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Mobile 2

Hint 음식을 즐겁게 먹어야 건강 불량지식 사 례 바로보기 위 로 자연과학 원 료 제 품 Update Site


about Me언론 기고, 출간도서



글루탐산, 콜라, Flavoring

맛이란  무엇인가 How flavor works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에 피아노는 없었고 풍금이 있었다. 음악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각반에 음악시간이 있으면 풍금을 가져와서 선생님이 풍금 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가르쳐 주셨다. 나는 한동안 풍금 안에 사람이 들어 있어서 소래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다. 그때는 TV는 아직 시골에 드물었고 라디오도 아주 귀한 물건이었기에 나의 그런 생각이 아주 유별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풍금 속을 들여다보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라디오 소리의 신기함은 상당히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비싼 라디오를 몰래 분해하다가 망가뜨리고는 하였지만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오는 원리는 아무리 여러 종류의 라디오를 분해해 봐도 알 수 없었고, 과학책에 나오는 설명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손안에 휴대폰에서 TV가 나오고 영화가 나오는 것에 대하여 전혀 신기해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즐길 뿐 원리와 진위를 따지지 않는다. 가수 노래를 직접 들어야 진짜고, TV속 소리는 가짜라고 하지 않는다. 오감 중에서 시각과 청각은 이렇게 진위를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는데 미각과 후각은 한편으로 즐기면서 한편으로 진위 여부를 따지느라 시끄럽다.  
2012년 4월에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를 출간 했고 10월에는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가 출간했었다. 식품에 대하여 위험과 효능이 과장되어 비용과 규제는 높아졌지만 오히려 불안감은 커지고 국민 건강에 나쁜 선택이 좋은 것 인양 취급되는 현실이 너무나 불편해서였다. 이번 책은 식품의 맛에 대한 내용이다. 지금은 가히 맛의 시대다. 방송사마다 음식 프로가 몇 꼭지씩 있고, 신문도 음식 기사를 쉼 없이 쏟아낸다. 하지만 여기에서 다루는 것은 오직 맛이 있는 지 없는지 뿐이다. 그것이 왜 그런 맛이 나는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일상적인 음식 맛과 향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음식을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지가 아닌 우리는 왜(Why), 어떻게(how) 맛과 향을 느끼는지가 주제이다.
맛과 향의 원리를 알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해할 수도 있다. 약과 독의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풀리지 않는 비만 문제 해결의 단초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시각과 청각은 단지 파동이지만 미각과 후각은 화학 물질이고 물질적인 실체가 있어서 쉽게 시각과 청각처럼 디지털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각과 후각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마저 포기하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흔히 사과와 양파의 맛은 전혀 다르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맛이 다른 것이 아니다. 맛은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 뿐이다. 다른 것은 맛이 아니고 향이다. 0.01%이하의 향기 성분의 차이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맛의 실체이다. 하지만 향기만으로는 절대 맛있는 음식이 되지 않는다. 맛의 성분 과  아주 다양한 요소가 결합하여야 제대로 맛있는 맛이 된다.
미각과 후각도 좀 더 과학적으로 이해해 보자. 지금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비만은 많이 먹어서 생긴 현상이고, 단지 덜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비만은 해결될 기미는 없고 점점 악화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이유가 단지 허기를 면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허기를 면하고도 훨씬 먹고, 배가 불러도 먹는다. 음식의 맛과 향에서 오는 먹는 즐거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무조건 좋아한다. 가공식품도 맛있어서 좋아한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가공식품은 첨가물도 맛을 낸 가짜의 맛이라고 흉을 본다. 우리의 몸이 가짜의 맛에 속을 정도 그렇게 형편없을까?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는 맛과 향이 사실은 전혀 음식의 영양과 상관없이도 가능한 환각일까? 그 답을 찾아보자. 맛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우리를 아는 것이고 맛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가공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는 길이도 하다.




