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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이야기 : 소소한 것들의 과학

초콜릿
- 초콜릿 좋은점
- 초콜릿 나쁜점
- 초콜릿을 좋아하는 이유
- 초콜릿 이야기 (원본 : 사소한 것의 과학)
- 페닐에틸아민

사소한 것들의 과학

chocolate : 초콜릿

다크초콜릿 한 조각을 입에 넣어보자. 잠시 동안 입과 혀에 전해지는 단단한 모서리를 느낄 수 있겠지만, 풍미는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어서 한 입 깨물고 싶은 마음을 저항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깨물지 않도록 노력해보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초콜릿 덩어리는 혀에서 열을 흡수해 갑자기 축 늘어지게 될 것이다. 액체가 되어감에 따라, 당신은 혀가 더 차가워진다고 느끼고, 이어서 달고 쓴 맛과 향이 입안으로 홍수처럼 밀려든다. 이윽고 과일과 견과류의 풍미가 나고, 마지막으로 진흙 같은 맛이 목 뒤로 타고 넘어간다. 그 축복받은 한순간을 위해, 당신은 세상에서 공학적으로 가장 맛있게 만들어진 재료의 노예가 된다.
초콜릿은 입안에 닿으면 곧바로 액체로 변하도록 설계됐다. 이런 기술은 수백 년에 걸친 요리와 공학적 노력의 결정체다. 처음에는 차나 커피와 다른, 자신만의 지위를 지닌 유명 음료를 만들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처절하게 실패한 뒤, 초콜릿 제조자들은 소스 팬이 아니라 입안에서 핫초콜릿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즐겁고 현대적이며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결과, 제조사들은 고체 음료를 만들어냈고, 초콜릿 사업은 계속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결정구조를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코코아 버터는 채소 전체에서 가장 질이 좋은 지방 중 하나로, 버터와 올리브 오일과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툰다. 순수한 코코아 버터는 마치 질 좋은 무염버터처럼 보인다.  초콜릿의 재료일 뿐만 아니라, 고급 화장용 크림과 로션에도 쓰인다. 식품 외에도 쓰인다는 사실에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방은 언제나 인류에게 음식 이상의 것을 제공해 왔다. 양초나 크림, 기름 램프, 광택제, 비누 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코코아 버터는 여러 면에서 특별한 지방이다. 우선, 체온에 녹는다. 고체로 저장할 수 있지만 사람의 몸과 닿으면 액체가 된다는 뜻이다. 더구나 천연 항산화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악취를 방지하고, 여러 해 저장해도 상하지 않는다. 이것은 화장품 크림 제조사들에게 희소식 이었지만, 초콜릿 제조사들에게도 좋은 소식이었다.
코코넛 지방은 숨겨둔 또 다른 재주가 있다. 결정구조를 이루고, 그 덕분에 초콜릿 바는 강도가 꽤 세다. 코코아 버터의 주성분은 트리글리세라이드라고 부르는 큰 분자로, 트리글리세라이드가 어떻게 쌓이는 지에 따라 여러 다른 방법으로 결정을 이룬다. 마치 자동차의 트렁크를 채우는 것과 비슷한데, 어떤 방법은 특별히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하기도 한다. 트리 글리세라이드를 더 차곡차곡 쌓을수록 코코아 지방의 결정은 더 조밀해진다. 코코아 지방의 밀도가 높아지면 녹는점도 높아지고 더 안정되며 단단해진다. 이렇게 밀도가 높은 형태의 코코아는 만들기도 어렵다.
사람들은 이런 결정에 1형과 2형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들은 기계적으로 부드럽고 상당히 불안정하다. 이들은, 만약 기회만 주어진다면 더 밀도가 높은 형태인 3형과 4형으로 변한다. 1형과 2형은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 코팅을 만드는 데 유용한데, 녹는점이 16℃로 낮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으로 인해 차가워진 상태에서도 입안에서 녹을 수 있다.
