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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의 원리 : How pleasure works  

My book
-How Brain works : 감각 착각 환각
-How Pleasure works : 우리는 왜 멈출 수 없을까

 

들어가기 : 감정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뻔히 후회할 줄 알면서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후회할 행동을 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폭식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운동을 결심하지만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한다. 나는 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고 내 마음은 또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 그동안 나는 이런 심리에 관한 질문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여러 답변이 있지만 믿을 만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뇌과학을 접하면서 이런 질문도 흥미로워졌다. 뇌의 구체적인 작용 기작에 근거한 답변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맛을 공부하면 할수록 뇌를 모르고서는 맛을 정확히 설명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틈틈이 뇌 과학책도 읽고 공부도 해보았지만 세부적인 설명은 많지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은 없었다. 세부적인 정보가 사방에 흩어져 있지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닥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라마찬드란 교수가 쓴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에 나온 맹점 채움 현상을 보고 정말 놀랐다. 시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올리버 색스 박사가 쓴 <환각>을 읽다가 후각에도 환후가 있고, 모든 감각에 환각이 있다는 것을 읽고 내 나름의 지각의 원리를 생각해 낼 수 있었다. ‘뇌는 감각과 일치하는 환각을 만들어 세상을 지각한다.’는 것이 내가 발견한 지각의 원리였다. 그것을 여러 현상에 대입해보니 그 동안 내가 궁금했던 여러 질문이 풀렸다. 맛을 지각하는 원리도 설명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래서 쓴 책이 <감각 착각 환각>이다. 내가 맛에 대해 처음 쓴 책이 인데 그때는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향을 구분하고 지각하느냐’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없었는데 그 부분이 해결되어 정말 즐거웠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았다. 우리가 홍어나 번데기를 먹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번데기인지 홍어인지 아는 지각이 아니라 그것을 보자마자 느껴지는 감정이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감각과 지각뿐 아니라 그것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인데 감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감정의 원리를 찾아 정리를 하는 것이 내 나름의 맛에 대한 설명의 완결인 셈이다.
식물은 뇌가 없고 동물은 뇌가 있는 것은 식물은 행동하지 못하고 동물은 행동하기 때문이다. 동물은 배가 고프다는 감정이 들면 적합만 먹이를 찾아 헤매고, 배가 부르면 먹기를 멈추고, 위험한 느낌이 들면 피한다. 이런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감정이다.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모든 사람이 음악에 빠져들지는 않고, 맛 느낄 수 있다고 무작정 음식을 탐닉하지 않는다. 감정이 행동을 만들고, 반복된 행동이 습관이나 중독도 만든다. 우리가 후회를 하는 것은 주로 과거의 행동인데 그런 행동을 만든 것이 그 때의 감정이다. 감정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봤던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프로를 이긴 것이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알파고 제로마저 등장하였다.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에 의존해 실력을 키웠는데, 알파고 제로는 기보도 없이 72시간(490만판)을 학습한 뒤에는 알파고에 100전 100승을 거두었다. 말 그대로 무(ZERO)에서 바둑의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그런 알파고 제로는 학습력과 연산력은 대단할지 몰라도 지극히 몰상식하다. 보편적인 감정 시스템이 없어 스스로 가치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논리나 이성적 능력보다 정교한 감정의 능력이 훨씬 고급 기능인 것이다.
우리가 감정을 이해하면 할수록 우리의 행동에 대한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될 것이고, 우리가 왜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서 모든 종류의 감정을 알아볼 생각은 없다. 감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항상 즐거움과 쾌락을 추구하고 그런 욕망이 여러 산업과 문화를 지금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과도한 욕망이 파멸로 이끌기도 한다. 우리는 왜 중독되기 쉬운지, 우리의 마음은 왜 흔들릴 수밖에 없는지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생물학적, 과학적 배경을 알아보려고 한다.
뇌과학의 장점은 다른 과학처럼 관찰 가능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논리의 전개라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으로 이해하면 차근차근 좀 더 깊은 곳까지 탐험할 수 있고, 전혀 달라 보이는 것이 같아 보이고, 같아 보이는 것은 달라 보인다. 물론 우리의 마음의 전부를 과학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지만, 과학이 밝힌 것은 과학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힘이 되고 먼 곳에까지 갈 수 있는 등불이 되고 힘이 된다. 사실 감정은 기본 원리는 생각보다 간결하다. 우리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을 뿐이다. 원리를 바탕으로 감정의 실체를 명료하게 알게 되면 우리의 욕망을 이해하고 우리가 어떻게 그것과 효과적으로 밀고 당기며 타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 감정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Part I. 지각의 원리
1. 우리는 뇌가 좀 큰 편이다
- 우리는 뇌의 지배를 받는다.
- 뇌과학은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를 설명한다.
2. 시각을 알면 지각을 알 수 있다
- 감각 착각 환각, 우리는 눈이 아니라 뇌로 본다. - 미러뉴런, 따라하면 의미를 알 수 있다.
- 뇌는 세상에 대한 모형을 구축한다.
3. 지각을 알면 뇌의 특성을 알 수 있다
- 뇌는 네트워크, 정교한 피드백의 협연이다
- 뇌는 기억장치, 유전자에 담긴 기억도 있다
- 뇌는 하드웨어, 가소성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