How brain create flavor and Why it matters



Part 1 _ 맛이란 무엇일까?
  오래전에는 맛을 4가지로 생각했다
  맛은 사실 아주 복잡한 것이다
  원래 식품 성분의 98%는 무미, 무취, 무색이다
  숙성하면 자극취가 줄어드는 이유는 분자의 크기 변화 때문이다
  2%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Part 2 _ 맛의 기원: 우리는 왜 맛을 느낄까?
  단맛을 느끼는 것은 에너지원(탄수화물)을 찾는 것이다
  감칠맛은 단백질을 찾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단맛, 단백질은 감칠맛으로 느끼는데 지방은?
  짠맛, 모든 생명은 바다에서 태어났다
  산미, 생명현상을 감시한다
  쓰면 뱉어라!
  후각은 동물의 지배적 감각이다

Part 3 _ 맛은 종합과학이다
  맛은 조화를 통해 상승한다
  맛은 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녹아야 맛을 느낄 수 있고, 씹어야 맛이 난다
  식품 주성분이 맛과 향에 영향을 준다
  소리도 맛에 영향을 준다
  시각, 색각, 푸드 스타일
  색은 왜 있는 것일까?
  색소의 기본구조: 왜 천연 식품에는 파란색이 없을까?
  감각은 조건 따라 다르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Part 4 _ 냄새는 어떻게 맡는가?
  후각 수용체는 G단백공역수용체이다
  G수용체는 이성체에 따라 향취가 달라진다.
  G수용체는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을 감지한다
  G수용체로 하는 일은 ON/OFF 신호밖에 없다
  별 차이 없는 분자들이 수용체 존재 여부와 결합력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후각의 반응 스펙트럼은 상당히 Broad하다
  감각의 전달
  후각의 피로 현상도 적극적인 생명활동이다
  감각의 인식과 통합
  루프를 돌고 돈다
  G수용체는 빛마저 감지한다!
  G수용체를 알면 많은 답을 얻는다
  페로몬도 신비한 물질이거나 현상이 아니다

Part 5 _ 향기물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향기물질은 주로 식물이 만든다
  식물은 왜 향을 만들까 ?
  동물은 냄새를 맡는 쪽이다
  페로몬에는 무조건 항복한다
  체취는 우연의 산물?
  우리가 즐기는 향은 대부분 인위적인 것이다

Part 6 _ 향에 대한 애착이 불러온 기술 발전
  조합향(Compound flavor)을 만들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향은 몇 종이고, 이를 모두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료가 필요할까 ?
  토마토 향 1가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향기물질이 필요할까?
  향료는 조향사에 의해 만들어진다
  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향료 물질을 알아야 한다
  조향, 향기는 상상 속에서 완성된다
  조향사는 골초여도 상관없고 나이도 상관없다
  향에서 중요한 것은 조화다
  조합향의 이용 형태
  합성향(조합향) vs 천연향, 어느 쪽이 안전한가?
  천연향의 장점과 한계
  조합향의 장점과 한계

Part 7 _ 향은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준다
  뇌의 발달은 후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의 후각은 둔하고 어눌하다
  인간의 후각은 많이 퇴화되었다
  프루스트 현상: 기억은 후각부터
  감각이 운명을 바꾼다
  누에가 뽕잎만 먹는다고?
  인간은 향과 더불어 살아간다
  더 이상 맛과 향을 느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은 페로몬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일까?
  향기에는 치유의 힘도 있다
  지오스민은 악취인가 향취인가?
  냄새 혐오증: 냄새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Part 8 _ 맛은 향이 지배하고, 향은 뇌가 지배한다
  후각은 변연계, 즉 생존과 감정에 직접 연관되어 있다
  뇌에는 ‘가소성(Neuroplasticity)’이 있다
  공감각(共感覺, Synesthesia)은 오류인가? 축복인가?
  맛은 가장 공감각과 가소성이 잘 드러나는 현상이다
  안와전두피질: 색, 맛, 향, 촉감이 만나는 곳
  맛은 쾌감이고 쾌감은 다시 맛이 된다
  경험도 맛이다. 익숙함은 호감이 된다
  학습에 의해 역겨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온도에 따라 맛도 다르게 느껴진다
  가격, 기대감이 맛을 달라지게 한다
  선입견은 감각을 왜곡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결과도 판매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감각은 착각이다
  맛도 향도 실제로는 없는 것이다
  좋은 이미지는 맛도 좋아지게 한다

Part 9 _ 맛과 향의 미래
  원료는 점차 단순해지고 고유의 향은 사라져간다
  요리에도 좀 더 많은 과학이 동원될 것이다
  요리와 가공식품의 차이는 뭘까?
  향기 나는 TV나 영화를 만들어볼까?
  가짜의 맛?
  지금은 향에 대한 집착이 적어진 시대일까?
  맛의 기술은 비만을 유발하는가, 아니면 비만을 해결할 열쇠인가?
  포만감의 기술: 감각의 기술이 미래의 기술이다
  초정상의 시대


맛(풍미)은 무엇일까 ?