3형과 4형 결정은 부드럽고 무르며, 부러질 때 똑 부러지지 않는다. 쇼콜라티에게 똑 부러지는 기계적 특징은 매우 중요한데, 초콜릿을 먹는 우리의 경험에 놀라움과 극적인 요소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똑 부러지는 초콜릿을 쓰면 겉에는 단단한 껍질이 있고 안에는 부드러운 중심부가 있어서 조직감에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편 심리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초콜릿의 부러지는 성질과, 초콜릿을 부러뜨릴 때 나는 소리는 신선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며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단단하고 똑 부러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초콜릿 바를 집어 들었는데 끈적거리며 녹아 있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똑 부러지는 특성이 없는 초콜릿이 얼마나 실망스러운 지 잘 알 것이다.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초콜릿 제조자들은 3형과 4형의 결정을 피하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3형과 4형의 결정을 가장 만들기 쉽다. 만약 당신이 초콜릿을 조금 녹이고 그걸 식힌다면, 거의 확실히 3형과 4형 결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초콜릿은 만지면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데, 모습은 윤이 나질 않고 손에서 잘 녹는다. 이런 결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더 안정한 5형으로 변하는데, 그 과정에서 초콜릿은 당과 지방을 내놓는다. 그 결과 초콜릿 표면에는 ‘블룸’이라는 흰 가루가 생겨난다.
5형은 극단적으로 밀도가 높은 결정이다. 초콜릿을 단단하게 해주고 표면을 마치 거울처럼 마감해서 광택이 나게 하며, 부러질 때 똑 소리가 나며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5형은 다른 결정 형태에 비해 녹는점이 높아서 34℃에서 녹는다. 따라서 입안에 들어가야만 녹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쇼콜라티에는 5형 코코아 버터 결정을 만들려고 한다. 말은 쉽지만,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템퍼링’이라고 하는, 미리 만들어진 5형 결정 ‘씨앗’을 고형화 마지막 단계에 첨가하는 과정을 거쳐야 만들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라는 데 시간이 많이 드는 5형 결정이 보다 빨리 자라는 3형이나 4형 결정보다 먼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 결과 액체 상태의 재료는 3형과 4형이 미처 자라기 전에 밀도가 더 높은 결정구조로 굳는다.
순수한 다크초콜릿을 입안에 넣고 그게 녹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고 해보자. 당신은 초콜릿을 유지시키고 있는 5형 코코아 버터의 결정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만약 사람들이 적절히 취급했다면, 코코아 버터의 결정은 만들어진 후 대부분의 시간을 18℃보다 낮은 온도에서 보냈을 것이다. 초콜릿 결정은 이제 당신의 입안에서, 제조 이후 처음으로 높은 온도를 경험한다. 초콜릿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만들어졌다. 초콜릿이 선사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공연이랄까. 초콜릿은 점점 따뜻해지다가 임계 온도인 34℃에 이르면 녹기 시작한다.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이 변화를 위해서는, 결정 분자를 서로 묶어주고 있는 원자 결합을 깰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분자는 액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녹는점에 다다른 초콜릿은 필요한 이 여분의 에너지를 당신의 몸에서 가져간다. 초콜릿은 이 에너지를 당신의 혀에서 소위 잠열의 형태로 얻는다. 당신은 민트를 핥을 때와 비슷한, 기분 좋게 시원해지는 효과를 느끼게 된다. 땀을 흘릴 때와 비슷한 냉각 효과다. 이 경우는 고체가 액체가 되는 게 아니라, 액체가 기체 형태로 바뀌면서 필요한 잠열을 피부로부터 흡수한다는 게 다르지만 말이다.
