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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짠맛 : 와인 브렛, 미네랄, 짠맛

소금은 생존의 절대 요소 : 몸에 필요한 것을 잘느껴야 잘산다
- 짠맛의 기작
- 소금에 대한 욕구는 절박한 것이다

@naturalwinestory 2018년 12월 6일  ·
와인의 짠 맛
와인에서 짠 맛이 느껴지는데는 크게 다섯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진짜로 염분이 있어서 -> 거의 불가능
2. 높은 산도로 인해 신경이 산미를 짠 맛으로 오해해서
3. (내추럴 와인이 아닌 경우) 이스트 영양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쓴맛이 섞인 짠 맛이 남아서
4. (내추럴 와인이 아닌 경우) 오크통 소독을 위해 쓴 sodium metabisulfite (메타중아황산나트륨)이 과해서 나트륨 성분이 녹아들면서 와인 속에 있던 나트륨 성질을 강화
5. 테이스터의 건강 문제 (몇몇 입병은 짠 맛을 과도하게 느끼게 하거나 다른 자극을 짠 맛으로 느끼게 함)

여기서 3, 4의 이유는 요즘처럼 와인을 과학적으로 계량해서 만드는 세상에서는 보기가 힘든 이유입니다. 내추럴에선 당연히 아예 안 쓰니까 없죠.
5번은 남들은 못 느끼는데 혼자 그렇게 느끼게 되는 일이므로 역시 넘어갑니다.

바닷가 떼루아의 와인이나, 바닷바람을 맞은 포도로 만든 와인에서 짠 맛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의외로 정말로 염분이 포도 열매에 남을 수가 있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에서 간호학과 학생들을 상대로 했던 실험 논문이 있습니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화이트 와인과 진한 쉬라즈 레드 와인에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가면서 테이스팅을 시켜 본 것인데, 민감한 사람은 0.36~1.76g/l의 농도에서도 짠 맛을 느꼈습니다. 매우 둔감한 사람은 8g/l에서 느꼈습니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적은 양에서도 짠 맛이 잘 느껴졌고 진하고 묵직한 레드일수록 더 많은 양의 소금이 있어야 짜게 느껴졌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상큼하고 가벼우며 산미 높은 와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염분도 짜게 느껴지게 합니다.  우리가 짭짤하다고 느끼는 와인은 대체로 미네랄리티 높고 산미 높으며 오크숙성을 무겁게 하지 않은 날카롭고 섬세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이런 타입에서 실제로 짠 맛을 느끼기 쉽다는 점이 실험으로 증명된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 미네랄이 짭짤하게 느껴지기로 유명한 스위스 화이트 와인의 경우 법적으로 0.06g/l 이상의 나트륨이 검출되면 와인 유통을 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감지 가능한 양이 아닌 것이죠. 짠 맛은 미뢰의 리셉터에서 나트륨 이온에 의한 전기 자극을 느꼈을 때 느끼는 맛인데, 신 맛을 느끼는 채널과 이웃 채널입니다. 신 맛은 수소 이온에 의한 전기 자극으로 느끼는 맛입니다. 그래서 이 두 맛은 가끔 교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치 라디오에서 이웃 채널 주파수가 살짝 교란되어 섞여 들리는 것과 비슷하죠.