오랫동안 맛은 4가지 뿐, 너무나 간단한 것이었다. 기원전 4세기에 데모크리토스가 맛의 감각지각은 음식 입자의 모양을 갖는 효과라는 가정을 내놓았다. 단 맛은 ‘원자가 둥글고 크며’ 신맛은 ‘원자가 크지만 둥글지 않고 거칠고 각진 모양’ 이고 짠맛은 ‘이등변 삼각형 원자들’ 이며 쓴맛은 ‘둥글고 부드럽고 부등변이며 작은 것’ 이었다. 데모크리토스를 믿은 플라톤은 맛의 차이는 원자들이 혀의 미세한 혈관들로 들어가면서 발생하며 그 혈관들은 심장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아리스토텔레스는『영혼론』에서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 네 가지 기본 맛이라고 썼다. 그리고 천 년 세월 동안 이 이론은 별 도전을 받지 않았다. 혀는 맛을 느끼는 돌기들이 오톨도톨하게 솟아있는 기계적인 신체기관으로 여겨졌다. 음식의 각기 다른 맛이 그 돌기 위에 찍힌다는 것이었다. 19세기에 실제로 미뢰가 발견되면서 이 이론은 한층 신빙성을 얻었다. 현미경으로 보면 이 세포들은 작은 열쇠구멍처럼 생겨서, 그 안으로 우리가 씹는 음식이 맞춰 들어가고, 그래서 맛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보였다. 20세기 초에 과학자들은 네 가지 맛을 혀의 특정 부분에 할당하여, 혀의 지도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혀끝은 단맛을 느끼고, 혀의 양 옆은 신맛을 선호한다. 혀의 뒷부분은 쓴맛에 민감하고, 짠맛은 혀 어디서나 느껴진다고 했다. 맛의 감각지각은 그토록 간단하였다.
이 맛 지도 덕분에 가루약을 먹을 때 쓴맛을 느끼지 않으려면 어떻게 먹어야 한다는 등의 요령이 회자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이론은 겨우 몇 사람을 대상으로 19세기 말의 한 연구결과를 잘못 해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조사 결과 맛의 혀의 위치와 상관없이 균일하게 느낀다고 밝혀졌다. 로버트 마골스키 교수는 “모든 미각은 맛봉오리가 있는 혀의 모든 지점에서 감지될 수 있다”며 “혀의 맛지도는 과학에서도 고정관념을 버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잘못된 한 연구결과를 별다른 검증 없이 진실로 받아들여 오랫동안 계속 인용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5번째 맛인 감칠맛이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907년 일본 화학자 이케다 키쿠나에는 스스로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다시는 어떤 맛인가? 다시는 말린 다시마를 재료로 하는 일본 고유의 맑은 국이다. 이케다는 아내가 매일 밤 끓여주는 다시에서 혀가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 네 가지 맛은 전혀 아니고 다른 맛인 그냥 맛있는 맛, 일본인들이 말하는 우마미(감칠맛)가 궁금해 졌다. 그래서 이케다는 미지의 맛에 대해 탐구를 시작했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맑은 해조류 국물이 내는 신비로운 맛의 본질을 찾아내기 위해, 엄청난 양의 갈조류를 증류했다. 그는 요리들도 탐구했다. 그러고는 “잘 알려진 네 가지 맛 중 그 어느 것도 아니면서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치즈, 고기에 공통되는 어떤 맛이 있다”고 선언했다. 이케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연구에 끈질기게 매달렸고, 증류에 증류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비밀스러운 성분을 찾아냈다. 그 신비의 분자는 글루탐산이었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가장 평범한 아미노산이다. 하지만 결합하여 단백질 상태가 된 글루탐산은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요리나 발효에 의해 단백질에서 분해될 때에야 혀로 맛볼 수 있는 아미노산(글루탐산)이 된다. 이케다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이 연구로 두 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하나는 맑은 해조류 국에 글루탐산이 들어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글루탐산이 ‘우마미(감칠맛)’라는 맛의 감각지각을 일으킨 다는 것이다”. 이케다의 연구는 맛의 생리학에서 획기적인 발견이었지만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천년간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믿어온 서구 과학자들은 우마미란 일본 음식에나 어울리는 근거 없는 이론이고 바보스러운 생각이라고 논단해 버렸다. 그래서 전 세계 요리사들이 계속해서 파마산치즈, 토마토소스, 육수, 다시, 간장(이 모든 것에는 글루탐산이 잔뜩 들어있다)을 기초로 하여 요리를 계속 발전시키는 동안에도 오직 네 가지뿐인 맛에 대한 믿음을 고수했다.
글루탐산 이외에 핵산계 조미료인 이노신산은 1913년 가쓰오부시에서, 구아닐산은 1957년 표고버섯에서 발견되었고 1985년 이후에야 감칠맛은 어느 정도 제5의 맛으로 공인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확실히 공인 받은 것은 1997년 생쥐의 맛봉오리에서 감칠맛 수용체가 그리고 2000년 사람의 혀에서도 감칠맛 수용체를 발견된 이후이다. 이 수용체는 뇌의 뉴런들에서 이미 발견되었던 글루탐산 수용체(글루탐산은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하다)의 변형이었다. 사람에게 두 번째 글루탐산 수용체의 발견은 2002년에 이루어졌는데, 이때 발견한 수용체는 단맛 수용체의 변형된(유사한) 것이었다.

