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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장의 감각 : 크립토크롬

자기장 : 크립토크롬
- 벌들은 꽃의 전기장 감지
- 제왕나비의 장거리 비행
- 새의 장거리 비행 : 큰뒷부리도요

새는 시각적인 동물이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분자가 있지만 100개 중에 1개 정도만 냄새를 가진다. 냄새 물질이 되려면 분자량이 300이하의 작고 휘발성이 있는 물질이고 코에 해당 감각 수용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휘발성이 있다고 하면 상온에서도 마구 기화하는 물질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냄새물질은 공기보다 무겁고, 물보다 휘발성이 낮은 물질이다. 향수의 뚜껑을 열어 놓으면 냄새는 강하게 나지만, 향수가 순식간에 끓어서 기화되지 않는 것은 끓은 온도가 보통 200~300도로 물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물은 100도에서 끓지만 상온에서도 조금씩 휘발하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빨래는 마른다. 같은 원리로 냄새물질도 끊는 점은 높아도 상온에서도 조금씩은 휘발하기에 우리는 그것을 냄새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냄새물질은 공기보다 평균 7배 정도 무겁다. 동물들이 냄새를 추적할 때 코를 바닥에 대고 킁킁거리는 이유이다. 새는 지표에서 높은 곳에서 날기 때문에 후각이 별로 중요치 않다. 따라서 새는 후각기관을 퇴화시키고 시각기관을 발달시켰다.
새의 머리에서 뇌가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만 눈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 특히 육식조류가 좋은 시력을 갖고 있는데 높은 하늘에서 먹이 감을 찾으려면 좋은 시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매는 사람보다 4~8배나 멀리 볼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눈도 훌륭한 편인데 그렇다.
인간은 원래 야행성이었기 때문인지 1억2천6백만 시각세포 중에서 95%는 밤에만 작동하는 간상세포이고, 겨우 5% 정도가 낮의 시각을 담당하는 원추세포이다. 원추세포는 중심와(황반)에 집중되어 있는데 매는 사람보다 5배나 많다.
게다가 매는 중심와(황반)가 두 개다. 정면을 응시할 때 사용하는 황반과 좌우를 폭넓게 볼 때 사용하는 황반이 따로 있는 것이다. 눈이 얼굴의 옆에 달린 초식동물은 넓게 보고, 정면에 달린 육식동물은 목표물에 집중하여 거리를 정확히 감각하는 장점을 가졌는데, 매의 눈은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가진 것이다.
하지만 매의 눈에도 단점은 있다. 어두운 곳에서 작동하는 간상세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밤에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새의 눈에는 인간이 훨씬 부러워할 또 다른 기능이 있는데 바로 자기장을 보는 기능이다.
비둘기를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풀어놓으면, 그들은 바다와 숲과 사막을 건너 고향으로 돌아온다. 지금 우리가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처음 가보는 곳도 쉽게 찾아갈 수 있듯이 새의 눈에는 지구의 자기장이 그려놓은 위도와 경도를 볼 수 있는 감각시스템이 있어서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해마나 9월에서 11월이 되면 캐나다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는 겨울을 지나기 위해 3000km 이상 떨어진 멕시코를 향해 떠난다. 10km 정도면 페로몬으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수천 킬로미터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두 초행길이라는 것이다. 여행의 도중에 번식을 하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지만 제왕나비는 수천 킬로미터의 길을 정확히 날아서 조상들이 예전에 머물렀던 곳으로 향한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자기장의 감각이다. 거북이, 새들, 나비들은 사람이 GPS 장치를 발명하기 오래 전부터 이러한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생물들은 먹이를 찾아서, 새끼를 낳을 곳을 찾아서, 그리고 혹독한 계절을 피하기 위해서 매년 수천 마일을 이동했다.
새들이 자기장을 이용하여 길을 찾는다는 증거를 처음 내 놓은 사람은 1850년대 러시아 동물학자 알렉산드르 폰 미텐도르프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1960년대 이후 많은 실험에 의해 철새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길을 찾아간다는 사실을 확인되었다. 그리고 거북, 도마뱀, 가재, 닭새우, 매가오리, 상어, 큰고래, 돌고래, 꿀벌 등 50 종 이상의 동물에서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다. 나침반 바늘이 남북극을 가리키는 것도 지구라는 자석에서 나오는 자기장 때문이다. 그동안 지구 자기장은 아주 미약해 생체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돼 왔다. 지구 자기장은 30~60 마이크로 테슬라(teslar·자기장의 단위) 정도로 냉장고 모터에 들어가는 자석에 비하면 세기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비둘기들은 그런 미약한 자기장을 정교하게 감각하여 위도와 경도를 파악하게 할 뿐만 아니라 북반구와 남반구를 구별하게 하고, 자신들이 바라보는 방향도 구별 한다고 하니 쉽게 믿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새들이 자기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여러 이론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이론이 새의 머리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자철석(magnetite)을 통한 설명이었다. 세균의 몸에도 자철석이 있고, 1970년대부터 자기장으로 길을 찾는 동물에게서 자철석이 발견되기 확인되기 시작했다. 자철석이 채워진 뉴런이 있는 비둘기의 윗부리에 작을 자석을 부착하면 비둘기가 방향 감각을 잃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새들은 인공으로 만든 자기장을 이용해서 실험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때 밝혀진 것은 새들은 자기장을 감각한다는 것과 눈을 가리면 자기장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 나침반이 아니라 경사나침반으로 북극의 방향 뿐 아니라 각도에 의해 거리까지도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2년 MRI 스캐너를 이용하여 비둘기의 부리의 3차원 구조의 연구를 통해 자철석은 자기 감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졌다. 새에서 자철석을 함유한 세포는 병원균에 대하여 면역 작용을 하는 대식세포였다.
새들이 자기장을 본다는 것을 짐작을 하였지만 어떻게 보는지는 몰랐는데 이때 등장한 것이 광감지 단백질인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다. 이 분자는 빛에 의해서 상태가 변하는데, 변하는 비율은 자기장에 대한 크립토크롬의 방향성에 의존한다고 한다. 크립토크롬이 발견된 것은 꽤 오래전이고 청색광의 흡수와 하루 주기의 조절기능 등이 알려졌는데, 최근에야 자기장을 보는 물질로 최종 확인되었다. (Cry4 단백질)
크립토크롬 단백질은 청색광을 흡수하는 FAD(플라빈 아네닌 디뉴틀레오티드)라는 분자를 감싸고 있다. 하루의 일주기 감각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제왕나비의 더듬이에서도 발견이 된다. 곤충의 더듬이는 후각과 청각뿐 아니라 기압과 중력을 감지하기도 하니 시각 수용체가 더듬이에 있는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새들도 크립토크롬을 통해 자기장을 보고 많은 동물들이 크립토크롬으로 자기장을 본다.
자기장 정보의 전달 경로가 시각정보의 경로와 같다는 사실은 눈으로 직접 지상에 펼쳐진 자기장의 선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기 조종사가 헬멧에 부착된 헤드 업 스크린으로 각종 정보를 보거나 요즘 자동차에 해드 업 디스플레이가 운전을 편하게 하듯이 철새도 직접 눈으로 풍경과 풍경에 그려진 위치와 방향정보를 보고 마음껏 둥지를 벗어나 창공을 오고갈 수 있는 것이다.


