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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는 빠르고 선택은 보통 느리다

진화의 속도
- 느린 진화, 빠른 진화
- 임계점이 있다
- 캄브리아기 대폭발
- 1만년의 폭발
- 인간의 진화속도
- 어떻게 여우가 개가 되었나

모든 생명은 퇴화가 기본모드이다
- 돌연변이 (Mutations)
- 남자 : 나이가 들면 정자의 돌연변이 증가
- 노화와 돌연변이 축적원
- 성(sex)의 기원: 유전자 교환

변이율(mutation rate)은 종(種)마다 크게 다르다
생물학자들은 오랫동안 "모든 종들의 변이율은 동일하며 예측 가능하므로, 분자시계(molecular clock)로 사용될 수 있다"고 가정해 왔다. 그리하여 진화유전학자들은 두 종(種)이나 개체군의 유전체에 존재하는 변이의 개수 차이를 헤아려, 그들이 분기(分岐)한 시기를 추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모와 자녀들의 전유전체(whole genome)를 비교하는 게 가능하므로, 유전학자들은 '한 세대당 나타나는 새로운 변이의 개수'를 실제로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약 40종의 변이율을 계산해 봤는데, 그중에는 오랑우탄, 고릴라, 아프리카녹색원숭이와 같은 영장류들에 관한 새로운 수치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달 애리조나 주에서 열린 워크샵을 공동으로 주관한 ASU(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수전 파이퍼 박사는 2017년 《Evolu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영장류의 변이율은 인간과 비슷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ASU의 마이클 린치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워크샵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세균, 짚신벌레, 효모, 선충류(nematodes)는 인간보다 변이율이 무지막지하게(orders of magnitude) 낮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보다 개체군 규모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 날개의 출현빈도 : 곤충, 익룡, 새, 박쥐 ... 날치

- 눈의 출현빈도
- 셀룰로오스가 분해되지 않는 이유

"농경의 핵심은 활용자원의 유전자 풀을 개조하는 것이다.(중략) 야생 밀은 한해살이 식물이다. 이삭이 패면 이삭가지(씨앗이 달리는 작은 줄기)가 약해져서 씨앗이 하나씩 땅에 떨어지고, 씨앗을 싸고 있던 껍질이 떨어져 나가 싹이 튼다. 이때 무작위 돌연변이random mutation가 일어나 매년 야생 밀 100~200만 개당 하나 꼴로 이삭가지가 약해지지 않는 밀이 생긴다. 이런 밀은 씨앗이 여물어도 땅에 떨어지지 않아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지 못한다. 그래서 돌연변이 밀은 유전자 풀에서 사라진다. 그러다 인간이 개입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간이 그것을 씨앗으로 쓰면 그 돌연변이 밀이 유전자를 후대에 전할 길이 열린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이론적으로는 돌연변이종이 원래의 야생종을 완전히 대체하는 데 겨우 200년 걸린다. 하지만 고고학 증거에 따르면 실제로는 2천 년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된다. 새로운 밀, 즉 재배종 밀은 인간이 수확과 이식移植을 반복해야 번식이 가능하다. 인간은 그렇게 했다. 이렇게 ‘길들여진’ 동식물은 최초의 유전자 변형 생물체였다."
-이언 모리스, <가치관의 탄생>pp.81~82

원래 야생의 씨앗이라면 100~200만 개당 하나 꼴로 줄기가 정상적으로 약해지지 않아 씨앗이 멀리 튀어나가지 않은 불량품이 생긴다. 익으면 저절로 씨앗이 퍼져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서 그것이 고장날 확률은 생각보다 낮은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모두 불량품인 익어도 씨앗이 터져나가지 않는 품종으로 개량하는데는 불과 200년이면 충분하다. 단지 그런 씨앗의 선택만으로 가능해지는 시간이다.

진화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변이의 속도가 아니라 선택의 속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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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년, 영국의 맨체스터가 공업화하면서 공해를 일으키기 전에는 회색가지나방의 대부분은 흰색(흰색나방)이고 검은색 나방은 소수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맨체스터가 공업화된 이후 검운색 나방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흰색 나방의 수는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50년 후 이 지방의 대부분의 나방은 검은색 나방이었고, 희색 나방은 소수에 지니지 않았다.

코끼리의 수명이 얼마인데 벌써 상아가 없는 코끼리가 대세가 되어간다고 한다. 영국의 나방 색깔이 변한 것도 순식간이었고 ... 순식간에 바뀐 것이 많다. 결국 유전자는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고 변화가 많은데, 그것이 선택될 확률이 낮아 안정적으로 보일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외부 조건의 변화 또는 인간의 선택이 개입하면 생각보다 바뀔 수 있는 범위에서는 순식간에 바뀐다.
사람도 50년전 한국인 사진과 지금 한국인 사진을 비교해보면 그렇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500년 뒤에나 나올 줄 알았는데 이미 나왔고