하지만 맛은 아주 복잡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맛이라 말하는 것은 사실 단순히 5가지 맛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아주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말이다. 영어에는 비교적 적당한 단어가 있다. 플레이버(Flavor)라는 단어다. 플레이버는 향장품 향료(Fragrance)에 대비되어 식품향료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였으나 최근 플레이버의 의미가 확대되어 입으로 섭취한 물질에서 느끼는 감각의 총합을 나타낸다. 즉 미각, 후각, 촉각과 온도감각, 통각까지 합한 개념이다. 기존에 단맛, 짠맛, 신맛으로 분류된 것은 굳이 플레이버라고 하지 않지만 나머지 입과 코로 느끼는 모든 감각을 플레이버라고 한다. 플레이버에 대응하는 마땅한 우리말이 없다. 풍미, 향미라는 단어를 쓸수 있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다. 우리는 식품을 ‘맛이 있다’, ‘맛이 없다’ 로만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의 맛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플레이버의 개념과 비슷하다. 그래서 잘 안 쓰는 풍미나 향미라는 단어 대신 그냥 ‘맛’이라고 하겠다. 이 책에서 특별히 단맛, 짠맛, 신맛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맛은 그냥 식품의 풍미를 총칭하는 말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원래 식품 98% 성분은 원래 무미, 무취, 무색이다

