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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자료 : 불량지식(언론보도), 식품비밀,  맛이란, 동아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 : 다이어트의 불편한 진실

1. 모든 다이어트는 실패했다
2. 식품은 문화다
3. 지방은 무죄다. - 칼로리는 지적사기
4. 콜레스테롤도 무죄다. - 콜레스테롤은 지적사기
5. 운동으로 살빼기는 힘들다.

1.  모든 다이어트는 실패했다 2012-04-28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20, 30대 여성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스스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한국의 여성들은 지금도 너무나 날씬하고 예쁜데 어쩌다 다이어트가 이렇게 초미의 관심사항이 됐는지 안타깝다. 그나마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면 좋으련만, 대부분은 실패의 쓴잔을 들이켜는데도 말이다.

의료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비만은 이상적인 질병이다. 평생 시달리면서도 금방 죽지는 않으니 환자가 줄어들 염려가 없다. 게다가 환자들의 치료 욕구가 무척이나 크다. 시장규모가 날로 커가는 사업 아이템인 셈이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살은 빼는 것은 실제로 얼마나 가능할까.

○ 다이어트는 쓸모가 없다?

영국 웨일스의 15세 소녀 조지아 데이비스는 2008년 8월 당시 키 167cm에 몸무게가 210kg에 달했다. 약 127kg을 빼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경고를 듣고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비만학교에 들어갔다. 매월 640만 원의 비용을 들여 9개월간 죽을 고생을 한 끝에 그는 약 114kg 감량이라는 믿기지 않는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쇼 프로그램에서 “45kg을 더 빼겠다”고도 했다. 이후가 궁금하지 않은가. 지난해 2월 영국의 더 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8세가 된 데이비스는 본래의 몸무게를 뛰어넘는 약 254kg이 돼 있었다. 부친의 사망, 학교에서의 놀림 등을 견디지 못한 그는 “슬퍼서 더 먹었다”고 했다. 살인적 다이어트를 감내했던 10대 소녀는 결국 ‘요요현상’으로 몸무게가 더 늘어났다.

한 소녀만의 사례가 아니라 통계적으로도 그렇다. 1999년 핀란드에서 4193명의 남자와 3536명의 여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5년 동안 주기적인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체중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이 가장 높은 미국은 어떨까. 미국의 비만 인구는 1960년대에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정부는 1980년대에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영양성분 표시제’를 실시하고 야채샐러드 등 균형 잡히고 칼로리를 낮춘 식단을 추천했으며, 대규모 다이어트 집단 실험을 실시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이후 30년이 지났다. 지금쯤이면 충분히 효과가 나올 만한 시기다. 비만율의 증가가 멈추거나 감소했을까. 결코 아니다. 80년대 당시에만 주춤했던 비만율은 정부의 대대적인 다이어트 정책 이후 오히려 더 높아졌다. 현재는 30년 전의 2배로 늘었고, 증가 추세는 언제 멈출지 모르는 형편이 됐다.

이것이 세계 최정상의 과학기술을 가진 미국이 모든 노력을 총동원한 결과다. 다이어트 환경은 갈수록 더 좋아진다. 1993년 2300만 명이 헬스클럽에 등록했는데, 지금은 45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헬스클럽에 간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할수록 비만율이 더 높아지는 역설. 도대체 이유가 뭘까.

○ 대부분 다이어트의 끝은 요요다

지난 70년간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 다이어트법은 2만6000종에 이른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1900∼1925년에 유행했던 방법의 이름과 설명만 달리한 것이라고 한다. 어떤 다이어트 방법이든 처음에는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람의 수기가 속속 올라온다. 그런데 모든 다이어트에는 평균적으로 3개월, 길어도 7개월 이내에 정체기가 온다. 그 정체기를 계속 유지하면 좋은데, 보통은 다시 처음 체중, 아니 그 이상으로 되돌아간다. 요요현상으로 실패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부족을 탓하며 자존감만 상한 채 침묵한다. 결국 홈페이지에는 살을 뺀 소수(200명 중 1명으로 추정된다)의 자랑만 남는다. 다이어트 방법이 본격 개발된 지 100년이 지났고, 해본 사람도 그렇게 많은데 왜 그렇게 될까.

요요현상이란 다이어트로 체중이 줄었다가 원래 상태로 복귀하거나 그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일정기간 밥을 먹지 않으면 물론 체중이 준다. 그런데 체내 근육량이 함께 감소해 기초대사량이 낮아진다. 이 상태에서 다이어트를 중단하고 평소의 식사량으로 돌아가면 에너지가 남게 된다. 100을 먹고 100만큼 쓰던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면 80을 먹고 80만큼 쓰는 상태가 된다. 여기서 다시 100을 먹게 되면 80만 쓰고 20이 남는다.

게다가 체내 지방세포의 수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줄지 않는다. 단지 바람 빠진 공처럼 수축했다가 언제든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 다이어트 실패가 반복될수록 점점 근육은 줄고 체지방이 많아지는 이유다.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체중감량은 쉽지 않고, 원래의 체중(또는 그 이상)으로 돌아가는 기간은 점점 짧아진다.