우리가 미네랄리티 높고 짭짤하다고 느끼는 와인은 대부분 화이트 와인이며 산도가 매우 높은 와인입니다. 고대에 바다였던 아주 척박하고 거친 토양이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포도가 자라는 거친 환경이죠. 이런 환경에서는 포도가 열매를 보호하기 위해 산도를 아주 강하게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의 감각이 이 산미를 짠 맛으로 오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죠.
내추럴 와인에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지만, 포도의 PH가 낮아지고, 페놀량, 타닌량이 더 늘어납니다. 산도가 더 높으니 짜게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바닷바람을 맞거나 바다에서 자란 포도라고 해도 짤 정도로 포도가 염분을 가지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관련된 떼루아가 실제로 우리가 와인을 짜게 느끼게 하는 조건들을 채우기 쉽다는 점은 또 다른 재미있는 점이지요.
리덕션, 리덕티브 와인 (Reduction, Reductive wine)
도멘 르루아나 도멘 르플레브 같은 세계적인 와인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참기름 같은 향기부터 가끔은 삶은 달걀 노른자 냄새나 오래된 양파 냄새 같은 와인의 결점까지 다양한 상태로 나타나는 와인의 상태가 있습니다. 바로 리덕션 혹은 리덕티브 와인입니다.
와인의 리덕션은 세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와인을 끓여서 졸여서 만든 소스라는 뜻이고(Wine Reduction), 다른 하나는 와인이 산화의 역반응인 '환원' 반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쁜 향이 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Reductive wine) 마지막 하나는 올드 빈티지 와인에서 자연적인 증발로 인한 와인의 감소를 뜻합니다.(Reduced wine) 우리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내용은 두 번째의 내용이지만, 첫 번째나 세 번째의 의미도 많이 쓰이는 내용이기 때문에 영미권에서는 두 번째 내용의 리덕션을 ‘리덕티브 와인(Reductive wine)’이라고 불러서 혼동을 줄이곤 합니다. 이 글에서 앞으로 나올 ‘리덕션’은 두 번째 뜻입니다.
리덕션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와인 양조 중에 일어나는 것이고, 하나는 병입 후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먼저 와인 양조 중에 일어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와인이 공기가 통하는 오크 배럴이나 숨쉬는 암포라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와인 양조에 쓰던 큰 토기 그릇)에서 양조되지 않고 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 뱃이나 밀폐 양조통을 사용할 경우 공기가 부족해 효모가 질소 대사를 하기 힘들어지면서 자연적인 소량의 SO2를 생성하는 대신 H2S(황화수소)를 생성하게 됩니다. 황화수소는 산소와 닿으면 저절로 SO2와 물로 산화되기  때문에 내추럴 와인 양조 과정에서는 와인을 섞거나 병입할 때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아예 질소 산화물을 첨가제로 투입해서 효모가 질소 대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곤 합니다. 황화수소가 있으면 와인의 향미물질들과 반응해서 메르캅탄을 생성하기도 하는데 그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병 속에서 리덕션이 생기는 경우는, 와인에 항산화물질이 매우 많은 상태에서 와인이 완벽하게 산소와 차단될  경우 산화의 역반응인 환원 반응이 생기게 됩니다. 코르크를 사용할  경우 아주 미세하게 산소가 들어가면서 리덕션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만, 스크류캡이나 팩 와인, 캔 와인 등 완벽하게 공기와 차단된 경우에는 리덕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에서는 와인 보호를 위해 첨가물을 넣지 않기  때문에 양조중에 생긴 탄산가스를 일부러 아주 미세하게 남겨서 병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탄산가스  때문에 와인이 산소와 완벽하게 차단되고, 내추럴 와인은 자연에서 포도를 건강하고 강하게 키우기  때문에 와인에 항산화물질 함유량이 컨벤셔널 와인보다 높아 병 속에서 리덕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 항산화물질 집중도가 높은 와인들이 향과 맛이 진한 와인이기  때문에 리덕션은 비싸고 좋은 와인에서 더 잘 생깁니다.
그럼 리덕션이 생긴 와인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대로 리덕션이 생기면 와인에 황화수소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 황화수소가 와인의 향미물질들과 반응하면 메르캅탄, 이황화물, 다이메틸설파이드가 생겨납니다.
황화수소는 삶은 달걀이 오래 되었을 때의 노른자 냄새가 납니다. 다행히도 이 황화수소는 산소와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디캔팅이나 에어레이션으로 금방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메르캅탄은 와인에 고무 냄새, 마늘 냄새와 양파 냄새, 양배추 냄새가 나게 만듭니다. 메르캅탄은 아쉽지만 금방 산화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기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와인에 황산구리를 약간 넣어서 메르캅탄이 금속염을 형성하여 가라앉게 하는 방법으로 제거합니다. 내추럴 와인에서 메르캅탄 향이 날 경우에는 깨끗한 구리 조각이나 깨끗하게 소독한 구리 동전을 와인병이나 글라스, 디캔터에 넣고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흔들면 구리가 산화 촉매 작용을 해서 금방 냄새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메르캅탄이 생긴 다음 빠르게 제거되지 않고 와인에 공기가 들어가거나 산화되면 메르캅탄이 이황화물로 변합니다. 그러면 탄 고무, 익힌 양배추, 다진 마늘과 같은 향으로 오히려 악화됩니다. 따라서 메르캅탄 향이 나는 와인은 그냥 디캔팅이나 에어레이션으로 해결이 어려우니 위에 언급한대로 구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메틸설파이드는 어떻게 생겨나는지 아직 과학적인 매커니즘이 규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와인이 오래 숙성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특히 고급 레드 와인이 올드 빈티지로 숙성될 때 분명히 익은 와인임에도 깨끗한 블랙커런트 향이나 과일 잼과 같은 농밀한 향기가 느껴진다면 바로 이 다이메틸설파이드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신선한 과일 향을 산화로부터 보호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거든요. 그러나 이 성분이 너무 많을  경우 풋내나 아스파라거스, 찐 옥수수 향, 이끼 향 같은 향을 내면서 오히려 와인의 향을 가려버립니다. 아쉽게도 이 성분 역시 아직 해결책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요약하면, 와인에서 리덕션이 느껴질 때 오래된 달걀 노른자 같은 냄새가 난다면 빠르게 디캔팅을 해서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향은 아주 진해도 빠르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양파와 고무 냄새가 난다면 그건 조금 난다고 해도 오래 가고 디캔팅만으로 해결하긴 힘듭니다. 오히려 디캔팅을 하면 더 냄새가 심해질 것입니다. 구리 조각을 넣어 디캔팅하세요. 특히 화이트 와인은 칠링 후에 오픈하니까 온도가 낮아서 산화 속도가 느려집니다. 상온에서 테이스팅하는 레드 와인이 더 빠르게 리덕션이 사라지는 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설명만으로는 리덕션이 가끔 아주 고급 와인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기 힘들 것입니다. 오래된 달걀 노른자나 양파, 고무 냄새가 어떻게 좋게 느껴질 수 있을까요? 여기에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인간은 같은 성분이라도 농도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감지합니다. 세계적으로 비싼 향인 용연향이나 사향을 순도 높게 뿌리면 모든 사람이 누린내와 독한 체취로 느끼기도 합니다.
구트 오가우의 2016년 바이스나 도멘 르루아, 도멘 도브네, 르플레브와 같은 세계적인 화이트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한 참기름같은 향이 바로 이러한 리덕션입니다. 이 와인들은 장기 숙성 과정에서 메르캅탄이 생겨납니다. 그런데 이 와인들은 자연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져 충분히 공기가 있었음에도 항산화물질의 집중도가 너무나 높아 극소량의 메르캅탄이 생기는 것입니다. 특히 황화수소가 메틸알코올이나 아세트알데히드와 반응해야 메르캅탄이 나오는데 이러한 세계적인 와인들은 양조를 너무나 잘 했기  때문에 이렇게 잡다한 성분들이 다른 와인보다 극도로 적고, 따라서 인간이 겨우 감지할 수 있을까 말까 한 극소량의 메르캅탄만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은 메르캅탄 농도가 극도로 적을 때 (대략 물 1~2천톤에 메르캅탄 1g 한 방울을 넣어 희석한 정도) 이 냄새를 고소한 참기름 향으로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리덕션이 이 와인들이 얼마나 더 오래 숙성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며 동시에 얼마나 완벽하게 양조된 와인인지를 보여주는 셈이지요.
와인을 숙성하면 향과 맛이 발전하면서 동시에 와인의 맛과 향을 내는 물질들이 산화되어 사그라듭니다. 리덕션을 일으키는 항산화물질들은 와인을 이러한 산화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좋은 와인에서 일어나는 리덕션은 오히려 그 와인이 아주 오래 숙성되었을 때 아주 잘 익을 것임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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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어떤 요소에 대해 사람들은 미네랄리티라고 평가할까? 우리는 와인의 어떠한 느낌 혹은 어떤 성분을 미네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물론 앞서 언급한데로 이것에 대한 정의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동의가 안되어 있긴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1) 산도
앞서 언급한대로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은 와인을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평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 산지를 살펴보더라도 미네랄리티가 높은 와인을 논할때 보통 언급하는 프랑스 샤블리와 루아르, 독일 모젤, 오스트리아 바하우(Wachau)등 모두 산도가 높은 와인이 나오는 지역이다.
하지만 그 산도를 만드는 산의 종류가 호박산(Succinic acid)인지 사과산(Malic acid), 주석산(Tartaric acid)인지는 의견이 나뉜다. 어떤 연구에서는 역설적으로 주석산이 높으면 미네랄리티가 낮게 느껴진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사과산은 주석산 보다 더욱 날카로운 산도를 느끼게 하는 산이며, 덜 익은 포도를 깨물었을 때 ‘아이셔’ 하며 눈을 찡긋거리게 하는 산이다. 즉 선선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가 지닌 높은 산도는 미네랄리티를 만드는 한 요소로 제일먼저 언급할 만하다.

