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Mobile II
Hint Food 맛과향 Diet Health 불량지식 자연과학 My Book 유튜브 Frims 원 료 제 품 Update Site

제품주류와인

술의 짠맛 : 와인 브렛, 미네랄, 짠맛

소금은 생존의 절대 요소 : 몸에 필요한 것을 잘느껴야 잘산다
- 짠맛의 기작
- 소금에 대한 욕구는 절박한 것이다

@naturalwinestory 2018년 12월 6일  ·
와인의 짠 맛
와인에서 짠 맛이 느껴지는데는 크게 다섯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진짜로 염분이 있어서 -> 거의 불가능
2. 높은 산도로 인해 신경이 산미를 짠 맛으로 오해해서
3. (내추럴 와인이 아닌 경우) 이스트 영양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쓴맛이 섞인 짠 맛이 남아서
4. (내추럴 와인이 아닌 경우) 오크통 소독을 위해 쓴 sodium metabisulfite (메타중아황산나트륨)이 과해서 나트륨 성분이 녹아들면서 와인 속에 있던 나트륨 성질을 강화
5. 테이스터의 건강 문제 (몇몇 입병은 짠 맛을 과도하게 느끼게 하거나 다른 자극을 짠 맛으로 느끼게 함)

여기서 3, 4의 이유는 요즘처럼 와인을 과학적으로 계량해서 만드는 세상에서는 보기가 힘든 이유입니다. 내추럴에선 당연히 아예 안 쓰니까 없죠.
5번은 남들은 못 느끼는데 혼자 그렇게 느끼게 되는 일이므로 역시 넘어갑니다.

바닷가 떼루아의 와인이나, 바닷바람을 맞은 포도로 만든 와인에서 짠 맛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의외로 정말로 염분이 포도 열매에 남을 수가 있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에서 간호학과 학생들을 상대로 했던 실험 논문이 있습니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화이트 와인과 진한 쉬라즈 레드 와인에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가면서 테이스팅을 시켜 본 것인데, 민감한 사람은 0.36~1.76g/l의 농도에서도 짠 맛을 느꼈습니다. 매우 둔감한 사람은 8g/l에서 느꼈습니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적은 양에서도 짠 맛이 잘 느껴졌고 진하고 묵직한 레드일수록 더 많은 양의 소금이 있어야 짜게 느껴졌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상큼하고 가벼우며 산미 높은 와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염분도 짜게 느껴지게 합니다.  우리가 짭짤하다고 느끼는 와인은 대체로 미네랄리티 높고 산미 높으며 오크숙성을 무겁게 하지 않은 날카롭고 섬세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이런 타입에서 실제로 짠 맛을 느끼기 쉽다는 점이 실험으로 증명된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 미네랄이 짭짤하게 느껴지기로 유명한 스위스 화이트 와인의 경우 법적으로 0.06g/l 이상의 나트륨이 검출되면 와인 유통을 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감지 가능한 양이 아닌 것이죠. 짠 맛은 미뢰의 리셉터에서 나트륨 이온에 의한 전기 자극을 느꼈을 때 느끼는 맛인데, 신 맛을 느끼는 채널과 이웃 채널입니다. 신 맛은 수소 이온에 의한 전기 자극으로 느끼는 맛입니다. 그래서 이 두 맛은 가끔 교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치 라디오에서 이웃 채널 주파수가 살짝 교란되어 섞여 들리는 것과 비슷하죠.

우리가 미네랄리티 높고 짭짤하다고 느끼는 와인은 대부분 화이트 와인이며 산도가 매우 높은 와인입니다. 고대에 바다였던 아주 척박하고 거친 토양이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포도가 자라는 거친 환경이죠. 이런 환경에서는 포도가 열매를 보호하기 위해 산도를 아주 강하게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의 감각이 이 산미를 짠 맛으로 오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죠.
내추럴 와인에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지만, 포도의 PH가 낮아지고, 페놀량, 타닌량이 더 늘어납니다. 산도가 더 높으니 짜게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바닷바람을 맞거나 바다에서 자란 포도라고 해도 짤 정도로 포도가 염분을 가지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관련된 떼루아가 실제로 우리가 와인을 짜게 느끼게 하는 조건들을 채우기 쉽다는 점은 또 다른 재미있는 점이지요.
리덕션, 리덕티브 와인 (Reduction, Reductive wine)
도멘 르루아나 도멘 르플레브 같은 세계적인 와인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참기름 같은 향기부터 가끔은 삶은 달걀 노른자 냄새나 오래된 양파 냄새 같은 와인의 결점까지 다양한 상태로 나타나는 와인의 상태가 있습니다. 바로 리덕션 혹은 리덕티브 와인입니다.