다이어트에 수반되는 스트레스도 요요를 부추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트레이시 베일 교수(정신의학)는 쥐에게 기존 식사량의 75%만 제공해 체중을 10∼15% 줄였다. 연구팀은 쥐들을 다시 원래 몸무게로 살찌운 뒤 스트레스에 노출시켰다. 이때 다이어트를 했던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혈액 내 ‘코르티코스테론’ 농도(이것이 높을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가 더 높았고, 음식이 앞에 있으면 참지 못하고 폭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베일 교수는 “다이어트를 경험한 쥐는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고 고칼로리 음식에 식욕이 왕성해지도록 유전자가 변화했다”며 “다이어트로 인한 ‘후생유전학 효과’(유전자의 염기서열은 변하지 않고 기능이 바뀌는 것)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 때 받은 스트레스가 결국 ‘요요’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다이어트 방법도 있다. 실제 무수히 많은 사람이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비만율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살을 빼려고 시도했던 모든 사람의 결과를 합하면 결국 다이어트는 비만의 증가에 기여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실패는 빨리 인정할수록 좋다. 그리고 거기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한 ‘신화’를 함께 살펴보자. 혹시나 운이 좋으면 비만을 정복할 단초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2.  식품은 문화다

절식 좋지만… 스트레스로 폭식 부르기 쉬워


사람이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을 위해서다. 인류는 오랫동안 줄곧 굶주림에 시달려왔다. 필요한 최소량의 먹을거리를 찾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이었다. 먹을 것이 넘쳐날 정도로 풍족해진 건 불과 수십 년도 안 됐다.

우리 몸은 영양분이 부족할 때 ‘허기’라는 고통을 느낌으로써 아주 작은 먹이라도 찾게끔 설계돼 있다. 그리고 먹을 때의 ‘쾌감’은 그동안의 노고를 단숨에 잊기에 충분하도록 진화해 왔다. ‘타는 갈증’은 인간이 마지막 한줌의 기력을 짜내 물 쪽으로 향하게 하는 ‘처절한 욕구’의 다른 말이다. 지적 호기심이나 오락은 사실 배부를 때 이야기다. 사흘만 굶어 보라. 먹는 것 외에는 머리에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몸은 그렇게 프로그램돼 있다.

○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먹고 있다

동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석좌교수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생명체란 유전자가 잠깐 쓰다 버리는 생존기계이자 꼭두각시이며, 이 꼭두각시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주인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유전자다”라고 썼다. 이어 그는 “진화를 논리적으로 바라보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의 시선에서 개체군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이라며 “결국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두 가지 사명에 매진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원시인 시절 인류의 급성 스트레스는 사나운 짐승을 만나는 것이었고, 만성 스트레스는 굶주림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때에는 기초대사량을 줄여 최소한의 에너지로 살아남는 능력이 생존에 절대 유리했다. 유전자도 그런 쪽으로 진화했다.
미국 소크 생물학연구소의 마크 몬트미니 박사 연구팀은 지방을 연소시키지 않고 저장하는 ‘CRTC3’란 유전자를 발견했다. 2010년 12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관련 논문이 실렸는데, 제1 저자가 한국인 송영섭 박사였다. 연구팀은 정상인 쥐와 CRTC3를 제거한 유전자조작 쥐에게 계속해서 음식을 먹였다. 예상대로 정상 쥐는 뚱보가 됐다. 하지만 ‘저축유전자’가 없는 쥐는 날씬한 몸매를 유지했다.
사람에게도 이 유전자가 있다. 연구팀이 멕시코계 미국인 3000여 명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약 30%가 지방 저장 기능이 더 강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실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의 몸무게는 정상 유전자를 지닌 사람보다 평균 3kg 더 무거웠다.
물론 사람들이 적정량만큼만 먹는다면 저축유전자가 비만을 일으킬 소지는 크게 낮아진다. 그런데 먹을 것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됐다는 점이 문제다. 대다수가 ‘기아를 대비해 많이 먹어두라’는 유전자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코넬대의 브라이언 원싱크 교수 등은 2010년 영국의 ‘국제비만저널’에 “그림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음식 및 그릇의 크기가 점차 커져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서기 1000∼2000년 여러 화가가 그린 52편의 ‘최후의 만찬’에 표현된 빵, 음식, 접시의 크기와 열두 제자의 평균 머리 크기를 비교한 상대값을 구했다. 분석 결과 지난 천 년 동안 주 요리의 사이즈는 69.2%, 빵과 접시의 크기는 각각 23.1%, 65.6% 커졌다. 특히 1500∼2000년에 그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스코틀랜드 애버딘대 생태학연구소의 존 스픽먼 교수는 2010년 “칼로리 소비량은 1980년대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현재의 칼로리 섭취(3500Cal)는 1980년대보다 3분의 1가량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난 이유가 사람들이 예전과 비슷한 활동량을 유지하면서도 음식을 더 많이 먹는 데 있다는 것이다.

