늘 다르고 내일 달라지는 건강기사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건강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아도 건강학과는 없다. 아직 검증이 필요한 가설이고 시간이 가면 뒤집혀진다. 단기간의 결과이거나 개인차이 등을 무시한 체험담 수준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좋은 것만 골라 먹을 수 있는 갑부나 독재자도 특별히 건강하거나, 장수하지 못했고, 아무 신경 쓰지 않고 된장국만 먹은 사람도 평생 건강과 장수를 연구한 사람만큼 오래 산다.
그 양이 얼마이고 얼마만큼 먹어야 그런 효능이 있는지를 말하지 않는 건강정보와 그 양이 얼마이고 얼마만큼 먹어야 나쁜 작용이 나타나는지 말하지 않는 위험정보는 무시하자. 이런 정보만 무시해도 세상이 평온해지고 식탁이 즐거워진다. 인생에 정답이 없는데 정답을 찾느라 고생이고 식품에도 정답이 없는데 이런 것 찾느라 고생이 많다. 식품의 진정한 가치는 즐거움이다. 즐거워야 건강 할 수 있다. 프랑스 음식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역시 건강에 좋아서가 아니라 개인과 이웃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에 좋은 문화적 전통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품은 문화와 전통의 산물이다. 어설픈 과학 용어를 앞세워 효능을 과장하고, 단편적 실험로 위험을 과장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강에 슬로우푸드보다 좋은 것이 잘 숙성된 슬로우 지식이다. 지금의 건강정보는 너무 자극적이고, 단편적이며, 잘 숙성된 조화로운 지식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좋은 식품보다 좋은 식품 문화가 필요하다.



Part I. 불량지식 바로알기 : 효능도 과장되고 위험도 과장되었다

1장. 식품의 효능을 과장하는 것은 위험을 조장하는 것이다
1. 지나친 '먹거리의 신비화' 현상
   - 로열젤리를 먹으면 여왕벌처럼 오래산다?
   - 우유가 몸에 좋은 것은 상식이다?
2. 비타민은 무조건 몸에 좋다?
   - 비타민과 미네랄, 미리 챙겨 먹으면 도움될까?
   - 비타민 C는 비만을 완성한다
3. 병원에 가면 왜 포도당 주사를 주는 것일까?
4. ‘건강법’이 당신을 병들게 한다

2장. 불량식품보다 몸에 나쁜 건 불량지식이다
5. 오류에서 시작된 불량지식
  - 일산화수소(DHMO) :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공포의 물질,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자
  - ‘건강학과’는 없다
  - ‘양’에무관심한 불량지식
  - 슬로우푸드 vs 패스트푸드
6. oo에 실험한 결과니까 믿으라고?
7. 표시사항이 늘어나면 안심된다?
  - 당신의 괜한 안전불감증
  - 식품업체의 마케팅에 속지 마라 : ‘무(無)’ 마케팅
8. 정제 : 식품은 흴수록 몸에 나쁘다?
9. 유화제는 유해물질의 흡수를 돕는다?
10. 천연이면 독이 없다? 독의 99%는 천연이다
  - 건강은 자연을 먹고 자란다?
11. 독과 약은 하나다, 단지 양의 차이다
  - 산소가 원래 독이었다
  -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 이유
  - 사자가 가끔 풀을 먹는 이유
  - 디톡스, 흥분독소 ?
12. 식품첨가물은 마법의 물질이다?
  - 첨가물은 위험하지만 효과가 좋아서 쓰인다?
  - 화학공정을 거치면 ‘기적의 식품’도 위험식품?

3장. 다이어트, 어설픈 과학이 재앙의 시작이다
13. 미국의 비만율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폭증했다
14. 비만이 불량지식을 낳고, 불량지식은 비만을 키운다
   -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 당신의 자녀에게 맹독을 먹인다?
   -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은 따로 있다?
15. 비만의 원인이라고 오해받는 먹거리들
   - 계란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증가하고, 지방을 먹으면 뚱뚱해진다?
   - 탄산음료가 비만의 주범이다?
   - Zero 칼로리는 살이 덜 찐다?
16. 스트레스가 당신을 살찌운다
   - 텔레비전의 두 얼굴

