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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쇼 : 간단 or 복잡

식품은 문화이다
- 사치와 문명
- 자본주의는 이익으로 돌아간다
- 공짜 점심은 없다

맛집, 맛쇼의 시대
- 맛집 = 맛쇼
- 절대 음감도 절대 미각도 없다
- 이미 맛과 영양은 분리되기 시작했다
- 간단히 만들었다고 다른 것이 아니다
- 분자요리 : 진짜 맛쇼 최고의 인기다.



초간단 육수 레시피



사실 미각 스캔들에서 보여준 한장의 그림이 MSG에 대한 이해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한우 스시, 양지, 잡뼈를 넣고 끓이면 1인분에 6,333원
육수만 6,333원이면 도대체 냉면의 가격은 얼마야 정상일까
설마 이런 육수로 만든 냉면으로 8000원에 팔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

미각스캔들 칡냉면편에서 조미료 육수 제조법이 나왔다.
나도 그게 그 간단한 방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에 놀랐다.
복잡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쇠고기다시다를 상정하지 않고 맛을 보았을 때는 쇠고기와 닭고기 맛 외에 화학조미료, 구연산, 마늘, 양파, 간장 등등의 맛이 입안에 들어왔었다.  
조미료 냉면 육수의 전통은 오래되었다.
칡냉면에만 쓰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냉면에 그와 비슷한 여러 방법의 육수를 쓴다.
방송에 나온 냉면 육수는 다시다 나오고 만들어진 방법이고 그 전에는 그래도 고기 국물은 들어갔다.
흐릿한 쇠고기 국물 내고 여기에 화학조미료, 왜간장, 설탕, 소금 넣고 찐득하게 졸였다.
이렇게 졸인 것을 짠탕 또는 짬이라 한다.
짠탕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때그때 떠내어 찬물에 희석하여 내놓았다.
이 방법이 만들어진 것은 육수의 변질 때문이었다.
여름이면, 옛날에는 냉장시설 사정도 좋지 않아, 육수 만들어놓고 한나절이면 변하니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 짠탕은 지금도 여러 냉면집에서 쓰고 있다.
갈비탕집에서 이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번에 미각스캔들에서 방송한 육수는 전통적인 짠탕보다 더 쉽고 더 싼 방법이다.
고기 삶을 일도 없다.
쇠고기다시다, 모도(치킨시즈닝), 황설탕, 소금, 식초만 있으면 즉시 제조할 수 있다.
맛.. 죽인다.
시식을 하는데, 입안에서 침이 줄줄 나왔다.
그 가짜의 맛에도 미각은 본능적으로 작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식 이후 5분 정도 지나자 부작용이 나타났다.
혀와 입 천장 전체가 바짝 말라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오래오래 지속되었다.
미각스캔들 제작진은 조미료 냉면 육수 제조법을 '단돈' 80만원에 샀다.
예전에 나대로 조미료 육수 제조법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들은 공식 가격은 300만원이었다.

 
 

 


에스트로겐(호르몬)이 그렇게 많이든 칡을 음식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할까
6300원 재료비를 들여서 실제로 얻는 것이 육수라면
고기를 넣어야할 이유가 무었일까
결국 MSG 뽑자는 이야기 그것이다

맛은 단맛, 짠맛, 신맛, 감칠맛에 불과하니 설탕, 소금, 식초, 조미료에 약간의 풍미물질만 있으면 나는 것이 당연하다. 자본주의는 이익으로 유지된다. 불필요한 비용을 요구하면서 무조건 최저가를 찾으면 붕괴한다. 합리적인 가격에 즐거움을 찾는 좋은 문화가 절실해진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