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 살빼는 수술, 위 절제, 위우회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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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 살빼는 수술, 위 절제, 위우회술

- 다이어트 필요성 : 감량효과
- 다이어트 필요성 : 소아비만

- 과체중이 오래산다 : 비만으로 질병도 늘지만 저항력도 늘어난다
- 99.5% 실패하기에 다이어트 효과도 단기 실험의 결과 뿐이다


살빼는 수술: 그 생리학적 원리는?
의학약학  양병찬 (2014-07-21 09:20)
출처: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Gastric_bypass_surgery)

매주 약 20명의 고도비만 환자들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피츠버그 대학교 메디컬센터의 문을 두드린다. 소위 '살빼는 수술'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평가받기 위해서다. 그들은 담당 간호사에게 병력를 상세히 말하고는 일상적인 신체검사를 받는다. 이상과 같은 과정을 통해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 그들은 의사와 마주앉아 '어떤 수술방법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피츠버그 대학교 메디컬센터에서 「최소침습 비만 및 일반외과 수술(minimally invasive bariatric and general surgery)」을 지휘하는 어니터 코쿨러스 박사는 지난 25년 동안 수천 명의 환자들과 이런 상담을 해 왔다. 하지만 그 동안 그녀가 환자들과 공유한 정보의 내용은 극적으로 변화해 왔다. 기초의학 분야에서 누적된 많은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 결과 덕분에, 그녀는 이제 좀 더 자신있게 "살빼는 수술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현저한 체중감량을 선사하는 원동력이 될 뿐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 암, 사망 등의 위험까지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가장 널리 시행되는 루엔와이 위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위를 달걀 크기로 감소시키는 수술)의 경우, 최대 60%의 당뇨병 환자들에게 최소한 수년 동안 완화(remission) 상태를 유지하게 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참고 1).
물론 그녀가 꺼림칙해 하는 부분도 몇 가지 있기는 하다. 첫째는 약 25,000달러에 달하는 비용이며, 둘째는 약간의 합병증 위험(담낭제거술의 위험과 비슷함), 셋째는 영양결핍이나 특정 식품에 대한 불내성(intolerance)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환자의 입장에서 가장 꺼림칙한 것은 '불확실성'이리라. 비만수술이 모두에게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며, 체중감량 효과가 일시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위우회술을 비롯한 몇 가지 비만수술이 당뇨병과 기타 질환들을 치료해 주는 이유'를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견해는 "위우회술의 이익은 대부분 '상당한 체중감소(체중의 1/4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임)'에서 유래한다"는 것이었다(참고 1). 그런데 1980년도에, 일부 환자들의 대사(metabolism)가 수술 직후 급속히 변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체중감소' 이외의 요인이 위우회술의 효과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많은 동물실험 결과, 「위장관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환경'이란, 위장관세균, 담즙산, 호르몬 분비, 조직증식 등 다방면에 걸쳐 일어난 엄청난 변화를 말한다. 많은 이들의 희망은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살빼는 수술에 가장 잘 반응하는 환자'를 가려내고, 궁극적으로는 ‘칼을 대지 않고서도 살빼는 수술의 효과를 누리는 방법(☞【참고】)’을 개발하는 것"이다.