4장.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건강의 ‘적’이다
17. 만들어진 불안감, Franken Fear : 한국인은 건강하고 장수해도 불안해한다
   - 장수 식품, 장수 지역은 따로 없다
   - 소비자는 손해에 민감하고, 학계는 나쁜 결과를 좋아한다
   - 언론은 위험정보를 좋아하고, 전문가는 위험을 증폭해야 권위가 선다
   - 우리에게 많이 노출된 식품일수록 악명을 얻는다
18. 부정의 효과는 강력하다 :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 화학물질 과민증(Multiple Chemical Sensitivity, MCS)
   - 합성조미료(MonoSodium Glumate, MSG) 과민증
19. 우리는 위험정보에 민감하고, 미지의 공포에 취약하다
   - 식품, 잘 모르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이다
   - 식품첨가물이 내 몸에 쌓인다?
   - 식품첨가물의 복합작용 :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
20. 음모론의 허망함 : 무탈한 연구원과 장수하는 가공식품회사 CEO들


Part II. 바르게 알아야 걱정과 비용낭비를 줄일 수 있다.

5장. 식품과 첨가물의 진실
21. 천연과 합성의 차이는 순도와 용해도뿐이다
   - 천연감미료 vs 합성감미료
   - 천연조미료 vs 합성조미료(MGS)
   - 천연색소 vs 합성색소
   - 천연향 vs 합성향
   - 천연보존료 vs 합성보존료
22. 인류 최초의 식품첨가물 : 소금
   - 식품첨가물이 무조건 나쁘다는 말을 믿지 마라
23. 두부는 나무에서 열리지 않는다
24. 유기농의 진정한 가치는 영양이 아니고 관계다

6장. 맛있는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다
25. 맛있는 음식=즐거운 식사= 건강한 음식
   - 삶을 즐기자, 우리는 원래 ‘좋은 식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 채식=건강식? 골고루 즐겁게 먹는 것이 건강식이다
   - 라면 먹으며 감동의 눈물 흘리는 이유
   - 김밥 한 줄에도 천국이 있다
   - 앞으로 새로운 아이스크림이 등장할 수 있을까?
26. 이미 우리는 1000만종의 생물 중에서 고르고 골라 먹고 있다
   - 풀은 독극물만 먹고도 유기물을 만들고, 대왕고래는 새우만 먹고도 100년을 산다
27.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이냐’를 고민해라
   - 아이의 면역력을 키워주면 아토피 걱정 없다?
   - 생명현상을 정확히 들여다볼 기술은 없다

7장. 단순한 식품, 단순하지 않는 것은 우리 몸
28. 우리는 어떻게 ‘맛’을 느끼는가
   - G수용체는 우리 몸이 풍미를 ‘느낄 수 있게’한다
   - 별 차이 없는 분자들이 수용체 존재여부와 결합력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 G수용체의 이해는 독과 약의 이해에도 큰 실마리를 준다
   - 절대미각은 없다, 필요에 따라 증폭되거나 둔화된다
29. 감각은 착각이다, 빛도 색도 향도 맛도 ‘뇌’가 만든다
   - 고통과 쾌감은 뇌의 착각이다
   - 감각은 착각이지만, 우리의 운명이기도하다
30. 우리 몸에 있는 ‘생존 감각’
   -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어라!

8장. 암에 걸리게 하는 음식은 없다
31. 암, 실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32. 우리는 늘 발암물질을 먹고있다
   - 소금은 발암물질이 아니지만, 젓갈은 1급 발암물질이다?
   - 담배 연기는 나쁘지만, 낙엽태우는 냄새는 좋다고?
33. 항암제도 예방약으로 쓸 수 없는데 항암식품이 있다?
   - 하루 2잔의 커피가 암을 예방한다?
   - 암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마치며 : 식품은 문화다

음식은 문화의 산물이다. 하버드 대학 리처드 랭엄 교수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은 바로 요리라고 주장한다. 요리가 영양학적, 사회학적 혁명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식물을 날것으로 먹을 경우 섬유질이 너무 많고, 고기는 날것으로 먹을 경우 너무 질기다. 하지만 불을 통해 요리를 하여 음식을 익히게 되면 훨씬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형태로 변하여 음식을 씹어 소화시키는데 필요한 엄청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요리를 통해 동일한 양을 먹고도 소화흡수율이 절반 정도 높아지자 체형과 두뇌는 점점 커지고 턱, 내장 등의 크기는  줄어들었다. 먹을 수 없던 음식도 독성을 제거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인간의 대단한 먹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네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다 먹고 날개 달린 것은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 특히 날로 먹기는 어려웠던 식물뿌리나 덩이줄기 등을 쉽게 섭취할 수 있게 된 것에는 여자의 힘이 컸다. 남자가 사냥으로 구해온 고기는 맛있고 포만감도 커서 자랑하기는 좋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여자의 요리가 없었다면 굶어죽기 쉬웠다. 실제 영양의 주인공은 여자가 주변에서 구해온 볼품없고 맛없는 식물이고, 여러 시간 걸려 요리를 해야 먹을 수 있었다. 불을 지키고 이런 비법을 개발하고 딸에게 넘기면서 노동 분업을 더욱 철저히 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복잡화된 사회가 만들어 졌다.

