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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속 금속 농도 조절하는 단백질 발견

2011년 03월 09일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july@donga.com

세균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금속 농도를 조절해 병원균을 죽일 수 있는 단백질이 발견됐다. 한국해양연구원 차선신 책임연구원과 서울대 생명과학부 노정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세균 속 아연 농도를 조절하는 ‘저(Zur)’단백질의 원리를 밝혀 과학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 7일자에 발표했다. Zur단백질은 세균 생존에 필수적인 금속 중 하나인 아연을 인지하고 섭취하는 기능을 한다. 아연, 철, 구리, 니켈 등 중금속은 세포에 꼭 필요하지만 농도 균형이 깨지면 세포가 죽을 수도 있다. Zur단백질은 세균의 세포 속 아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Zur단백질은 아연을 만나면 단백질 구조가 변하며 활성화된다. 차 연구원은 “Zur단백질이 아연을 인지하지 못하게 변형하거나 구조 변화를 막으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못한다”고 말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병원성 세균의 금속 이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가능하다. 차 연구원은 "Zur단백질은 대장균이나 병원성 세균에만 존재하는 물질이므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병원균만 죽일 수 있다"며 “부작용이 덜한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09년 세균 내에서 니켈을 조절하는 ‘Nur’단백질을 발견하기도 했다. 차 연구원은 “철이나 망간 등의 농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기능이 밝혀지면 세균 속 여러 금속에 작용하는 항생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포내 칼슘 조절 단백질 ‘스팀1’ 새 기능 발견
자폐증·정신분열증 등 치료 가능성 제시

2010년 09월 30일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 칼슘(Ca) 유입을 조절하는 단백질에 관한 새로운 기능을 발견했다.울산과기대(UNIST)는 1일 박찬영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가 단백질 ‘스팀1(STIM1)’의 기능을 밝혀 칼슘 신호전달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폐증, 정신분열증, 우울증,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칼슘은 인체 내에서 심장박동, 두뇌 활동, 면역기능, 호르몬 분비 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세포 속 칼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세포를 파괴하거나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칼슘이 세포 안으로 들어갈 때 세포막의 칼슘채널(칼슘유입 단백질)을 통과하는데, 채널에는 ‘VGCC’와 ‘SOC’ 두 종류가 있다. 이들은 하나가 활성화되면 다른 하나가 비활성화되는 독특한 성질이 있다. 가령 심장이나 근육, 신경 세포에서는 VGCC가 활성화되고 SOC가 비활성화되지만, 면역 세포에서는 SOC가 활성화되고 VGCC가 비활성화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나는지 밝혀내지 못했다.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백질 스팀1이 채널 SOC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채널 VGCC와 결합할 때는 VGCC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특정 단백질이 두 종류의 칼슘 채널을 함께 제어한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학계에서는 세포내 칼슘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박 교수는 “칼슘 신호전달 이상이 원인인 자폐증, 정신분열증, 우울증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세포 속으로 유입되는 칼슘을 조절해 질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 10월 1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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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 핵심은 세포 내 단백질에 있다

기계문명의 ‘꽃’이라 불리는 자동차는 2만 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 몸은 이보다 50억 배 많은 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인체부품’ 세포간의 신호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온전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사람의 몸은 자동차보다 훨씬 복잡한 셈이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자. 각 세포는 약 30억 개의 DNA 염기쌍을 갖고 있다. 이 염기쌍을 설계도 삼아 세포는 여러 활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만든다. 가령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인슐린 역시 단백질의 일종이다.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당뇨병을 앓게 된다. 따라서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기능을 아는 일은 질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연구되고 있는 것이 ‘사이토믹스’라는 분야다. 사이토믹스는 주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단일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무엇이고,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연구한다. 전문가들은 사이토믹스를 통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찾을 수 있어 신약 개발 성공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인 단백질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쓰인다. 우선 형광물질을 관찰하고자 하는 단백질에 붙여 단백질의 발현 여부를 보는 방식이 있다. 해파리에서 발견한 ‘GFP’(Green Fluorescent Protein, 녹색형광단백질)로 암 발생기전을 규명한 3명의 과학자는 200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1957년 개발돼 세포 내 단백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공초점현미경 등 다양한 현미경 역시 여기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