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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도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의 대안처럼 여겨졌던 과일. 하지만 무심코 먹어왔던 과일 중에 다이어트의 적이 숨어 있다는 사실. 칼로리와 혈당지수를 꼼꼼히 비교해 가려냈다. 살찌는 과일 vs 살 안 찌는 과일 리스트.
[ 살 빠지는 과일의 조건 ]
1. 칼로리가 낮은 것
과일은 살이 찌지 않는다는 잘못된 생각에 한자리에서 귤을 5~6개씩 먹는데, 중간 크기 귤 한 개의 열량은 62kcal. 무심코 먹은 과일 몇 개가 밥 한 공기와 같은 열량을 낸다. 자주 먹는 과일의 칼로리를 체크해 한 번에 50kcal 안팎으로 먹고, 하루에 150kcal 정도만 섭취해야 살이 찌지 않는다. 파인애플, 멜론 등 열대 과일이 칼로리가 높다.
2. GI가 낮은 것
과일 다이어트에서 칼로리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혈당지수인 GI. 과일에는 단맛을 내는 과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과당은 흡수가 빠르고 지방으로 쉽게 변하기 때문. 즉, GI가 높은 달콤한 과일은 쉽게 우리 몸의 허벅지와 배의 살로 변한다. 또한 GI가 높을수록 소화 흡수가 빨라 배고픔을 쉽게 느낀다. 키위, 토마토, 레몬 등 신맛 나는 과일이 GI가 낮다.
3. 섬유질이 풍부한 것
섬유질엔 열량이 없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포만감을 주어 배고픔을 잊게 한다. 섬유질은 장을 통과할 때 지방질 성분을 같이 끌고 나갈 뿐 아니라 다이어트의 강적인 변비에도 좋다. 배, 사과, 복숭아 등 먹기 좋고 부드러운 과일보다 딱딱한 과일에 섬유질이 많다. 과일은 껍질에 식이 섬유소와 영양 성분이 많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것이 건강과 다이어트 모두에 좋다.
[ 과일 제대로 먹기 ]
1. 되도록 아침에 먹고, 밤에는 먹지 않는다. 과일의 비타민이 활성화되는 데 보통 3~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전에 먹어야 오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도가 높은 과일을 밤에 먹으면 살이 찐다.
2. 과일은 식후 디저트로 먹지 말고, 식사와 식사 사이 공복감을 느낄 때 먹는다. 식후에 바로 먹으면 밥과 함께 혈당지수를 높여 지방으로 쉽게 전환된다. 공복감을 느낄 때 GI가 낮은 과일을 먹어야 배고픔도 잊고,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3. 생과일 주스와 과일 통조림은 다이어트의 적. 사 먹는 생과일 주스는 탄산음료로 만들고 설탕이 많이 들어 있다. 가공된 과일 통조림 또한 생과일보다 칼로리가 높은 반면 영양가는 파괴되어 좋지 않다. 프루츠 칵테일, 황도 통조림 모두 멀리할 것. 말린 과일 또한 영양소가 적을 뿐 아니라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과일은 되도록 생으로 먹는다. (바나나 100g은 93kcal, 말린 바나나 100g은 771.9kcal)
[ 살이 빠지는 과일 ]
자몽(그레이프 프루츠) : 아주 큰 것 한 개에 100kcal. 황산화 비타민이 많이 있어 건강에도 좋다.
푸른 사과(아오리) : 중간 크기 한 개에 120kcal. 특히 푸른 사과는 당도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밤에 먹으면 위액을 독한 산성으로 만들어 속을 쓰리게 한다.
키위 : 키위 작은 것 30kcal. GI도 낮아서 살찔 걱정 없고,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감 :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특히 하체 비만에 좋다. 중간 크기 한 개에 100kcal.
토마토 : 체리 토마토 30개에 40kcal밖에 되지 않는다. 배불리 먹어도 부담없는 과일.
배 : 한 조각에 25kcal로 크기에 비해 칼로리가 적다. 섬유질이 풍부해서 장이 나쁠 때 배즙을 먹으면 좋다.