그런데 지금은 요리가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을 떠나 영양학자, 보건학자, 의사, 약사, 한의사 그리고 미디어 제작자(PD)와 거기에 등장하는 출연자들이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들은 과학을 주장하면서 보도 듣지도 못한 낯선 음식을 슈퍼푸드라고 소개하고 일상 먹어왔던 음식을 폴리페놀, 라이코펜 하면서 기적의 식품으로 둔갑시킨다. 또한 우리는 전통과 자연이라면 쉽게 넘어가고, 현대 방법이라면 지나치게 의심하는 이중의 잣대를 가지고 있다. 합성, 공장의 것이라면 무조건 의심하고 자연, 전통의 것이라면 무조건 칭찬한다. 하지만 자연에 선/악이란 없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한다.
만물이 화학물질인데 인간이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본질이 바뀌었겠는가? 음식의 본질은 물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99%이고 나머지는 극히 일부이다. 겉모습과 풍미는 바뀌지만 본질은 같다. 천연이던 합성이던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의심할 것은 의심하고 믿을 것은 믿어야 한다. 실제 식품사고의 대부분은 식중독 같은 천연물 사고이다.

- 불신의 비용이 너무 크다
소비자의 첨가물에 대한 불신감은 대단하다. 식품첨가물을 사용하는 이유가 식품가공업체가 소비자를 현혹해서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것이고, 정부가 그런 기업의 편들어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신은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증폭되어 식품회사도 식약청도 믿지 않는다. 제품 표면에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표시기준에 맞추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사실그대로 표기하지만 소비자는 믿지 않는다.
우리의 식품기술도 세계적이다. 세상의 어떤 식품도 만들 수 있다.  빼달라고 하는 것 다 빼고, 넣어 달라는 것 다 넣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도 믿를 않고 비싸다고 외면한다. 겉보기만 그럴듯한 이미지가 통한다. 그래서 과학보다는 감성, 제품보다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화학적 합성품 카제인 나트륨 대신에 무지방 우유를 넣은’ 이 광고에 요즘 식품의 현실이 담겨 있다. 무지방 우유란 탈지우유를 말한다. 모든 영양이 든 전지우유와 달리 영양의 1/3이 제거된 우유인데 더 좋은 우유처럼 말한다. 스스로 유지방이 나쁘다고 말하는 셈이기도 하다. 카제인 나트륨은 우유의 단백질이다. 유지방도 나쁘고 카제인도 나쁘다면 우유의 2/3는 나쁜 성분으로 되어 있다고 말하는 셈이다. 지방과 단백질은 스스로 나쁘다한 셈이고, 탄수화물인 유당만 남았는데, 유당은 당류 중에서 가장 불편한 단순당이다. 결국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 우유회사가 우유는 나빠요 하는 셈이다. 사실 이 회사는 카제인 나트륨이 화학적 합성품이라고 했지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문제가 없다는 것은 잘 알면서도 교묘한 이미지 마케팅으로 소비자가 무조건 첨가물을 싫어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식품 전문가나 식약청도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이 확보된 기술도 외면을 받는다. 방사선 조사의 경우 외국에서 매년 사용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방사선 조사가 가장 효율적인 품목도 사용하지 않는다. 고춧가루를 예를 들어 보자. 고춧가루에는 세균이 있다. 갈수록 위생기준이 까다로워져 예전부터 계속 사용되던 고춧가루지만 계속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식품은 살균하면 되지만 향신료 가루는 살균하면 맛이 크게 변하여 지금까지 기술 중에 방사선 조사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 전자레인지 괴담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방사선 살균 식품이 받아들여지기 기대하기는 힘들다. 방사선 조사를 하여 가격, 품질, 위생을 모두 만족한 고춧가루 대신에 미생물이 그대로 있는 것, 가열 살균을 하여 미생물은 적으나 풍미는 떨어지는 것, 철저한 선별로 가격이 비싼 고춧가루,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비용 지불은 거부하고 더 낳은 품질을 원한다. 공짜 점심을 바라는 것이다.