○ 음식은 문화… 한번에 줄이긴 힘들다

평균보다 음식 섭취량을 30% 줄이면 파리의 수명은 2배로 늘어나고, 생쥐도 20∼80% 더 오래 산다고 한다. 영장류도 마찬가지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리처드 웨인드룩 박사팀은 2009년 7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저칼로리 식단이 붉은원숭이의 기대수명을 10∼20%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붉은원숭이 76마리(7∼14세) 중 절반에게는 원하는 만큼 먹을 것을 주고, 나머지 절반에겐 칼로리를 30% 줄이는 대신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를 줬다. 1989년 실험 시작 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정상식단 그룹의 37%가 노화성 질병(당뇨, 암, 심장질환 등)으로 죽은 반면, 칼로리 제한 집단은 13%만 같은 이유로 죽었다. 학계에서는 결과의 정확도를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보통보다 적게 먹어야 몸에 좋은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그런데 딱 필요한 만큼만 먹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요즘 애완견들은 예전보다 수명이 2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 비결은 사료에 있다. 개 사료는 몇 가지 식물성 원료와 동물성 원료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을 맞춘 후 합성비타민과 미네랄로 모자란 부분을 채운 것이다. 색과 맛은 색소나 향으로 조절한다. 사료의 가장 큰 장점은 과식할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365일 같은 걸 먹는데 식탐을 부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건조식품이어서 식중독 염려도 없다. 인간도 이렇게 먹는 게 가능할까?

우주인을 생각해 보자. 지상 382km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에게 ‘식욕’은 사치일 수 있다. 실제 식욕도 별로 없다. 무중력 상태에선 코와 목이 부어 향과 맛을 느끼는 신경이 무뎌진다.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평형감각이 혼란을 일으켜 생기는 우주멀미도 식욕 저하의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없는 음식’은 우주인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된다. 우주식량은 애초에 치약처럼 짜서 먹을 수 있는 튜브형으로 개발됐다. 먹기 간편하고 가볍고 안전하고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했다. 그런데 우주인들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음식을 동결건조한 다음 우주에서 물을 부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먹도록 했다. 안전성 문제 때문에 방사선도 쪼였다. 우주인들은 간편하고 과학적인 튜브식품 대신 불편하고 방사선이 쪼여진 식품을 더 좋아했다. 먹는 즐거움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낯선 이국땅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미군에게 콜라는 총알 못지않게 중요한 병참 무기였다. 해외여행 때 라면 맛이 더 특별해지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 아닐까.

우주인의 사례에서 보듯 인간에게 음식은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실험실의 붉은원숭이처럼 쉽게 양을 줄일 수는 없다. 게다가 양을 줄인다고 그만큼 체중이 쉽게 줄지도 않는다. 적게 먹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인간의 몸이 기초대사량을 줄이는 ‘기아 모드’를 불러오거나 심각한 폭식을 초래할 수 있다. 오히려 “폭식만은 않겠다”는 게 더 현실적이다. 그리고 칼로리, 지방, 운동량 따위만을 중시하는 기존 다이어트 방법들을 이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3.  지방은 무죄다

지방이 비만의 주범? 많이 먹었더니 오히려… 2012-06-09

늘어난 뱃살을 보노라면 ‘지방’에 대한 분노는 극에 달한다. 배 속에 빼곡히 들어찬 지방을 언젠가 내 몸에서 퇴출하리라 다짐하면서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쳐다보지도 않으려 한다. 그러나 지방을 많이 먹는 것과 살이 찌는 것의 상관관계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동아일보DB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았던 사람은 잔 루이즈 칼망이라는 여성이다. 그는 1875년 2월 21일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인 아를에서 태어나 1997년 8월 4일 사망할 때까지 122년 하고도 6개월, 정확히는 4만4724일을 살았다(1999년판 기네스북에 등재). 85세에 펜싱을 시작하고, 100세가 넘도록 자전거를 탔던 할머니는 모든 음식에 올리브유를 발라서 먹고, 일주일에 초콜릿 1kg을 규칙적으로 먹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끼리 가장 흔하게 하는 말이 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뚱뚱해진다. 그래서 건강도 해친다.”

무심코 믿었던 이 말이 진실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세계 최장수인 칼망의 사례는 어떻게 설명할 텐가. 물론 한 사람의 사례를 일반화하려는 건 아니다. 아래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분명 지방은 억울하다고 할 수 있다. 지방은 비만의 결과이지 결코 비만의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누명을 벗지 못했던 지방의 ‘한’을 오늘 풀어주고자 한다.