와인의 리덕션은 세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와인을 끓여서 졸여서 만든 소스라는 뜻이고(Wine Reduction), 다른 하나는 와인이 산화의 역반응인 '환원' 반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쁜 향이 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Reductive wine) 마지막 하나는 올드 빈티지 와인에서 자연적인 증발로 인한 와인의 감소를 뜻합니다.(Reduced wine) 우리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내용은 두 번째의 내용이지만, 첫 번째나 세 번째의 의미도 많이 쓰이는 내용이기 때문에 영미권에서는 두 번째 내용의 리덕션을 ‘리덕티브 와인(Reductive wine)’이라고 불러서 혼동을 줄이곤 합니다. 이 글에서 앞으로 나올 ‘리덕션’은 두 번째 뜻입니다.
리덕션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와인 양조 중에 일어나는 것이고, 하나는 병입 후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먼저 와인 양조 중에 일어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와인이 공기가 통하는 오크 배럴이나 숨쉬는 암포라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와인 양조에 쓰던 큰 토기 그릇)에서 양조되지 않고 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 뱃이나 밀폐 양조통을 사용할 경우 공기가 부족해 효모가 질소 대사를 하기 힘들어지면서 자연적인 소량의 SO2를 생성하는 대신 H2S(황화수소)를 생성하게 됩니다. 황화수소는 산소와 닿으면 저절로 SO2와 물로 산화되기  때문에 내추럴 와인 양조 과정에서는 와인을 섞거나 병입할 때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아예 질소 산화물을 첨가제로 투입해서 효모가 질소 대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곤 합니다. 황화수소가 있으면 와인의 향미물질들과 반응해서 메르캅탄을 생성하기도 하는데 그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병 속에서 리덕션이 생기는 경우는, 와인에 항산화물질이 매우 많은 상태에서 와인이 완벽하게 산소와 차단될  경우 산화의 역반응인 환원 반응이 생기게 됩니다. 코르크를 사용할  경우 아주 미세하게 산소가 들어가면서 리덕션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만, 스크류캡이나 팩 와인, 캔 와인 등 완벽하게 공기와 차단된 경우에는 리덕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에서는 와인 보호를 위해 첨가물을 넣지 않기  때문에 양조중에 생긴 탄산가스를 일부러 아주 미세하게 남겨서 병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탄산가스  때문에 와인이 산소와 완벽하게 차단되고, 내추럴 와인은 자연에서 포도를 건강하고 강하게 키우기  때문에 와인에 항산화물질 함유량이 컨벤셔널 와인보다 높아 병 속에서 리덕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 항산화물질 집중도가 높은 와인들이 향과 맛이 진한 와인이기  때문에 리덕션은 비싸고 좋은 와인에서 더 잘 생깁니다.
그럼 리덕션이 생긴 와인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대로 리덕션이 생기면 와인에 황화수소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 황화수소가 와인의 향미물질들과 반응하면 메르캅탄, 이황화물, 다이메틸설파이드가 생겨납니다.
황화수소는 삶은 달걀이 오래 되었을 때의 노른자 냄새가 납니다. 다행히도 이 황화수소는 산소와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디캔팅이나 에어레이션으로 금방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메르캅탄은 와인에 고무 냄새, 마늘 냄새와 양파 냄새, 양배추 냄새가 나게 만듭니다. 메르캅탄은 아쉽지만 금방 산화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기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와인에 황산구리를 약간 넣어서 메르캅탄이 금속염을 형성하여 가라앉게 하는 방법으로 제거합니다. 내추럴 와인에서 메르캅탄 향이 날 경우에는 깨끗한 구리 조각이나 깨끗하게 소독한 구리 동전을 와인병이나 글라스, 디캔터에 넣고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흔들면 구리가 산화 촉매 작용을 해서 금방 냄새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메르캅탄이 생긴 다음 빠르게 제거되지 않고 와인에 공기가 들어가거나 산화되면 메르캅탄이 이황화물로 변합니다. 그러면 탄 고무, 익힌 양배추, 다진 마늘과 같은 향으로 오히려 악화됩니다. 따라서 메르캅탄 향이 나는 와인은 그냥 디캔팅이나 에어레이션으로 해결이 어려우니 위에 언급한대로 구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메틸설파이드는 어떻게 생겨나는지 아직 과학적인 매커니즘이 규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와인이 오래 숙성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특히 고급 레드 와인이 올드 빈티지로 숙성될 때 분명히 익은 와인임에도 깨끗한 블랙커런트 향이나 과일 잼과 같은 농밀한 향기가 느껴진다면 바로 이 다이메틸설파이드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신선한 과일 향을 산화로부터 보호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거든요. 그러나 이 성분이 너무 많을  경우 풋내나 아스파라거스, 찐 옥수수 향, 이끼 향 같은 향을 내면서 오히려 와인의 향을 가려버립니다. 아쉽게도 이 성분 역시 아직 해결책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요약하면, 와인에서 리덕션이 느껴질 때 오래된 달걀 노른자 같은 냄새가 난다면 빠르게 디캔팅을 해서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향은 아주 진해도 빠르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양파와 고무 냄새가 난다면 그건 조금 난다고 해도 오래 가고 디캔팅만으로 해결하긴 힘듭니다. 오히려 디캔팅을 하면 더 냄새가 심해질 것입니다. 구리 조각을 넣어 디캔팅하세요. 특히 화이트 와인은 칠링 후에 오픈하니까 온도가 낮아서 산화 속도가 느려집니다. 상온에서 테이스팅하는 레드 와인이 더 빠르게 리덕션이 사라지는 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설명만으로는 리덕션이 가끔 아주 고급 와인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기 힘들 것입니다. 오래된 달걀 노른자나 양파, 고무 냄새가 어떻게 좋게 느껴질 수 있을까요? 여기에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인간은 같은 성분이라도 농도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감지합니다. 세계적으로 비싼 향인 용연향이나 사향을 순도 높게 뿌리면 모든 사람이 누린내와 독한 체취로 느끼기도 합니다.