- 공짜 점심은 없다. 좋은 식품은 소비자 손에 달려 있다.
몇 년 전 중국산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동이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있어서는 안 되고 용서받지 못할 참담한 식품 사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점이 많다. 멜라민은 자체 독성이 거의 없는 물질이다. 그런데 어떻게 유아들이 사망하는 끔찍한 문제를 일으킨 것일까? 멜라민은 물에 거의 녹는 않는 물질이다. 그런 물질이 많이 든 분유를 다량, 지속적으로 섭취하자 멜라민이 혈액에 조금씩 녹아 들어갔다. 신장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포화상태로 녹아 있던 멜라민이 석출되기 쉽다. 이것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수분 섭취를 줄이면 결석이 생겨 죽음에 가까운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멜라민이 신장에서 결석으로 석출되고 점점 커진 결석이 신장을 파괴하여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의 원인은 단지 생산자의 탐욕뿐이었을까?
멜라민 파동이 있기 이미 4년 전에 중국에서 가짜 분유 파동이 있었다. 분유를 먹은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중국 동부에서만 최소 50-60명이 사망했으며 약 200명의 아기들은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병에 걸린 대사건이었다. 원인은 분유에 들어간 단백질이 100g당 기준치의 18분의 1인 불과 1g만 들어 있었으며, 아기들에게 중요한 미네랄인 철분과 아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분유대신 하얀 맹물을 먹인 셈이다. 이 사건 후 중국 당국은 단백질 검사 강화라는 상투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단백질 함량 검사라는 것은 질소 함량만 측정하는 것이다. 식품에 질소가 있으면 거의 단백질에 유래한 것이므로 정상적인 식품에서 질소를 측정하여 단백질 함량을 추정하는 것은 매우 실용적인 방법이다. 중국 당국이 결정적으로 간과한 것이 있다. 오직 가격만으로 제품을 평가하는 시장 상황이다. 그때 중국 정부에서 어린이 분유만큼은 최소 얼마 이상의 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가격 하한제를 실시했다면 그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은 도저히 정상적인 제품을 만들 수 없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인데, 우유에 물타기를 그만하라고 하니 그런 최악의 경우가 등장한 것이다
멜라민은 아미노산보다 질소량이 6배나 많다. 멜라민을 제조할 때 나오는 부산물은 가격도 싸다. 누군가 멜라민 부산물을 조금씩 넣다가 결국 그렇게 큰 사고가 난 것이다. 사고가 나자 우리나라에 들어온 400여 종의 식품을 검사했다. 그중 10여 종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었는데 그 양이 너무 적어서 전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하였다. 하지만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람을 죽인 화학물질인데 아무리 조금 들어 있더라도 어떻게 안심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미량이어서 안전하다고 평가되면 정말 충분히 안전한 것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 먼지가 많다. 한꺼번에 평소 먼지의 백만 배를 마시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다. 중국 유아는 이런 먼지를 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를 먹은 셈이다. 누가 먼지에 질식해 죽었다고 해서 전 국민이 공포에 휩싸이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 멜라민 공포는 평소 식품에 대한 불신과 화학물질에 대한 미지의 공포가 만들어 놓은 현상이다.
끝없는 가격 경쟁으로 기업의 이윤을 없애고, 한편으로는 비용을 높이는 규제를 강화하면 그 끝은 뻔하다. 가격파괴의 저주가 나타난다. 중국에도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그들을 끝없이 좌절시키는 것은 무한한 가격 경쟁이다. 파리가 굴지의 예술 도시로 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고객들이 아티스트의 작품을 살 때 높은 값을 주고 산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TV프로그램에서 냉면육수에 화학조미료를 쓴다고 고발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한우 양지와 한우 뼈 등을 써서 만들면 육수 1인분에 원가가 6300원이 넘게 드는데 화학조미료 등을 쓰면 원가가 200원도 안되는 육수를 만들 수 있고 맛도 상당하여 일반인은 구별이 힘들다는 것이다. 육수만 6300원이 넘게 드는 냉면은 도대체 얼마를 주고 사먹어야 제대로 된 계산일까? 냉면 육수에 그만한 비용을 사용할 가치는 있는 것일까? 냉면 육수는 맛을 위해 먹는 것일까? 영양을 위해 먹는 것일까? 맛이 그 가치라면 맛은 단맛, 짠맛, 신맛, 감칠맛에 불과하니 설탕, 소금, 식초, 조미료에 약간의 풍미물질만 있으면 육수 맛이 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굳이 맛을 위해 6600원을 지불할 필요가 있을까? 영양을 위한 것이라면 육수라는 요리 방식이 너무 비효율 적이다. 고기를 삶아 먹으면 된다. 여러 시간 끓인다고 국물에 녹아나온 영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은 더 이상 화학조미료가 건강에 안 좋다고 거짓말에는 속지 않으리라 기대한다.  
올해 옥수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오를 것이다. 옥수수를 별로 먹지 않고, GMO를 기피하던 사람들은 별로 상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옥수수만큼 생산성이 좋은 작물이 없어서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 전분, 과당, 식용유 뿐 아니라 사료가격도 오르고 사료값이 오르면 고기값도 오른다. 세상에 1000만종의 생물이 있어도 지금의 옥수수를 대체할 작물은 없다. 세상에서 그 역할에 비하여 대접을 가장 받지 못하는 작물이 옥수수이다. 인류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은 나무가 아니고 풀이다. 우리는 옥수수, 쌀, 밀, 콩, 감자 덕에 이만큼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이지 소위 슈퍼푸드라 칭해지는 것 덕분에 살아온 것이 아니다. 진짜 가치 있는 것을 가치 있다고 알아봐 주는 것이 좋은 문화라 생각한다.  

