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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가공 : 보수력, 첨가물

육가공 : 보수력

1) 햄·소시지의 물리 화학적 구성 상태
프레스햄이나 소시지는 대체로 40~70%의 살코기와 15~35%의 지방, 그리고 15~30%의 물과 함께 제조되고 있으며, 여기에 2% 정도의 소금과 소량의 당류 및 향신료, 그리고 인산염, 아질산염, 산화방지제 등의 첨가물들이 첨가된다. 이러한 원료들은 세절과 혼합 공정을 거치면서, 육단백질은 용해되거나 팽화되어지고, 지방은 세절되면서 고기의 입자 사이나 육단백질의 매트릭스 속에 끼워져 분산되어지거나, 또는 지방구들이 더 작게 세포막까지 파괴될 때는 육단백질 용액에 의하여 다시 코팅되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열 처리전 세절되어진 햄·소시지는 물리 화학적으로 볼 때,*첫째, 염용액 및 수용성 단백질 용액,     *둘째, 겔 상태의 염용성 단백질,       *셋째, 고기나 지방 입자, 콜라겐과 같은 결합 조직 그리고 향신료 등의 부유 또는 분산 상태,    *넷째, 염용성 단백질에 의하여 코팅되어진 지방구들의 순수 에멀젼 상태 등의 복합적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육제품 제조시 고기의 보수력은 왜 중요한가?

햄·소시지 생산시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물과 지방의 결합으로, 열 처리시 고기자체가 가지고 있는 물과 추가로 첨가되는 물을 어떻게 육단백질에 의하여 잘 결합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물과 육단백질로 구성된 3차원의 망상형 단백질 구조 속에 어떻게 지방을 잘 결합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지방을 제거한 살코기는 약 75% 정도의 수분과 약 20%의 단백질, 약 3%의 지방, 그리고 소량의 탄수화물과 무기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때 고기 속의 물은 육단백질과의 결합상태에 따라 결합수, 고정수 및 유리수 3가지로 구분된다. 물 분자(H2O)는 극성(極性)으로서 산소 원자(O) 쪽으로는 마이너스 전하를 띠며, 상대적으로 두 수소 원자(H) 사이에는 플러스 전하를 띠고 있어 육단백질의 전하를 띠고 있는 잔류기들과 전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고기가 함유하고 있는 수분 함량 중 4~5%는 육단백질의 잔류기들과 전기적으로 강하게 결합하고 있는데 이것을 결합수라 부르고 있다. 이 결합수들은 물리적인 처리에 의하여서도 유리되지 않으며 -50℃로 동결시에도 빙결정을 형성하지 않는다.
고정수의 물 분자들은 결합수층 다음에 존재하며 결합수층과 전기적 인력으로 안정되고 있으나, 결합수보다는 결합력이 약하여 물리적 처리시 유리될 수 있다. 이러한 고정수들은 주로 마이오신 필라멘트 사이에 존재하고 있으며 고기의 pH에 따라 결합력이 좌우되어진다.
유리수의 물분자들은 고정수층 다음에 존재하며 표면장력에 의해 매우 불안정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고기의 표면으로 쉽게 스며나올 수 있다.
고기의 보수력이란 고기를 세절, 압착, 열처리 등 물리적 처리를 할 때 고기가 함유하고 있는 수분을 잃지 않고 계속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햄·소시지 생산 시 육단백질은 고기가 함유하고 있는 자체 수분 이외에도 고기양의 약 25~50% 정도 되는 첨가수를 흡수·결합하여야만 한다. 따라서 햄·소시지 가공시 보수력이 떨어지는 고기를 원료로 사용하게 되면 육단백질은 첨가된 물을 결합하기는 커녕 오히려 고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분까지도 결합을 하지 못하고 뱉어내어 수율을 떨어뜨리므로 완제품의 식감이나 다즙성과 같은 관능적인 성질에도 나쁜 영향이 미쳐 원가 상승이나 품질 저하가 야기될 수 있다.