코코아 결정의 경우, 초콜릿이 녹으면서 시원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입안에서는 갑자기 따뜻하고 끈적한 액체가 만들어진다. 이 두 느낌의 과감한 조합이 바로 초콜릿만이 갖는 독특한 느낌의 비결이다. 핫초콜릿의 경험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한때 잘 결합해 단단한 고체 코코아 버터 덩어리를 이뤘던 초콜릿 성분이 이제 녹아서 혀 속 미뢰로 흐를 수 있게 됐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고체 코코아 버터 안에 갇혀 있던 코코넛 알갱이가 풀려난다. 다크초콜릿은 대체로 50%의 코코아 지방과 20%의 코코넛 가루를 함유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성분은 설탕이다. 설탕이 30%나 포함돼 있다니 대단한 양이다. 입안에 설탕을 한 스푼 퍼 넣는 것과 같은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크초콜릿은 지나치게 달지는 않다. 어떨 때는 전혀 달지 않기도 하다. 이것은 코코아 버터가 녹으면서 동시에 설탕이 방출되기 때문인데, 이때 코코아 가루에서는 알칼로이드와 페놀릭이라고 알려져 있는 화학물질들도 나온다. 여기에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 같은 분자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쓰고 떫은맛을 낸다. 이들은 쓴맛과 신맛의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설탕의 단맛을 상쇄한다. 이런 기본 맛의 균형을 맞춰서 초콜릿이 모난 데 없는 맛을 내도록 하는 게 쇼콜리타에의 첫 번째 임무다. 풍미를 증진시키기 위해 소금을 첨가하면, 초콜릿 맛이 한 차원 더 풍성해질 뿐만 아니라, 맛 좋은 요리의 재료를 만들 수도 있다. 멕시코 요리인 폴로 콘 몰의 재료가 바로 이런 초콜릿이다.
요리에 사용된 초콜릿이 그냥 먹는 초콜릿과 맛이 다른 이유는 따로 있다. 기본 맛은 혀의 미뢰에서 만들어지며 쓴맛, 단맛, 짠맛, 신맛, 그리고 우마미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풍미는 냄새를 통해 경험할 수 있고, 우리가 초콜릿의 복잡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입안에서 풍기는 초콜릿의 향 덕분이다. 초콜릿을 요리할 때는 이런 풍미 분자 중 상당수는 증발하거나 파괴된다. 이는 핫초콜릿 뿐만 아니라 커피나 차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핫초콜릿이나 커피, 차를 내린 지 몇 분 내에 마셔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으로,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풍미가 공기 중으로 사라져버린다. 이는 또 당신이 감기에 걸렸을 때 왜 맛을 느끼지 못하는 지도 설명해준다. 코의 냄새 수용체가 점액에 덮여서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이다. 핫초콜릿을 입속으로 만든다는 발상에서 획기적인 점은, 코코아 버터가 풍미를 내는 분자를 품고 있다가 초콜릿을 먹을 때 600개 이상의 새로운 분자를 입과 코로 방출되게 한 것이다.
코가 처음으로 감지하는 풍미 중 하나는 ‘에스테르’ 분자 그룹이 내는 과일 향이다. 이 분자들은 맥주나 와인, 그리고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과일의 숙성된 향을 낸다. 하지만 가공 전의 코코아 빈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코코아 빈을 날 것으로 먹어봤기 때문이다. 맛이 형편없었다. 코코아 빈은 온통 섬유질로 된 데다 나무 맛과 쓴맛이 났고, 밍밍했다. 과일 맛은 없고 초콜릿 맛과 비슷한 것도 없다. 다시는 먹어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특이해 보이긴 하지만 맛은 도통 없는 이 열매가 초콜릿으로 변하려면 상당해 여러 단계의 공정이 필요하다. 단계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이런 게 발명될 수 있었나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다.
코코아나무는 열대기후에서 자라며, 크고 과육이 두꺼운 형태로 코코아 열매를 맺는다. 거칠고 가죽이 두꺼운 오렌지나 퍼플 멜론처럼 생긴 코코아 열매는 나무의 줄기에서 바로 자라며, 가지를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별로 진화를 하지 않고 아주 오래 전부터 그 모습대로 살았던 나무처럼 보인다. 공룡이 코코아 열매를 먹으려고 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다.
각 열매 안에는 희고 부드러우며 지방이 많은, 크기가 자두만 하고 모양은 아몬드와 비슷한 씨앗이 서른 개에서 마흔 개 들어 있다. 이 코코아넛을 처음 본 날, 나는 흥분해서 얼른 하나를 입에 넣고 씹었다. 그리고 그게 무슨 맛인지 알아채자마자 뱉어버렸다. 그게 정말 코코아 넛인지 물었더니,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초콜릿 맛은 하나도 안 나는데요.”