- 식품의 진짜 가치는 문화다
프랑스 음식이 인류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그 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맛이 있다거나 몸에 좋기 때문이 아니다. 프랑스인들은 그들의 음식에 대해 ‘나와 이웃이 인생에서 가장 기념할만한 일을 같이 즐기는 전통이 담긴 음식’이라고 표현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음식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다. 최근 전주가 유네스코에 음식 창의도시로 최근 지정됐다. 전주 한정식은 조선시대 궁중과 양반가의 음식 전통이 담겨 있고 콩나물 국밥은 개운하고 상큼한 맛이 있고, 전주비빔밥은 20여 가지의 재료가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 이유이다. 전주 음식이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이유는 건강, 생리 효과가 아니라 전통이 담겨 있고 맛이 훌륭하고 조화와 균형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통이 중요한 것이지 몸에 좋아서가 아니다. 식품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며 음식을 기능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우리 음식을 진정으로 세계화하려면 ‘불고기가 건강에 좋다’라고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음식에 담긴 한국의 문화를 찾아 이를 강조해야 한다.        - 서강대학교 이덕환 교수
이누이트는 포유류의 지방을 즐겨 먹고도 건강하고 아프리카 마사이족은 소의 피와 우유를 주식으로 하면서 채소를 먹지 않고도 건강하고, 아메리카 인디언은 들소고기만 먹고도 건강했다. 적응하였기 때문이다. 주어진 땅에서 나오는 산물을 권하는 신토불이란 음식의 품질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거기에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적응한 음식을 말한다. 남에게 좋은 식품이 우리에게 맞을지 모르고 우리 음식이 남에게 잘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무조건 숭배할 필요도 없고 배척할 필요도 없다. 자신에게 맞고 소화 잘되는 음식이 최고의 음식이다.

- 문화는 만들기 나름이며 꼭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음식은 끊임없이 변한다. 시대에 맞춰 재해석·재창조되지 못하면 외면당한다. 외국의 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어떤 식재료와 가공법도 한국 사람이 주체적으로 수용하면 한식이 아닐까? 오늘도 수많은 한국 전통식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모든 전통식품은 처음 만들어질 때는 최신 제품이었다.
피자가 일반화된 것은 50년에 불과하고 일식하면 떠오르는 초밥도 50년에 불과하다. 저온 유통체계가 구축된 후에야 신선한 날생선을 사용하는 초밥가게가 도쿄에 퍼지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통음식들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우리가 전통한식이라고 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만들어진 지 100여 년에 불과하다.
최근 음식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실제로는 단순해지고 있다. 온갖 종류의 음식을 보면서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것은 겉모습일 뿐이다. 한국말 밖에 모르던 우리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자주 접한다고 세상의 언어가 다양해졌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전국과 세계적 관점에서 본다면 경쟁력 있는 음식과 식재료만 남고 나머지는 무섭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은 식품의 겉모습이 아니고 구성성분이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이므로 양만 생각하면 되고, 단백질은 아미노산 조성이다.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지방인데 지방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고 포화 불포화 지방의 비율과 불포화 지방 중에서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의 비율이다. 어느 정도 변화는 우리 몸이 적응하나 지나치게 오메가-6만 먹고 있는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부족하지 않는 것을 찬양할 필요가 없고, 지방이라고 무조건 외면하면 위험하다.
지금 식품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은 위생도, 안전도, 영양도 아닌 감각의 문제다. 영양이 부족하지 않은 현대인에게 더 이상 영양이 중요하다 우기지 말자. 지금 현대인에게 이상적인 식품은 적은 양으로 포만감과 즐거움을 충분히 제공하는 음식이다. 적게 먹고도 만족할 수 있다면 나머지 문제는 저절로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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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Book]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먹거리장터[식음]  2013/04/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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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 최낙언 / 경향미디어