3) 햄·소시지의 보수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햄·소시지의 보수력은 첫째, 고기의 pH와 액토마이오신을 액틴과 마이오신으로 해리할 수 있는 ATP (Adenosin Tri Phosphate)의 존재 등 고기의 상태, 둘째, 육단백질의 총량, 셋째, 살코기와 지방, 물의 배합비, 넷째, 소금과 인산염의 농도, 다섯째, 세절시의 온도와 세절 정도, 그리고 열 처리시의 온도와 시간 등의 가공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 중에서도 보수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고기의 pH와 ATP 함량 등은 원료의 선택시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에 따르면 사후강직시 육단백질의 보수력이 현저히 감소되는데, 이 중 1/3은 pH 저하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 2/3는 근육내 ATP의 고갈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4) 근육내 ATP 함량과 보수력

ATP는 살아있는 근육에서 근육의 수축 및 이온수송 등을 포함한 각종 대사 작용을 수행하는데 이용되는 에너지원이다. ATP가 보수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 있는 동물근육의 수축 이완 과정을 이해하여야 하겠다. 살아있는 근육이 수축을 할 때 마이오신 필라멘트는 액틴 필라멘트와 결합하여 액토마이오신으로 된다. 이때 ATP가 ADP (아데노신 디 포스페이트)로 분해되면서 발생되는 에너지가 이 수축운동에 이용되어진다.
살아있는 근육에서 소비된 ATP는 다음의 3가지 방법으로 다시 생성되는데, 첫째, 근섬유내에 존재하는 크레아틴 포스페이트와 ADP의 반응에 의해서 생성되거나, 둘째, 산소공급이 충분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호기적 대사에 의하여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되는데, 이 때 발생된 에너지가 ATP의 합성에 이용되거나, 셋째, 호기적 대사에 의한 ATP 생성이 중단되면 근육내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이 해당작용을 통하여 젖산으로 분해되면서 ATP가 생성된다.
살아있는 근육에서는 이 액틴과 마이오신이 ATP라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가역적으로 결합과 이완을 반복하지만, 사후에는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호기적 대사에 의한 ATP 생성이 중단된다. 따라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근육내에 있던 크레아틴 포스페이트나 글리코겐도 모두 고갈되어 ATP 생성이 완전히 중지됨으로써 근육은 더 이상 이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사후강직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근육은 최고로 단단하게 수축되고 단백질 구조는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공간이 최대로 줄어들어 가장 낮은 보수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사후강직 상태의 육은 식육으로서뿐만 아니라 햄·소시지 생산을 위한 가공육으로도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사후 일정시간까지는 근육내에 있던 크레아틴 포스페이트와 글리코겐에 의해 ATP가 생성되면서 살아있는 근육에서와 마찬가지로 액토마이오신이 액틴과 마이오신으로 해리될 수 있다. 이 때의 단백질 구조는 느슨하여 많은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되므로 보수력도 높게 나타난다.
도살후 사후강직이 일어나기 전 상태의 고기를 온도체 육이라 일컫는데, 이 고기는 높은 함량의 ATP와 pH가를 가지고 있어 높은 보수력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온도체 육을 이용하는 기술들이 고품질의 햄·소시지를 생산하기 위하여서 개발되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살아있는 근육내의 ATP 함량은 고기 1g 당 5μmol에 달하며 사후강직 현상을 억제할 수 있는 최저 ATP 함량은 1~1.5μmol 이다.
그러나 사후강직 현상이 소에서는 4~6시간만에, 돼지에서는 1시간만에 나타나기 때문에, 이렇게 짧은 시간내에 온도체 육을 가공·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독일의 한 회사에서 개발한 온도체 육 제조기술은 도살 후 45분이내에 골발된 고기들을 사이렌트 카터에서 세절하면서 소금을 첨가하여 단백질분자 사이의 전하에 영향을 주고 액화 질소를 이용하여 동결시키면서 5mm 정도의 크기로 세절하여 냉동·유통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ATP 분해에 의한 근육 수축현상을 방지하고 온도체 육의 장점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냉동된 온도체 육은 햄·소시지 제조시 해동과정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햄·소시지 생산에 온도체 육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냉도체 육을 사용할 때는 온도체 육에 존재하는 ATP의 기능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인산염을 첨가한다.
인산염은 액토마이오신을 액틴과 마이오신으로 해리시켜 수분을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 구조 사이의 공간을 넓혀주고, 고기의 pH를 0.1~0.2 정도 증가시키고, 이온강도를 높여줌으로써 육단백질의 용해도와 물을 흡수하는 팽화력을 높여 보수력을 증진시킨다.