(1) 식욕과의 투쟁

비만 수술(bariatric surgery)은 1952년 스웨덴에서 처음 실시됐다. 스웨덴의 외과의사인 빅토르 헨릭슨은 한 여성 환자의 소장을 무려 105cm나 도려냈다. 수술 결과 환자의 체중감량에 보탬이 되지는 않았지만, 변비가 치료되고 대사가 향상되는 등 부수적 효과가 나타났다. 헨릭슨이 발표한 임상보고서에 의하면, "환자는 수술 결과에 만족했고, (주관적이지만) 건강과 활력이 증진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참고 2).
그 후 20년 동안 비만수술 절차를 정교하게 다듬은 사람들은 미국의 외과의사들이었다. 그들은 소장의 양쪽 끝부분을 잘라낸 다음, 약 40cm만 남겨 두고 다시 연결했다. 공회장우회술(jejunoileal bypass)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괄목할 만한 체중감량 효과를 가져다 줬지만, 일련의 불쾌한 부작용(예: 복부팽만, 설사, 작열감, 탈수 등)도 초래했다. 또한 우회된 소장에서 세균이 끊임없이 증식하여 간에 염증을 일으켰다. "공회장우회술을 받은 환자들은 5년 후에 간을 잃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커밍스 교수(내분비학)는 말했다.
오늘날 표준으로 자리잡은 비만수술 방법은 루엔와이 위우회술이다. 1977년에 탄생한 이 방법은 위장의 맨 위에 작은 주머니(pouch)를 만든 다음, 소장의 경로를 바꿔 그 부분에 연결하는 것이다. 이때 우회된 부분도 장(腸)에 다시 연결하여 Y자 형태를 만드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체액과 세균을 배출하여 짜증나는 지겨운 세균증식(festering growth)의 문제를 해결한다(첨부그림 참조).
의사들은 이미 초창기부터 '비만수술이 대사에 신속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수술 받은 환자들의 혈당이 일주일 내에 정상화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987년 397건의 수술결과를 분석한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참고 3): "우리는 효과의 신속성에 놀랐다. 살이 빠지지 않은 환자들도 혈당만큼은 신속하게 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수술 받은 환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술 전만큼 배가 고프지 않아, 식사와 간식을 줄였다'고 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환자들의 식성도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화적 보고(anecdotal reports )에 의하면 "환자들은 디저트와 기름진 음식 대신 스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위(胃) 크기의 감소’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만일 비만 수술의 효과가 기계적 원인(위장의 크기 감소)에 의한 것이라면, 환자들은 소량의 음식을 여러 번 먹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의사들은 '수술 받은 환자들이 배고픔을 덜 느끼는 이유는 뭘까?'라는 의문에 빠졌다"라고 커밍스 교수는 말했다.
2002년, 커밍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위우회술과 관련된 생화학적 지표 중 하나를 최초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20며 명의 비만수술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렐린(ghrelin: 위장관 세포에서 생성되는 '공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의 혈중농도를 추적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그렐린의 혈중농도는 위장이 비었을 때 신속히 증가하며, 식사 후에는 감소한다. 그런데 위우회술은 그렐린의 농도변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4).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그렐린의 혈중농도가 - 마치 팬케이크처럼 -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건 매우 극적인 결과였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위우회술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산하 체중조절센터의 리 캐플런 소장은 랫트를 실험 대상으로 선택했다. (랫트의 작은 위장을 감안할 때, 그의 실험은 매우 어려워 보였다.) 그는 그리스 출신의 젊은 외과의사 니콜라스 스틸로풀로스를 기용하여, '위우회술을 받은 랫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논문들을 연속적으로 발표했다. 그들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위우회술을 받은 랫트들은 - 인간과 마찬가지로 - 혈당이 안정화되고(참고 5) 대사속도가 빨라지며(참고 6), 고지방식품보다 저지방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참고 7)"고 한다.