구트 오가우의 2016년 바이스나 도멘 르루아, 도멘 도브네, 르플레브와 같은 세계적인 화이트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한 참기름같은 향이 바로 이러한 리덕션입니다. 이 와인들은 장기 숙성 과정에서 메르캅탄이 생겨납니다. 그런데 이 와인들은 자연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져 충분히 공기가 있었음에도 항산화물질의 집중도가 너무나 높아 극소량의 메르캅탄이 생기는 것입니다. 특히 황화수소가 메틸알코올이나 아세트알데히드와 반응해야 메르캅탄이 나오는데 이러한 세계적인 와인들은 양조를 너무나 잘 했기  때문에 이렇게 잡다한 성분들이 다른 와인보다 극도로 적고, 따라서 인간이 겨우 감지할 수 있을까 말까 한 극소량의 메르캅탄만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은 메르캅탄 농도가 극도로 적을 때 (대략 물 1~2천톤에 메르캅탄 1g 한 방울을 넣어 희석한 정도) 이 냄새를 고소한 참기름 향으로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리덕션이 이 와인들이 얼마나 더 오래 숙성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며 동시에 얼마나 완벽하게 양조된 와인인지를 보여주는 셈이지요.
와인을 숙성하면 향과 맛이 발전하면서 동시에 와인의 맛과 향을 내는 물질들이 산화되어 사그라듭니다. 리덕션을 일으키는 항산화물질들은 와인을 이러한 산화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좋은 와인에서 일어나는 리덕션은 오히려 그 와인이 아주 오래 숙성되었을 때 아주 잘 익을 것임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
와인의 어떤 요소에 대해 사람들은 미네랄리티라고 평가할까? 우리는 와인의 어떠한 느낌 혹은 어떤 성분을 미네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물론 앞서 언급한데로 이것에 대한 정의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동의가 안되어 있긴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1) 산도
앞서 언급한대로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은 와인을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평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 산지를 살펴보더라도 미네랄리티가 높은 와인을 논할때 보통 언급하는 프랑스 샤블리와 루아르, 독일 모젤, 오스트리아 바하우(Wachau)등 모두 산도가 높은 와인이 나오는 지역이다.
하지만 그 산도를 만드는 산의 종류가 호박산(Succinic acid)인지 사과산(Malic acid), 주석산(Tartaric acid)인지는 의견이 나뉜다. 어떤 연구에서는 역설적으로 주석산이 높으면 미네랄리티가 낮게 느껴진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사과산은 주석산 보다 더욱 날카로운 산도를 느끼게 하는 산이며, 덜 익은 포도를 깨물었을 때 ‘아이셔’ 하며 눈을 찡긋거리게 하는 산이다. 즉 선선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가 지닌 높은 산도는 미네랄리티를 만드는 한 요소로 제일먼저 언급할 만하다.

(2) 이산화황 및 황화합물
몇몇 와인전문가들은 리덕티브한 환경7에서 생성되는 아로마들을 미네랄리티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들이 서로 상반되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긴 하지만, 이산화황 혹은 황화합물이 미네랄리티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샤블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샤블리는 스렝(Serein)강을 중심에 두고 좌안과 우안으로 나뉘는데, 좌안에서 생성되는 와인이 더 강한 미네랄리티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한다. 이 연구에서는 그 이유로 좌안에서 생산된 와인에 황화합물인 메테인싸이올(Methanethiol)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존재하는데, 이 물질이 조개껍질을 연상시키는 향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샤블리의 일곱개 그랑크뤼는 모두 우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샤블리 와인에서 말하는 미네랄리티가 더 많이 느껴지는 와인은 그랑크뤼 아랫등급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굴요리와 매칭할 때 낮은 등급의 샤블리를 매칭시키는 것이 좋다는 속설의 한가지 이유로도 볼 수 있듯 싶다.