(2) 이산화황 및 황화합물
몇몇 와인전문가들은 리덕티브한 환경7에서 생성되는 아로마들을 미네랄리티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들이 서로 상반되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긴 하지만, 이산화황 혹은 황화합물이 미네랄리티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샤블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샤블리는 스렝(Serein)강을 중심에 두고 좌안과 우안으로 나뉘는데, 좌안에서 생성되는 와인이 더 강한 미네랄리티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한다. 이 연구에서는 그 이유로 좌안에서 생산된 와인에 황화합물인 메테인싸이올(Methanethiol)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존재하는데, 이 물질이 조개껍질을 연상시키는 향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샤블리의 일곱개 그랑크뤼는 모두 우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샤블리 와인에서 말하는 미네랄리티가 더 많이 느껴지는 와인은 그랑크뤼 아랫등급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굴요리와 매칭할 때 낮은 등급의 샤블리를 매칭시키는 것이 좋다는 속설의 한가지 이유로도 볼 수 있듯 싶다.
부싯돌(Flinty) 혹은 연기(Smoky)같은 향을 미네랄리티와 연관짓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와인에 존재하는 또다른 황화합물인  벤젠메테인싸이올 (BMT, Benzenemethanethiol)성분이 만드는 향인데,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세미용등은 특별히 이 성분이 많은 품종들이다. 따라서 이는 품종에 따라서 미네랄리티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한 가지로 볼 수 있다.

