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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종류 : 구석기 다이어트

팔레오(paleolithic 구석기) 다이어트*는 진화론으로부터 가장 건강한 식단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수렵채집기의 조상들이 먹도록 진화해온 음식들이 우리 몸에도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구석기 시대의 식생활은 한 종류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여러 방식이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먹었다. 물가에 살면 생선과 조개를 먹었다. 사냥감이 많은 곳에 살면 고기를 먹었고, 사냥이 잘되지 않으면 식물을 채집했다. 열매가 열리는 계절엔 열매를 먹었고, 열매가 열리지 않으면 뿌리를 캐먹었다. 메뚜기 떼가 덮치면 메뚜기를 먹었다. 그들의 식생활에 이름을 붙이면 ‘시푸드 see food’ 다이어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이 눈에 띄면 see food, 일단 먹고 본다.” 전 세계의 전통 식단을 분석해보면 다량 영양소의 함량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수 있다. 즉, 각 식단마다 탄수화물의 함량은 30%에서 78%, 지방 함량은 7%에서 40%, 단백질 함량은 15%에서 50%에 이르도록 다양하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인간은 집단별로 매우 다양한 식생활을 하면서도 잘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위 환경이 바뀔 때마다 그에 대응하여 구할 수 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식단을 바꾸는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우리 조상은 신대륙으로 이주하지도, 빙하 시대의 기후 변화를 견뎌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항상성 메커니즘은 매우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영양의 균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만일 비타민 C를 필요량보다 많이 섭취하면 우리 몸은 여분의 비타민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만일 콜레스테롤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필요한 만큼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낸다. 운동을 하면 항산화 방어 메커니즘이 활성화되어 영양 결핍의 해로운 영향 중 일부를 막아준다는 의견도 있다.

(팔레오 다이어트 - 농경시대 이전 선사시대 조상들이 먹던 식품들로 구성한 식단. 정제된 곡물이나 가공 육류는 피하고 채소, 과일, 신선한 살코기, 견과류, 달걀 등 고단백질 식품을 구성된다. 지방은 올리브유나 건강지방으로부터 섭취한다.)"

-해리엇 홀,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pp.77-79

정재훈 약사
의식주에서 유독 음식에 대한 생각은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다. 건강을 위해서는 깨끗하고 채광이 좋으며, 온도 조절이 원활하고 통풍이 되는 집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최소 조건을 넘어서는 집이 건강에 더 좋은 건 아니다. 건강에 필요한 최소 조건을 갖춘 의복이 반드시 비싸야 할 이유는 없다. 먹어서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생각에 음식과 건강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건강에 필요한 음식의 기준이 복잡하고 어려워야 할 이유는 없다. 최소한의 조건만 맞추면 된다. 많은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그 최소한의 조건이 반드시 무설탕, 유기농, 무첨가물, 천연 식품인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옷, 최소한의 집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영양 균형을 맞춘 음식이면 충분하다. 다만 그 최소한의 조건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논할 수는 없다.
우유에 말아 먹는 시리얼은 애초부터 맛보다 영양을 우선시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식품이다.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필요한 모든 영양 성분을 농축시킨 알약이나 음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 한 잔에 알약만 삼키면 식사 끝. 간편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건강과 체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순간 인류가 쌓아온 음식 문화는 사라질 것이다. 건강 중심으로 음식을 논하려 하는 시도는 그래서 위험하다. 건강은 문화에 비하면 너무 좁은 개념이다. 넓게 봐야 즐겁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건강이 달라지면 나라마다 음식이 다르니 나라마다 수명이 달라야겠지만, 세상 어디에도 그런 경우는 없다. 그냥 대략 소득 순서로 오래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