○ 지방의 ‘무죄’를 증명하는 증거들

고열량의 대명사 초콜릿 얘기를 해보자. 지방과 설탕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은 한때 비만을 초래하는 ‘주범’으로 낙인찍힌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초콜릿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초콜릿 다이어트’에 관한 책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다크’ 초콜릿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사람이 많다. 다크 초콜릿은 설탕의 비율을 줄인 대신 카카오 분말을 조금 더 넣은, 즉 카카오지방의 비율을 많이 높인 것이다. 보통의 초콜릿보다 당연히 열량이 더 높다. 여기서 열량(지방)이 높을수록 다이어트에 좋다는 ‘역설적인’ 추론이 가능해진다.

지방을 줄였을 때 오히려 비만이 오기도 한다. 미국 퍼듀대 연구팀이 지난해 국제학술잡지 ‘행동신경과학(Behavioral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는 “지방 대체제(열량과 콜레스테롤이 없는 합성 지방)가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살이 찌도록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포함됐다. 미국의 경우 저칼로리 음식 및 음료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는데도 비만인구는 매년 3%씩 늘어나고 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2007년 “저지방 식품이 곧 저칼로리 식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저지방 식품을 먹은 실험대상자들은 식사량이 많아져 결국 평균 28%나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는 게 요지다. 텍사스대 의대의 헬렌 하즈다 박사는 474명을 다이어트 음료를 마신 그룹과 마시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허리둘레를 측정(평균 9.5년간 세 차례씩)했다. 그 결과 다이어트 음료를 마신 그룹의 허리둘레 증가비율이 훨씬 높았다.

일명 ‘황제 다이어트’라고 불리는 ‘앳킨스 다이어트’는 지방의 누명을 벗겨줄 핵심 증거 중 하나다. 로버트 앳킨스 박사는 1963년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되 지방과 단백질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주창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예방의학연구소의 크리스토퍼 가드너 박사는 과체중 여성 311명(평균 40세)에게 그룹별로 네 가지 다이어트를 시도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먹는 앳킨스 다이어트가 가장 효과(평균 4.7kg 감량)가 컸다. 탄수화물을 많이, 지방을 적게 먹는 ‘런(Learn) 다이어트’는 2.59kg,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을 4 대 3 대 3으로 섭취하는 ‘존(Zone) 다이어트’는 1.61kg 감량에 그쳤다. 물론 앳킨스 다이어트의 효과도 6개월뿐이다. 2년이 지나면 대부분은 실패한다. 그러나 단기간이나마 효과를 볼 수 있었던 다이어트 방법이 ‘지방을 많이 먹는’ 방법이었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칼로리 생각하다 건강 망친다

지방을 ‘죄인’으로 만든 용의자 중 하나는 칼로리 측정법이다. 칼로리 측정은 살을 빼기 위해 고안한 것이 아니다. 100여 년 전 미국의 농화학자 윌버 올린 애트워터는 열량(영양)을 좀 더 잘 공급하기 위해 칼로리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영양과잉보다는 영양부족이 더 큰 이슈였다. ‘다이어트’라는 용어도 원래는 적당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영국의 농업과학자 존 보이드오어가 1936년 펴낸 ‘음식, 건강과 소득’을 보더라도 그렇다. 책에는 영국 전체인구 중 규정 식사량을 채울 수 있는 소득층은 절반뿐이었고, 인구의 10%는 영양부족 상태였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칼로리는 타파의 대상이자 사람들의 적이 됐다. 논리적 구조는 이렇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g당 4Cal의 에너지를 갖고, 지방은 g당 9Cal를 지니고 있다. 지방을 먹으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과 같은 양이더라도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이 된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서 칼로리를 소모해도 지방을 많이 먹으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산술적으로는 무조건 맞는 얘기다.

그런데 한 가지, 전제가 잘못됐다. 칼로리 이론은 어떤 조건에서든 섭취한 모든 음식이 일정하게 소화, 흡수된다고 가정하고 있다. 알코올은 g당 7Cal의 열량을 갖고 있다. 지방보다는 낮지만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도 애주가라고 ‘무조건’ 뚱뚱하지는 않다.

우리 몸이 가장 잘 활용하는 것은 포도당(탄수화물)이다. 그러니 흡수도 잘한다. 몸에는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집어넣는 펌프가 있다. 반면 지방을 강제적으로 세포에 넣어주는 펌프는 없다. 먹는 족족 흡수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 비축용으로는 지방이 탄수화물보다 훨씬 우월하다. 무게당 열량이 훨씬 높고, 수분도 불필요하다. 지방끼리 쉽게 뭉쳐 저장이 편하고 독성도 없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소모된다. 쓰고 남은 포도당이 비축용 지방으로 전환되는 이유다. 정리하자면 비만은 ‘먹어서 흡수되는 지방’보다는 ‘포도당이 전환돼 저장된 지방’의 책임이다.

지방 섭취를 무조건 줄이면 포만감이 작아지고, 먹는 즐거움도 사라진다. 자칫 더 큰 폭식을 불러올 수도 있다. ‘진범’을 잡지 못한 채 엉뚱한 용의자를 괴롭히는 과오는 범하지 말자.