우리는 식품의 맛과 향을 식품 모든 성분이 어울려서 만들어진 식품 전체의 표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재료는 식품 이전에는 생명이었고, 생명은 구성 물질은 대부분 무미, 무취, 무색의 고분자(폴리머) 물질이다. 즉 식재료의 대부분은 물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고 이들은 고분자 물질로 무미, 무취이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이 수천개 연결된 폴리머로 대부분 셀룰로스, 전분, 식이섬유의 형태로 존재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수백에서 수천개 이상 연결된 폴리머다. 우리의 유전자를 저장하는 DNA도 4종의 핵산이 30억개 정도 연결된 폴리머이고 RNA는 DNA 보다는 훨씬 짧지만 핵산이 결합한 폴리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지방과 물도 폴리머라 한다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물은 한 분자 한 분자 따로 움직이는 경우는 드물고 200~1000개 정도 분자가 덩어리져 움직이는 폴리머(클러스터)로 동작한다. 물은 워낙 순식간에 주변의 물질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에 어디가 경계인지 구분하려는 것은 의미가 없으나 단일한 분자 보다는 덩어리로 이해하는 편이 훨씬 여러 현상을 이해하기에 적당하다. 지방도 작은 폴리머이다. 지방의 합성이나 분해는 탄소가 2개인 에틸렌이 차례차례 여러 번 결합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수백개 이상 결합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단단하기 그지없는 플라스틱(폴리에틸렌)이 된다. 생명의 분자는 대부분 에틸렌이 6(라우릭) 또는 9(스테아릭~리놀레닉)번 결합한 분자를 사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방산 3개를 글리세롤에 결합시키면 지방이 된다.
거대 분자인 폴리머는 맛이나 향이 없다. 식품이나 생명의 대부분(98%)을 차지하는 이들 성분은 무미, 무취, 무색의 물질들이다. 따라서 식품에 수만가지 맛과 향을 색을 느끼는 물질은 대부분 2%이하를 차지하는 아주 적은 양의 작은 크기의 분자에 의한 것이다.

후각(향기) 물질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분자의 크기다. 우리가 향으로 감지할 수 있는 분자는 매우 작은 분자다. 분자량이 300, 탄소수로는 16개를 넘기지 못한다. 즉 포도당이 2개 합한 것보다 큰 분자는 향기물질이 될수 없는 것이다. 분자량이 적고 휘발성이 있어야 기체 상태로 우리 코의 후각세포에 감지된다. 분자량이 크면 휘발성이 낮아서 향으로 감지하기 힘들다. 물론 최소한의 크기가 있어야 한다. 분자량 17의 암모니아가 냄새를 가진 분자로는 가장 적은 분자다. 하지만 보통은 이것보다는 큰 분자다. 탄소수 4~16개 분자. 이중에서 그중에서 8~10개의 범위가 가장 우아한 향취를 가지고 있다. 분자량의 증가하면 같은 양일 때  분자의 개수도 감소하고 휘발성도 감소하여 향취가 감소하나, 발향단을 가질 확률과 결합력이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분자량이 작으면 반대로 분자의 수가 많아지고 휘발성이 좋아지나 발향단을 가질 확률과 결합력이 떨어진다. 결국 중간 정도가 적당하다. 탄소수가 적으면 짧고 강한 향취를 가지고, 탄소수가 많으면 미묘하고 오래가는 향취가 되는 경향이 있다. 또 물에 너무 잘 녹아도 안 된다. 분자량이 적은 물질은 어느 정도 물에 녹는 성질이 있다. 그런데 이런 성질이 너무 강하면 후점막의 점액층이 기름과 유사한 지용성 물질인데 이곳을 통과하기 힘들어 냄새로 느끼지 못한다. 결국 약간의 수용성을 가진 지용성의 저분자 물질이 향기물질의 기본조건이다. 그런데 이런 조건에 맞는 물질은 식품 중에 거의 없다. 겨우 ppm이나 ppb 정도만 있다. 하지만 이정도의 양도 코로 느끼기에는 매우 충분한 양이다. 그래서 우리는 채소, 과일, 음식을 먹으면서 진한 향기를 느끼는 것이다.

미각(맛) 물질은 향기 물질보다는 조건이 덜 까다롭다. 물에 녹는 분자량 2만 이하의 분자다. 분자량 2만은 최대의 범위이고 보통은 이보다 훨씬 적은 분자들이다. 분자가 적을수록 숫자가 많으므로 유리하다. 예를 들어 포도당이 여러 개 결합할수록 단맛은 적어진다. 포도당이 3~5개 정도 결합한 올리고당이 달지 않는 이유다. 10개 정도가 결합하면 단맛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포도당이 수천개 결합한 전분이나 셀룰로스는 당연히 아무 맛이 없다. 신맛과 짠맛은 이온채널을 통과하는 물질이므로 포도당보다 훨씬 적은 분자고, 감칠맛은 아미노산과 핵산 한 개의 크기 이하이다.
맛의 분자 종류가 다소 복잡한 것은 쓴맛 때문이다. 우리 몸의 맛 수용체의 3/4이상이 쓴맛을 감지하기 위한 것이다. 평소 우리가 쓴맛이 없는 물질만 엄선하여 사용하기에 자연물은 좋은 맛이 많을 것을 기대하지만 실제 자연의 물질은 무미이거나 쓴맛의 물질이 대부분이다.
    