글루텐 반대론자들 중 일부는 이렇게 주장하는 모양이다. "우리 인간은 밀이라는 종(種)에 적응할 정도로 오랫동안 밀을 섭취하지 않았다." 즉, 농업은 고작 12,000년 전에 시작되었는데, 이 정도의 시간으로는 인체가 밀에 적응하는데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하며, 그곳의 환경에 적응해 왔기 때문이라나? 그들이 내세우는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수렵채집인이며, 밀 섭취자(bread-eaters)는 아니라고 한다.
밀은 지금으로부터 11,000년 전 아나톨리아 남동부에서 최초로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나톨리아는 그리스어 Anatole(태양이 솟는 곳)에서 유래하고, 현재 터키령의 아시아 측 흑해와 에게해, 동지중해로 둘러싸여 서쪽으로 돌출한 대반도를 말하며, 소아시아라고도 한다.) 이스라엘의 고고학 유적지(Ohalo II)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분석해 보면, 인류는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인 약 23,000년 전에 야생 보리나 밀 등의 곡물을 섭취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1~2만 년이라는 세월이 새로운 식품에 적응하기에 턱도 없이 부족한 기간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일부 인류집단이 우유에 적응하게 된 과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유를 생성하는 동물들이 처음 가축화된 시기는, 중동에서 밀이 재배되기 시작한 시기와 얼추 비슷하다. 우유를 마시는 풍습이 전파되면서 락타제지속성도 함께 전파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사실은 `일부 집단에서 락타제지속성이 매우 빠르고 완벽하게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5,400년 전에 살았던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수렵채입인들조차 락타제유전자를 갖고 있었으며, 오늘날의 스칸디나바이인들은 대부분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챙겨야 할 교훈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인류가 새로운 식품의 도입에 매우 빠르게(우유의 경우에는 수천 년 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유만 가능하고 밀은 불가능하다는 궤변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만약에 밀이 몸에 그렇게 해롭다면, 인류는 지난 1만 년 동안 밀을 먹어 오면서 버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라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락타제지속성을 연구하는 세라 A. 티시코프 박사(유전학)는 말한다.



아르헨티나 북서부에서 화석이 들어 있는 암석을 분석하던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이 처음 탄생하는 데 걸린 기간이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500만~1,000만 년 더 짧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공룡은 이전에 조상들이 살던 생태계에서 처음 나타나, 재빨리 효과적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지구상에 등장하자마자 매우 신속하게 다양화된 것 같다. 그렇다면 그들은 매우 성공적으로 진화한 셈이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의 클라우디아 마르시카노 박사(고생물학)는 말했다.
마르시카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미국 학술원회보(PNAS) 12월 7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차냐레스(Chañares: 공룡 조상의 화석이 들어 있는 암석층)라는 암석층을 분석했다. 이 암석층은 이시구알라스토층(Ischigualasto formation) 아래에 존재하는데, 이시구알라스토층에는 2억 3,000만 년 전 초기공룡의 유해가 들어 있다. 연구진은 차냐레스 암석층의 연대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그 속에 들어 있는 공룡의 조상이 이시구알라스토층의 후손들에게 자리를 내준 시기가 언제인지를 좀 더 정확히 알아내고 싶었다.
"만약 당신이 공룡의 기원을 이해하고 싶다면, 차냐레스-이시구알라스토층을 조사해보면 된다"라고 이번 연구에 참가한 솔트레이크 시티 소재 유타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랜달 이르미스 박사(고생물학)는 말했다.
연구진은 차냐레스 암석층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 2개를 분석했다. 암석 내부의 지르콘 결정의 우라늄-납 비율을 분석한 결과, 암석이 형성된 시점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 그것은 2억 3,600만 년~ 2억 3,400만 년 전이었다.
종전에 고생물학자들은 다른 지역의 암석층에서 발견된 유사한 화석을 기준으로 하여, 차냐레스 화석의 연대를 2억 4,700만 ~ 2억 3,700만 년 전으로 추정했었다. 이번에 새로 측정된 차냐레스 화석의 연대는 종전보다 500만 ~ 1,000만 년 더 젊고 짧다.
"공룡은 조상들이 살았던 (잎이 우거지고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나타나, 신속히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룡은 환경이 변하여 새로운 생태계가 등장할 때까지 태어나지 않았다'는 기존의 주장과 배치된다"라고 마르시카노 박사는 말했다.
"공룡의 마지막 조상과 최초의 공룡은 신체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둘 다 덩치가 비교적 작고, 두 발로 달렸으며, 대부분 육식을 했다. 진정한 공룡은 조상들과 다른 골반구조를 갖고 있지만, 공룡의 넓은 정의에는 '(트리케라톱스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에 이르는) 후기 공룡들을 낳은 동물들'이 포함된다"라고 이르미스 박사는 말했다.
"진화적 변화가 일어난 시기를 측정하는 것은 '그 변화가 무엇이었는가'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시대순으로 정확히 나열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에히디오 페루글리오 고생물학 박물관의 디에고 폴 박사(고생물학)는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지역의 화석에 대해서도 시사점을 던진다. 예컨대 브라질 남부에서 발견된 화석은 차냐레스 화석과 비슷하므로, 연대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지질사도 뒤죽박죽이 된다"라고 마르시카노 박사는 말했다. "공룡의 등장시기는 매우 흥미로우며, 연구할 것이 많다"라고 이르미스 박사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