5) 고기의 pH와 보수력

육 단백질들은 양 전하군과 음 전하군을 갖는데, 이 두 전하군들은 자석의 성질처럼 같은 전하군은 서로 밀어내고 다른 전하군들은 서로 끌어당긴다. 따라서 육 단백질에 음전하군의 수나 양전하군의 수가 많아지면 단백질구조 사이의 물을 함유할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지게 되어 보수력이 증가한다. 그러나 단백질 등전점에서는 양전하군과 음전하군의 수가 같아 실제 전하는 0이 되고, 이들 두 전하군은 전기적으로 서로 끌어당긴다. 따라서 이 때 물을 함유할 수 있는 단백질 분자 사이의 공간은 가장 좁아져 보수력은 최하로 떨어지게 된다.
도살후 근육은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혐기적 대사를 통하여 근육내에 존재하는 글리코겐이 젖산으로 분해되면서 ATP를 생성하게 되나 이때 생성된 젖산은 근육 조직내에 축적되므로 육의 pH는 떨어지게 된다. 육단백질의 등전점은 pH 5.0~5.4로 나타나는데, 사후강직시 육의 pH는 5.4까지 떨어져 단백질 분자 사이의 공간은 최소가 되고 보수력도 가장낮아진다.
육은 pH가 증가할수록 음전하군의 수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육 단백질 구조 사이의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져서 보수력은 점차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햄·소시지의 제조에 이용되는 원료육의 pH는 5.8~6.2 정도인데, pH가 5.7이하인 고기를 원료육으로 사용하게 되면 품질면에서 만족할 만한 제품을 생산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햄·소시지 제조시 같은 배합비로 제품을 생산할지라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많은 양의 유수분리현상이 나타날 수가 있다.
이것은 바로 pH가 낮은 고기를 원료육으로 사용하였거나, 또는 여름철 열처리 공정이 지연됐을 때 첨가된 당류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유산이 생성될 수 있는데, 생성된 유산이 육의 pH를 떨어뜨려 육단백질의 보수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동일한 배합비로 제조된 소시지에서 육의 pH에 따라 수분리 양이 크게 차이나는 결과를 극명하게 잘 보여준다. pH가 5.85인 고기를 원료육으로 사용하여 소시지가 제조되었을 때 수분리 양은 12.0%에 달하였으나, pH가 6.15인 육으로 제조된 제품에서는 수분리 양이 0.5%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한 pH가 높은 원료육에 인산염을 첨가시키지 않고 제조된 소시지가 pH가 낮은 원료육에 인산염이 첨가되어 제조된 소시지보다 낮은 수분리 현상을 나타냈다.