과일과 비만, 당뇨병의 상관관계
그런데 각종 매체를 통해 "채소를 많이 먹어 건강을 유지하자" 는 주장을 자주 접하게 되지만 "과일을 많이 먹자"는 말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과일에는 당분이 많아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식품 성분표를 살펴보면 이것이 오해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사과, 배, 포도, 귤등의 가식부(可食部, 과피와 과심을 제외하고 먹을 수 있는 부분)는 100g당 칼로리가 50kcal 미만이다. 쌀밥 139kcal, 식빵 296kcal, 카스텔라 317kcal, 사탕 374kcal, 초콜릿 549kcal 등에 비해 칼로리는 훨씬 낮다. 더구나 과일은 영양이 풍부한 천연 식품이 아닌가.
또 "식품을 좀 안다" 하는 사람 중에는 과일에 많이 함유된 과당이 체내에서 지방 합성을 촉진해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을 부른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식품의 3대 영양 성분에 속하는 탄수화물은 사람의 몸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단위 성분을 단당이라고 하는데,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만노오스 등이 있다. 이 단당류가 2분자로 결합한 상태의 당을 이당류라고 부르는데 설탕(수크로오스), 물엿의 맥아당, 젖 속에 들어 있는 유당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설탕은 포도당 1분자와 과당 1분자가 결합한 것이고, 맥아당은 포도당 2분자가 결합한 것이며, 유당은 포도당과 갈락토오스가 1분자씩 결합한 당이다.
과당은 과일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기타 과일류에는 1~5% 정도 함유되어 있다(표 1 참조). 그러나 채소류에는 0.5~1.0%, 콩류에는 0~1.0%가 들어 있어, 과일이 채소류에 비해 과당 함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과당이 포도당보다 체내에서 쉽게 지방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1967년 미국의 맥도널드(I.Macdonald)박사가 주장한 것이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포도당과 과당을 사람에게 먹이는 실험을 한 결과, 과당이 포도당보다 더 빨리 지방으로 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후로도 여러 사람에 의해 비슷한 실험결과가 몇 차례 더 발표되었다.
그러나 그후 밝혀진 사실은 "과당을 총 섭취 칼로리의 20% 정도로 많이 섭취했을 경우에 혈액 중의 지방 함량이 높아지는 것이며, 20% 이하의 양을 섭취했을 때에는 혈액 중의 지방 함량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인들의 실제 식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즉,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2,000kcal라고 할 때, 20% 400kcal다. 과당으로 환산하면 무려 108g(과당 1g은 3.68kcal)에 해당하는 수치다.
과당을 많이 함유한 사과를 예로 들면 사과의 가식부 100g에는 7.3g의 과당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과당 108g은 사과 가식부 약 1.5kg 정도다. 가식부만 계산했을 때이므로 그냥 사과로 따진다면 1.8kg 가까이 된다(사과의 경우 과피 및 과심 등 폐기되는 부분은 16% 정도). 보통 크기의 사과 무게는 평균 300g 정도이기 때문에 과당 108g을 섭취하려면 사과를 매일 6개씩 먹어야 한다. 그러나 사과를 아무리 좋아해도 보통 하루에 먹는 양은 고작해야 2~3개 정도다. 따라서 우리가 평소 먹는 과일에 함유된 과당 때문에 고지혈증이나 당뇨병이 생긴다는 것은 지극히 극단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1977년, 코헨(A. M. Cohen) 박사는 실험 동물에게 다량의 과당을 먹이고 당뇨병이 유발됐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러면서 과당을 많이 함유한 과일은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실험에서 사용한 랫트의 사료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사료는 과당이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을 수주일 동안 먹여서 사육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해 보면(이렇게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굳이 비교해 보자면), 끼니마다 사과 6개를 수주일 동안 계속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체내에서 일어나는 과당의 대사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포도당과 비교했을 때 흡수가 더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장에서 서서히 흡수된 과당은 간으로 운반되어 일부는 포도당으로 바뀐 다음 다시 혈관을 통해 신체 각 부위로 옮겨져 에너지원이 된다. 나머지는 다른 화합물로 변환하여 에너지를 발생하는 대사 과정에 참여하지만, 글리코겐이나 지방으로 변해 체내에 저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