          "식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다"

- (작가의 변) 식품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밝혀 불필요한 비용 낭비와 걱정을 줄이는 게 이 책을 쓴 목적이다.

"식품은 문화다. 식품의 진정한 가치는 즐거움이다!....더는 식탁의 주인이 의사, 식품학자, 영양학자여서는 안 된다. 식품을 더이상 선과 악으로 이분법으로 재단하면 안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불량지식이 넘치고 그것이 음식의 본질과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어설프게 알고 어설프게 주장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불량지식(스스로는 불쌍한 지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에 특히, 음식에 관한한 얼마나 불량지식에 얽매여 있었나 참으로 가슴쓰리게 자각하게 되었다.

나는 집에서는 와이프가 힘듦에도 불구하고 천연의 맛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당연히 착한 울 마누라는 오랫동안 그걸 들어주었고 이젠 당연시 한다), 아이들에게는 편의점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멀리하라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내가 무지 건강한가? 나의 문제는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당연히 술과 담배다. (물론, 일정부분은 먹는 것이 희석시키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중학생 우리 둘째는 어떤가? 좀 뚱뚱하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나름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주관이 비교적 있고 스스로 해석하고 그리고 선택도 한다. 때론 일방적 시각도 있으나 대부분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선에서 (그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단편적으로 보일지라도) 나름의 관점을 정리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음식과 건강에 관한한 그지없이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것이 인간이고 특히, 내가 아닌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한 편으로 흐르는 생각들, 고정관념들. 그런 것이 특히 음식 부문에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가, 의사가, TV나 신문에서 뭐가 좋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맹신까지도 했고, 무엇이 나쁘다면 근처도 가지 않는 아주 일방적인 스펀지처럼 그런 것을 흡수하고 지키려 애써 왔었다.

변증법의 '정반합'까지는 몰라도 지식의 균형, 관점의 다양성 그리고 무엇이든 자신에게 맞는 주체적 의사...그런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느꼈다. 이 책에 나오는 설명이 100%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설명과 용어를 다 이해할 필요도 없다. 저자가 던져주는 의미를 나한테 맞게 잘 받아들이면 된다.

저자가 얘기하는 포인트는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양'의 문제이고, 먹는 주체는 결국 '나'와 '우리'라는 것이다. 무엇이 몸에 좋고 무엇이 몸에 나쁘다에 집착하지 말고 즐겁고 편안하게 행복한 밥상을 누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믿고 먹어도 될만큼 현실의 식품들은 충분히 안전하다는 것이다.

생각의 다양성을 갖고자 주문한 책이었는데 (매월 1일 그 달 읽을 책을 8권 주문한다), 책을 읽고 나니 지난 일요일 아침 시청한 SBS의 '행복한 밥상'이라는 스페셜 프로의 내용이 이 책을 참고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았다. 참으로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 나에게 편협된 사고의 방향을 집중적으로 확장시키려는 기회를 어쨋거나 스스로 만들었던 것 같다. 얼마전에 읽었던 식품첨가물의 문제를 다루었던 책에 대해 저자는 알맹이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 책 역시 맹신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과 그 책, 그리고 TV의 다양한 모습들을 골고루 나한테 맞게 균형적으로 흡수하는 일만 남았다. "식품의 진정한 가치는 즐거움이다. 즐거워야 건강할 수 있다. 프랑스 음식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건강에 좋아서가 아니라 개인과 이웃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에 좋은 문화적 전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사는 것이 진정한 웰빙이다. 음식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쁜 것이 없다. 문제는 과식이요, 편식이요, (맵고, 짜고, 태우는) 요리법이요, 잘못된 식사법이다. 먹고 싶다면 먹자. 그리고 담배, 과음, 운동하지 않는 생활습관을 버리자. 그러면 당신은 잘 먹고 잘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택한 것이며, 나머지 운명은 당신의 유전자가 결정할 일이다."