6) PSE 육과 DFD 육

고기는 외관 색상과 조직의 연도, 육즙의 침출도 등에 따라 품질을 결정할 수 있는데, 선홍색을 띠고 광택이 나는 정상육과, 육색이 창백하고 조직에 탄력이 없으며 육즙이 표면 위로 많이 스며나오는 PSE 육(Pale. Soft, Exudative), 그리고 육색이 어둡고 조직이 단단하며 육즙이 거의 없어 건조하게 보이는 DFD 육(Dark, Firm, Dry)으로 구분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정상육의 경우 도살후 근육내에 존재하던 글리코겐은 해당작용에 의하여 적절한 속도로 젖산으로 전환된다. 이렇게 전환된 젖산이 근육내에 축적됨으로써 pH는 7.2에서 점차 낮아져서 6~12시간 후에는 5.8 정도로 떨어지며, 24시간 경과시 pH는 5.5에서 5.8 까지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PSE 육의 경우에는 도살후 글리코겐에서 젖산으로의 전환이 급격히 진행되므로 육의 pH가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이미 5.8이하로 떨어지며, 24시간 경과시 pH는 5.4에서 5.8 정도에 머무른다.
또한 도체 온도가 채 냉각되기도 전에 육의 pH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부분적으로 육단백질의 변성이 일어나며 보수력이 저하된다. PSE 육의 경우 외관상으로도 보수력 저하현상이 감지될 수 있다. 즉, PSE 육의 고기 표면은 정상육보다 더 축축하고 육즙이 바깥으로 많이 스며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PSE 육은 맛이나 식감 등 관능적인 품질을 저하시키므로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햄이나 소시지의 원료로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낮은 pH를 요구하는 건조 육제품인 살라미의 제조시에는 PSE 육을 원료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PSE 육의 발생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도살 직전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PSE 육과 같은 이상육의 발생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양축농가에서 도축장으로의 운송과정중 돼지가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과다 적재를 피해야 하고, 바닥에 모래나 짚을 깔아주며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차량의 급제동 및 급출발 그리고 과속운행은 피해야 한다. 또한 운송도중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운송 후에도 도축시까지 계류장에서 충분한 휴식을 갖게 해준다.
DFD 육은 PSE 육과는 반대로 스트레스로 인하여 근육내에 존재하는 글리코겐이 도살전 이미 다 소진되어 도살후 글리코겐 분해에 의한 젖산의 생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고기의 pH는 24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6.2 이상을 유지한다. DFD육은 육색이 어둡고 세포 조직이 촘촘히 배열되어 조직은 단단하고 표면이 끈끈하나 광택이 없이 건조하게 보인다.
그러나 DFD 육은 높은 pH가에 의하여 정상육 보다 높은 보수력을 나타내어 햄·소시지 생산시 보수력을 높일 수 있지만 높은 pH 때문에 미생물에 의한 변화가 빨리 진행되므로 정상육보다 보존성은 떨어진다

2. 햄·소시지 원료로서 지방

프레스 햄이나 소시지류 제조시 이용되는 지방의 양은 각 제품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전체 배합비의 10%에서 30% 수준에 이른다. 다만 구미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 간 소시지에서는 지방이 전체 배합비의 30%에서 50%까지 차지하기도 한다.