부싯돌(Flinty) 혹은 연기(Smoky)같은 향을 미네랄리티와 연관짓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와인에 존재하는 또다른 황화합물인  벤젠메테인싸이올 (BMT, Benzenemethanethiol)성분이 만드는 향인데,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세미용등은 특별히 이 성분이 많은 품종들이다. 따라서 이는 품종에 따라서 미네랄리티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한 가지로 볼 수 있다.

(3) 짠맛
종종 와인에서 느껴지는 소금맛(Salty Taste)을 미네랄리티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와인에는 사람이 느끼기에 매우 작은 양의 소금(Sodium Chloride)성분만이 있다. 여러분은 짠 와인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이는 어쩌면 사람이 호박산 같은 성분을 소금맛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가 요리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짠맛 이외에도 소량의 풍미가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테이스터들이 짠맛(Salty)이라고 얘기하는 맛은 보다 복잡한 다양한 맛을 언급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온 자체에 대한 연구12로 나트륨이온(Na+)과 미네랄리티와 연관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언급하지만 와인에 존재하는 이러한 이온의 양은 사람이 느끼기에는 너무 적다. 즉 이런 이온 자체가 와인 맛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4) 과일맛의 부족
과일맛(Fruitiness)이 부족한 와인이 역으로 미네랄리티가 높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는 과실 풍미가 많을 수록 미네랄리티를 주는 미묘한 성분을 가려버리기 때문일 수도 있다(오크성분 또한 미네랄리티를 가린다). 그리고 반대로 앞서 언급한 샤블리 좌안 와인에 많이 존재하는 메테인싸이올 같은 성분은 와인 안에 과실 느낌과 꽃 향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 즉 와인의 과일맛과 향은 미네랄리티와 서로 반대되는 측면도 있다.

(5) 우아한 느낌
미네랄리티는 와인에 우아함(Elegance)과 섬세함(Finesse)을 더해준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떤 테이스터는 이 말을 와인에서 느껴지는 우마미(Umami)라는 단어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사실 이런 단어로 미네랄리티를 표현한다는 자체가, 미네랄리티는 어느 하나의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요소가 아닌, 매우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 몇년간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과학적 분석과 더불어 여러 연구들이 더 진행되어 보다 공통된 연구결과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
마우스, 쥐 냄새(Mousy taint, Mousiness)
'마우스' 혹은 '마우지네스','쥐 냄새'는 와인 테이스팅 용어의 하나입니다. 이 냄새가 조금 느껴질 때는 오히려 고소한 비스켓, 크래커의 향으로 느껴지지만 강해지면, 실험용 쥐를 키우는 케이지 냄새가 난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 마우스는 왜 생기고, 어떤 성분  때문에 생기며, 대체 왜 어떤 경우에는 입에 불쾌한 향도 남기지 않고 고소한 비스켓과 크래커의 향을 남기는데 어떤 경우에는 도저히 삼킬 수 없을 정도의 불쾌함을 느끼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우스'는 아주 예민한 소수를 제외하면 와인과 같은 산성 용액에서는 향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와인을 마실 때 입 속에서 타액과 섞이면서 산도가 낮아지게 되면 휘발성을 나타내면서, 불쾌하게 텁텁한 뒷맛과 함께 역한 쥐 분뇨 냄새를 남기게 됩니다.
1996년 Grbin의 논문에 따르면 '마우스'의 원인이 되는 물질은 2-acetyltetrahydropyridine (ACTPY),  2-ethyltetrahydropyridine (ETPY), 2-acetylpyrroline (ACPY)이 3가지입니다.
이 성분들은 대체로 와인의 날카로운 신 맛을 내는 사과산을 부드러운 산미의 젖산으로 발효하는 말로-락틱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에 의해 생겨납니다. 가끔씩 묵은 동치미에서 느껴지는 쿰쿰한 냄새를 느껴보신 적 있으시지요? 같은 유산균에 의해 생겨난 같은 향입니다. 즉,'마우스'를 잘 모르신다면 쿰쿰한 묵은 동치미를 들이킨 다음 느껴지는 그 느낌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이전 브레타노미스 관련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브렛 효모가 만들어내는 성분들도 '마우스' 테이스트를 만들 수 있으며, 브렛 효모 자체가 위의 저 3가지 물질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와인 외에 동치미의 쿰쿰한 냄새 자체도 브렛 효모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2001년 Cosello의 논문에 의하면 그 외 마우스를 일으키는 효모군들이 더 있는데 이 부분은 참고문헌 내 각주에 달도록 하겠습니다.)
ACTPY는 갓 구운 빵의 바삭한 크러스트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향을 내는 물질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모든 향은 '농도'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이 향이 와인에 많이 남게 되면 과일 향기와 꽃 향기들을 가로막고 먹먹한 느낌이 나게 됩니다.