Part II. 쾌락의 원리 How Pleasure works
1. 감정의 의미, 올바른 감정이 이성보다 소중하다
- 살아가기 위해서는 즐거워야 한다.
- 우리는 통증에 대해 잘 모른다.
- 우리는 쾌감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 감정이 사라지면 번뇌도 사라질까.
2. 쾌감의 원리, 즐거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 감정의 기원, 감정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 쾌감의 발견과 중독의 이해
- 감정의 색깔은 어떻게 결정될까
3. 중독의 원리, 왜 벗어나기 힘들까
- 뇌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 가
- 중독은 항상성의 덫
- 몰입하는 뇌와 중독되는 뇌

Part III. 욕망의 혁명 Like & Want
1. 산업혁명은 욕망의 혁명이었다
- 오감만족이 이끈 식품의 혁명
- 오감만족이 이끈 상품의 혁명
- 시공을 초월한 정보의 혁명
2. 욕망과 전쟁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 비만과의 전쟁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 거식증은 통제감의 중독이다
- 풍선효과,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커진다.
3. 모든 욕망에는 이유가 있다
- 감정은 항상성에서 시작되었다
- 감정은 사회성으로 다양해졌다
- 예술에도 욕망은 있다

Part IV. 감정의 재발견
1. 뇌는 상반된 욕망의 시소게임
- 뇌에 절대성은 없고 차이에 민감하다
- 뇌는 상반된 욕망으로 출렁거린다.
2. 사회적인 뇌와 감정의 색깔
- 감정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구성되는 것이다
- 감정은 바탕은 돌볼 수 있다.
3. 감정과 욕망의 재발견
- 사라진 신성과 거세된 욕망
- 이제 무엇을 욕망할 것인가

마무리 : 감정을 가진 과학을 꿈꾸며

나는 몇 년 전부터 맛에 대한 세미나를 할 때면 뇌 즉 감정의 원리를 이해해야 맛을 온전히 이해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야 겨우 책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감각 착각 환각을 쓸 당시에는 금방 감정 즉 즐거움의 원리에 대해 쓸 수 있을지 알았는데 다른 일들로 인해 미루어졌다. 그러다 마침 나에게는 가장 오래 된 과제였던 물성에 대한 책도 쓰고 나니 약간의 여유와 맛 시리즈를 완성할 의욕이 생겼다.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책을 쓰다 보니 이성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내가 식품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것은 불량지식에 대한 분노였고, 그 공부를 나름 상당기간 지속하게 했던 힘이 되었던 것은 발견의 재미였다. 답이 없을 것 같던 질문도 주변의 자연과학이 발견한 지식을 바탕으로 연결하다보면 어느 새 내가 납득 가능한 설명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생명현상이나 맛의 현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있는 그대로 중요하게 느낄 수 있고, 고마운 것에 고마워할 줄 알게 되어 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지금 과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나는 감정이 없다는 점을 꼽고 싶다. 가장 냉철해야 할 과학에 무슨 감정이냐 할 것이지만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느끼고, 벅찬 발견은 벅차게 느끼는 것이 핵심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포도당을 만들고 포도당으로부터 모든 유기물을 만든다. 비타민도 포도당에서 만들어지는 유기물의 극히 일부인 것이다. 그런데 비타민은 신비해하고 찬양해도 포도당을 신비해하거나 찬양하는 사람들은 없다. 포도당이 아무리 흔하고 평범한 것이어도 가장 고마운 존재인데 그렇다. 설탕은 그런 포도당이 식물의 체관을 통해 각각의 부위로 전달될 때의 형태이다. 따라서 설탕이 없으면 대부분의 식물이 없고 식물이 없으면 우리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설탕하면 나쁘다는 인식을 갖는다. 과거에는 식물의 체관에 잠시만 존재하던 아주 귀한 것을 우리가 사탕수수라는 특이한 작물을 통해 값싸게 대량 생산하여 너무 많이 먹어서 일어난 일인데 그러다. 만약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설탕만큼 많이 먹으면 즉시 치명적인 상태로 된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자연에 별로 없는 것이고 맛이 없는 것이라 설탕만큼 많이 먹을 리가 없어서 안전한 것인데 마치 비타민은 안전하고 설탕은 위험한 것인 양 여긴다. 포도당에서부터 꼬인 잘못된 감정인 것이다.
과학에는 건조하고 기계적인 정보가 많지 제대로 된 감정을 일으키는 정보는 별로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과학을 빙자한 가짜정보에 쉽게 속는다. 정보를 보면 그 정보에 맞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훈련을 해주면 과학적 지식에 대한 판단력이 좋아질 텐데, 지금까지 온갖 지식만 암기시켰지 감정 훈련은 전혀 하지 않으니 지식에 중요도도 없고 판단의 기준도 없다. 사람들은 어떤 때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그 정보를 듣고도 아무런 감정이 없다. 가치 판단력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학적 지식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더럽게 오염된 가짜 정보에도 별로 분노하지도 않는다. 남의 일인 것이다. 감정이 없는 과학도 대중에게 죽어있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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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19-11-03 / 등록 2011-05-16 / 조회 : 14708 (530)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