1) 햄 소시지에 있어서 지방의 역할
햄 소시지에 있어서 지방은 그 제품의 향(Aroma)과 맛(Flavour), 조직(Texture), 식감(Mouth-feel), 다즙성(Juciness), 색상(Colour), 지방 산패(Rancidity)에 기인한 저장성, 열 전도성 등 여러 가지 성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소시지 제조시 지방은 보수력과 열 처리 수율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첫째, 소시지 제조시 지방은 커터(cutter)에서 잘게 세절되어 육 단백질 매트릭스 속에 끼워져 분산되거나, 세포막까지 파괴된 작은 지방구들은 겔 상태의 염용성 단백질에 의하여 둘러싸이게 된다.
이렇게 분산되거나 유화된 지방구들은 열 처리시 육단백질 매트릭스가 수축되는 것을 방지하여 육 단백질 매트릭스 속에 결합되어 있던 물이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것을 최소화 함으로써 수분리 현상을 억제하고 보수력을 증진시킨다.
둘째, 잘 분산된 지방구들은 소시지의 훈연에 필요한 전처리 건조 공정중 소시지 표면 위에 얇게 막을 형성하여 소시지 표면이 급격히 건조되는 것을 억제한다.
따라서 열 처리 수율을 높이고, 또한 건조 및 훈연 공정을 통하여 생성된 소시지의 껍질도 얇게 유지시켜 식감을 증진시킨다.
셋째, 배합비에서 지방의 비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고기나 물의 비율이 낮아지는데, 이 때 같은 농도의 소금이나 기타 염들이 이용되더라도 물에 녹아 있는 염의 농도는 높아지게 되므로 이온 강도가 증가되고 보수력도 증진된다. 또한 지방은 어느 정도까지는 짠 맛을 마스킹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이 많이 첨가된 제품에서는 일반 제품과 같은 정도의 짠 맛을 유지시키기 위하여 소금을 더 첨가시킬 수 있는데, 이것은 마찬가지로 이온 강도를 높여 보수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저지방 제품에서는 이와 반대로 일반 제품보다 오히려 짠 맛을 더 느낄 수 있으므로 소금 첨가량을 20~25% 정도 감소시켜야 하는데 그로 인해 수분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2) 햄 소시지 원료로 적합한 지방
지방 조직의 성질이나 화학적 성분은 가축의 종류나 성별, 연령, 사료나 사양상태, 부위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지방 조직의 화학적 성분은 부위에 따라 지방 함량은 50~90%, 수분함량은 8~40%, 그리고 단백질 함량은 2~10%에 이를 정도로 현저히 다르다. 이 중 2%의 단백질 함량은 주로 지방 세포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콜라겐과 같은 결합 조직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지방은 지방을 구성하고 있는 지방산 조성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즉,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낮은 소의 지방이나 돼지의 복지방은 용융점이 높고 조직이 끈적거리는 듯하며 입안에서 지방이 부드럽게 녹지 않고 지방막을 형성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지방은 유화현상이나 분산현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햄 소시지의 원료로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복지방을 제외한 돼지의 지방 조직은 소의 지방에 비하여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낮아서 용융점이 낮고 조직이 부드러우며 또한 맛도 좋아 햄 소시지의 원료로 이용된다.
돼지의 지방 중에서도 등지방이나 목지방, 전후지 지방 등은 머리나 항정 또는 배 부위의 지방보다 조직이 단단한데, 이것은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낮아서가 아니라 결합조직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이며, 이렇게 지방 조직이 단단한 등지방이나 목지방 등이 햄 소시지의 원료로서 가장 적합하다.
햄 소시지 제조시 신선한 지방 조직을 이용하여야 맛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은 살코기보다 쉽게 변질되므로 냉장고에서 장기간 보관하게 될 경우 산패가 진행될 수 있으며, 산패된 지방은 완제품의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방이 냉장 보관될 경우에는 5일 이내에 이용되어야 한다. 또한 지방이 냉동 보관될 경우 냉동중에도 완만하지만 산패가 진행되므로 한달이내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지방이 해체되지 않고 지육상태로 동결되었을 경우 이 기간은 더 연장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냉동돈육의 유통기한은 9개월 정도로 보고 있으나 이것도 보관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삼겹살과 같이 지방 함량이 높은 부위의 육은 산패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으므로 유통기한이 오래된 삼겹살 부위의 육을 베이컨 등 가공육으로 사용할 때에는 꼭 지방 산패도나 관능검사를 통하여 품질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3. 햄 소시지 원료로서 물
1) 햄 소시지 제조시 물의 역할
■ 용매로서의 작용 : 육 단백질에는 근형질 단백질인 수용성 단백질과 근원섬유 단백질인 염용성 단백질이 존재한다.
프레스 햄이나 소시지 제조시 보수력이나 지방 결합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근원섬유 단백질은 염용성 단백질로서 충분히 용해되고 팽화되기 위하여 소금과 충분한 물을 필요로 한다. 이때 물은 소금과 함께 염용성 단백질을 추출하는 용매로서 작용한다.
에멀젼 타입의 소시지 제조시 이용되는 물의 양은 전체 배합비에 사용되는 살코기 양의 40~50%가 가장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용되는 물의 양이 많으면 수율은 증가되나 조직이 너무 부드러워지며, 물의 양이 적을 경우 조직이 단단해지고 다즙성이 떨어져 퍽퍽하고 고무같은 식감을 느끼게 된다.