  

2%가 아주 적은 양은 아니다.

식품의 98%를 차지하는 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무미, 무취, 무색이고 우리는 고작 2%이하의 성분만 느낀다고 하면 반문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설탕은 10%가 넘어야 적당히 달고 짠맛, 감칠맛, 신맛도 있는데 이것을 합하면 상당한 양일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생물 전체를 평균내면 내말이 확실히 맞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은 생물 중에서 전체가 아닌 극히 특정부위이거나 수많은 식물 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물질을 아주 많이 생산하는 작물만 고르고 육종을 통해 개량하여 극한까지 변화시킨 한 덕분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천연식품이던 가공식품이던)의 색이나 향의 실제 성분량은 아무리 많아도 0.1%를 넘지 못한다. 맛의 물질이 조금 많은데 신맛은 구연산 0.1%, 감칠맛도 글루탐산 0.5%, 짠맛도 0.9% 정도면 된다. 단만 맛 유별나게 많은데 그 이유는 조금 나중에 알아보고 우리는 식품의 전체가 아닌 극히 일부만 맛과 향 그리고 색으로 느낀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어떻게 0.1%도 안 되는 양으로 우리는 그렇게 강렬한 향을 느끼는 것일까? 어떻게 나비는 수km 밖에서 미량의 페로몬의 냄새를 맡을까? 신기한 현상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간단한 산수로 풀리는 생각보다 아주 단순한 현상이다. 머캅탄Mercaptan은 매우 강력한 전형적인 악취 물질인데 이 물질 1방울을 좌우 30m 높이 10m 체육관에 떨어뜨렸다면. 1㎤당 존재하는 분자 수는 얼마나 될까 ?
향료  150g (평균분자량) = 6.02 x 1023       1 drop(0.3g)     =  1.2 x 1021
체육관 면적은  = 3,000cm x 3,000cm x 1,000cm  = 9 x 109
체육관 1㎤ 당 = 1,300,000,000,000 향료 분자 존재한다. 이것이 페르몬이 가능한 이유이다. 페르몬은 특정 물질을 특정 동물이 맡을 수 있도록 진화된 것이다. 이 물질만 감지하는 전용 수용체만 있다면 일반 동물이 전혀 감지하지 못할 농도도 충분히 감지 가능해진다.  
이처럼 냄새는 정말 적은 양으로 느낄 수 있다. 백만분의 일 ~ 십억분의 일도 충분히 많은 양이다. 향만 이렇게 적은 양을 감지하는 것도 아니다. 색도 마찬가지고 맛도 마찬가지다. 쓴맛도 매우 적은 양으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단지 짠맛, 단맛이 매우 둔해진 것이지 원래 감각은 아주 미량을 감지하는 기관이다.
개등 4발 달린 짐승 중에 인간보다 후각이 매우 민감한 것이 많은데, 알고 보면 이들이 인간에 비하여 덜 둔감한 것이지 놀랍게 민감하다고 하기는 힘들다. 개가 인간에 비하여 그래도 냄새에 민감한 것은 특별한 기관이 있어서가 아니고 단지 인간에 비하여 후각세포가 많기 때문이다. 인간의 후각 세포 수는 1000만개 이하인데 개는 수억개를 가지고 있다. 그런 개 코도 cm3당 냄새분자가 최소한 수만개는 넘어야 감지한다. 물론 분자 수만개는 현대의 최첨단 장비로도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적은양이다.