(2) 위장관 세균

위우회술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은 위장관에 서식하는 수조(trillions) 마리의 미생물이다. 2009년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로사 크라이말니크-브라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 3명의 대변을 채취하여 그 속에 존재하는 세균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 분석결과를 비만 및 정상체중인 사람의 위장관세균과 비교해 보니,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들의 위장관에는 피르미쿠트문(Firmicutes phylum) 세균의 수가 적고 감마프로테오박테리아(Gammaproteobacteria)의 수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8). “우리의 연구는 샘플 수는 적지만, 위우회술이 위장관세균의 구성을 극적으로 변화시켰음을 시사한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이상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위장관의 길이가 줄어듦으로써 (본래 소장에서 소비되었어야 할) 산소가 결장에 도달했고, 그로 인해 혐기성 세균인 피르미쿠트 세균들이 사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식물의 소화 속도가 빨라짐으로써 위장관세균의 구성이 변화되었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동일한 환자를 대상으로 위우회술을 받기 전후의 세균구성을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그러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랫트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와 유사한 위장관 세균총의 변화 현상이 보고된 바 있다(참고 9).
“위장관세균의 변화가 위우회술의 건강상 이익을 가져다 준 원동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미생물이 대사변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는 많다. 예컨대 캐플런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뚱뚱한 마우스에게 위우회술을 시술한 다음, 그 마우스의 대변에서 위장관세균을 분리하여 무균 마우스(무균환경에서 사육된 마우스)에게 이식해 봤다. 그러자 위장관세균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들은 - 원래 뚱뚱하지도 않았었지만 - 먹이를 바꾸지도 않았는데 체중이 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10; http://doi.org/tjq).
캐플런 소장을 비롯한 많은 연구진들의 연구결과는 한결같이 “위장관에서 시작된 대사조절 신호가 뇌, 간, 췌장, 신장, 면역계에 전달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처럼 ‘많은 생리적 정보들이 위장관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은 참신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과학자들은 “담즙산이 위장관의 신호전달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담즙산은 지방을 유화(emulsification)시킴으로써 효과적으로 대사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호르몬으로도 작용하여 위장관의 수용체에 신호를 전달한다. 미시건 대학교의 랜디 실리 교수(신경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담즙산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 중의 하나인 FXR(farsenoid-X receptor)를 삭제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FXR이 없는 마우스’와 ‘정상 마우스’에게 먹이를 배불리 먹여 살을 찌운 다음, 위소매절제술(vertical sleeve gastrectomy: 위우회술과 마찬가지로 위를 축소시키지만, 소장을 우회하지는 않는 방법; 첨부그림 참조)을 시술했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자, 두 그룹의 마우스들은 모두 체중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주째가 되자, ‘정상 마우스’들만이 체중감량 효과를 유지하고, ‘FXR이 없는 마우스’들은 원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닌가!(참고 11) 이에 연구진은 “담즙산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그 수용체(FXR)가 없으면, 위소매절제술은 실패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흥미로운 점은, ‘정상 마우스’의 위장관 미생물총에서 로세부리아(Roseburia spp.)의 수가 현저하게 증가한 반면, ‘FXR이 없는 마우스’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로세부리아의 증식이 억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는 FXR과 관련된 생물학적 경로가 당뇨병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우회술로 인한 담즙산과 장내미생물의 변화가 위장관과 다른 장기(혈당조절을 교란하여 당뇨병을 초래하는 장기)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지난해에 발표된 스틸로풀로스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위우회술을 받은 후 위장관 자체의 포도당 대사도 변화한다고 한다(http://doi.org/tjr).
현재 보스턴 소아병원에서 자신의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스틸로풀로스 박사는 위우회술 랫트모델을 이용하여, “수술 직후 루림(Roux limb: 위의 주머니와 재연결된 장을 잇는 부분)의 폭과 길이가 극적으로(2배) 늘어나, 그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스틸로풀로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위우회술을 실시한 직후 루림의 폭과 길이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말이 된다. 왜냐하면 완전한 위장이 없으면 다량의 미소화 음식물(undigested food)이 위장을 통과하므로, 이에 적응하기 위해 장 조직이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림이 신속히 확대되려면 다량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는 결국 포도당에서 조달된다. 따라서 변화한 장 조직(루림)은 포도당을 더욱 많이 사용하기 시작하며, 이 변화는 오랫동안 유지된다. 요컨대, 위우회술을 받은 후의 장(腸)은 ‘크고 배고픈 조직’으로 변신하여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포도당을 필요로 하게 된다.”
스틸로풀로스는 “위우회술의 대사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원동력은 ‘칼로리 섭취 감소’가 아니라 ‘위장관에서 일어나는 조직증식’이라고 믿고 있다. 루림의 증식(길이 연장 및 폭 확대)가 인체의 생리작용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직증식을 통한 대사변화’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칼로리 섭취 감소를 통한 체중감량’을 소홀히 취급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체중감량 역시 일련의 변화를 통하여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3) 해석의 문제