■ 온도 조절 작용 : 프레스 햄이나 소시지 제조시 육 단백질을 충분히 용출시키려면 고기를 물과 소금 및 기타 첨가물들과 함께 혼합기에서 잘 섞어 비비거나, 싸일런트 커터(silent cutter)에서 세절한다. 이때 물리적인 마찰에 의하여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마찰열은 육 단백질을 변성시켜 보수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싸일런트 커터에서 3000rpm 정도의 고속으로 회전하는 칼날에 고기를 세절시킬 때 칼날과 부딪치는 부분의 육 온도는 60~70℃까지 도달한다고 조사되었다. 그러므로 세절된 육의 온도가 빠르게 증가하여 부분적으로 육 단백질의 변성을 가져와 보수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육의 혼합시나 세절시 기계적으로 발생되는 마찰열을 감소시켜 육의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더 오랫동안 육 단백질을 용출시키기 위해 물 대신에 얼음을 사용한다. 그러나 동결육을 해동하지 않은 채 그대로 쵸핑하여 원료로 이용할 때에는 육의 온도가 너무 낮아 오히려 육 단백질의 용해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얼음 대신에 물을 사용하여 육의 온도를 조절한다. 하절기에는 작업장의 온도가 높아 육이 쉽게 변질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절시에는 육의 온도가 더 빠르게 상승하게 되므로 좋은 품질의 햄 소시지를 생산하기 위하여 작업장 내에도 냉방 시설을 갖추는 것이 좋다.

■ 원가 절감 : 물은 햄 소시지 제조에 이용되는 원 부재료 중 경제적으로 가장 가치가 낮은 원료이다. 따라서 햄 소시지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범위내에서 가능한한 많은 양의 물이 첨가되고 고기 등 다른 원료와 함께 잘 결합되어질 때 제조원가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원가 경쟁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

2) 육가공에 이용되는 기능수들
최근들어 식품산업에서는 물도 전기분해처리, 자기처리, 전장처리, 근적외선처리 등 다양한 수처리 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각종 기능수들을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양 이온 제거수 : 햄 소시지 제조시 염용성 육 단백질의 용해 및 추출은 보수력 증진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소금은 이 염용성 단백질의 추출을 위하여 사용되어진다.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물도 무기염들을 함유하고 있다. 물 속에 녹아있는 이 염들은 양 전기를 띠는 양이온과 음 전기를 띠는 음이온으로 존재한다. 물 속에 존재하는 양이온들은 육 단백질의 용해를 방해하여 보수력을 떨어뜨리며 반대로 음이온들은 보수력을 증진시킨다.
이러한 양이온에는 칼슘(Ca++), 마그네슘(Mg++), 철(Fe++), 아연(Zn++), 니켈(Ni++) 등의 2가 양이온과 은(Ag+), 구리(Cu+), 칼륨(K+), 나트륨(Na+) 등의 1가 양이온이 있다. 따라서 햄 소시지 제조시 이러한 양이온들을 제거한 물을 이용할 경우 보수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 원리에 근거하여 독일의 Maja 사에서는 물에서 양이온을 제거하는 Cataly-sator를 부착시킨 얼음 제조기를 개발하였다.



 

육가공품 제조에 첨가물은 꼭 필요한가?