[달리 알고 있는 상식들이 너무 많다....]

※ 식품문제는 대부분 얼마만큼 먹을 것이냐는 양의 문제인데 성분에 무슨 대단한 좋고 나쁨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 불량지식의 원천이다. (효능도 과장, 위험도 과장)

- 천연에는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성분과 다양하고 맹독성인 물질이 많다. 식중독, 중금속, 잔류농약, 항생제 등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전부 천연물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것이다.


○ 특정 식품의 효능을 과장하는 것은 위험을 조장하는 것이다 (먹거리 신비화)

- 영양이 부족할 때 밥은 보약이다. 보통 때 먹는 밥은 그냥 밥이다. 그러나 과잉일 때 밥은 독이다. 현대인에게는 영양이 부족하지 않다. 음식은 그저 음식이다.

- 특별하지 않은 보통 음식을 적당히(요즘은 적게)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

- 신비는 생명의 네트워크에 내재되어 있지 특정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다.

- 채식도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채식에 맞는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다.

- 채식이든 육식이든 중요한 것은 양이지 종류가 아니다. 채식이 좋고 몸에 맞는다면 채식 위주로 최소한의 육식을 하면 영양문제는 해결된다. 육식의 과도한 집착만큼 채식의 집착도 바람직하지 않다.



○ 불량식품보다 나쁜 건 불량지식이다

- 모순되는 건강상식들 : 간식은 비만의 원인이다 Vs 간식은 허기를 막아 과식을 막는다....등등

- 좋다는 것들의 효과는 그것을 '꾸준히' 먹어야만 거둘 수 있고, 몸에 나쁜 것도 허용치의 100배 이상을 꾸준히 먹어야 독성이 나타난다. 과유불급!

- 더 나쁜 것은 푸짐함을 미덕으로 내세우는 사회풍조다.

- 햄버거는 편견에 희생된 대표적인 음식이다. 햄버거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좋은 음식이며, 제대로만 먹으면 비만을 걱정할 까닭이 없다. 햄버거를 섭취하는 것 자체는 건강과 무관하며, 너무 많이 먹을 경우에만 건강에 좋지 않다.

- 소비자가 불안해 할수록 식품업체의 나쁜 마케팅은 점점 증가할 것이다



○ 다이어트, 어설픈 과학이 재앙의 시작이다

- 비만과의 전쟁 선포 후 미국의 비만율은 폭증했다

- 비만은 과식이 원인이다. 따라서 적게 먹으면 된다. 더 이상 필요없다.

- 비만의 원인으로 오해받는 먹거리들 : 달걀, 초콜릿, 탄산음료...결국은 개인차이고 스트레스와 식사태도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 사실과 다른 다이어트 지식들 中 : 간식을 피해야(주식을 줄여러), 빨리 서빙되는 식품이 패스트푸드다(빨리 먹는 식품이 패스트푸드다), 비만의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이다(동양을 따라 하다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등

- 비만의 해결에는 칼로리보다 포만감이 중요하다는 것

- 모든 다이어트는 2년 뒤에 실패한다

- 청소년기에는 올바른 식사 태도가 중요하다. 배고프면 원하는 간식을 주어 폭식을 막아야 한다. 아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스트레스 없이 가볍게 즐기게 하자.



○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건강의 '적'이다

- 한국인은 건강하고 장수해도 불안해한다.

- 소비자는 손해에 민감하고, 학계는 나쁜 결과를 좋아한다. 언론은 위험 정보를 좋아하고, 전문가는 위험을 증폭해야 권위가 선다(불안감 증폭의 완성은 전문가를 동원한 언론의 부채질이다).

- 부정의 효과는 강력하다 (노시보효과 ↔ 플라시보 효과)

- 합성조미료 과민증. 어떤 식품을 먹든 단백질 식품에는 평균 15% 이상의 글루탐산, 즉 MSG가 함유되어 있다.

