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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코르크 오염의 진실

와인
- 와인의 품질결정요소,  와인 풍미요인
- 와인의 제조공정, 와인의 분류

이취 : 탈취, 소취
- TCA(2,4,6-trichloroanisole)
- 포장으로 인한 이취
- 음용수의 이취

- 미각세포의 상호작용




와인 이야기: 코르크 오염의 진실
-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1331 , 양병찬님
- http://www.pnas.org/content/110/40/16235.full  논문원본

혹시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퇴짜 놓은 적이 있는가? 당신이 쓸데없이 잘난 체한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와인에서 오염된 코르크 냄새(즉 곰팡이 냄새)가 나고 맛이 좀 이상했을 것이다.
이 와인은 TCA(2,4,6-trichloroanisole)라는 화학물질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TCA는 코르코 오염(cork taint)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당신이 와인에서 맡은 곰팡이 냄새는 TCA가 아니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TCA 자체가 곰팡내를 풍기는 것이 아니라, TCA가 당신의 후각을 차단하여 냄새 맡는 능력을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음식료 산업 관계자들로 하여금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당신과 웨이터로 하여금 당황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와인 감별가들은 TCA가 와인 한 병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숙련된 감별가들이라면 단 한 번의 냄새로, TCA에 오염된 와인을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감별가들은 훨씬 더 TCA에 예민하여,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TCA 오염을 알아챈다. 예컨대, 한 감별가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와인이 다른 감별가에 의해 낙제점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실험실에 분석을 의뢰해 보면 미량의 TCA가 검출되기도 한다"고 「Wine Spectator 매거진」의 토머스 매튜 편집장은 말한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TCA와 같은 오염물질들이 후각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즉 후각수용체 세포(ORCs: olfactory receptor cells)를 활성화시킨다"고 생각해 왔지만, 매우 낮은 농도의 TCA가 코르크 냄새를 초래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지는 못했다. 이에 일본 오사카 대학의 히로코 타케우치 박사(생물리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ORCs가 TCA 등의 오염물질에 노출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연구를 위해, 먼저 영원(newt)으로부터 ORCs를 분리했다. [영원은 도롱뇽과에 속하는 동물로, 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큰(인간의 3배) ORCs를 갖고 있어서, ORCs의 외막을 관통하여 흐르는 전류량을 용이하게 측정할 수 있다. ORCs가 전류에 의해 활성화되면, 칼슘 이온이 세포 내로 유입된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TCA는 칼슘이온의 세포 내 유입을 촉진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그것은 CNG 채널(cyclic nucleotide-gated channels)이라는 관문을 차단함으로써, 칼슘이온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TCA는 다른 후각 차단제들보다 1,000배나 강한 힘으로 CNG 채널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에게로 눈을 돌려, 음식료품용 포장재 제조업체인 <다이와 캔>에서 20명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지원자들은 향기와 냄새를 맡는 데는 이력이 난 사람들이었지만, 와인 감별 전문가는 아니었다. 연구진은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에 미량의 TCA를 넣고, 지원자들에게 냄새를 맡게 했다. 이중맹검 시험에서, 지원자들은 10ppt(parts per trillion)의 TCA에서 코르코 오염을 인식했으며, 와인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슷한 농도의) 다른 2가지 물질도 탐지해냈다.
연구진은 이상의 실험결과를 정리하여 PNAS 9월 16일호(온라인판)에 기고했다. "TCA와 다른 오염물질들은 후각을 직접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후각을 왜곡시킴으로써 곰팡내를 느끼게 할 뿐"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TCA는 CNG 채널의 일부만을 차단하여, 왜곡된 신호를 뇌로 보낸다고 한다. "TCA는 사과, 건포도, 닭고기, 새우, 땅콩, 캐슈, 사케(정종), 녹차, 맥주, 위스키는 물론 이 식품들을 포장하는 포장재에도 들어 있다. 따라서 음식료 산업은 TCA 오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미량의 TCA가 이 같은 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ORC는 약 10만 개의 CNG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서, TCA가 CNG 채널을 모두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구진이 최소농도의 TCA를 영원의 세포에 투여한 결과, 겨우 약 600개의 분자가 세포에 공급될 뿐이었다. 결국 하나의 TCA 분자가 여러 개의 CNG 채널을 동시에 차단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연구진은 "TCA와 유사한 오염물질들이 세포막의 지방층으로 흡수되어, CNG 채널들을 광범위하게 차단한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리 놀랍지 않다. 다른 많은 화학물질들도 이온채널을 차단할 수 있다. `흥분 감소가 흥분 자체만큼이나 후각의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근거자료들이 이미 충분히 발표되어 있다"고 플로리다 대학교 후각/미각연구소의 배리 에이크 소장은 논평했다. 그러나 그 역시 "TCA가 세포막에 용해되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진의 의견에는 동의했다. 이제부터 웨이터에게 `잘난 체한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려면, 다음 번에 와인을 퇴짜놓을 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겠다: "이 와인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TCA(unacceptable levels of TCA)가 감지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멘트와 함께 적당한 팁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 원문정보: Hiroko Takeuchi, "2,4,6-Trichloroanisole is a potent suppressor of olfactory signal transduction", PNAS September 16, 2013, 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September 16, 2013, doi: 10.1073/pnas.1300764110

 
 


“코르크 마개는 숨을 쉰다.”라는 이론은 와인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철칙으로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코르크는 벌집과 같이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물이나 공기가 통과하기 힘든 구조로 되어있다. 심지어는 “병 캡슐의 구멍이 병 숙성을 쉽게 해준다.”라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캡슐의 구멍은 캡슐을 병에 씌울 때 공기가 캡슐에 막히지 않고 쉽게 내려갈 수 있도록 뚫어준 공기구멍이다. 그렇다면, 병에서 숙성된다는 이론은 어떻게 된 것인가? 와인의 병 숙성은 공기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시간에 의한 화학변화라고 봐야 한다. 또 와인이란 원래 공기하고는 상극이기 때문에, 요즈음은 병을 코르크로 밀봉하기 전에 빈 공간에 질소를 채울 정도니까, 코르크가 숨 쉰다면 와인 다 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