4.  콜레스테롤은 더 억울하다


달걀은 콜레스테롤이 아주 많은 식품이다. 어떤 이들은 단지 그 이유로 달걀을 멀리한다. 먹고 안 먹고는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 탓에 피하는 건 본인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살빼기 정석은 적게 먹는 것밖에 없다
달걀은 콜레스테롤이 아주 많은 식품이다. 어떤 이들은 단지 그 이유로 달걀을 멀리한다. 먹고 안 먹고는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 탓에 피하는 건 본인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건강한 몸의 가장 큰 적은 불량한 지식이다. 누군가가 전한 불확실한 정보들이 우리의 몸을 망치고 있다.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잘못된 지식에서 출발한 다이어트는 실패할 게 뻔하다. 물론 먹는 양을 줄이지 않는 한 현존하는 다이어트 방법이 모두 무용지물이지만….
필자는 지난 글에서 지방의 무죄를 주장했다.(본보 6월 9일자 B5면 참조) 이달 27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이를 뒷받침하는 논문이 실렸다.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의 카라 이벨링 박사팀은 저지방 식단을 활용해 체중을 줄였더니 저당(低糖) 또는 저단백질 다이어트보다 평균대사량이 220Cal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대사량이 줄어들면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찔 수 있다. 요요현상이 쉽게 온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방보다 더 심한 차별을 받아온 것이 있다. 필자가 누명을 벗겨주고자 하는 주인공은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혹자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동일한 물질이라고 오해한다. 어떤 이는 심장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콜레스테롤을 몸 안에 들이지 않기 위해 지방을 멀리했다. 언제인가부터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구분하고 있다. 한마디로 다 틀렸다.

콜레스테롤, 네 정체가 뭐냐?
‘C27H46O’ 콜레스테롤의 정체다. 탄소(Carbon) 원자 27개와 수소(Hydrogen) 원자 46개, 그리고 산소(Oxygen) 원자 1개로 이뤄진 유기화합물. 18세기 후반 담석에서 처음 발견된 콜레스테롤(cholesterol)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담즙이라는 뜻의 ‘chole’와 고체를 의미하는 ‘stereos’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체내에서 콜레스테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불포화지방으로 인해 벌어진 세포막을 채워줌으로써 세포의 안정성과 막 투과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그래서 불포화지방이 많은 뇌에 콜레스테롤이 가장 많다. 뇌의 중량은 전체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뇌가 보유한 콜레스테롤은 몸 전체 콜레스테롤의 25%나 된다. 콜레스테롤은 또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담즙산 등 스테로이드 계열 호르몬을 합성하는 원료가 된다.

이렇게 중요한 콜레스테롤이 왜 인간의 적이 됐을까. 미국에서는 1930년경부터 심장병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의 ‘전미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NCEP)’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청산가리나 비소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고 못 박았고, 이에 따라 달걀 버터 육류 등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은 심장병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그래서 1950년부터 미국의 달걀 소비량은 급속하게 줄었고 버터는 마가린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미국인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심장병은 여전히 심각한 질환이다.

한 가지 큰 오해를 한 탓이다.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식품만을 먹어도 몸속 콜레스테롤 수치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채식만 하는 스님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재보라.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 대부분(80%)은 간에서 24시간 꾸준히 합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의 합성이 줄고, 섭취량이 부족하면 많이 합성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한다. 동물은 거의 모든 영양소를 식물로부터 얻지만 콜레스테롤만큼은 직접 체내에서 생합성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란 없다
사람들은 지방을 적으로 삼다가 이내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나눠 포화지방만 공격하기 시작했다. 콜레스테롤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콜레스테롤을 독극물 취급하더니 지금은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구분한다.
흔히 고밀도 지방단백질(HDL)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하고 저밀도 지방단백질(LDL)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한다. 이 말부터가 오해다. 지방단백질은 지방과 단백질, 인지질, 그리고 콜레스테롤이 혼합된 형태다. HDL과 LDL을 구분하는 기준은 단백질의 비율이다. 크기가 작은 HDL은 단백질 비율(45%)이 높고, HDL보다 평균 12배가 큰 LDL은 단백질 비율(25%)이 낮다. HDL이나 LDL이나 똑같은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그 양만 HDL보다 LDL이 더 많을 뿐이다. “HDL은 좋고, LDL은 나쁘다”고 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이 적으면 좋고, 많으면 나쁘다”는 얘기밖엔 안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HDL은 심혈관에 좋고 LDL은 나쁘다’는 기존 상식과 배치되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미 보건당국은 지난해 5월 심혈관계 질환자 3414명에게 LDL을 낮추는 고지혈증치료제와 HDL을 높이는 니아신(니코틴산·수용성 비타민B군의 일종)을 함께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32개월 만에 중단시켰다. 중간 검토 결과 혈중 HDL 농도는 높아졌지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지 못했고 오히려 뇌중풍(뇌졸중)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2006년에는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혈중 HDL 농도를 높이는 신약을 개발하던 중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를 중단했다.
굳이 HDL과 LDL의 선악을 따지려면 단백질을 조사하는 게 맞다. 미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여성 3만2826명과 남성 1만8225명을 최장 1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들 중 관상동맥질환을 보인 634명을 연구해 보니 체내 HDL-C(지방단백질 표면을 감싸는 10종의 단백질 중 하나인 ‘apoC-III’을 포함한 HDL)가 많은 경우 오히려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래도 콜레스테롤을 의심할 텐가