그때 나는 온두라스의 코코아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모기떼의 공격을 받아가며 코코아 열매 따는 일을 돕고 있었다. 실망감과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조급했다. 목소리는 아마 로알드 달의 책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황금티켓의 소지자 같았을 것이다. 무대 역시 소설처럼 이국적이었다. 열매가 가득 달려 있는 바나나와 코코넛 나무 아래 그늘에서 작고 비틀린 코코아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잎이 밝은 햇빛을 투과시켜서, 나무 아래에 수천 개의 녹색 그림자가 졌다. 다음에 일어난 일 역시 윌리 웡카의 초콜릿 제조학교에서 벌어진 일 그대로였다. 우리는 날이 넓은 칼로 코코아 빈을 수확해 땅에 더미로 쌓았다. 그러고는 썩도록 놔뒀다.
나중에 보니 이 과정은 온두라스 코코아 농장만의 특이한 관습이 아니었다. 모든 초콜릿이 다 이렇게 만들어진다. 2주가 넘어가는 동안 코코아가 발아해 자라지 않도록 씨를 죽이는 게 목적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코코아 빈의 구성 성분이 초콜릿 풍미를 만드는 전구채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 과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무슨 작업을 해도 초콜릿 비슷한 것은 조금도 얻지 못할 것이다.
과일 향을 내는 에스테르 분자가 생긴다. 모든 화학반응이 그렇듯, 수많은 다양한 조건이 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원료의 비율, 주변 온도, 산소 이용 가능성 등등. 이 말은 초콜릿의 맛은 코코아 빈이 얼마나 익었는지, 종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뿐만 아니라, 열매를 발효시킬 때 얼마나 높이 쌓았는지, 얼마나 오래 발효하도록 놔뒀는지, 그때의 날씨가 어땠는지 등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된다는 뜻이다.
초콜릿 제조사들이 이런 미묘한 조건들에 대해서 말하는 법이 없는 이유는, 그게 비밀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코코아는 다른 원재료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설탕과 비슷하게, 코코아는 기본 재료로서 세계시장에서 사고 팔리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식료품 산업을 형성한다. 하지만 잘 이야기되지 않는 게 있다. 커피나 차처럼, 열매의 종류나 준비 과정을 달리 하면 대단히 다른 맛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된 열매를 사려면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상의 초콜릿을 만들려고 한다면 이런 지식을 매우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한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대의 날씨 변화와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질병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질 좋은 초콜릿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주의와 보살핌이 필요하며, 이것은 좋은 다크초콜릿이 비싼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당신이 돈을 지불한 대가로 얻는 것은 발효한 에스테르에서 나는 섬세한 과일 향과 맛뿐만이 아니다. 흙내음, 견과류 향, 그리고 감칠맛까지 느낄 수 있다. 이런 풍미는 발효 과정 이후에 열매를 말리고 로스팅할 때 만들어진다. 커피를 만들 때처럼, 로스팅은 각각의 코코아 빈을 새로운 반응이 일어나는 초소형 화학공장으로 만든다. 먼저 대부분 당과 전분 분자인 열매 안 탄수화물이 열에 의해 서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은 프라이팬에 설탕을 넣고 가열할 때 일어나는 것과 같은 캐러멜화 반응이다. 코코아 열매 안에서 캐러멜화 반응이 일어나면서 열매는 흰색에서 갈색이 되고, 견과류 맛이 나는 무척 다양한 캐러멜 풍미 분자가 만들어진다.
