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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감미 감미제의 한계

고감미 감미제,  감미료 유해성 논란
- 스테비아
- 감초, 글리시리진
- 사카린 : 사카린 유해론
- 아스파탐 : 아스파탐 유해론

열량이 전혀 없는 단맛이 있을까

출처 : 맛 이야기,행성B,  최낙언

단맛은 기본적으로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당류(saccharide)를 감지하는 감각입니다. 그런데 당류가 아니지만 단맛이 나는 화합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분자의 형태의 일부가 당류와 비슷해 단맛 수용기와 딱 맞게 결합할 수 있으면 단맛으로 느끼는 것이죠. 더구나 어떤 것은 설탕보다 훨씬 강하게 결합해 설탕의 수백 배나 되는 감미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최초의 인공감미료는 사카린saccharin으로 1879년에 우연히 개발되었는데 감미도가 높고 칼로리는 전혀 없습니다. 1885년 이후 상업적인 이용이 시작되어 원래 당뇨병 환자 식단에서 설탕 대용으로 사용되었지만 일반 대중에게도 인기가 많아 빠르게 사용이 확대 되었습니다. 이것 말고도 1931년 스테비아, 1937년 사이클라메이트, 1965년 아스파탐, 1967년 아세설팜, 1976년 수크랄로스, 1996년 네오탐과 같은 고감미 감미제가 개발되었습니다.

 

스테비아는 설탕의 200배, 소마틴Thaumatin 은 2,000~3,000배, · 모넬린Monelin은 3,000배의 감미를 가지면서 천연이다. 그리고 아세설팜케이는 200배, 아스파탐도 200배, 수크랄로스Sucralose는 600배의 감미면서 합성이다. 이처럼 단맛의 물질은 종류도 많고 칼로리가 없는 것도 많은데 왜 설탕의 소비를 줄이기 힘든 것인지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지, 무작정 설탕을 나쁘다고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어떤 감미료가 설탕보다 300배 더 달다고 말하는 것은 감미를 느끼는 최소한의 농도가 300배 차이가 있다는 뜻이지, 설탕 9퍼센트 대신에 0.03퍼센트만 넣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즉, 사카린이 설탕보다 300배 더 달다는 표현은 설탕을 녹여 만든 사탕과 같은 단맛을 내기 위해 사카린이 300분의 1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 아니다. 맹물에 사카린을 넣었을 때 처음 단맛이 느껴지는 농도(이를 역치라고 합니다)가 설탕의 300분의 1이라는 뜻입니다. 사카린의 농도를 높였을 때 단맛이 비례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고 설탕을 입에 넣었을 때 입안을 꽉 채우는 풍부한 단맛은 사카린을 아무리 넣어도 재현되지 않습니다. 사카린이 어느 농도를 넘어서면 쓴맛이 강해져 오히려 불쾌함을 줍니다.
설탕은 분자 구조 전체가 단맛 수용체와만 결합할 수 있는 구조라 단맛이 깨끗합니다. 하지만 결합력이 약해 쉽게 떨어져나가기 때문에 단맛의 강도는 약하죠. 양이 많아야만 단맛 수용체와 지속적인 결합을 통해 높은 감지 신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사카린이나 아스파탐의 경우 단맛 수용체와 훨씬 강력하게 결합합니다. 훨씬 적은 양으로 설탕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자 구조에 쓴맛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 부위가 같이 있어서 그들과 어느 정도 결합하기 때문에 뒷맛이 쓴 것이죠.