달걀은 콜레스테롤의 보고다. 그래서 아직도 달걀을 쉽게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지방을 먹으면 몸속에 지방이 쌓여 살이 찌고, 콜레스테롤을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쌓여 심장병에 걸린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2010년 6월, 이전 50년간의 자료 조사와 자체 연구를 통해 “식품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 결과에서도 달걀을 많이 먹는 일본, 멕시코, 프랑스, 스페인 등이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올해 4월 미국 코네티컷대 연구팀도 대사증후군을 앓는 경우 하루 달걀 3개를 먹으면 몸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살이 찌면 우리는 지방을 먼저 용의선상에 올린다. 살찐 사람이 심장질환에 걸리면 지방을 먹으면서 함께 섭취한 콜레스테롤 때문이라 여겼다. 그러면서 시간만 허비했다. 지방 탓, 콜레스테롤 탓 이제는 그만하자. 식사량만 줄이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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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3대 영양소이면서 그렇게 심하게 비난받은 것은 비만뿐 아니라 심장병의 원인으로도 지목받은 까닭이다. 심장병은 미국인의 최대 사망 원인이었다.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적어지면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심장의 박동이 약해진 만큼 더욱 심장에 공급되는 혈액도 감소하여 순식간에 심각한 상황으로 간다. 심장질환 주요인이 혈관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죽상경화 현상이다.
심장질환은 미국인에게 1930년부터 급격이 증가하여 50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유지하였다. 암보다 훨씬 무서운 질병이었다. 특히 1955년 6.25 전사자 2000명을 부검한 결과 전사자의 775명이 어떤 형태로든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충격에 빠트리기 충분하였다. 평균나이 22세인 젊은이도 혈관에 플라그가 생긴다면 나이가 들면 얼마나 심각할지 상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1940년대 벌써 동물성 지방의 섭취는 줄이고 식물성 지방의 섭취는 늘이는 노력을 하였다. 콜레스테롤의 주범을 꼽힌 계란의 섭취도 195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총 지방 중 동물성 지방은 83퍼센트에서 62퍼센트로 줄였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잠깐 올랐다가 다시 그대로 유지하고 심장병은 1970년까지 계속 늘어났다. 1970년 미국 심장협회는 포화지방은 나쁘고 식물성 기름이 좋으며, 목숨을 구해주는 기름이라 선전하였고, 육류는 심장병과 동일시되었으며 미국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NCEP)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먹는 것은 마치 청산가리나 비소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은 세포막을 적당히 유동성 있게 유지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유동성이 너무 크면 막의 붕괴로 이어지고 유동성이 너무 적으면 막단백질의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다. 포화지방은 지방막을 견고하게 하고 불포화지방은 부드럽게하며 콜레스테롤은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이 너무 낮으면 혈관이 약해져서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특히 오메가(w)-3 같이 다가 불포화지방이 과다하면 위험하다. 북극권에 살며 생선을 많이 먹는 에스키모인들은 심혈관 질환은 적지만 혈관 벽이 약해서 뇌혈관이 약하고 출혈이 되면 멈추기 힘들다. 따라서 총량과 포화/불포화 지방의 적당한 비율이 중요하지 무작정 포화지방을 안 먹고 불포화 지방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섭취한 지방이 서서히 혈관에 쌓여서 문제를 일으킨 거라는 가정의 문제점은 플라그의 축적이 혈관 전체에 걸쳐 일어나지 않고 주로 혈관이 구부러진 동맥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설명하지 못한다. 축적이 되려면 혈류가 느린 정맥에 쌓이면 이해하기 쉽지만 정맥에는 쌓이지 않고 혈류가 빠른 동맥에만 일어는 현상은 설명하기 힘들다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식품만 먹어도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꿈적도 안한다. 채식만 하는 스님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육식을 하는 사람과 같다. 