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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학물리화학

수학에 순종하기

과학자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과학을 발전시켜 오면서 우주를 분석하는데 가중 유용하고 강력한 언어가 수학이라는 사실을 절감하였다. 현대과학의 역사를 돌이켜 보연 수학을 통해 유도된 결과가 인간의 직관이나 경험과 정면으로 상충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블랙홀, 반물질, 멀리 떨어져 있는 입자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현상등), 후속으로 행해진 일련의 실험들은 결국 수학이 옳았음을 입증해 주었고,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면서 이론물리학은 수학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 오늘날 수학은 과학을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가장 믿을 만한 길잡이로 인정받고 있다.
-  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

<과학의 대중화> 보다 <대중의 과학화>가 필요하다
물리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설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 자체가 우리의 직관이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학서적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자연의 법칙을 '인간적인' 사고의 틀에 맞출 것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자연이 법칙에 맞추도록 유도해야 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는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주장한후 지구중심의 우주관은 서서히 그러나 가차 없이 변해왔다. 지구, 태양은 물론 은하마저 우주의 그저그런 별중의 하나에 불과 했다. 그런데 여기에 우주는 하나가 아니며, 우리의 우주는 수많은 다중우주들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등장하였다. 우리의 우주 자체가 하나의 점으로 작아진 것이다. 다중우주의 주장은 사변적인 주장이 아니라 수학적 계산의 결과다. 지금까지 우주를 이해하는 가장 심오한 진리는 수학적 계산에 의하여 규명된 결과다. 수학은 자연현상을 서술하기 위하여 인간이 발명한 언어가 아니라, 태초부터 만물의 흥망성쇠를 죄우해온 범우주적 규칙일 가능성이 높다. 급진적인 학자는 수학만이 유일한 실제이고 나머지는 수학이 투영된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물리학의 획기적인 발전은 항상 수학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아인슈타인의 춤추는 듯한 수학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1800년대 말에 제임스 클럭 맥스웰이 전자기파가 곧 빛임을 알아낸 것도 결국 방정식 덕분이었다. 전자기파 방정식을 유도해놓고 보니, 파동의 진행속도가 이미 알려져 있던 빛의 속도(초속 약30만 km)와 정확하게 일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맥스웰의 방정식은 또 다른 질문을 야기했다. “무엇에 대해 초속 30만km인가?” 과학자들은 임시변통으로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에테르(aether)'를 도입하여 정지상태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아인슈타인은 과학자들이 맥스웰의 방정식을 좀 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맥스웰 방정식이 정지상태의 기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면, 애초부터 그런 기준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건 빛의 속도는 항상 초속 30만km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맥스웰의 수학은 누구나 접할 수 있지만, 그것을 완전히 포용하려면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적 안목이 요구된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 방정식을 기초로 하여 지난 수백 년 동안 유지되어 왔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렇게 탄생한 이론이 바로 그 유명한 특수상대성이론이다.

그 후로 10년 동안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개발하면서 당시 물리학자들이 잘 모르거나 아예 하나도 모르는 수학분야의 달인이 되었다. 여기에 자신의 직관을 동원하여 수학을 이리저리 주무르다가 일반상대성이론의 최종 방정식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아인슈타인은 일식 때 태양 옆을 스쳐 지나가는 빛이 일반상대성이론의 예견대로 휘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당연하지요, 제 이론은 틀릴 리가 없으니까요.” 관측결과가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다르게 나왔다면 아인슈타인의 말투는 조금 달라졌겠지만, 이 일화는 논리적이고 아름다우면서 응용력이 뛰어난 일련의 수학방정식이 자연의 진리를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천하의 아인슈타인도 자신의 수학을 무한정 믿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일반상대성이론을 ‘충분히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하지 못했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명백한 결과도 외면했다. 그러나 파인만과 르메트르, 그리고 슈바르츠실트는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을 아인슈타인 자신보다 더 신중하게 받아들여서 천문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일구어냈다.
현대물리학의 세 번째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양자역학도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좋은 사례이다. 1926년에 슈뢰딩거는 양자적 파동의 거동을 결정하는 방정식을 유도했고, 그 후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그의 방정식이 분자나 원자, 소립자 등 미시세계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1957년에 휴 에버렛은 50년 전에 아인슈타인이 맥스웰 방정식을 대했던 바로 그 자세로 슈뢰딩거의 수학을 ‘신중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모든 사물은 크기에 상관없이 분자와 완자, 그리고 소립자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슈뢰딩거 방정식은 모든 스케일의 물체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주장했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양자역학의 다중세계 접근법과 양자적 다중세계였다. 그로부터 50년이 넘게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도 에버렛의 접근법이 옳은 것인지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그러나 에버렛이 과학 역사상 가장 심오한 영역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양자역학의 수학을 그만큼 신중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다른 다중우주 가설들도 수학이 실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궁극적 다중우주는 수학에 의존하는 정도가 가장 크다. 이 가설에 의하면 수학은 그 자체로 곧 실체이다.