2%에 웃고 우는 우리의 감각

결국 우리는 식품의 본질인 98%는 느끼지 못하고, 고작 2%만을 맛과 향 그리고 색으로 느끼면서 감탄하고 실망한다. 세상의 모든 맛은 단지 5가지에 0.1%도 안 되는 향의 차이일 뿐인데 이것에 모든 식품의 운명이 달린 것이다. 맛이 없는 식품은 바로 퇴출된다. 오늘도 수만 가지의 요리가 만들어지고 새로 개발되고 있다. 맛은 짠맛과 감칠맛, 단맛과 신맛의 조화 정도고 너무 간단한 것이다. 단지 향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그 양은 너무 적은 양이다. 조그마한 나비가 페르몬에 이끌려 수km를 날라 가고, 연어가 모천에서 냄새에 끌려 2주간 미친 듯이 회귀하듯 우리는 이 미량의 사소한 냄새에 굴복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먹는 것을 줄이려고 하면 할수록 맛의 유혹은 폭증한다. 우리가 맛과 향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감각에는 이유가 있다. 한가지의 감각이라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과 노력이 든다.
우리가 ‘왜 맛을 느끼는가’와 ‘어떻게 느끼는가’는 생각보다 의미 있는 질문이다. 이것을 알면 식품에 관한 상당한 오해를 풀 수 있다. 식품의 2%만 느끼면서 식품의 본질 자체를 느낀 것으로 착각한데서 오는 오해도 많다. 감각은 그저 얼굴 표정 읽는 정도이다. 표정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냈다고 확신하는 것은 착각이다. 그런데 관상을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수준으로 감각의 의미를 승격시켜 오해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감각을 이해하면 우리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우리는 왜 느끼는가를 알아보자.



참고문헌
- 음식과 요리, 해롤드 맥기, 이희건 옮김, 백년후, 2011
- 설탕과 권력, 시드니 민츠, 김문호 옮김, 지호, 1998
- 감자이야기, 래리 주커먼, 박영준 옮김, 지호, 2000
- 괴짜 과학자, 주방에 가다, 제프 포터, 김정희 옮김, 이마고, 2011
- 식전, 장인용, 뿌리와이파리, 2010
- 요리 본능, 리처드 랭엄, 조현욱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1
-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조나 레러, 최애리∙안시열 옮김, 지호, 2007
- 향수, 과학 혹은 예술, 김상진∙권소영∙간수연, 훈민사, 2009
- 왜 그녀는 그의 스킨 냄새에 끌릴까, 에이버리 길버트, 이수연 옮김, 21세기북스, 2009
- 향의 비밀, 루카 튜린, 김유동 옮김, 쎈텍, 2010
- 감각과 지각, 브루스 골드스테인, 김정오 옮김, 센게이지러닝출판, 2010
- Flavor chemistry and technology, Gary Reineccius, Taylor & Francis, 2005
- Neurogastronomy, Godon M. Shepherd, Columbia University Press, 2012
- Scent and Chemistry, Gunther Oholoff, Wiley-VCH, 2012
- Flavor perception, Andrew J. Taylor, Blackwell Publishing, 2004






Me경과My Book
역할, 종합과학

맛은 종합과학이다   

맛은 종합과학이다
- 후각 : 냄새대로 맛이 난다. 맛과 향의 상호작용
- 시각 : 색도 식욕을 좌우한다
- 시각 : 술잔의 형태가 술맛을 좌우한다
- 시각 : 눈으로 느끼는 포만감
- 시각 : 그릇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 청각 : 들리는 대로 맛이 난다
- 촉각 :  물성이 사라지면 맛도 사라진다
   적당한 한 입 크기, 크기가 맛이다
- 온도 :  매운맛(온도감각), 통증도 맛이다
- 술잔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리듬 : 진짜 맛은 리듬에서 온다
- 순서도 맛이다

맛은 영양 : 칼로리에 비례한다
- 내장감각 : 소화 잘되는 든든한 음식

심상 : 감각은 맛의 시작일 뿐
- 기분, 이미지, 신뢰도에 따라 달라진다
- 가격: 기대에 따라 달라진다
- 학습 : 이해하는 만큼 맛이 난다
- 기억 : 맛의 절반은 추억이다
- 상표 : 브랜드도 맛이다
- 조화 : 서로 조화를 이룰 때 : Flavor pairing
- Mind set : 뇌의 풍경에 따라

싫지 않아야 맛있다
- 쓰면 뱉어라
- 역겨움은 학습에 의한 것

Food pleasure = Benefit * 리듬 * 심상 - Dislike




페이스북 올리기            방명록           수정 2015-07-14 / 등록 2012-11-01 / 조회수 : 16204 (832)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