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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지식인 :  지식의 편집  

지식인
- 편집, 편집자
- 번역, 번역가

The Job of an Editor

Determine whether a paper might “in principle” be appropriate for a journal
   ( evaluate )
Identify appropriate reviewers to help then decide whether to publish a paper
    ( oversee peer review )
Explain that decision to you in as constructive and transparent a manner possible
   ( communicate with authors )
Respond to comments from you that might lead them to reconsider that decision
   ( re-evaluate )
Identify important new areas of research
   ( imagine the future )

Acquiring the Skills of an Editor
Evaluation: journal club
Oversee peer review: read papers, go to seminars and scientific meetings
Communicate with authors: give feedback to your peers on their papers prior to submission; interact in writing with your colleagues about their science
Re-evaluate: as above
Imagine the future: think about the big picture, what problems remain to be solved, might have a different “solution” to what you already know.


Chapter 1 지식 편집자들의 세계   
1. 생각의 국경을 넘는 편집자들
2. 숨은 편집자 찾기

Chapter 2 내용 설계
1. 모듈 : 종이로 생각하기
2. 플로우 : 몰입의 설계
3. 스타일 : 작가의 지문
4. 스토리 : 어느 이야기꾼의 이야기
5. 장르 : 타인의 취향

Chapter 3 시장 설계
1. 포지셔닝 : 인식의 재구성
2. 트렌드 : 예측의 기술
3. 사이클 : 편집자의 사계절
4. 콘셉트 : 기획에 필요한 5가지 눈
5. 브랜드 : 출판사의 지문

지식의 편집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친다?: '주제'의 시대에서 '방법'의 시대로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라는 말은 무슨 표어처럼 진부하고 '정보의 바다를 헤엄친다'는 표현에서도 더 이상 참신함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인터넷에는 없는 게 없다'는 말에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레포트며 논문도 인터넷을 뒤져 다운받고, 퀴즈 프로그램에서는 '인터넷 검색 찬스'를 사용하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지식 검색'은 고깃집 이름에 '가든'이 붙게 된 유래에서부터 심지어는 고스톱에서 고는 얼마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해답까지를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그런데 이제 한번 돌아보자.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인류는 진정 풍요로워졌는가?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유영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허우적대며 헛물만 들이켜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어쩌면 수십 년이 넘게 끌어안고 있었으나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많은 문제들에 매달려 녹초가 된 채로 그저 이 '정보의 바다'를 표류하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닌가?

여기에서부터 이 책의 '편집적 세계관'은 발동한다.
인류는 지난 20세기 동안 많은 주제를 거론해왔고, 이렇게 시대와 국가, 민족마다 잠재해 있는 문제들을 맥락에 따라 정리해냈고, 그 내용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해서 평화와 환경 친화, 인류의 상호 공존, 교육의 중요성, 기아 극복 등을 대전제로 공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당면 과제로 인식된 지 거의 한 세기가 되어가고 있는데 상황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제는 '주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주제가 맺어지는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 '사이'를 드러내는 방법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한다. 이제는 맥락 속에 감춰져 있는 '방법'에 주목하고 정보 편집의 방법을 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채로운 사실과 사태, 현상들 '사이'에 숨어 있는 관계를 발견하고 그 관계를 연결해보는 것, 바로 거기에서부터 편집은 시작된다. 이러한 편집 방법이야말로 정치계나 교육계, 산업계의 발전은 물론, 일상에서 매 순간 다양한 정보와 대면하는 개인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조직, 이용해나가는 것과 같은 창조적인 능력을 개발해나가는 데 있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정보'를 '지식'으로 만든다: 지식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편집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편집의 역사이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정보의 역사이며 편집의 역사이다. 인간의 지적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이래로 정보는 하나 둘 축적되어갔고, 그 정보들은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상호 통합, 분리, 모방 등을 반복해나가며 새로운 정보로 탈바꿈해왔다. 역사와 함께 편집의 모험은 시작된 것이다. 단군신화도 끊임없는 편집의 산물이며,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는 각각 정보를 어떻게 편집했느냐에 따라 그 세계관이 특징지어졌다. 실학이 발전했던 조선 후기는 새로운 편집에 도전한 시대였으며, 르네상스는 그때까지의 총체적인 역사의 재편집을 시도한 것이었다. 이러한 정보 편집의 역사는 다양한 민족, 지역, 국가, 시대, 풍속에 따라 다르며 또한 변해왔다. 즉 편집적 세계관 자체가 시대나 민족, 문화 속에서 항상 문맥을 변화시키면서 변모해온 것이다.

