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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 지리적 표시제

식품은 문화이다
- 사치와 문명
- 자본주의는 이익으로 돌아간다
- 공짜 점심은 없다

전통식품이 무었인가
- 우리가 먹는 것은 과거의 추억이다
- 익숙하여 편안한 음식이 로컬포드다
- 바나나 우유도 전통식품이다
- 콜라가 미군의 2차대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 우주인도 찾는 것은 라면이다
- 한식이 패스트 푸드이다

다양성의 의미  


농식품산업의 적폐:지리적표시 등록제도
박진우·2017년 5월 12일 금요일

현재 우리나라 지리적표시 등록 제도는 위기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32조 1항에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의 품질 향상과 지역특화산업 육성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지리적표시의 등록 제도를 실시한다.”라는 지리적표시 등록 제도의 목적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가 만들어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도의 목적과는 정반대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의 품질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저질품이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함으로 인해서 지리적표시품의 명성이 훼손되고 있다.
  왜냐하면 지리적표시 등록 지역에서 해당 품목을 생산하더라도 생산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원가를 절감한 제품으로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까다로운 지리적표시 생산기준을 준수하여 지리적표시 초록색 마크를 부착하여 판매하는 것보다 이익을 쉽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생산기준을 준수하는 지리적표시품의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등록지역에서 생산기준을 준수하지 않아 원가를 절감하고 지리적표시 명칭만 사용하는 지리적표시 명성의 훼손 현상이 지리적표시 등록제도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실정이다.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런데 유럽의 지리적표시 등록 제도는 샴페인, 보르도, 꼬냑과 같이 지리적표시품을 명품으로 만들고 지역특화산업을 발전시켜서 세계 1위의 농식품 수출국이 되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적표시 등록제도가 오히려 조상이 물려준 지리적표시의 명성을 훼손하는 것일까?
  그 원인은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34조(지리적표시권) 2항 4호의 예외조항 때문이다. 즉 해당지역에서 생산하기만 하면 지리적표시 명칭 사용은 허용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표시 등록 지역에서 생산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원가절감 제품을 생산하여 명성을 도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결과 지리적표시 명성이 쌓인 지역이 지리적표시 등록이 된 이후에 오히려 생산기준을 지키지 않은 꼼수를 사용하는 제품들이 지리적표시 명칭을 훼손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리적표시 제1호인 보성녹차이다.

보성녹차의 생산기준은 봄비가 오기전에 수확한 ‘우전잎’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동원산업이 보성에 있는 농가에게 하청을 주어서우전잎이 아닌 늙은 잎을 기계로 대량 수확하여 가루녹차를 생산하여 “보성녹차”라는 브랜드로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런데 2007년도에 동원산업이 판매한 보성녹차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됨으로 인해서 수백년 이어져온 보성녹차의 명성이 무너져버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는 이러한 지리적표시의 명성훼손에 대해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 했다.
  유럽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는 해당지역에서 생산을 하더라도 등록된 생산기준을 준수한 경우에만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지리적표시 등록 이전에 해당지역에서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등록 후부터 5년 동안 유예기간을 두어서 생산기준을 준수하든가 아니면 지리적표시 명칭 사용을 5년 후부터는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에서라면 동원산업이 생산기준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에 “보성녹차”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유럽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의 기원

지리적표시 등록제도의 기원을 살펴보면 지리적표시 등록제도가 왜 만들어진 제도인지 이해할 수 있다.
지리적표시 등록제도의 기원은 1900년대초에 발생한 ‘샴페인 폭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샴페인은 1800년대에 우연히 발명되어 큰 인기와 함께 명성이 쌓였다. 그런데 1900년도 초에 프랑스에 ‘필록셀라’라는 나방에 의해서 전염되는 포도나무의 병이 창궐하면서 포도 생산량의 95%가 감소되어 버렸다. 그 결과 샴페인 지역의 양조장이 독일과 스페인에서 포도를 수입하여 샴페인을 생산한다. 샴페인 지역에서 포도를 생산하던 농가들이 가난에 시달리게 되고 그 결과 폭동을 일으켜서 샴페인 지역의 양조장을 불태우고, 술을 라임강에 버리는 ‘샴페인 폭동’이 일어난다.
  샴페인 폭동 후에 만들어진 법이 AoC (Appelletaion of Origin Control:원산지 명칭관리)이다.이 법의 요지는 등록된 생산기준을 지켜야만 지리적표시명칭(샴페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등록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하더라도 생산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우리나라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는 제도의 목적과 상반되는 예외조항을 두어서 제도를 무력화시켰을까?

우리나라에 지리적표시 등록제도를 법제화할 1997년에 이미 (주)대상이 순창에 고추장 공장을 설립하여 ‘순창고추장’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었다.그런데 (주)대상이 생산한 고추장은 대부분 중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가 그대로 도입되면 대기업인 (주)대상이 생산한 고추장에 ‘순창’이라는 지리적표시를 더 이상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등록지역에서 생산하기만 하면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만들어서 지리적표시 등록제도 자체를 무력화시켜버렸다.
결국은 대기업이 지리적표시 명성을 이용해서 손쉽게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법률로 만든 것이 우리나라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이다. 이는 오랜시간동안 지역에서 전통을 지켜가면서 생산하던 분들이 쌓아놓은 명성을 대기업이 합법적으로 도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지리적표시 농식품산업을 대기업에게 정부가 넘겨준 적폐가 우리나라의 지리적표시 등록제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20년된 농식품산업의 적폐가 청산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