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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 가습기 살균제   

- 태양 :  태양은 수소폭탄, 방사선, UV방출
- 돌연변이 : 진화 or 살균
- DNA 돌연변이 or 살균 :  자외선 차단

- 가습기 살균제 사용의 문제점
- 불안장사꾼 : 세균 공포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덕환의 과학세상] (342) 가습기 살균제 (디지털타임스, 2011.12.15)

가습기 살균제가 실제로 임산부의 폐를 딱딱하게 굳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한다.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PHMG와 PGH라는 구아니딘 유도체가 기관지의 섬유화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동물흡입실험 결과를 근거로 정부가 살균제 6종을 퇴출시키기로 했다. `공산품'으로 관리하던 가습기 살균제가 이제는 `의약외품'으로 지정되어 관리된다.
구아니딘은 DNA와 RNA에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4가지 염기 중 하나인 구아닌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 천연물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PHMG와 PGH는 그런 구아니딘을 인공적으로 변형시킨 합성 물질로 대부분 의료기기나 물티슈 등에 쓰는 살균제로 이용된다. 물에 잘 녹으면서 사람에 대한 독성이 크지 않은 훌륭한 살균제로 알려져 있다.
결국 문제는 살균제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살균제를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PHMG와 PGH가 피부에 닿거나 극미량을 먹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초음파 가습기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에 녹아있는 성분이 직접 폐로 들어갈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 그런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가습기를 세척하는 용도로 써야 할 살균제 성분을 호흡으로 흡입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기업과 그런 제품을 `공산품'이라면서 허가를 해준 정부가 모두 부끄러운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실제로 살균제가 들어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라고 한다. 그런 제품을 공산품으로 관리하는 것도 모자라 `우수 상품'으로 인증까지 해주었다는 것은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 기업과 정부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공산품을 품목별로 관리한다는 정부의 잘못된 제도가 문제다. 법률을 핑계로 공기 `청정기', `정화기', `탈취기'를 따로 구분해서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무책임한 기업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이름'을 개발하는 것도 정부의 잘못된 제도를 악용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성이 부족한 정부가 엉터리 기업의 얄팍한 속임수에 속절없이 끌려 다니고 있는 셈이다.
가습기는 현대인의 건강한 실내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문명의 이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잘못 사용하면 문제가 된다. 정기적으로 가습기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충분히 말린 후에 다시 사용하면 굳이 살균제를 써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물론 제조사에서도 가습기를 쉽게 세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언론도 엉터리 살균제를 들먹이기 전에 가습기의 합리적인 사용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이제라도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을 밝혀낸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정부가 상품명이나 성분도 확인하지 못했으면서 모든 가습기 살균제의 보급을 금지시킨 것은 잘못된 규제였다. 당시 정부가 내놓은 통계 자료는 황당했다. `좋은 것은 분명한데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광고를 패러디한 수준이었다. 정부의 그런 잘못에 대한 지적을 잘못된 주장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모든 과학자가 소비자의 위험을 애써 무시한다는 인식은 유치한 것이다.
모든 화학물질은 어느 정도의 위해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화학물질을 무조건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규제와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구아니딘 유도체도 코나 입으로 들어가지 않는 방법으로 사용하면 훌륭한 살균제가 된다. 다른 나라에서 규제한다고 우리도 무조건 금지하고, 멀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인 억지다.
천연물질에 대한 일방적인 찬사도 의미가 없다. 천연성분이 많은 `세제와 비누'를 사용해야 한다는 어느 과학사학자의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세제는 모두 `합성'이고, 비누는 모두 `천연' 원료로 만든다. 합성 색소, 향료, 감미료도 현명하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