(3) 짠맛
종종 와인에서 느껴지는 소금맛(Salty Taste)을 미네랄리티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와인에는 사람이 느끼기에 매우 작은 양의 소금(Sodium Chloride)성분만이 있다. 여러분은 짠 와인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이는 어쩌면 사람이 호박산 같은 성분을 소금맛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가 요리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짠맛 이외에도 소량의 풍미가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테이스터들이 짠맛(Salty)이라고 얘기하는 맛은 보다 복잡한 다양한 맛을 언급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온 자체에 대한 연구12로 나트륨이온(Na+)과 미네랄리티와 연관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언급하지만 와인에 존재하는 이러한 이온의 양은 사람이 느끼기에는 너무 적다. 즉 이런 이온 자체가 와인 맛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4) 과일맛의 부족
과일맛(Fruitiness)이 부족한 와인이 역으로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는 과실 풍미가 많을 수록 미네랄리티를 주는 미묘한 성분을 가려버리기 때문일 수도 있다(오크성분 또한 미네랄리티를 가린다). 그리고 반대로 앞서 언급한 샤블리 좌안 와인에 많이 존재하는 메테인싸이올 같은 성분은 와인 안에 과실 느낌과 꽃 향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 즉 와인의 과일맛과 향은 미네랄리티와 서로 반대되는 측면도 있다.

(5) 우아한 느낌
미네랄리티는 와인에 우아함(Elegance)과 섬세함(Finesse)을 더해준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떤 테이스터는 이 말을 와인에서 느껴지는 우마미(Umami)라는 단어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사실 이런 단어로 미네랄리티를 표현한다는 자체가, 미네랄리티는 어느 하나의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요소가 아닌, 매우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 몇년간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과학적 분석과 더불어 여러 연구들이 더 진행되어 보다 공통된 연구결과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미네랄 와인? 와인에도 미네랄리티가 있다고? 칼
기사입력 : 2020.07.08 10:24    
유민준 객원기자
와인클럽 '와인과 사람' 운영진 출신으로 와인 블로그 및 잡지 기고 등으로 꾸준히 와인 관련 글을 써왔다. 2013년 객원기자로 와인21에 합류했으며, 그 후 뉴욕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해외 와인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각 와인 지역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여 포도 재배 및 양조 방식을 비교 탐구하는 것과, 원래 전공을 이용하여 IT 기술을 포도 농업에 적용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이 와인은 섬세하고, 풍부하고, 꽤 미네랄하고 드라이하네요(delicate, rich, rather mineral and dry)“
샤블리(Chablis) 한잔을 마신 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보다 비싼 와인을 골라 가슴이 약간 아리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와인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기분은 괜찮다. 섬세하고 풍부하다면 좋은 말 아닌가? 그리고 미네랄하다면… 근데 잠깐, 와인이 미네랄한게 뭐지? 와인에도 미네랄 맛이 있나?



미네랄? 아 생각해보니 편의점에 가득한 미네랄 워터가 생각난다. 물 한 병에 몇 천원씩 하니 왠지 미네랄은 물의 맛을 좋게 만들어주는 무슨 성분이겠지? 그리고 이왕이면 몸에도 좋았으면 좋겠다. 대형마트 한쪽 코너에서 알약으로 파는게 미네랄 아니었나?



좀 더 생각해보니 미네랄은 SCV(건설로봇)가 열심히 캐서 나르는 반짝거리는 물질이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신기하게도 미네랄(과 가스)만 있으면 건물도 뚝딱 짓고 탱크도 나오고 커다란 비행기도 나왔었지. 심지어 핵도 쏠 수 있고!  



그런데 와인에서 미네랄이라니.. 와인에서 느껴진다는 미네랄리티는 도대체 무슨 의미이지?





[아.. 미네랄이 부족해… 당신은 이 기분을 알고있다]



I

일반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에서 느껴지는 미네랄리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Deneulin와 그 동료들은 실제로 일반 와인 소비자들에게 물어보았다1.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 와인에 대한 경험이 가장 적은 소비자들은 미네랄리티를 몰랐다. 그렇다. 이 단어는 아직까지도 공식적인 와인 용어가 아니다.

(2) 젊은 여성그룹은 미네랄 워터의 미네랄 이온을 연상했다. 역시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3) 경험 있는 소비자들은 떼루아(Terroir)와 연관시켰다.

(4) 가장 경험이 많은 소비자들은 산도, 부싯돌 향과 같은 감각적인 요소와 연관시켰다.



그러면 일반 와인 애호가들과 와인 전문가들은 어떻게 다를까? 미네랄리티에 대해 어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Rodrigues의 연구2에 따르면 와인 전문가들은 대부분 맛과 향 등의 감각적인 몇 가지 요소로 미네랄리티에 대해서 답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통적인 것은 떼루아 밖에 없었고, 매우 다양한 범위의 용어들로 대답하였다. 그리고 와인 전문가에게 미네랄리티는 항상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용어였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중성적인 의미, 혹은 부정적인 의미로 느껴지는 경우까지 있었다.