감각의 한계와 확장

인간의 감각은 매우 예리하고 그 감각 범위는 놀라울 정도로 넓다. 우리의 귀는 우주왕복선이 발사될 때 나오는 천둥치는 것 같은 큰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방 한구석에서 모기 한 마리가 왱왱거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우리의 감각은 볼링공이 우리 발가락에 떨어졌을때 의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우리 팔 위로 1그램의 몸무게를 가진 벌레가 기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매운 하바네로 고추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예민한 혀는 백만분의 1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음식의 맛도 분간해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눈은 햇빛이 내리쬐는 해안에서 밝게 빛나는 모래알들을 구별할 수 있고 어두운 강당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성냥 불빛을 찾아낼 수도 있다. 우리 눈은 방 한쪽 구석을 볼 수 있는 가 하면 우주 저편을 볼 수도 있다. 우리의 시각이 없었다면 천문학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가늠하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여러 가지 감각이 결합하여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그리고 어떤 괴물이 우리를 잡아먹으려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감각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몇 세기 전까지는 인간의 감각이 우주를 보는 작은 창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대 과학은 수십 가지의 새로운 감각기관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감각기관으로 수집한 정보를 우리의 기본적인 다섯 감각기관이 이해할 수 있는 표, 도표, 사진으로 바꾸어놓는다.  망원경, 현미경, 질량분석기, 지진계, 자기장 측정기, 입자 검출기, 가속기, 모든 스펙트럼 영역의 전자기파를 검출할 수 있는 분광기와 함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가지고, 사람들은 자신들 주위의 우주를 개척한다. 그리고 그 탐험을 과학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보고 싶은 파장을 마음대로 선택해서 볼 수 있는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많이 볼 수 있고 우주의 기본적인 성질을 얼마나 더 빨리 알아냈을지를 상상해보자. 우리 시각을 가장 파장이 긴 전파 부분에 맞추면 낮에 보는 하늘이 어떤 부분을 제외하고는 밤처럼 검게 보일 것이다. 전파로 보는 하늘에서의 우리 은하 중심부분이 가장 밝게 보여서 궁수자리에 있는 몇 개의 별 뒤쪽에서 밝게 빛날 것이다. 우리의 시각을 초단파에 맞추면 전 우주가 우주 초기의 대폭발 후 38만 년이 되었을 때 여행을 시작한 초기 우주의 빛으로 밝게 빛날 것이다. 우리 눈을 엑스선을 볼 수 있도록 조정하면 물질이 소용돌이치면서 빨려 들어가는 불랙홀을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폭발이 주위의 물질에 에너지를 전해주어 가열된 이 물질들이 엑스선, 적외선, 가시광선을 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기장 검출기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면 나침반은 발명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누구도 나침반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 자기장에 초점을 맞추기만 하면 마법사처럼 부극이 지평선 위로 나타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우리 눈동자에 스펙트럼 분석기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공기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이 살아가기에 충분한 산소가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수천 년 전에 별이나 성운과 같이 우주에 있는 물질이 우리 주위에 있는 물질들과 같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도플러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크고 예민한 눈을 가지고 있다면 고대에 살았던 우리 조상들도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고, 전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우리 눈이 성능이 좋은 현미경이라면 흑사병과 같은 질병을 신의 노여움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음식물로 기어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고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실험으로도 어떤 미생물이 우리에게 이롭고 어떤 종류가 우리에게 해로운지 구별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백 년 전에 이미 수술 후 자주 발생하는 감염의 원인을 밝혀내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고에너지 입자를 검출할 수 있다면 멀리서도 방사성 물질을 구별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방사능을 측정하는 가이거 계수기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지하철에서 스며 나오는 라돈 기체를 찾아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섯 가시 감각을 통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현상이 ‘상식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그런데 지난 세기에 얻어진 대부분의 과학적 결과들은 우리 감각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감각을 초월하는 수학적 추론이나 관측기기들을 통해 얻어졌다. 이런 사실은 왜 상대성 이론, 입자물리학, 그리고 11차원의 끈 이론이 보통 사람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지를 설명한다.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는 블랙홀, 웜홀, 대폭발설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사실들은 관찰하기 전에는 과학자들에게도 잘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다. 과학자들의 과학적 연구 결과로 얻어지는 새로운 사실들은 원자와 같이 작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고차원의 세계와 같은 새로운 세상을 창조적으로 상상해낼 수 있게 하는 더 높고 새로운 ‘비상식’이었다. 20세기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양자물리학의 발견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현대 과학은 우리가 감각하는 세상과는 다른 실재가 존재한다고 가르쳐온 오랜 믿음이 맞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우리가 경험한 많은 사실보다 경험 뒤에 숨어 있는 실재가 더 큰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의 비생물적 감각 목록에 더해지는 새로운 관측기기들은 우주로 향하는 새로운 창문을 열어준다. 새로운 관측기기들을 새롭게 사용하게 될 때마다 우리는 우리가 갑자기 초감각 능력을 지닌 존재로 진화 한 것처럼 한 단계 더 높은 곳에서 우주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인류가 수많은 인공적인 감각을 이용하여 우주의 신비를 풀어낼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단순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런 탐험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우리의 장소를 찾아내라는 인류의 명령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이 탐험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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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올리기            방명록           수정 2016-03-10 / 등록 2012-02-03 / 조회수 : 8825 (553)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