우리는 라면을 끓일 때도, 연애를 할 때도 편집을 한다

편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책이나 신문, 잡지, 영화 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대화를 할 때도, 산책을 할 때도, 라면을 끓일 때도, 쇼핑을 할 때도 편집을 한다. 공부에도, 패션에도, 연애에도, 사업에도, 스포츠에도 편집은 작용한다. 이 세상의 넘쳐나는 정보들은 어느 것 하나 편집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고, 우리들은 그 정보들을 취사선택하고 변형, 가공하며 또 다시 새롭게 편집을 해나간다. 다만 많은 경우 편집이라는 편리한 방법에 익숙해져 어떻게 편집되어 있는지, 혹은 어떻게 편집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지나칠 뿐이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정보의 역사이며 편집의 역사이다. 인간의 지적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이래로 정보는 하나 둘 축적되어갔고, 그 정보들은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상호 통합, 분리, 모방 등을 반복해나가며 새로운 정보로 탈바꿈해왔다. 역사와 함께 편집의 모험은 시작된 것이다. 단군신화도 끊임없는 편집의 산물이며,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는 각각 정보를 어떻게 편집했느냐에 따라 그 세계관이 특징지어졌다. 실학이 발전했던 조선 후기는 새로운 편집에 도전한 시대였으며, 르네상스는 그때까지의 총체적인 역사의 재편집을 시도한 것이었다.

편집의 거인은 어디 있는가
출처 : 페북,  이빈섬.

가만히 앉은 채로 말라죽어가고 있는, 신문 시장에서 편집은
영혼 없는 알바이거나 편집국의 눈치꾸러기가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다.
일에 대한 자부심, 신문에 대한 애정은 가슴 속에서 잿더미처럼 식어왔고
편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그 황홀의 날들은 이제 체감조차 하기 어려운
늙은 기자들의 지루한 무용담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신문들은
지리멸렬한 자기들만의 리그에 사로잡혀, 꺼져가는 제국의 한 귀퉁이에서
낡은 간판을 부여안고 가슴 비좁은 자기방어와 가래침처럼 들끓는 편견과
자위행위에 가까운 소음의 경쟁을 일삼으며 미처 다 챙겨보기도 어려운
잡다한 동음이의어나 이음동의어들을 어지러이 생산하고 있다.

격변과 시련과 쇠락을 동시에 겪으면서 신문들은 스스로 바뀌었다고도 하고
또 새로운 자기 방식들을 모색해왔다고도 하지만 이미 그 대판 종이를
손에서 놓아버린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변화를 설득해낼 위력도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탈한 소비자들에게 신문의 자기혁신은
대수롭지도 않으며 그들을 다시 돌이킬 만큼의 매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많은 신문 종사자들은 자신이 10년 안팎의 시한부 비즈니스에 매달려 있음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어이없는 직업적 환경을 냉철하게
들여다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업종이 죽는다 하더라도 그를 대체할
다른 시장이 자신을 살릴 것이라는 근거없는 노아의 방주에 자신을 태운다.

편집은 더 어처구니 없다. 신문을 리드하는 전략적 두뇌였던 이 분야는
어느 샌가 취재의 허점을 가리고 신문사 리더십의 무능을 분칠하는
코스프레에 그 심혈을 더욱 기울이게 되었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른다. 제목을 다는 역량은 독립신문 초기로 퇴화하여
내용을 요약하는 주제와 소재 파악에 바쁜 초등생으로 변모했고
리드 첫 문장을 따라읽는 앵무새 헤드라인으로 대충 얽어내는
편집국에서 가장 어눌한, 문어체 공장이 되었다.

레이아웃은 어떤가.
뉴스가 지닌 함의와 공기를 날렵하게 읽어내는 센스쟁이가 아니라
디자인 전공자들의 활약에 히치하이킹해서 역할에 숟가락을 놓는
보조요원이 되었다. 신문 전체를 하나의 음악으로 펼쳐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커녕, 뉴스의 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돌아붙은 조개딱지처럼 뻘짓으로 스토리텔링을 교란하는
기능직 보조요원으로 전락해버렸다.

상태가 이러니 그 안에
편집의 내공과 배포와 야망과 전설이 자라날 리가 없다. 십년전
이십년전 어설프게 배운 편집 공식들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세상이 바뀌고 언론이 바뀌고 신문이 한참 지나갔는데도
그 틀과 그 인간과 그 아이디어에서 비켜서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남을 헐뜯거나 무시하거나 조롱하는데는 선수다.
누가 조금 다르거나 튀거나 뛰어나거나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라도 하면
마치 모욕을 당한 것처럼 못 견뎌한다. 자신이 이해 못하는 편집,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실험, 자신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용기에 대해서
저건 편집이 아니야 라고 멋대로 심판 노릇을 하기도 한다.
질투와 비열과 옹졸이 죽은 편집 속에서 저 혼자 살아 고물거린다.

신문이 죽어가고 편집이 죽어가고 그 뜨겁던 날들의
영혼이 식어가는데도, 오직 저는 잘 났으며 자신은 이 재앙에서
홀로 의롭게 분투해왔다고 스스로를 소독한다.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 그 한 일 때문에 신문과 편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죽은 신문과 죽은 편집을
손가락질하며 개탄할 뿐이다. 방외에서 신문을 심판하는 자는
결코 신문의 거인이 아니다. 지금 쓰나미처럼 처절한
신문의 격랑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편집을 움직이려 하는 자,
모두가 미쳤다고 말리는 가운데, 그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어
편집의 흐름을 바꾸려는 자, 모두가 죽었다지만 아직도
그 안에서 펄펄 살아있는 자, 그가 편집기자다.

지금 이 땅에, 편집의 거인은 어디 있는가.
편집을 말하는 이여. 편집으로 먹고 사는 이여.
가슴에 손을 얹어보라. 당신의 편집은
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