하지만 와인 전문가들 사이에도 미네랄리티가 어떠한 감각인지는 의견이 많이 나뉜다. Ballester는 34명의 샤블리 전문가들에게 미네랄리티를 묘사하게 했다3. 그 중 20%는 미네랄리티가 맛에서, 16%는 향에서, 나머지 전문가들은 맛과 향 모두에서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즉 미네랄리티가 향에 대한 용어인지 맛에 대한 용어인지도 서로 동의가 안 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연구에서는 전문가들은 와인이 혀에 닿는 느낌, 즉 텍스쳐에서 미네랄리티를 느낀다고도 얘기했다.



자, 현재까지의 연구를 정리해보자. 일반 소비자들은 와인에서 느껴지는 미네랄리티에 대하여 (이 단어를 들어봤다면) 왠지 ‘땅’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만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미네랄리티가 어떤 느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매우 다양하게 나뉘었다. 이는 미네랄워터를 마시면서 공기 좋은 산의 계곡 혹은 커다란 빙하의 모습이 떠오를 수는 있어도, 그것이 어떤 맛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와인에서 느껴지는 어떤 ‘감각’을 표현하기 위하여 각자 ‘미네랄리티’라는 용어를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의미와 정의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용어가 후각, 혹은 미각, 촉각에 대한 용어인지도 의견이 나뉜다. 사실 와인을 묘사하는 단어 중에 이만큼 서로 다른 뜻으로 쓰고 있는 단어도 없는 듯 하다.





[샤블리에서는 화석이 발에 마구 밟힌다. (출처: Kurtis Kolt; via William Fèvre twitter)]



II

미네랄리티가 가장 잘 느껴진다고 소문난 와인으로는 아무래도 프랑스 샤블리(Chablis) 와인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지역은 과거 조개 껍질이나 산호가 암석이 되어 형성된 석회질 토양으로 되어 있으며, 굴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굴 요리를 먹을 때는 아무래도 샤블리지!” 하는 사람이 많다. 얼마나 낭만적인 조합인가! 태고의 굴내음을 머금은 와인과 함께 하는 굴요리라니! 와인만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로 손색이 없다.



이정도 스토리가 일반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미네랄리티에 대한 느낌이다. 충분히 아름답고 이해할 만하고 충분히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얘기할 만한 이야기이다. 왠지 미네랄이라고 하면 땅에 있는 광물이 생각나고 그 땅에 있는 광물질(?)을 포도가 흡수하여 와인에도 풍부하게 표현이 되어있을 것 같다. 충분히 논리적이고 아름다운 듯 하지만 안타깝게도 과학적 근거는 없다.



일단 간단히 정의를 하자. 미네랄(Mineral)은 일반적으로 광물질(우리의 프로브와 드론도 좋아하는)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와인에서의 미네랄은 광물질의 강력한 결합을 뚫고 나온 미네랄 이온을 의미하며 무기영양소(Mineral Nutrients)를 줄여서 쓰는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알약으로 챙겨 먹은 그 영양소이다.



포도도 적어도 16종류의 미네랄 영양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매우 적극적으로 필터링하여 딱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체내로 흡수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비타민이 몸에 좋다고 하루에 열 알씩 먹지 않는 이유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여러분은 비타민이 풍부한 비싼 소변을 누게 된다.



또한 뿌리는 물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물에 녹은 이온 상태의 미네랄만 흡수 할 수 있다. 하지만 광물질인 미네랄은 쉽게 깨지지 않는 단단한 상태이다. 즉 뿌리 주변의 광물질은 바로 흡수되지 못한다. 사실 포도에 흡수되는 대부분의 미네랄 영양 성분은 돌이 아닌, 땅에 있는 부엽토(Humus)에서 온다4. 부엽토란 토양에 있는 부패된 생물학적인 물질을 의미한다. 즉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으로는 샤블리 지역에서 자라는 샤도네이가 굴의 기운을 빨아들여 와인에 표현한다는 이야기는 단지 만화 작가의 흥미로운 상상력일뿐이다.



그런데 암석 중 유일하게 잘 깨질 수 있는 돌이 있는데, 바로 암염이다. 미네랄리티를 ‘짭조름한’ 감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다. 혹시 암염의 소금 성분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지만 소금 성분은 식물 생장을 크게 방해한다. 로마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카르타고에게 3번에 걸친 포에니전쟁에서 결국 승리한 후 로마가 한 일이 무엇인지 아는가? 카르타고에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도록 도시 전체에 소금을 뿌린 일이었다.



미네랄 워터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해보자. 미네랄 워터의 미세한 다른 맛들은(그리고 다른 가격들은) 물 안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의해 결정된다. 참고로 미네랄 양은 TDS(Total Dissolved Solids, 물속에 녹아있는 고형물질의 총량)값으로 나타내고 mg/l 단위를 사용한다.