- 요즈음 소비자가 식품을 불안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직접 보지 않은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직접 볼 수 없으므로 신뢰가 생기기 어렵고, 신뢰가 없으면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간단한 건강지식 오류 몇 가지

-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어 놓은 채 자면 질식사할 수 있다?...No

- 한국인은 술이 센 민족이 아니고 오히려 서양인에 비해 알코올 분해요소가 60~70%에 불과하다. 따라서, 더 술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

- 술잔을 돌린다고 B형 간염에 걸리지 않는다. B,C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 책을 어두운 곳에서 읽는다고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TV를 가까이 보는 것이 근시를 유발한다는 증거도 없다.



○ 합성첨가물의 진실 : 종류가 문제가 아니고 양이 문제다

- 천연과 합성의 차이는 순도와 용해도뿐이다.

- 식품에 첨가물을 사용하는 목적의 절반 이상이 기호성을 높이기 위한 것(감미료, 조미료, 색소, 향료 등)이고, 나머지가 가공성과 품질 유지를 위한 것(보존료 등)이다.

- MSG도 김치나 된장을 만드는 과정과 똑같이 미생물 발효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단지 글루탐산은 녹아야 맛으로 느낄 수 있기에 최종적으로 나트륨을 결합시켰을 뿐이다. MSG 유해성을 논하는 것은 단백질의 유해성을 논하는 것과 같다. (MSG 자체로는 느끼할 뿐이다)

- MSG를 사용할지 말지, 담백하게 먹을지 감칠맛 나게 먹을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 식품회사들이 만든 천연조미료들이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높은 것도, 안전에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만 알아두자.

- 나트륨 저감화? 구호만 요란한 빈 수레 : 소금은 향/감미/색이고 물성과 풍부함이다. 자체는 맛이 없지만 음식 맛의 중심이다. ...그냥 제대로 넣고 덜 먹는 게 낫다. 소금 농도를 낮추는 것보다 국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 유기농의 진정한 가치는 자연과 인간, 생산자와 소비자의 좋은 관계지 특별한 영양성분이 아니다.



○ 맛있는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다

- 맛있는 음식으로 즐겁게 식사하라. 과하지 않은 만큼, 필요한 만큼 적당히 섭취하자.

- 분자 요리 : 재료가 가진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형태를 자유자재로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것

- 우리의 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충분한 먹거리와 위생이다.

- 무엇을 더 먹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덜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 '라면은 우리의 몸에 좋은 음식' (2011.5 울산대 최석영 교수)

- 천 원짜리 김밥에서 천국이 느껴지기도 한다. 맛은 온전히 즐기는 사람의 몫이다.

- 먹는 것은 적응의 산물이자 문화(진화)의 유산이지 영양적 가치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 생명현상을 정확히 들여다 볼 기술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 절대 미각은 없다.


※ 식품 유형

- 비싼 재료, 좋은 맛, 비싼 가격 : 능력되는 소비자가 즐기는 식품
- 비싼 재료, 좋은 맛, 싼 가격    : 소비자의 불량 욕망
- 일반 재료, 좋은 맛, 비싼 가격 : 능력 있는 개발자
- 일반 재료, 좋은 맛, 싼 가격    : 합리적 소비 혹은 짝퉁 식품
- 저질 재료, 좋은 맛                : 미션 임파서블

○ 식품은 문화다

- 우리는 합성, 공장의 것이라면 무조건 의심하고 자연, 전통의 것이라면 무조건 칭찬하는 이중의 잣대를 가지고 있다. 겉모습과 풍미는 바뀌지만 본질은 같다. 천연이든 합성이든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의심할 것은 의심하고 믿을 것은 믿어야 한다.

- 불신의 비용이 너무 크다

- 소비자는 비용 지급은 거부하고 더 나은 품질을 원한다. 공짜 점심을 바라는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즐거움을 찾는 좋은 문화가 절실해진 시기다.

- 전주 음식이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니유는 건강, 생리 효과가 아니라 전통이 담겨 있고 맛이 훌륭하며 조화와 균형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 어설픈 지식에 우왕좌왕할 필요는 없다. 식사량이 적달한지, 부족하거나 과잉인 성분은 없는지 식사 총량만 알면 되지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것도 어렵다면 부모의 모습과 현대의 생활 모습의 중간 정도를 추구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 지금 현대인에게 이상적인 식품은 적은 양으로 포만감과 즐거움을 충분히 제공하는 음식이다. 적게 먹고도 만족할 수 있다면 나머지 문제는 저절로 풀릴 것이다.


[출처] [Book]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작성자 K Town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16-09-02 / 등록 2012-07-31 / 조회 : 21179 (1019)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