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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털북숭이 캐릭터의 비밀, 가이드 헤어

2001년 개봉한 ‘몬스터주식회사’ 이후 3D 애니메이션에서 ‘털’은 캐릭터가 진짜처럼 보이기 위한 필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3D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캐릭터의 신체 모든 부분에 정성을 기울이지만, 그 중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머리카락과 같은 ‘털’이다. 털은 정지했을 때는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각각의 가닥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머리카락 한 가닥의 탄성이나 표면의 반사율을 측정한 후, 컴퓨터로 머리카락의 움직임을 계산해 시뮬레이션 영상을 만든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10만 개 정도로 그 수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하지만 캐릭터가 털로 뒤덮인 동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캐릭터는 500~600만 개나 되는 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털을 한 가닥씩 모두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엄청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은 ‘가이드 헤어’를 사용한다. 가이드 헤어는 털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몇 백만 개의 털 사이에서 실제로 컴퓨터의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일부 털을 말한다. 털을 표현하는 동물 캐릭터에는 보통 3000~5000개의 가이드 헤어가 쓰인다. 가이드 헤어를 제외한 다른 500만여 개의 털은 가이드 헤어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하도록 설정한다. 그러면 일일이 시뮬레이션하지 않고도 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가이드 헤어는 머리카락의 질량을 나타내는 입자를 스프링과 같은 탄성체로 연결한 후, 머리카락의 질감을 씌워서 만든다. 탄성체의 탄성을 각각 조절하거나, 필요에 따라 질량 입자를 다르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털의 움직임을 조절하기 쉽다.

물론 모든 털이 가이드 헤어와 완전히 똑같이 움직이면 털의 움직임은 매우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노이즈 효과를 주어 가이드 헤어를 따라 움직이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움직이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