- 자기장으로 길을 찾는 개미

 사막 개미 Desert ants (Cataglyphis속)는 다른 개미와 마찬가지로 개미굴까지 가는 길을 쉽게 찾습니다.
뷔르츠부르크 대학 바이오센터 (Biocenter of the University of Würzburg)의 파울라인 플레이쉬만과 로빈 그롭 (Pauline Fleischmann and Robin Grob)은 구체적인 방법을 알기 위해 사막 개미의 일개미를 연구 했습니다. 이 일개미는 세상에 나가기전 수일간 둥지와 주변에서 길찾기 연습을 하는데 연구팀은 이들의 이동 경로를 비디오 촬영을 통해 관찰했습니다.
여기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이 개미들이 주변 지형과 관계없이 개미굴 입구까지 직선 경로로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처음 나가는 일개미들이 주변 지형을 익혀서 직선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태양의 각도 등 여러 가지 가설을 테스트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개미들은 지형의 변형이나 밤에도 개의치 않고 보이지도 않는 개미굴 입구를 찾아냈습니다.
다른 가능성이 배제되자 연구팀은 자기장이 원인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했습니다. 지구 자기장과 유사한 인공 자기장을 만들어 개미의 이동을 관찰하자 더 이상 이 개미가 직선으로 개미굴을 찾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이들은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생체 나침판으로 개미굴까지의 거리와 각도를 측정한 것이었습니다. (개념도 참조)

 


- 자기장으로 방향을 감지하는 나방
고든 2018. 6. 28. 18:50

나방은 주로 밤에 활동합니다. 특히 호주에서 야간에 활동하는 거대한 보공 나방 (Bogong moth) 무리는 1000km 이상 장거리를 밤중에 이동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특별한 지형 지물을 식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조차 보공 나방이 길을 잃지 않고 매우 정확하게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사실입니다. 가능한 설명은 이 나방이 별이나 달 (야행성이라 태양은 불가능)의 위치를 식별해 방위를 식별한다는 것과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생체 나침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룬드 대학의 연구팀은 어느 것이 옳은지 알기 위해 실험실 및 야생 환경에서 보공 나방을 이용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주변 환경을 볼 수 없게 가린 통 속에서도 이 나방은 정확하게 위치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자기장을 변형시키면 수 분만에 방향을 잃었습니다. 이는 이 단순한 곤충이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방향을 파악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보공 나방은 매우 단순한 뇌와 신경계를 가지고 비행을 할 뿐 아니라 지구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나방은 천적인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감지하고 재밍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자기장을 감지하는 곤충이 나방만은 아니지만, 놀라운 능력임에는 분명합니다.