어떤 당 분자가 가열됐을 때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탄소의 존재와 관련이 깊다. 당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이라는 이름은 탄소와 수소, 그리고 산소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가열하면 이런 긴 분자가 좀 더 작은 단위로 끊어지고 이들 중 일부는 너무 작아 증발한다. 대체로 큰 분자는 탄소가 풍부한 분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은 증발 뒤에도 남아서 ‘탄소-탄소 이중결합’이라는 구조를 이룬다. 이 화학구조는 빛을 흡수한다. 이들은 약간만 있어도 캐러멜화한 당의 색을 노르스름한 갈색으로 바꾼다. 좀 더 로스팅하면 당의 일부가 순수한 탄소가 되며, 탄 맛과 향이 되고 어두운 갈색이 된다. 완전히 로스팅하면 숯이 된다. 모든 당이 탄소가 되고, 검은 색이 된다.
더 높은 온도에서 일어나는, 코코아의 색과 풍미에 영향이 미치는 또 다른 반응은 마이야르 반응이다. 이 반응은 당이 단백질과 반응할 때 일어난다. 만약 탄수화물이 세포 세계의 연료라면 단백질은 일꾼이다. 세포를 건설하고 내부의 일을 도맡는 구조 분자이다. 씨앗은, 식물이라는 공장을 세우고 돌릴 세포 기계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단백질을 그 안에 지니고 있다. 코코아 열매 안에도 많은 단백질이 있다. 온도가 160℃가 넘어가면, 이들 단백질이 탄수화물과 마이야르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산과 에스테르가 반응해 매우 다양한 작은 풍미 분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이야르 반응이 없다면, 세상은 훨씬 맛이 없는 곳이 될 것이다. 과장이 아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구운 채소나 빵의 딱딱한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먹음직스런 맛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코코아에서 마이야르 반응은 초콜릿의 견과류 맛과 감칠맛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떫은맛과 쓴맛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발효된 뒤 로스팅을 거친 코코아 넛을 갈고 거기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메소아메리카 사람들이 마시던 원조 핫 ‘초콜라틀’을 얻을 수 있다. 처음으로 초콜릿을 재배했던 올멕인들과 마야인들은 이런 식으로 초콜릿을 마셨다. 수백 년 동안, 초콜릿은 의식을 위한 음료로 떠받들어졌고 최음제로도 사용됐다. 코코아 넛은 화폐로도 사용됐다. 유럽의 탐험가들이 17세기에 초콜릿 음료를 손에 넣은 이후, 초콜릿은 유럽인의 최고 음료 자리를 놓고 차나 커피와 경쟁했다. 하지만 결국 경쟁에서 탈락했다. ‘초콜라틀’이라는 말은 ‘쓴 물’이라는 뜻이었다. 그때는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노예를 동원한 플랜테이션 농업이 이뤄지고 있었고 값싼 설탕이 밀려들어 왔다. 하지만 이런 설탕을 넣어도 초콜릿 음료는 껄끄러운 맛을 지닌, 기름지고 무거운 음료였다. 그도 그럴 것이 코코아 빈의 50%는 코코아 지방이다. 초콜릿은 이후 200년 동안 이런 음료로 머물렀다. 주목할 만한 이국적인 음료지만, 그렇게 대중적이지 않은 음료.
그러나 몇 가지 산업 공정이 개발되면서, 초콜릿의 운명은 급격하게 변했다. 첫 번째는 1838년 독일의 초콜릿회사 반 호우튼이 개발한 회전 압착기다. 발효와 로스팅을 거친 카카오 빈을 이 압착기로 부수면 코코아 버터가 흘러나왔고, 반 호우튼은 그걸 분리해 코코아 고체만 얻을 수 있었다. 지방질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 코코아는 더 미세한 가루로 분쇄될 수 있었고, 껄끄러운 느낌이 많이 사라지면서 부드럽고 매끈하며 순한 맛을 낼 수 있게 됐다. 이런 형태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코코아는 마시는 음료로 널리 퍼질 수 있었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그 뒤에 결정적인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 코코아 지방을 제거해 정제한 뒤 코코아 가루를 따로 빻아 만들고, 이들을 다시 섞어 합치는 것이다.
여기에 설탕을 조금 넣으면 이상적인 코코아 빈을 만들 수 있다. 당신이 나무에서 따고 싶어 하는, 설탕과 초콜릿 향 그리고 지방이 알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코코아 빈 말이다. 윌리 윙카 세계 존재할 것 같은.