왜 우리의 단맛 수용체는 설탕(포도당, 과당)같은 당류 물질과 약하게 결합하도록 진화했을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맛이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합니다. 쓴맛이 독소에 대한 정보를 준다면 단맛은 영양분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독은 존재 자체를 감지하는 게 중요하지만 영양분은 양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쓴맛은 극소량이나마 지속돼야 더 이상 섭취하지 않지만 단맛은 적당한 수준에서 사라져야 계속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만일 포도 한 알을 먹고 단맛이 입안에 꽉 차 사라지지 않는다면 누가 포도 한 송이를 다 먹으려 할까요.
고감미 감미제는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주지만 각각 사용에 나름의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감미료는 열을 가하면 분해되기 때문에 탄산음료나 차가운 음식에만 사용할 수 있고, 어떤 감미료는 물에 잘 녹지 않거나 쓴맛이 강한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훨씬 결정적인 문제는 우리 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혀에는 감미를 주지만 위장은 속일 수 없어서 시장에서 롱런하는 제품이 되기 정말 힘듭니다.


고감미 감미제의 가장 큰 문제

고감미 감미제는 설탕보다 비싸지만 워낙 감미도가 높아서 비용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칼로리도 없고 설탕이 나쁘다고 하니 현대와 같은 칼로리 과잉, 영양의 과잉인 시대에서는 이들이 최고의 감미료여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고감미 감미제를 사용한 제품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왜일까요? 우리의 몸이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기 때문입니다.
인공감미료는 뇌에서 보상반응을 유발하지 못해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미국 예일대학 존 피어스 연구소의 이반 아라우호 박사는 칼로리가 없는 인공감미료는 칼로리가 많은 설탕에 대한 욕구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뇌에는 단맛과 에너지 신호를 처리하는 신경세포 집단이 따로 분리되어 있으며, 만약 단맛이 나지만 에너지가 없는 음식과 불쾌한 맛이지만 에너지가 많은 음식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뇌는 후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쥐들도 단맛이 나고 칼로리가 없는 것보다 맛은 쓰지만 칼로리가 많은 감미료를 선호합니다. 인간의 몸이 칼로리보다 맛을 중시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우리 몸은 내장기관에 존재하는 감각세포를 통해 종류와 총량까지 정확히 감지해 칼로리가 높아야 즐겁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비만은 너무나 복잡한 요인이 많고, 특정 성분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 성분에 초점을 맞추어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방식은 여전합니다. 그러니 비만 문제 해결이 요원한 것입니다. 욕망은 풍선 누르기처럼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전체적인 환경과 음식에 대한 태도를 개선하려는 제대로 된 노력보다 개별적 성과에 연연한다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 식품회사도 20~30년 전부터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건강 지향적이고, 향후 유망한 분야라는 판단 하에 무수히 많은 다이어트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가장 흔하게 비난의 대상이 되는 햄버거와 콜라도 저칼로리 제품이 많이 개발되었죠. 기존의 햄버거 회사에서 신 메뉴로 칼로리나 소금을 낮춘 제품이 출시되었고, 신규로 참여한 회사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몸에 좋은 햄버거를 표방하면서 제품이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제품은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금방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잠시 입맛을 속이는 일은 가능해도 내장기관과 세포 하나하나에서 느끼는 감각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입은 속여도 몸은 속이지 못한다