땅 위로 떨어진 빗물은 땅에 천천히 스며들어 바위의 미세한 구멍틈에서 자연적으로 필터링된다. 이로 인해 지형에 따라 서로 다른 미네랄 성분이 남게 된다. 가장 순수한 물이라고 일컬어지는 빙하수(Glacial Water)는 매우 낮은 TDS 값(< 50 mg/l)을 갖는다. 매우 부드러운 맛과 (미세먼지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빗물같은 맛이다. 중간 정도의 미네랄리티를 가진 물(250-800mg/l)에는 재미있는 뉘앙스가 생기고 800이상의 높은 TDS의 물은 그냥 마시기에 힘든 경우가 많다. 물에서 황의 냄새가 나거나 스파이시한 느낌까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보통 돈을 내고 마시는 미네랄 워터는 낮은 TDS값을 가지며 그럴 수록 더 맛이 좋다고 느낀다. 즉 역설적으로 미네랄이 적을 수록 좋은 미네랄 워터라고 평가하곤 한다5.



이는 또다른 발효주인 맥주와도 연관이 있다. 맥주의 맛은 물맛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맥주 중에 하나인 체코 Plzeň 지방 맥주(보통 필스너라고 부른다) 양조에 사용되는 물은 매우 낮은 미네랄 성분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라거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닌다. 반대로 영국의 Burton-on-Trent 지방의 에일은 많은 양의 미네랄 성분과 약간의 황 성분도 가지고 있는데, 이점이 독특한 ‘Burton snatch’ 에 대한 매니아층이 생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와인 이야기로 돌아오면, 와인 안에 존재하는 미네랄 양은 일반적인 미네랄워터의 미네랄 양보다도 더 적다. 물의 경우는 미네랄이 자연스럽게 용해되지만, 포도는 앞서 말했듯이 뿌리가 선택적으로 미네랄을 흡수하고 생육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네랄 워터나 맥주와는 달리 와인 안에는 풍미를 만들어내는 성분들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미네랄이 그 성분들과 경쟁을 해서 사람에게 ‘미네랄 맛’을 느끼게 하려면 훨씬 더 많은 양이 있어야 한다.





[누가 포도밭에 돌뿌려놨어? 프리오랏 리코레야 토양]

(출처: https://catalanwine365.wordpress.com/2014/02/15/llicorella-why-should-i-care-doq-priorat)



III

그런데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미네랄리티가 땅과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특정 지역의 와인들이 특별히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 같던데?



보통 미네랄리티가 좋다고 얘기하는 와인들은 특정한 떼루아를 지닌 지역의 와인들이다. 앞서 언급한 석회질 토양의 샤블리, 슬레이트 토양의 모젤, 또한 슬레이트와 석영이 섞인 이코레야(Llicorella) 토양의 프리오랏이 그 예이다. 그렇게 보면 땅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우리는 흙 성분보다는 이보다 더 넓은 떼루아의 개념으로 봐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산도가 좋은 와인을 미네랄리티가 더 높다고 표현한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대부분 미네랄리티가 높은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은 서늘한 기후와 적절한 포도 생장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알칼리성 토양 타입이다. 알칼리성 토양 타입이 높은 산도와 낮은 pH를 지닌 와인을 생성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또한 품종의 역할도 있다. 보통 모젤지역에서 자라는 리즐링에서 좋은 미네랄리티가 느껴진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리슬링 옆에 같이 심은 쇼이레베(Scheurebe)에서는 그만큼의 미네랄리티가 느껴지지 않는다. 리슬링이 더 산도가 높은 열매를 맺는 품종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지 산도만으로 미네랄리티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보통 산도와 어울어지는 맛(Savory)을 함께 미네랄리티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이것도 전체적인 환경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와인에서 느껴지는 풍미(Flavor)는 단지 흙 성분 만이 아닌 온도, 바람, 포도 재배 방식, 양조 방식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규명은 안되었지만, 토양의 어떤 구성성분이 효모의 물질대사(Metabolism)에 영향을 끼쳐서 발효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설명을 하더라도 바위 안에 미네랄이 직접적(Direct)으로 와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모두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복잡한 간접적(Indirect)인 방법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IV

그런데 미네랄리티란 도대체 무슨 느낌인 것일까? 사실 돌이나 바위에는 아무런 맛과 향이 없다. 그냥 오돌돌한 혹은 매끈한 감촉만 있을 뿐이다. ‘비오고 난 뒤 젖은 바위의 향기’는 무엇일까? 이는 별로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식물로부터 떨어져 바위와 흙에 떨어진 유기물 화합물의 냄새이다. 비로 인해 휘발성 성분이 방출되어 우리가 느낄 수 있게 될 뿐이다.



동전을 손에 오랫동안 쥐고 있으면 맡을 수 있는 ‘돈 냄새’는 금속의 냄새일까? 사람 손에 묻어있던 땀이 돈에 묻어있던 성분과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냄새일 뿐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미네랄의 느낌은 실제 미네랄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면 와인의 어떤 요소에 대해 사람들은 미네랄리티라고 평가할까? 우리는 와인의 어떠한 느낌 혹은 어떤 성분을 미네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물론 앞서 언급한데로 이것에 대한 정의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동의가 안되어 있긴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6.