벨기에와 네덜란드, 스위스에는 이런 방식으로 실험을 한 쇼콜라티에가 많이 있다. 하지만 정작 ‘먹는 초콜릿’을 제조해서 유명해진 회사는 ‘프라이 앤 선스’라는 영국 회사로, 첫 번째 초콜릿 바를 탄생시켰다. 정제된 코코아 버터가 입안에서 녹으면서 코코아 가루를 방출하고 입 안에서 즉석 핫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감각이었다. 코코아 지방 함유물은 코코아 가루나 설탕과는 별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맛에 어울리는 각기 다른 종류의 자극을 입안에서 설계할 수 있게 됐다. 냉장고가 개발되기 전에는 코코아 버터의 항산화 특성이 이렇게 만들어진 초콜릿을 상업적인 판매가 가능할 만큼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초콜릿 산업이 태어난 것이다.
설탕을 30% 첨가한 초콜릿도 너무 쓰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떫은맛을 크게 줄여주고 코코아를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해줘서 초콜릿을 좀 더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19세기, 스위스는 초콜릿에 우유를 넣은 첫 번째 나라였다. 신출내기 회사인 네슬레 사에서 만들었는데, 이 회사는 지역에서 만든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한 우유를 받아서 가공해 유통기한이 길고 운반이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었다. 저장기간이 긴 두 가지 제품이 결합하자,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오늘날 초콜릿에 들어가는 우유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매우 다양하다. 밀크초콜릿의 맛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다. 미국에서 초콜릿에 사용되는 우유는 효소를 이용해 지방을 제거한 것으로, 초콜릿에서 거의 썩은 것 같은 치즈 맛이 나게 한다. 영국에서는 액체 상태의 우유에 설탕을 더하고 이 용액을 졸여서 초콜릿에 넣는다. 이렇게 만든 초콜릿은 좀 더 부드러운 캐러멜 맛이 난다. 유럽에서는 분말 형태의 우유를 쓰는데, 초콜릿에 신선한 유제품 맛과 가루 질감을 더해준다. 밀크초콜릿의 맛은 나라별로 각기 다르기도 하지만, 다른 나라로 잘 확산되지 않는 특성도 있다. 일단 밀크 초콜릿의 맛 선호도가 생기고 나면,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해당 지역에만 머무른다.
하지만 모든 밀크초콜릿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우유 안에 포함된 물의 양이 초콜릿에 우유를 더하기 전에 비해 줄어든다는 점이다. 초콜릿 가루가 친수성이기 때문인데, 초콜릿 가루가 물을 흡수할 때 가루를 둘러싸고 있던 지방이 빠져나간다. 이런 현상은 초콜릿을 분해해서 점성이 있는 액체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마야의 초콜라틀도 그 중 하나다. 소스를 만들기 위해 초콜릿을 녹인 뒤 물을 부어본 사람은 아마 모두 이 문제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초콜릿을 먹는 데 중독돼 있다. 맛 때문만은 아니다. 초콜릿에는 정신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정신 활성 성분은 테오브로민으로 카페인과 마찬가지로 각성제이자 항산화제다. 테오브로민은 개에게 독성이 있어서, 매년 추수감사제와 크리스마스 기간에 많은 개들이 초콜릿을 먹고 죽는다. 테오브로민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약하다. 각성 수준이 커피나 차에 비해 낮기 때문에, 하루에 초콜릿 바를 열 개씩 먹는다고 해도 진한 커피 한두 잔을 마신 정도밖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초콜릿을 피우는 마약에서 황홀한 기분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카나비노이드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이런 물질들은 그 함유량이 지극히 낮다. 또 초콜릿 중독을 분석하기 위해 블라인드 실험을 해본 연구자들은 이런 화학물질이 중독과 연결된다는 증거를 거의 찾지 못했다.