평소에는 입과 코로 맛을 느끼지만 급하면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이 생쥐 실험으로 밝혀졌습니다. 2008년 학술지 <뉴런>은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자들은 단맛 수용체 유전자가 고장 나서 단맛을 느끼지 못하는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쥐도 한쪽에는 그냥 물이 든 병을 두고 다른 쪽에는 설탕물이 든 병을 둔 뒤 관찰하면, 처음에는 두 병에 대한 선호도에 차이가 없다가 며칠이 지나면 단맛을 느끼지 못하는 쥐도 설탕물을 더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물과 칼로리가 없는 수크랄로스sucralose 같은 단맛 물질이 든 물과 비교하면 며칠이 지나도 앞의 실험과 같은 선호도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맛은 몰라도 진짜 칼로리에는 반응하는 것입니다. 칼로리(영양)가 필요하기에, 비록 단맛을 느끼지 못하지만 몸의 다른 기관을 통해 ‘느끼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생쥐도 가짜 칼로리에는 속지 않는다고 합니다. 2012년 학술지 <시냅스>에 실린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처음에는 설탕을 배합한 사료와 칼로리 없는 사카린을 배합한 사료의 선호도에 차이가 없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쥐들은 설탕이 들어 있는 사료를 선호했다고 합니다. 도파민 수치 또한 설탕이 들어 있는 사료를 먹었을 때 더 높았습니다. 사카린에는 약간 쓴맛이 나기에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교묘한 실험을 구상했습니다. 한쪽에은 단맛이 나지만 칼로리는 없는 아라비노스arabinose가 들어 있는 먹이를, 다른 쪽에는 단맛은 없지만 칼로리가 있는 소비톨sorbitol이 들어 있는 먹이를 준비한 것입니다. 그 결과, 초파리는 처음에는 아라비노스가 있는 먹이를 선호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톨이 들어 있는 먹이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초파리마저 맛 대신에 영양(칼로리)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처럼 음식의 선호도는 맛이나 냄새 같은 감각 정보만으로는 부족하고 영양 정보도 있어야 합니다.
생쥐와 초파리마저 이처럼 칼로리를 감지하는데 사람에게 그런 기능이 없다고 하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것입니다. 사람에게 동물실험과 같이 엄격한 조건에서 실험한 예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무수히 실패한 다이어트 제품을 통해 칼로리가 없는 인공감미료는 단기간은 소비자에게 ‘먹힐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외면 받는다는 것으로 명확해졌습니다. 그나마 ‘제로 칼로리’를 표방한 제품 중에는 다이어트 콜라 정도가 나름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설탕이 든 음료보다 더 많이 들어간 카페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설탕에 의한 도파민 분비량 감소를 카페인에 의한 도파민 분비 증가로 대신한 셈입니다.
음식 맛은 식품의 모든 성분이 관여하는 것이지 맛 물질과 향기 물질만 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맛 성분, 향기 성분을 따로따로 말하고 따로따로 강조하는 것은 처음에는 별 차이가 없어도 좀 더 깊은 문제 해결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식품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식품 현상을 얼마나 세분화해 통제할 수 있는지 아닌지로 판가름이 납니다. 그런데 식품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 중 물성은커녕 미각의 역할과 후각의 역할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아쉽습니다.



뇌는 음식맛 보다 칼로리 선호-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 효과 없다

아시아투데이 김유진 기자

인공감미료는 뇌에서 보상반응을 유발하지 못해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 대학 존 피어스 연구소의 이반 아라우호 박사는 뇌는 음식의 맛보다는 칼로리를 중요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5일 보도했다.
따라서 칼로리가 없는 인공감미료는 칼로리가 많은 설탕에 대한 욕구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아라우호 박사는 밝혔다.
뇌에는 단맛과 에너지 신호를 처리하는 뉴런(신경세포) 집단이 분리돼 있으며 만약 단맛이 나지만 에너지가 없는 음식과 불쾌한 맛이지만 에너지가 많은 음식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뇌는 후자를 선택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빛을 비쳤을 때 활성화되는 신경경로가 나타나는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을 이용, 쥐들에 단맛이 나지만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와 쓴맛이 나지만 칼로리가 많은 감미료를 먹이면서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감미료의 맛과 칼로리는 모두 보상을 관장하는 선조체(striatum)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같은 선조체 안에서도 맛은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에서, 칼로리는 배측 선조체(dorsal striatum)에서 분리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쥐들은 단맛이 나고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보다는 맛은 쓰지만 칼로리가 많은 감미료를 선호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설탕에 반응하는 뇌의 신경회로가 맛의 질보다 칼로리의 양을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체내의 모든 기관은 기능 수행을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뇌는 하루 칼로리 섭취량의 20% 이상을 소모하기 때문이라고 아라우호 박사는 설명했다. 맛과 칼로리가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규명하면 인간의 식습관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음식선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신경과학 전문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