ETPY는 팝콘 향과 옥수수 향을 내는 물질입니다. 그러나 이 향이 와인에 많이 남게 되면 쥐 오줌이나 고양이 오줌 같은 냄새가 나게 됩니다.
ACPY는 생 쌀 향기나 갓 한 밥 냄새와 비슷한 향입니다. 그러나 이 향이 와인에 많이 남게 되면 곡식 향기가 와인의 과일 향과 꽃 향기들을 가로막게 됩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몇몇 브렛에 의한 영향처럼 사실 마우스로 인해 생성되는 물질들도 아주 약간 남아있으면 굉장히 고소하고 흥미로운 향들을 냅니다. 이 향들이 내추럴 와인에서는 굉장히 생기있고 매력적인 요소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대체 왜, 어떤 상황에서 마우스가 와인에 결점이 되는지도 궁금해지겠지요?
마우스가 와인에 명백한 결점을 주는 경우는 다음의 3가지 경우입니다.
1. 발효 초반에 알코올 발효와 말로락틱 발효가 동시에 진행되어 버리는  경우.
원래 컨벤셔널 와인 양조에서는 말로락틱 발효를 진행하지 않는 와인도 많으며, 진행할 경우에도 포도를 살균하고 효모를 넣어 발효한 뒤 다시 살균하고 유산균을 넣어 말로락틱 발효를 진행한 다음 다시 살균합니다.
내추럴 와인 양조에서는 양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알코올 발효가 끝날 때까지는 유산균들이 효모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다가 효모가 당분을 다 소진하고 비활성화되면 그 때 유산균들이 사과산을 젖산으로 발효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높은 산도와 높은 알코올에 의해 유산균들이 이상번식을 하지 못하면서 깔끔하게, 날카로운 맛의 사과산을 부드러운 산미의 젖산으로만 발효하게 됩니다.
그런데 발효 초반에 효모들이 빠르게 자라지 못하면서 알코올 도수 10% 미만에서 유산균들이 활성화되어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가 동시에 진행되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렇게 되면 유산균들이 당분도 먹고 산도 먹으면서 위의 성분들을 너무 많이 생성해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쿰쿰한 향이 남게 되지요.
2. SO2를 쓰지 않으면서 산도도 낮은 와인인  경우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이산화황으로 유산균을 모두 살균해버릴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직 내추럴 와인 중에서도 '농사를 잘못 지은'경우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포도즙의 산도가 너무 낮은 경우에는 높은 산도에 강한 와인 효모 외의 잡균들이 번성하기 쉬워집니다. 그러면 잡균들이 온갖 악취 물질들을 만들면서 심각하게 쿰쿰한 향들을 남기게 되지요. 하지만 제대로 농사를 지은 내추럴 포도가 산도가 낮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내추럴 와인의 특징이 높고 짜릿한 산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이유는 매우 보기 힘듭니다.
3. 와인 양조나 병입 과정에서 과도하게 산소가 들어간  경우
다음 글에서 설명할 리덕션과는 반대되는 원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과도한 산소로 인해 심각한 마우스가 일어난다는 것이 광범위하게 관측되었으나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 정상적인 말로락틱 발효 과정에서 생겨난 유산균의 영향이 병 속에 남아 약간의 마우스가 생긴 경우에는 오히려 위에 언급한 것처럼 흥미로운 향들로 느껴질 수 있고, 와인에 독특한 매력을 줄 수 있습니다.
약간의 마우스가 흥미로운 향들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궁금하시다면, 르 쁘띠 지미오의 뮈스카 섹을 추천합니다.올드바인 뮈스까의 품종 특유의 방향성이 마치 좋은 진을 마실 때의 쥬니퍼베리 향처럼 향긋하게 나는 가운데 고소하고 달콤하며 곡식 뉘앙스 같은 옅은 마우스가 역시 좋은 진을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의 뒷맛 같은 복합적인 포인트를 줍니다.
다음은 와인에서 느껴지는 휘발성 산, 볼라틸, 볼라틸 애시드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브렛(브레타노미스)
크래프트 비어를 마시는 사람들은 좋아하기도 하고, 심지어 일부러 이 특징을 크게 나타내는 양조법을 쓰기도 하지만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은 고개를 흔드는 테이스팅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브렛'입니다. 하지만 이 '브렛'을 제대로 테이스팅에서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나, 브렛이 무엇이고 와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Brettanomyces 브레타노미시스 혹은 줄여서 Brett(브렛)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매우 흔한 미생물이며, 심지어 와인을 발효하는 효모의 일종입니다. 모든 와이너리, 그리고 모든 과일과 흙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미생물이자 효모이죠. 많은 사람들이 효모는 한 종류의 균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당분을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발효시킬 수 있는 미생물 중 사람에게 해로운 물질을 내뿜지 않아 단독으로 빵이나 술을 만들 수 있는 미생물들을 통칭해서 효모로 부를 수 있으며 그 종류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럼 효모 중에서도 이 브렛은 왜 문제가 될까요? 문제가 되는 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1. 브렛은 매우 흔합니다. 너무나 흔해서 어떻게 와인을 발효하려 해도 어느 정도의 브렛은 머스트(Must: 와인으로 발효하기 위한 포도액)에 섞여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AWRI의 2017년 논문에 따르면 브렛의 영향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양조법은 90년대 중반에 개발되었으며 90년대 초반 이전의 전 세계 모든 와인은 정도의 차이만 있지 브렛의 영향이 있고, 수백종의 2015년 빈티지의 컨벤셔널 양조된 호주 와인을 무작위 검사한 결과 현재도 과반수의 와인이 극히 소량이라도 브렛을 검출할 수 있습니다.)