화학적인 영향이 아니라, 초콜릿을 먹을 때의 감각 경험이 그 자체로 중독 적이기 때문에 초콜릿 중독이 일어난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초콜릿은 다른 어떤 음식과도 다르다. 초콜릿이 입에서 녹을 때는 거칠고 복잡하며 달콤하고 쓴 혼합물이 따뜻하고 진한 액체 안에서 방출된다. 맛과 향뿐만이 아니라, 입 전체로 느끼는 경험이다. 위로와 편안을 주는 경험이 동시에 짜릿한 경험이며, 육체적인 배고픔 이상을 만족시켜 준다.
혹자는 초콜릿을 먹는 게 키스를 하는 것보다 좋다고 하며, 과학자들은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열심히 이 가설을 시험했다. 2007년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열정적인 연인들을 모집한 뒤, 그들이 키스할 때와 초콜릿을 먹을 때의 뇌 활성도와 심장박동 수를 최초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비록 키스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지만, 그 효과는 초콜릿을 먹었을 때보다 오래 가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연구는 초콜릿이 녹기 시작할 때의 뇌가 키스를 할 때보다 더욱 강렬하고 오래 지속되는 활동을 보인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비록 일개 연구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먹을 때의 감각 경험이 키스보다 더 좋다는 가설에 대해 신뢰를 갖게 했다. 초콜릿 제조사들은 초콜릿과 극단적인 감각적 즐거움의 관계를 활발히 홍보했다. 특히 아주 오래 이어진 캐드버리사의 플레이크의 텔레비전 광고가 대표적이었다.
내가 본 최초의 플레이크 광고에는 한 여성이 욕실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어렸기 때문에, 그 여성처럼 목욕을 기쁘게 여기지 않았었다. 목욕은 그저 실용적인 목적밖에 없었다. 게다가 세 명의 형들이 먼저 씻었기 때문에 내가 씻을 땐 추울 수밖에 없었다. 이때는 에너지가 비쌌던 1970년대로, 집에는 늘 뜨거운 물이 부족했다. 목욕이 즐거울 때는 장난감 보트를 가지고 오도록 허락받았을 때뿐이었다. 텔레비전 광고에 나오는 여성은 장난감 대신 플레이크 초콜릿 바 하나를 갖고 있었다. 그 초콜릿을 입안에 넣을 때마다 커다란 만족감이 밀려와 그녀를 사로잡는 듯했고, 가장 순수한 기쁨을 주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느낌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혼자 욕실에 들어갔을 뿐이었다.
이 광고는 우리 형제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우리 추운 욕실에서 초콜릿을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엄마를 졸랐는데, 그리 운이 좋지 않았다. 엄마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우리에게 ‘광고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엄마도 그것을 강제할 수는 없었는데, 왜냐하면 우리 집 텔레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본 ‘플레이크를 먹는 여성’ 광고도 친구네 집에서 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막으려고 했던 게 욕실에서 초콜릿을 먹는 게 아니었음을 깨달은 것은 훨씬 나중 이었다.
1950년대부터 시작돼 요즘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런 광고에는 언제나 플레이크를 먹으며 비밀스러운 즐거움이 탐닉하고 있는, 아주 편안해 보이는 여성이 등장한다. 막대한 초콜릿의 크기 그리고 여성이 거기에 탐닉하고 있는 암시적 태도는 보고 있는 대중에게 모욕감과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광고에 노출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유튜브로 찾아보니 원본 광고가 올라와 있는데, 초창기 버전은 요즘 것보다 더 암시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에 대한 검열 요구는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핵심 메시지는 아마 유지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대중과 공명하는데, 어쩌면 초콜릿에 대한 진심 어린 믿음, 섹스보다 더 좋다는 믿음과 연결된 것이다.
초콜릿 소비량은 많은 최상위 국가들을 보면 스위스가 1위이고 오스트리아와 아일랜드, 독일, 노르웨이가 뒤를 잇는다. 사실 초콜릿 소비량이 많은 상위 20개국 가운데 16개 나라가 북유럽에 위치하고 있다. 섹스의 대체재로서 초콜릿이 갖는 명성을 생각하면, 이런 상관관계에서 온갖 소비가 많은 이유에 대한 다른 설명도 존재하는데, 이것 역시 온도와 관련이 있다.
