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t ≫ 진화 ≫ Network

사회성 : 신뢰 비용

진화론의 동력
- 사회성 : 신뢰, 도덕성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제일 잘 진단하는 키워드는 불신, 즉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광우병 파동, 세월호 참사 ... 계속 확장되고 있다.

사람들은 정부, 검찰과 경찰, 언론, 기업 그 어느 것도 믿지 않는 듯하며, 어디를 가나 음모론이 횡행하고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간의 간극이 깊어져 있습니다. 신뢰를 사람 사이의 문화 차원에 한정해서 이야기하기에는, 불신이 미치는 악영향은 너무나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과육이 들어 있는 젤리, 활어회 ... 일본인들은 활어(活魚)보다는 선어(鮮魚)회를 선호합니다. 선어회는 바다에서 잡거나 양식장에서 걷어올린 즉시 물고기의 목을 꺾어 핏물을 뺀 뒤 껍질과 뼈를 발라 내 냉장고에서 2~3일 숙성시킨 회입니다. 맛은 사실 압도적인 차이로 선어회가 더 맛나게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쫄깃한 식감에선 선어보다 활어가 더 낫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 큰 차이가 없음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왜 유독 활어회를 선호하는 걸까요. 저는 ‘불신’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횟집 수족관에서 분명하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봐야 마음이 놓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트러스트’에서 ‘선진국과 후진국 차이는 바로 신뢰의 차이이며 신뢰 기반이 없는 나라는 사회적 비용이 급격하게 커져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사회성은 반드시 신뢰를 요구한다. 무조건 믿어주고,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후에 유형 또는 무형의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신뢰의 기반이고, 이런 기반이 없는 조직은 감시의 비용이 너무 커서 반드시 붕괴할 수밖에 없다. .

신뢰가 어떤 조직에 이익을 줄 수도 있고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즉, 조직에 속해있는 구성원들의 신뢰가 떨어지게 되면 상대가 배신하지 못하도록 이것저것 단서조항을 달고 안전 장치를 마련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조직에 규정, 규칙이 너무 많다는 것은 곧 조직의 신뢰가 땅에 떨어 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런 안전장치가 많아 질수록 조직이 치뤄야 하는 비용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금번 많은 기업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중 삼중의 확인장치를 통해 그들의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하는 부정적 효과를 불러 왔음을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