2. 브렛은 그 자체로 효모의 일종입니다. 그래서 브렛을 완벽하게 죽이는 조건에서는 효모도 완전하게 죽습니다. (위에 언급한 방법도 포도를 착즙할 때 완벽하게 살균하고, 완벽하게 살균된 환경에서 상업 효모를 첨가하여 와인 양조를 한 뒤 와인을 다시 살균하고 무균 상태에서 병입하는 방법입니다.)
3. 브렛은 발효 과정에서 와인 효모와 다른 향미물질을 생성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와인에서 기대하는 향과는 매우 다른 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즉, 흔하고 제거하기도 힘든 녀석이 괴상한 맛을 내게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브렛이 섞여 발효된 와인에는 이 3가지의 향미물질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1. 4-ethylphenol (4-에틸페놀, 4-EP): 일회용 반창고 냄새, 병원 냄새, 소독약 냄새
2. 4-ethylguaiacol (4-에틸구아야콜, 4-EG): 간장, 베이컨, 정향, 훈제 향
3. Isovaleric acid (이소발레르산): 발냄새, 쿰쿰한 숙성 치즈향, 땀냄새
4. 4-ethylcatechol (4-에틸카테콜, 4-EC): 김칠맛, 농도가 낮을 때는 야생동물의 육향을 내고 꽃과 과일 향을 더 강하게 해 주지만, 농도가 높아지면 상한 가죽, 동물의 분뇨와 같은 향이 난다.
2번과 4번은 소량의 경우 와인에 긍정적인 향을 냅니다. 3번 역시도 진하고 묵직한 와인에서 소량 느껴질 경우 육감적인 향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1번의 에틸페놀 향은 소량이라도 와인에 큰 데미지를 주게 되고 불쾌한 느낌을 주며, 와인의 과일 향기와 발효향을 가로막습니다. 여기서 이 글의 주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와인 테이스팅 용어에서의 'Brett'은 엄밀하게는 브렛 효모에 의해 와인이 발효되었다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에틸페놀 향이 나서 와인이 불쾌한가?에 가깝습니다. 에틸구아아콜과 이소발레르산, 에틸카테콜의 향이 많이 나서 느껴지는 불쾌함 역시 테이스팅 용어 'Brett'에 포함됩니다만, 이 성분들이 조금 들어 있어서 생겨나는 향기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물론 이 성분들의 양이 많아지면 에틸페놀의 향도 더 불쾌하게 느껴진다는 점도 꼭 언급해야 할 것입니다.
헌데 브렛의 뉘앙스는 각 와인마다 매우 다릅니다. 와인 테이스팅 용어상의 '브렛' 그러니까 에틸페놀 향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매우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브렛 효모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타입의 '마우스'는 가끔 와인에 매력적인 요소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 분명히 성분 분석을 하면 브렛의 영향인데도 굉장히 맛있고 향기로운 뉘앙스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왜 그럴까요?

1. 포도 품종에 따라 브렛 효모는 에틸페놀과 에틸구아야콜 생산량이 달라집니다. 포도 품종마다 당도와 산도, 미네랄들의 차이, 경쟁 균류의 차이 등 많은 요소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피노누아나 갸메에서는 EP와 EG의 비율이 3:1로 생성됩니다. 이 때 브렛의 영향이 약할 경우 와인에서는 가죽과 헛간 향기, 정향이나 스타아니스와 같은 묵직한 향신료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가죽', '헛간', '향신료'는 사실 아주 좋은 부르고뉴 레드 와인의 특징적 향 중 일부입니다. 이것이 대표적으로 테이스팅 용어 '브렛'에 들어가지 않는 브렛 효모의 영향을 받은 향입니다. 내추럴 피노 누아에서는 특히 약간의 마우스와 함께 굉장히 섹시한 향기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완전히 반대되는 품종은 쉬라즈/시라입니다. 여기서 EP와 EG는 23:1 비율로 생성됩니다. 따라서 브렛의 영향 대부분이 테이스팅 용어 '브렛' 느낌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호주 와인이나 론 지역 와인이 브렛의 영향 속에서 양조된다면 대부분의 경우 심각한 소독약 냄새나 일회용 반창고 냄새가 나게 됩니다.