(1) 산도

앞서 언급한대로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은 와인을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평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 산지를 살펴보더라도 미네랄리티가 높은 와인을 논할때 보통 언급하는 프랑스 샤블리와 루아르, 독일 모젤, 오스트리아 바하우(Wachau)등 모두 산도가 높은 와인이 나오는 지역이다.



하지만 그 산도를 만드는 산의 종류가 호박산(Succinic acid)인지 사과산(Malic acid), 주석산(Tartaric acid)인지는 의견이 나뉜다. 어떤 연구에서는 역설적으로 주석산이 높으면 미네랄리티가 낮게 느껴진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사과산은 주석산 보다 더욱 날카로운 산도를 느끼게 하는 산이며, 덜 익은 포도를 깨물었을 때 ‘아이셔’ 하며 눈을 찡긋거리게 하는 산이다. 즉 선선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가 지닌 높은 산도는 미네랄리티를 만드는 한 요소로 제일먼저 언급할 만하다.



(2) 이산화황 및 황화합물

몇몇 와인전문가들은 리덕티브한 환경7에서 생성되는 아로마들을 미네랄리티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들이 서로 상반되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긴 하지만, 이산화황 혹은 황화합물이 미네랄리티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샤블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8가 있다. 샤블리는 스렝(Serein)강을 중심에 두고 좌안과 우안으로 나뉘는데, 좌안에서 생성되는 와인이 더 강한 미네랄리티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한다. 이 연구에서는 그 이유로 좌안에서 생산된 와인에 황화합물인 메테인싸이올(Methanethiol)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존재하는데, 이 물질이 조개껍질을 연상시키는 향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9. 샤블리의 일곱개 그랑크뤼는 모두 우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샤블리 와인에서 말하는 미네랄리티가 더 많이 느껴지는 와인은 그랑크뤼 아랫등급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굴요리와 매칭할 때 낮은 등급의 샤블리를 매칭시키는 것이 좋다는 속설의 한가지 이유로도 볼 수 있듯 싶다.



부싯돌(Flinty) 혹은 연기(Smoky)같은 향을 미네랄리티와 연관짓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와인에 존재하는 또다른 황화합물인  벤젠메테인싸이올 (BMT, Benzenemethanethiol)성분이 만드는 향인데,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세미용등은 특별히 이 성분이 많은 품종들이다10,11. 따라서 이는 품종에 따라서 미네랄리티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한 가지로 볼 수 있다.



(3) 짠맛

종종 와인에서 느껴지는 소금맛(Salty Taste)을 미네랄리티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와인에는 사람이 느끼기에 매우 작은 양의 소금(Sodium Chloride)성분만이 있다. 여러분은 짠 와인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이는 어쩌면 사람이 호박산 같은 성분을 소금맛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가 요리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짠맛 이외에도 소량의 풍미가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테이스터들이 짠맛(Salty)이라고 얘기하는 맛은 보다 복잡한 다양한 맛을 언급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온 자체에 대한 연구12로 나트륨이온(Na+)과 미네랄리티와 연관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언급하지만 와인에 존재하는 이러한 이온의 양은 사람이 느끼기에는 너무 적다. 즉 이런 이온 자체가 와인 맛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4) 과일맛의 부족

과일맛(Fruitiness)이 부족한 와인이 역으로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는 과실 풍미가 많을 수록 미네랄리티를 주는 미묘한 성분을 가려버리기 때문일 수도 있다(오크성분 또한 미네랄리티를 가린다). 그리고 반대로 앞서 언급한 샤블리 좌안 와인에 많이 존재하는 메테인싸이올 같은 성분은 와인 안에 과실 느낌과 꽃 향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 즉 와인의 과일맛과 향은 미네랄리티와 서로 반대되는 측면도 있다.



(5) 우아한 느낌

미네랄리티는 와인에 우아함(Elegance)과 섬세함(Finesse)을 더해준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떤 테이스터는 이 말을 와인에서 느껴지는 우마미(Umami)라는 단어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사실 이런 단어로 미네랄리티를 표현한다는 자체가, 미네랄리티는 어느 하나의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요소가 아닌, 매우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 몇년간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과학적 분석과 더불어 여러 연구들이 더 진행되어 보다 공통된 연구결과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이정도 분위기야지 미네랄리티가 좀 나오지.” 리베이라 사크라(Ribeira Sacra)의 멘시아처럼 레드와인에서도 미네랄러티를 느낄 수 있다]

(출처: https://creativetravelcanada.com/2015/12/29/ribeira-sacra-in-galicia)



V

사실 와인의 맛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용어들은 원래 모호하다. 맛이 여러층(Layers)으로 겹겹이 쌓여있다는 말은 무엇인가? 미드-팔렛(Mid-palate)은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끝나는가? 블랙 커런트가 어떤 맛이길래 포도로 만든 술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테이스팅 노트에는 테이스터들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테이스팅 노트는 때로는 유용하지만, 때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CMS(Court of Master Sommeliers)등에서는 표준화된 단어를 사용하여 와인을 표현하기를 권하지만, 사실 CMS 단어만 이용하면 노트가 재미가 없다. 그때 미네랄리티같은 용어를 쓰면 좀 더 트렌디하고 쿨한 느낌도 나고 전문적인 듯 감성적인 듯 느낌도 난다.