고체인 초콜릿이 입안에서 액체로 쉽게 변환되기 위해서는 주위 환경이 시원해야 한다. 너무 따뜻한 기후에서는 초콜릿이 선반에서 녹아 있거나 냉장고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초콜릿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차가운 초콜릿을 녹기 전에 삼켜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더구나, 만약 고체 초콜릿이 햇빛을 받거나 더운 차 안에 있어서 20℃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금세 눈에 띄는 변화는 ‘블룸’이 나타나는 것이다. 블룸은 지방과 당이 초콜릿 표면으로 이동해 희끄무레한 결정질의 가루를 이룬 것으로, 때로 강의 물줄기 무늬를 동반하기도 한다.
순수한 즐거움 외에도, 초콜릿의 높은 당 함량과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의 눈에 띄는 각성 효과는 초콜릿에 또 다른 역할을 부여한다. 이 역할은 ‘하루에 마즈 한 개, 일과 휴식 그리고 여흥에 도움이 됩니다’라는 슬로건이 담겨 있다 .프랑스 버전인 ‘심박 작동이 느껴지나요? 마즈와 함께라면 당신은 다시 휴가!’또는 독일 버전인 ‘마즈 드시고, 속도 증진!’에서도 마찬가지다. 통상적인 초콜릿 바는 50℃ 이상의 당과 30℃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농축된 에너지원이 되며 빠르게 힘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초콜릿이 많은 식단이 건강에 좋은지의 여부는 의문에 휩싸인다.
우리가 첫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코코아 버터가 포화지방이라는 점이다. 포화지방은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몸이 이런 지방을 어떻게 소화시키는 지 알아본 연구에 따르면, 다행히도 몸은 이런 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 한편 코코아 입자는 많은 양의 항산화제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런 항산화제가 몸 안에서 어떤 좋은 역할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하버드대에서 한 제한된 실험 결과를 보면 다크초콜릿을 소량 먹는 경우 기대수명이 늘어났다. 아무도 이유는 모르며 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초콜릿 중독이 심해진다면 어떤 장점이라도 체중 증가 때문에 상쇄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판단을 내릴 수 없지만, 너무 많이 먹지만 않는다면 초콜릿은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아마도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의사가 초콜릿을 처방해 주거나 아이들이 학교 식단으로 초콜릿을 받는 일은 비록 요원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초콜릿은 많은 나라에서 정규 군대 배급의 필수 물품이다. 초콜릿은 에너지를 위한 당 공급원이 되고, 버린 지방을 보충해주는 데다, 몇 년에 걸쳐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논란이 많은 대목이긴 하지만,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느낌을 극복하게 해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나는 매일 오후와 밤에 초콜릿을 강박적으로 먹는다. 내가 플레이크 광고를 봐서 받은 세뇌의 결과인지 또는 심리적인 중독인지, 혹은 북유럽의 교육법이 가져온 성적 억압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설명은, 초콜릿이 우리가 만든 가장 위대한 공학적 창조물 중 하나라는 사실에 감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콜릿은 콘크리트나 강철에 비해 확실히 덜 놀랍고 또 기술적으로도 덜 복잡하다. 사람들은 놀라운 발상을 통해 열대 우림에서 나는 별 볼 일없고 불쾌한 맛을 지닌 열매를 차갑고 검으며 부서지기 쉬운 고체로 바꿨다. 입안에서 녹아 당신의 감각에 따뜻하고 연약하며 달콤 쌉싸름한 느낌을 주는 것, 당신의 뇌 속 쾌락 중추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인 고체로 말이다. 우리의 과학지식에도 불구하고, 말이나 공식은 그것을 설명하는 데 부족하다. 이것은 재료 분야의 시에 가깝다. 소네트만큼이나 복잡하고 또 아름답다. 카카오의 린네식 이름인 테오브로마는 정말 딱 어울린다. 테오브로마는 ‘신의 음식’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