2. 브렛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가 문제입니다.
앞 문단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르고뉴 와인에서는 (그리고 루아르 와인들에서도)약한 브렛 효모의 영향은 테이스팅 용어 '브렛'으로 감지되기도 힘들거니와 오히려 복합적이고 섹시한 향기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브렛 효모의 영향이 커서 농도가 짙어지면 큰 문제가 됩니다. EP에 의한 테이스팅 용어 '브렛'의 악취가 느껴지는 건 물론이고, EG 역시 묵은 간장 냄새로 감지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화장실 냄새와 발냄새 같은 EC와 이소발레르산 영향도 점점 커지게 됩니다. 와인의 과일 향과 발효향을 덮어버리는 악취가 느껴지는데 와인이 맛있게 느껴지긴 힘들겠죠.

3. 브렛이 생긴 시점이 문제입니다.
양조 과정에서 생기는 브렛도 정도가 심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진짜 문제는 와인 병 속에서 브렛이 활성화되는 경우입니다. 비교적 알코올 도수가 낮으며 당도가 약간이라도 남아있는 와인이 특히 위험합니다. 브렛은 리터당 0.2mg 미만의 아주 적은 당분으로도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조중에 생긴 브렛과 달리 병 속에서 생긴 브렛은 각 와인 병마다 브렛이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브렛 효모를 거를 수 있는 멤브레인 필터로 거른 뒤 이산화황으로 살균하여 병입합니다. 내추럴 와인에서는 필터와 이산화황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효모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와이너리에서도 청결하게 양조/병입을 진행하고 이후에도 저온에서 셀러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병입 후 활성화된 브렛은 병 속에서 불쾌한 향을 품은 탄산가스를 만들어내며, 와인의 잔당을 지나치게 소진하여 와인 맛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그리고 병 속의 혐기 환경에서 스트레스 속에서 발효를 일으키며 불쾌한 향을 내는 물질들을 더 많이 생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병입 후 생긴 브렛은 거의 언제나 치명적입니다.
브렛의 악명을 내추럴 와인에 돌리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브렛을 방지하기 위한 과도한 살균공정을 돌리지 않으면 컨벤셔널 와인에서도 브렛의 영향이 조금씩은 있고, 또한 우리가 매력적으로 여기는 와인들의 특징 중 일부도 사실은 아주 약간의 브렛의 영향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컨벤셔널 와인인 샤또 무사르의  수석 와인메이커 인터뷰에 따르면, 무사르에서 느껴지는 가죽 향과 숙성 치즈 향, 고급스러운 드라이에이징 쇠고기 같은 육즙 향은 발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주 약간의 브레타노미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부르고뉴의 대부분의 위대한 레드 와인들에서 느껴지는 향신료와 가죽, 젖은 낙엽과 이끼 향도 테이스팅 용어 '브렛'의 향은 아니지만 브렛 효모의 영향입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테이스팅 용어 ‘브렛’이 와인에서 느껴지는 것은 명백한 와인의 결점입니다. 하지만 극소량의 브렛 효모에 의해 와인에 매력적인 특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에서 극소량의 브렛 효모에 의해 긍정적인, 섹시한 향미들이 생겨날 때는 대부분 약간의 '마우스' 특성이 함께하며 일부의 경우에는 독특한 '볼라틸 애시드'느낌이 같이 납니다. 이게 뭐냐고요? 다음 글을 기대하세요.
 

--------
볼라틸, 볼라틸 애시드, 휘발성 산 (Volatile acid)
볼라틸 애시드는 말 그대로 쉽게 휘발되는 산입니다. 산이 휘발되면 찌르는 듯 날카로운 신 냄새가 나게 됩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경우 와인의 결점이 되지요, 그런데 의외로 많은 내추럴 와인 메이커들이 볼라틸을 아주 섬세하게 사용해서 놀랍도록 맛있는 와인을 만듭니다. 호비노의 비스트롤로지, 샤흠므, 슈퍼 쥴리엣과 같은 와인들이나 도멘 르 마젤의 레 레슈 블랑 같은 와인들을 마셔보고도 이 와인에 결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오히려 이 와인들은 볼라틸의 휘발성에 와인의 향들이 얹혀서 와인 속 깊숙한 곳에 묻혀 있던 향기들이 페부 깊숙이 들어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그러면 볼라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생기며 어떤 경우에 유쾌하고 어떤 경우에 결점이 될까요?
볼라틸은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온도에서 휘발하여 코에서 향으로 산미를 느끼게 하는 산 종류입니다. 대체로 코를 찌르는 휘발성 향을 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식초 향을 내는 초산, 요거트 향을 내는 젖산,코를 찌르는 시큼한 냄새의 포름산, 버터나 묵은 치즈 향을 내는 Butyric acid(낙산), 톡 쏘는 썩은 향을 내는 프로피온산  등이 대표적인 볼라틸입니다.