하지만 이 단어의 유일한 단점은 아무도 정확히 정의를 내리지 않고 각자의 느낌대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3-5가지 정도의 뜻을 가지는 듯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고자 한다면, ‘땅’에 관련된다는 점이다. 물론 앞서 살펴본 것처럼 문자 그대로의 돌이나 바위의 의미가 아닌 ‘떼루아’의 의미이다.



혹시 미네랄리티는 최근에 과일 풍미과 오크 느낌을 강조한 글래머러스한 와인들이 와인샵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땅의 느낌을 잘 드러낸 섬세한 와인들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보여주는 단어가 아닐까? 떼루아라는 단어의 의미가 모호하기도 하고, 요즘 너무 이런저런 곳에서 다양하게 쓰이다보니, 일반적으로 좀 더 친숙한 미네랄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떠오른 것은 아닐까13?  



어쨋든 미네랄리티는 와인을 묘사하기에 제법 유용한 단어일 수 있다. 어차피 와인 테이스팅은 와인에 대한 자신의 느낌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지?” 정도의 쿨한 느낌으로 사용하기엔 이만한 단어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니 차갑게 칠링된 미네랄워터 한잔처럼, 미네랄리티 가득한 시원한 화이트 와인 한잔이 생각난다. 샤블리만 얻어 마시고 떠나간 그녀는 이제 잊기로 한다. 분명 저렴한 피노 그리지오에서도 느껴지는 북이탈리아산 미네랄리티에 감동하는 또다른 그녀가 언젠가 내 앞에 나타날 것이니까.



[참고문헌]

1. Deneulin, P., Le Bras, G., Le Fur, Y., Gautier, L., Bavaud, F. La minéralité des vins: Exploitation de sémantique cognitive d’une étude consommateurs. La Revue des OEnologues 2014, 153, 56–58.

2. Rodrigues, H., Ballester, J., Saenz-Navajas, M.P., Valentin, D. Structural approach of social representation: Application to the concept of wine minerality in experts and consumers. Food Qual. Prefer. 2015, 46, 166–172.

3. Ballester, J., Mihnea, M., Peyron, D., Valentin, D. Exploring minerality of Burgundy Chardonnay wines: A sensory approach with wine experts and trained panellists. Aust. J. Grape Wine Res. 2013, 19, 140–152.

4. Maltman, A.J. Minerality in wine: A geological perspective. J. Wine Res. 2013, 24, 169–181.

5. 몇몇 대중적인 미네랄 워터의 TDS값은 다음과 같다: Voss(44), Icelandic Glacial Water (62) Fiji(210), Evian(309). 다른 물들에 비해서 에비앙의 물맛이 약간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6. Parr, W.V., Matman, A.J., Easton, S., Ballester, J. Minerality in Wine: Towards the Reality behind the Myths. Beverages. 2018, 4, 77.

7. 리덕티브가 궁금하면 다음글을 참고해보자: http://wine21.com/11_news/news_view.html?Idx=17634

8. Rodrigues, H., Saenz-Navajas, M.-P., Franco-Luesma, E., Valentin, D., Fernando-Zurbano, P., Ferreira, V., De La Fuente Blanco, A., Ballester, J. Sensory and chemical drivers of wine minerality aroma: An application to Chablis wines. Food Chem. 2017, 230, 553–562.

9. 샤블리 우안 출신 와인에는 좌안 와인보다 구리(copper)성분이 더 많은데, 이 구리가 메테인싸이올(methanethiol)과 반응하여 냄새가 더 적은 화합물을 생성한다고 설명한다.

10. Tominaga, T., Guimbertau, G., Dubourdieu, D. Contribution of benzenemethanethiol to smoky aroma of certain Vitis vinifera L. wines. J. Agric. Food Chem. 2003, 51, 1373–1376.

11. 루아르 뿌이-퓌메(Pouilly-Fumé) 소비뇽 블랑 와인에서 미네랄러티를 느낄 수 있는 이유이다. 퓌메(Fumé)란 연기(smoke)를 의미하는데, 이 지역 와인에서는 스모키한 향을 느낄 수 있다.

12. Parr, W.V., Valentin, D., Breitmeyer, J., Peyron, D., Darriet, P., Sherlock, R.R., Robinson, B., Grose, C., Ballester, J. Perceived minerality in Sauvignon blanc wine: Chemical reality or cultural construct? Food Res. Int. 2016, 87, 168–179.

13. 실제로 1980년대 ‘미네랄러티’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이후로 ‘떼루아’라는 단어의 사용빈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21-06-14 / 등록 2021-06-14 / 조회 : 96 (33)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