그렇다면 이상에서 살펴본 연구결과들이 던지는 임상적 시사점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실시된 연구들은 위우회술의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함으로써, 그 생리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설치류를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워싱턴 의대 산하 인간영양연구소의 새뮤얼 클라인 박사는 말했다.
“설치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간도 수술을 받은 지 며칠 만에 혈당관리가 현저하게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생리적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단지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4,000칼로리에서 400칼로리로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위우회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수술 후에 큰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클라인 박사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위우회술이 위밴드술(gastric banding: 실리콘 밴드를 이용하여 위를 조임으로써, 위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 첨부그림 참조)보다 효과(당뇨치료 효과)가 우수한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물실험에서는 “위우회술이 위밴드술과 다른 방법으로 대사를 변화시킨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지만, 클라인 박사의 생각은 다르다. “그건 위우회술의 체중감량 효과가 위밴드술보다 우수해서일 뿐, 다른 이유(대사적 이유)는 있을 턱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신의 생각이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클라인 박사는 위우회술과 위밴드술로 체중을 20% 감량한 사람들을 비교해 봤다. 비교 결과, 두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모두 내당능, 인슐린감수성, 췌장 베타세포(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의 기능이 극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사 차원에서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참조 13). 그러나 비판자들로부터 “연구대상자들 중에 당뇨병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지적을 받자, 클라인 박사는 당뇨병 환자들을 모집하여 동일한 시험을 반복할 예정이다. 새로운 시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의 유용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① 비만수술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생물학적 경로는 무엇이고, ② 비만수술의 방법(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위밴드술)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이며, ③ 특정 환자들이 다른 환자들보다 비만수술에 잘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데 있어서, 동물실험만큼 빠른 결론을 내리게 해 주는 연구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밝혀진 다양한 경로들을 공략할 경우, 환자별로 다양한 맞춤치료 전략(예: 약물요법, 프로바이오틱스 요법, 생활방식 변경요법 등)을 수립할 수도 있다.
코쿨러스 박사의 경우, 환자별 반응(체중감소, 당뇨병 치료 등)의 변동성과 예측불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동물실험에 매진하고 있다. 환자와 수술방법을 상담할 때, 그녀는 2014년 자신이 발표한 논문을 종종 인용한다(참고 14). 그 논문은 다양한 종류의 비만수술을 받은 환자 2,500명을 추적하여 작성한 것인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3년간의 추적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위밴드술을 받은 환자는 16%,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는 32%의 체중감량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의 경우, 위밴드술은 29%, 위우회술은 68%의 치료율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방법과 무관하게 첫 6개월 동안 많은 체중을 감량했으며, 그 이후의 체중감량 정도는 환자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어떤 환자들은 급격한 체중감량을 보인데 반해, 어떤 환자들은 답보상태를 유지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체중이 약간 증가하기도 했다. 이상과 같은 변동성 때문에,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이 - 비만수술의 혜택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 수술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피츠버그 대학교 메디컬센터의 경우 매년 1,500명의 환자들이 내원하여, 그중 1,000명이 적합성 판정을 받아 의사와 상담하지만, 최종적으로 수술을 받는 사람은 700명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술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임삼시험 결과들은 몇 가지 요인들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수술을 받아도 체중이 잘 줄어들지 않게 하는 요인으로는 철분결핍, 간섬유증(liver fibrosis), 고령(50세 이상) 등이 있다(참고 15). 그러나 이 요인들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현재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비만수술의 성공(실패)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markers)를 찾아내는 것이다. 많은 기초의학 연구자들이 이러한 표지를 찾아내는 데 공헌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코쿨러스 박사는 말했다.

※ 첨부그림 설명: 비만수술 방법의 선택
비만수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는 크게 세 가지 범주의 방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모든 수술방법이 환자의 식사량을 줄일 수 있지만, 체중감량과 기타 질병치료에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은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이다.

① 루엔와이 위우회술: 위장을 작은 주머니 크기로 줄인 다음, 장(腸)에 직접 연결한다.
② (수직)위소매절제술: 대부분의 위장을 제거하고, 남은 부분을 스테이플러로 이어 붙인다.
③ 위밴드술: 조절 가능한 실리콘밴드를 이용하여 위장의 용량을 제어한다.


위 절제술도 수명 연장의 효과는 없다

살을 빼기 위해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위 절제 수술이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비만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떨어뜨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는 12일 미국 재향군인회 메디컬센터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고도비만 환자들이 위 절제 수술을 받으면 체중은 줄어들지만 사망률은 낮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도 비만 환자란 보통 BMI 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수)가 40보다 높은 사람을 뜻한다. 이들 환자들은 운동이나 식이 요법, 약물 요법 등으로 체중을 줄이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의 위 일부를 잘라내거나(위 절제 수술) 묶는 방식(위밴드 수술)으로 위의 크기를 줄여 식사량을 조절하는 치료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위 절제 수술이 체중 감소는 물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합병증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와 비만 환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재향군인회 메디컬센터의 연구는 평균 나이 49.5세의 고도 비만 환자 8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평균 BMI 지수는 47.4로 모두 심각한 비만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었다. 2000년 초부터 2006년 말까지 7년 동안 이뤄진 조사 결과 850명 가운데 11명(1.29%)이 절제수술을 받은 뒤 한 달 만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7년간의 총 사망자 숫자 비율도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사망 비율과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메디컬센터는 “사망 비율을 낮추지는 못하지만 위 절제 수술이 환자의 체중을 줄이고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센터의 최종 연구 결과는 15일 미국의학협회보(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