AWRI의 논문에 의하면, 초산은 모든 경우에 볼라틸의 최소 93%를 차지합니다. 은은한 식초향 외에는 딱히 눈에 띄거나 불쾌한 타입은 아닙니다만, 단순히 양이 많기  때문에 존재감이 생깁니다. 와인에서 초산이 리터당 0.7g을 넘어가면 은은한 식초 향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초산은 알코올의 일부가 식초로 발효되어 생기게 됩니다.다만 브렛 효모 같은 효모들이 초산을 다량으로 생성하는  경우 볼라틸과 '브렛' 향이 결합하여 심각한 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젖산은 말로락틱 발효에 의해 생겨납니다. 부드러운 요거트나 동치미의 산미가 느껴지며 향에서도 산미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그 외 산들은 와인에서 단독으로 감지될 만큼 다량으로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만 다른 요소들과 결합하여 볼라틸의 자극적인 나쁜 뉘앙스를 강화하게 됩니다. 그 자체로 휘발성 산은 아니지만 볼라틸에 큰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에틸 아세테이트입니다.
에틸 아세테이트는 효모가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물질입니다. 와인에 리터당 12mg 이상 녹아 있을  경우 50% 이상의 사람들이 감지할 수 있고, 일반적인 와인에는 30~60mg 정도 녹아 있습니다. 이보다 1.5배 가량 높을  경우 독특한 열대과일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리터당 150~200mg에 이르게 되면 매니큐어 향이 심하게 나면서 와인에 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에틸 아세테이트는 열대과일 향을 내면서 방향성이 매우 높은데, 이 경우에 에틸 아세테이트의 방향성이 다른 휘발성 산의 향을 더 감지하기 쉽게 만들어 볼라틸 뉘앙스가 훨씬 강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휘발성 산의 대부분의 양을 차지하는 것이 초산임에도 볼라틸의 특징향이 매니큐어 향과 하이 톤의 열대과일 향인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와인이 더운 떼루아에서 고온에서 발효되거나, 발효 초반에 효모가 완벽하게 포도즙을 우점하기 전에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너무 빠른 발효가 일어날  경우 약간의 초산이 에탄올과 반응하면서 에틸 아세테이트를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진한 매니큐어 향과 코가 아리게 찌르는 냄새가 나게 됩니다.
볼라틸이 유쾌하게 느껴질 때는 에틸 아세테이트가 적어서 너무 코를 찌르지 않고, 초산이나 젖산 외의 불쾌한 향이 강한 종류의 산들이 적으며 와인 자체의 향에서 열대과일과 달콤한 과일향들이 강해서 무거운 과일 향들을 새콤한 산미가 휘발하며 코에 강하게 전달해 줄 때입니다.
반면에 볼라틸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에틸 아세테이트가 너무 많을 때: 매니큐어와 석유 향이 너무 강하고 코를 찌르는 자극성이 심해집니다.
2. 휘발성 산의 총 농도가 너무 높을 때: 와인식초와 사과식초의 코를 찌르는 향이 나게 됩니다.
3. 브렛이나 마우스가 볼라틸과 결합했을 때: 불쾌한 향들이 휘발성 산에 의해 코에 더 잘 전달되게 됩니다. 다만 아주 적은 마우스가 아주 섬세한 볼라틸과 결합할  경우 특유의 고소한 향들이 사워도우 빵의 아로마처럼 느껴지게 될 수 있습니다.
4. 나쁜 냄새의 산이 많을 때: 잡균들의 오염으로 인해 포름산, 낙산, 프로피온산 등의 농도가 높아지면 불쾌한 향이 많이 나게 됩니다.
인간은 참 신기한 동물이어서, 어떤 요소든지 사람이 계산해서 조절할 수 있게 되면 그것이 쾌감으로 느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냄새가 나는 생선을 먹을 사람은 없지만 발효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면 아무리 냄새가 나도 아슬아슬한 단계까지 숙성한 젓갈과 홍어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와인 양조학 교수인 Gerald의 도멘 르 마젤이나, '내추럴 와인' 이라는 용어를 만든 와인 컬럼니스트 출신으로서 와인 양조학의 전문가인 장 삐에르 호비노 같은 사람들은 섬세하게 계산된 볼라틸로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섬세하게 잘 계산된 새콤한 볼라틸의 매력을 경험해 본 사람은 여기서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와인이 잡균에 오염되거나, 양조에 실패하여 볼라틸이 생긴 것이 아니라 포도 자체의 효모군이 떼루아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잘 제어된 아주 섬세한 양의 볼라틸이 생겨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지요.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21-03-28 / 등록 2021-02-27 / 조회 : 1842 (303)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