왜냐하면 우리 몸속의 콜레스테롤 대부분(80%)은 간은 24시간 꾸준히 합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양은 계란 10개에 포함된 콜레스테롤과 같은 양이다. 버터와 계란등이 콜레스테롤로 맹 비난을 받아서 우리는 없어서 못 먹었던 1950년부터 계란 소비량이 줄었다. 그런데 2010년 6월 농촌진흥청이 지난 50년간 미국, 일본, 유럽 등의 학술논문과 자료를 분석하고, 자체 연구 조사한 결과 식품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가별 1인당 달걀 섭취량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달걀을 많이 먹는 일본, 멕시코, 프랑스, 스페인 등의 나라는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2012년 4월 코네티컷대학 연구팀이 밝힌 결과에 의해서도 대사증후군을 앓는 경우 하루 3개 가량 계란을 섭취하는 것이 몸에 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은 포만감이 커지고 배고픔과 연관된 호르몬 반응이 개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여간 그렇게 비난 받았던 콜레스테롤을 우림 몸이 직접 그렇게 많이 합성하는 이유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은 소화에 필수적인 담즙산의 구성 원료고. 지용성 비타민 (A, E, K), 코엔자임Q10 같은 지용성 물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고 배설하는 역할도 한다. 비타민 D는 콜레스테롤의 9번과 10번 사이의 결합 자외선에 의해 분해된 형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여러 가지 호르몬 합성의 원료라는 것이다. 스테로이드 약물의 오남용으로 호르몬의 이미지가 나빠졌지만 남자, 여자, 임신부 등 중요한 많은 조절기능은 콜레스테롤의 형태를 조금 바꾼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렇게 스테로이드 계 약물이 많고 효능도 기가 막힌 것이 많다. 효과가 좋아서 오남용 해놓고 나쁘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무조건 나쁘다던 콜레스테롤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대부분 우리 몸에서 합성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요즘은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구분하여 한쪽을 비난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이 심장질환 위험이 낮고 장수한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약물 개발에 몰두 했다. 그러나 2006년 화이자가, 2011년 애보트사가 혈중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는 약물을 개발했지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지는 못하고 뇌졸중 위험을 도리어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임상시험을 조기 중단하였다. 그리고 지난달 5월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5만여명을 대상으로 최장 14년에 걸친 추적 조사결과 아폴리포단백질 C-III을 포함한 HDL은 오히려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모든 HDL 콜레스테롤이 건강에 좋은 것이 아니라 아포C-III 포함 여부에 따라 심장 보호에 도움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HDL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이론으로 시간과 비용의 낭비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팩트도 따지지 않은 오류에서 발생했다. 통상의 그래프를 보면 HDL, LDL의 구분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지방구를 크기를 생각하면 전혀 달라진다. 지방을 운반 할 때는 지방량이 증가하므로 크기가 커지고  단백질의 비중이 작아진다. 최소 지방 흡수 단계(Chylomicron)은 HDL에 비하여 직경이 100배 정도 부피로는 100만배나 큰 셈이다. 따라서 정반대가 맞다. 단백질 함량은 조금 증가하고 지방의 비율이 엄청 변한 것이다. 단백질 농도가 HD(High density)에서 LD(low density)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의 함량이 LL(Low Lipid)에서 HL(High Lipid)로 변한 것이다. 진짜로 답을 찾으려면 콜레스테롤이 아닌 단백질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항상 결정적인 기능은 단백질이 한다. 지방의 유화와 이동의 주체는 단백질이지 콜레스테롤이 아니다. 우리 몸속에는 화학식, 분자량, 화학구조, 심지어 광학이성체 까지 완전히 동일한 단 한 가지 콜레스테롤만 있다.