진구복 :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난달 26일 ‘가공육과 발암가능성’이 발표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발표의 영향으로 학교급식에 일부 육제품이 제외되었고, 육가공품의 소비가 급감하였지만 지금은 다소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럼 과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러한 육가공품에 대한 발암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육가공품제조 시에 첨가되는 첨가물의 기능과 첨가기준에 대하여 알아보자.
식육가공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 원시인이 지상에서 수렵생활을 시작한 때부터 고기를 소금에 절이고, 빛으로 건조시키거나 불의 발견으로 가열을 시도했으며 얼음이나 눈을 이용하여 냉장 및 냉동저장기술을 터득하여 왔다. 특히 소금에 절이는 과정 중에서 불순물로 함유된 질산염이 육가공품의 발색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부터 지금까지 사용되어 왔다. 소금에 절이는 기술은 비단 육류뿐만 아니라 김치와 생선 등에 많은 사용되고 있는데, 소금은 맛과 풍미 및 저장성을 좋게 하여 식품가공에서 널리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사실 소시지(sausage)라는 어원은 라틴어의 ‘salsus’ 즉 소금(salt)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어 소금 없이는 육가공품을 생산할 수 없다. 소금을 첨가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소금의 첨가와 세절공정에 의하여 염용성 단백질을 추출해야 탄력성 있는 육가공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육가공품에 첨가되는 소금은 제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발효육가공품과 같은 건조가공품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약 1.5~2.0%다. 육가공품 제조에 있어서 소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금, 특히 나트륨(sodium) 섭취량이 권고량의 2.3배 이상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고혈압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범국민적으로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육가공품 제조에 있어서 소금첨가량의 감소로 나타날 수 있는 조직감의 결여와 저장성의 감소는 또 다른 첨가물을 요구하게 된다.
다음은 대표적인 염지제인 아질산염(sodium nitrite)이다. 아질산염은 가공중의 발색고정 및 저장성을 증가시키지만 발암가능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첨가물이다. 아질산염은 육류뿐만 아니라 채소류에도 존재하고 특히 우리의 타액에도 과량이 검출되는 것을 보면 아질산염의 주 공급원은 육가공품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아질산염을 과다 섭취할 때에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일일허용섭취량(ADI)이 0.06 mg/㎏으로 규정되어 있다.
아질산염은 이 같이 발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 때문에 육가공품에 첨가되며 허용 기준은 우리나라의 경우 육가공품 내의 잔존량이 70ppm 그리고 미국의 경우 소시지 제조시 156ppm을 첨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첨가된 아질산염은 가공 중에 점차 분해되어 발색에 관여하고 첨가량의 일부가 육가공품속에 잔존하게 되며 이 잔존 아질산염이 단백질 분해에 의하여 생성된 2차아민과 결합하여 니트로사민(Nitrosamine)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잔존량의 감소로 발암물질 생성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육가공품 내의 발암물질이 생성되려면 고온으로 가열하는 제품에서 발생된다고 보고되어 베이컨을 제외한 일반육가공품에서는 생성이 거의 안 되거나 생성이 되더라도 아주 극미량이 검출된다고 보고되었다. 아질산염이 분해되어 염지육색을 생성하기 위하여 환원제로 에르솔빈산염이나 아스콜빈산염이 첨가되며 분해된 일산화질소가 근육색소단백질인 미오글로빈과 결합하여 가열에 의하여 염지색소(핑크색)를 나타낸다.
또한 육가공품의 첨가된 수분을 함유하는 보수성을 좋게 하여 다즙성을 증진시키고 발색을 안정화시키기 위하여 알카리성 인산염(STPP)이 첨가되고 있으며 첨가량이 0.5% 이내로 규제되고 있다. 이와 같이 4가지의 첨가제를 통칭하여 육제품에 첨가되는 염지제 (curing agent)라고 불린다. 그 외의 첨가제로는 맛과 풍미를 증진시키는 조미료와 향신료, 단가를 절감시키기 위하여 첨가되는 전분과 같은 증량제와 조직감을 향상시키는 결착제와 저장성을 증진을 위하여 솔빈산 칼륨과 같은 방부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가공식품에 있어서 첨가물은 맛과 풍미, 조직감 및 저장성을 위하여 첨가되며 허용 기준 이내에서 첨가물의 사용은 수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제품의 결함을 소비자들은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질산염을 첨가하지 않을 경우 색이 하얀 화이트소시지(white sausage)를 과연 소비자가 얼마나 선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반면 어린아이들이나 학교 급식에서는 아질산염이 저감화된 육가공품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가 식품을 섭취하는 이유는 건강에 필요한 양질의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영양이 풍부한 식품이라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게 되므로 맛과 풍미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식품첨가물은 허용범위에서 식품에 첨가되어 맛과 풍미를 증진시킨다. 하지만 첨가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유해성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으므로 생산자 측면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제품의 개발이 시급하다. 나아가 이런 첨가물 사용을 가급적 저감화하고 천연의 기능성 물질이 겸비된 건강기능성 육가공품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는 선택하는 육가공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로 본인에서 가장 적합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세계보건기구의 발표는 육가공품을 주식으로 하는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에 대한 육가공품의 과다섭취를 위한 경고의 메시지이지 우리나라와 같이 육가공품의 섭취가 많지 않은 나라에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만약 발암가능성 때문에 영양이 풍부한 식육가공품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면 더 심각한 영양적인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