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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촉각의 진화 ? 청각이 손상되면 촉각도 둔해진다

2012년 05월 02일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시각 장애우들 중에는 일반인보다 촉각이나 청각이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부족한 감각을 보완하기 위해 뇌가 다른 감각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경향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전적으로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촉각 역시 둔감하게 태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델브뤽 분자의학센터 가뤼 레빈 교수팀은 유전자 ‘USH2A’ 이상으로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촉각 능력이 일반인보다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플로스 바이올로지’ 1일자에 발표했다. 그동안 시력이나 청력에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는 연구결과는 많이 있었지만, 청각장애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촉각에 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쌍둥이 100쌍을 대상으로 촉각 정밀도 실험을 했다. 쌍둥이 100쌍은 일란성 쌍둥이 66쌍, 이란성 쌍둥이 34쌍으로 구성됐다.
촉각 정밀도 실험이란 피부가 얼마나 근접한 자극을 두 점으로 느낄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연구진은 피부에 두 점의 자극을 주고 피실험자가 이 두 자극을 ‘2개의 점’으로 지각될 수 있는 최소 거리를 측정했다.
이론적으로 일란성 쌍둥이들 사이에는 모든 유전 정보가 똑같지만 이란성 쌍둥이는 절반만 같다. 연구진은 “일란성 쌍둥이들 사이에 촉각 능력의 유사성이 발견된다면 촉각 능력은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촉각 능력의 유사성은 이란성 쌍둥이보다 일란성 쌍둥이에서 약 2배 높게 나타나, 촉각 능력에 끼치는 유전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촉각 능력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청각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조사했다. 연구진이 청각장애 유전자를 조사한 이유는 우리의 귀가 소리를 듣는 원리는 피부가 자극을 느끼는 원리와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비롯한 척추동물은 소리로부터 유발된 공기의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서 뇌에 전달한다. 촉각 또한 마찬가지로 피부에서 감지한 물리적인 움직임을 전기신호로 바꿔서 뇌에 전달한다. 연구진은 “청각에 관련한 유전자 중에는 촉각에도 관여하는 유전자가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진은 유전자 이상으로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나타났다가 점차 시각장애까지 발생하는 ‘어셔 증후군’ 48명을 대상으로 같은 촉각 정밀도 실험을 했다. 어셔 증후군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USH2A를 비롯해 9개가 발견됐다.
실험 결과 USH2A로 인해 청각장애가 나타난 피실험대상자는 평균보다 낮은 촉각 정밀도가 발견됐다. 일반인의 촉각정밀도는 1.6mm인데 비해, USH2A에 변이가 일어난 청각장애인의 촉각정밀도는 1.91mm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어셔 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촉각에 문제가 없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레빈 교수는 “USH2A 변이로 인한 청각장애들로부터 낮은 촉각 정밀도가 발견된 이유는 USH2A가 촉각에도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청각과 촉각이 같은 유전적 기반에서 각각 진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추후에 USH2A 외에도 청각 장애를 유발하는 유전자 70개 중에 촉각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다수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출처 :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

특히 여우가 사냥할 때 이용하는 청각능력은 우리의 상상을 넘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100m 떨어진 곳의 쥐가 찍찍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대단하죠. 이러한 능력은 눈밭 아래에 굴을 만들어 다니는 설치류를 사냥할 때 특히 잘 발휘됩니다. 여기에 또 다른 비밀 병기가 있죠. 바로 자기장 인지능력입니다. 2011년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게재된 보고에 따르면, 여우가 북극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의 20도 이내에서 사냥을 시도했을 때 성공률은 놀랍게도 74%였다고 합니다. 이와 반대로 동서 쪽으로 사냥을 시도할 때는 불과 18%의 성공률을 나타낸 것으로 보아 분명히 자기장을 인식하고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눈밭 아래에서 활동하는 설치류를 사냥하기 위해서는 시력은 별 도움이 되지 않기에 민감한 청각과 더불어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죠. 최근 논문에 따르면 갯과, 족제비과와 곰과의 망막 속 원추세포에 크립토크롬이라는 자기장 감지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