5. 운동, 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운동을 하면 건강에 좋다. 살도 빠진다. 그런데 우리가 기대하는만큼은 아니다. 운동을 한 뒤 집에 가서 누워 지내거나 많이 먹으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비만, 그리고 다이어트. 필자는 올해 4월부터 이들과 관련한 불량지식들에 대해 다소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우선 현재 알려진 대부분의 다이어트 방법은 거의 다 실패한다고 주장하고, 그건 우리의 몸이 필요량보다 더 많이 먹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댔다. 그리고는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방과, 그보다 더 심한 ‘핍박’을 받았던 콜레스테롤의 억울함을 풀어줬다. 동아일보 지면을 빌려 진행한 ‘불량지식 개조 프로젝트’는 아쉽게도 이번 주로 끝난다. 마지막 타깃은 ‘다이어트의 꽃’이라 불리는 운동이다.

비만 탈출을 꿈꾸는 이들이여! 운동이 살 빼는 데 만능은 아니다.

○ 30분 자전거 운동, 계란 1개 반 열량 소모

먹는 것을 줄이지 않아도 운동을 하면 살을 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남자들이 그렇다. 하지만 운동으로 인한 열량 소비는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 15분간 2.4km 달리기, 30분간 8km 자전거 타기, 또는 35분간 2.8km 걷기를 해도 소모되는 에너지는 고작 150Cal에 불과하다. 이는 지방 17g, 즉 계란 1개 반 정도가 가진 열량이다. 이 정도는 목이 마르다고 마신 맥주 500cc로 단숨에 보충되고 만다.
맥주를 마시지 않고 운동을 한 달 동안 매일 하더라도 약 500g의 체중이 빠진다. 한 달에 2kg을 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매일 1시간씩 9.6km를 뛰어야 하고, 자전거를 탄다면 매일 2시간씩 32km를 달려야 하는 셈이다.
여기서 잠깐 먹고살기 힘들었던 옛날을 생각해보자. 인류는 먹을거리를 찾느라 온 산천을 헤매야 했다. 네안데르탈인들은 사냥감을 쫓아 매일 40km 이상을 달렸다고 한다.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가 컸다면 과연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 적은 에너지로도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인간의 몸에선 활동대사량(운동 등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기초대사량(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이 2배 이상 크다. 바꿔 말하면 꼼짝하지 않아도 열심히 운동할 때 에너지의 70% 정도는 항상 쓰고 있다는 말이다. 잠만 잤는데도 아침이면 배가 고픈 이유다.
감히 말하건대 다이어트의 열쇠는 활동대사량이 아닌 기초대사량에 있다. 무작정 굶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초대사량이 크게 줄어든다. 단기간에는 살이 빠지겠지만, 그 후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다이어트 전보다 오히려 더 뚱뚱해지는 악몽을 경험하게 된다.
운동으로 살을 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일단은 무산소운동으로 근육을 키워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게 좋다. 눈에 보이는 살을 당장 없애버린다는 ‘객기’보다는 기본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미국 로욜라대의 리처드 쿠퍼 교수팀은 2009년 시카고의 흑인 여성들과 나이지리아 시골 여성들을 비교했다. 두 지역 여성들의 평균 몸무게는 각각 83.4kg과 57.6kg. 연구팀은 날씬한 나이지리아 여성들의 신체활동이 더 많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그룹 사이에는 신체활동으로 소모되는 열량 차가 크지 않았다. 시카고에 사는 여성들이 더 뚱뚱한 결정적 이유는 음식 섭취에 있었다.

○ 운동이 살을 찌울 수도 있다

물론 운동은 건강에 좋다. 1년에 두 번 이상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남자가 마라톤을 하지 않는 남자보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위험은 30∼40%, 당뇨병의 위험은 90% 가까이 낮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신체적 활동이 충분치 않아 죽는 사람이 매년 5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살을 빼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와 관련해 2009년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의 티머시 처치 박사팀이 미 공공과학도서관온라인저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을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과체중 여성 464명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평소처럼 생활하게 하고, 세 그룹은 트레이너의 지도하에 일주일에 각각 72분, 136분, 194분씩 운동을 하게 했다. 6개월 후 이들의 체중은 어떻게 됐을까.
예상 밖으로 집단 간 차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운동을 한 여성의 일부는 체중이 더 늘기까지 했다. 연구팀은 이를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운동을 했다는 만족감 때문에 평소보다 더 먹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미국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폴 윌리엄 박사는 2008년 학술지 ‘스포츠 및 운동의 의학과 과학’에 ‘운동량의 증가와 감소에 따른 몸무게의 불균형적 변화’란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조깅인구 12만 명의 건강자료를 근거로 운동을 중단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더 급격한 체중 증가를 경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조깅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들 중 남성은 매주 2마일(약 3.2km), 여성은 매주 1마일(약 1.6km)을 전보다 더 뛰어야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6개월이나 1년간 헬스클럽을 다녀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치자. 그 몸무게를 유지하려면 평생 같은 강도로 운동을 해야지, 운동량을 살짝만 줄이더라도 체중은 보란 듯이 원래대로 복귀한다는 얘기다.
어린이의 경우엔 오히려 수면과 체중의 연관성이 크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은 어린이 250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비만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지난해 ‘브리티시메디컬저널’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3∼5세 어린이들이 밤에 1시간을 더 자면 7세가 됐을 때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이 61% 정도 감소했다.

○ 글을 마무리하며

비만이 병이라면 그 병의 원인은 하나다. 많이 먹어서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남은 영양분이 지방의 형태로 저장된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 똑같이 먹어도 뚱뚱한 사람이 있고, 마른 사람이 있다. 이는 사람마다 소화·흡수율과 기초대사량,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살을 빼려면 ‘남들보다 적게’ 또는 ‘예전보다 적게’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양보다 적게’ 먹어야 한다. 아주 조금이라도 먹는 양을 줄인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첫째, 우리 몸은 영양이 부족할 때 참기 힘들 정도의 허기를 느끼고, 배고픔을 해소하면 무한한 쾌감을 갖도록 설계돼 있다. 인간이 유전자의 명령을 거스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둘째는 환경 문제다. 주변엔 먹을 것이 넘쳐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더 드세요”라고 권유한다. TV에서도 맛집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룬다. ‘과식’으로 늘어난 위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유일한 비만 탈출법인 ‘소식’이 이처럼 어려우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쉽고 빠른 다이어트’에 눈길을 준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들에게 살보다 더 큰 적(敵)은 엉터리 다이어트 지식이다. 비만과 관련된 요인은 30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얄팍한 지식 하나로 비만을 온전히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무모하다 못해 난센스에 가깝다. 성공 확률 0.5%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살을 덜 빼는 게 낫지 않겠는가.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12-09-03 / 등록 2012-04-28 / 조회 : 12641 (170)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