 


- 초감각, 새는 자기장도 볼 수 있다
해마나 9월에서 11월이 되면 캐나다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는 겨울을 지나기 위해 3000km 이상 떨어진 멕시코를 향해 떠난다. 10km 정도면 페로몬으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수천 킬로미터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두 초행길이라는 것이다. 여행의 도중에 번식을 하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지만 제왕나비는 수천 킬로미터의 길을 정확히 날아서 조상들이 예전에 머물렀던 곳으로 향한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자기장의 감각이다. 거북이, 새들, 나비들은 사람이 GPS 장치를 발명하기 오래 전부터 이러한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생물들은 먹이를 찾아서, 새끼를 낳을 곳을 찾아서, 그리고 혹독한 계절을 피하기 위해서 매년 수천 마일을 이동했다.
새들이 자기장을 이용하여 길을 찾는다는 증거를 처음 내 놓은 사람은 1850년대 러시아 동물학자 알렉산드르 폰 미텐도르프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1960년대 이후 많은 실험에 의해 철새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길을 찾아간다는 사실을 확인되었다. 그리고 거북, 도마뱀, 가재, 닭새우, 매가오리, 상어, 큰고래, 돌고래, 꿀벌 등 50 종 이상의 동물에서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다. 나침반 바늘이 남북극을 가리키는 것도 지구라는 자석에서 나오는 자기장 때문이다. 그동안 지구 자기장은 아주 미약해 생체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돼 왔다. 지구 자기장은 30~60 마이크로 테슬라(teslar·자기장의 단위) 정도로 냉장고 모터에 들어가는 자석에 비하면 세기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비둘기들은 그런 미약한 자기장을 정교하게 감각하여 위도와 경도를 파악하게 할 뿐만 아니라 북반구와 남반구를 구별하게 하고, 자신들이 바라보는 방향도 구별 한다고 하니 쉽게 믿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새들이 자기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여러 이론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이론이 새의 머리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자철석(magnetite)을 통한 설명이었다. 세균의 몸에도 자철석이 있고, 1970년대부터 자기장으로 길을 찾는 동물에게서 자철석이 발견되기 확인되기 시작했다. 자철석이 채워진 뉴런이 있는 비둘기의 윗부리에 작을 자석을 부착하면 비둘기가 방향 감각을 잃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새들은 인공으로 만든 자기장을 이용해서 실험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때 밝혀진 것은 새들은 자기장을 감각한다는 것과 눈을 가리면 자기장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 나침반이 아니라 경사나침반으로 북극의 방향 뿐 아니라 각도에 의해 거리까지도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2년 MRI 스캐너를 이용하여 비둘기의 부리의 3차원 구조의 연구를 통해 자철석은 자기 감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졌다. 새에서 자철석을 함유한 세포는 병원균에 대하여 면역 작용을 하는 대식세포였다.
새들이 자기장을 본다는 것을 짐작을 하였지만 어떻게 보는지는 몰랐는데 이때 등장한 것이 광감지단백질인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다. 이 분자는 빛에 의해서 상태가 변하는데, 변하는 비율은 자기장에 대한 크립토크롬의 방향성에 의존한다고 한다. 크립토크롬이 발견된 것은 꽤 오래전이고 청색광의 흡수와 하루 주기의 조절기능 등이 알려졌는데, 최근에야 자기장을 보는 물질로 최종 확인되었다. (Cry4 단백질)
크립토크롬 단백질은 청색광을 흡수하는 FAD(플라빈 아네닌 디뉴틀레오티드)라는 분자를 감싸고 있다. 하루의 일주기 감각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제왕나비의 더듬이에서도 발견이 된다. 곤충의 더듬이는 후각과 청각뿐 아니라 기압과 중력을 감지하기도 하니 시각 수용체가 더듬이에 있는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새들도 크립토크롬을 통해 자기장을 보고 많은 동물들이 크립토크롬으로 자기장을 본다.
자기장 정보의 전달 경로가 시각정보의 경로와 같다는 사실은 눈으로 직접 지상에 펼쳐진 자기장의 선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기 조종사가 헬멧에 부착된 헤드 업 스크린으로 각종 정보를 보거나 요즘 자동차에 해드 업 디스플레이가 운전을 편하게 하듯이 철새도 직접 눈으로 풍경과 풍경에 그려진 위치와 방향정보를 보고 마음껏 둥지를 벗어나 창공을 오고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