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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DNA  ≫ 남과여

남자는 일찍 죽는다, 퇴화되었다

- 남자는 억울하다

1. 유전자의 차이

2. 남성호르몬

조선시대 환관들의 평균수명이 일반 양반들보다 훨씬 길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원인은 신체에 남성호르몬이 거의 분비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민경진 인하대 기초의과학부 교수와 이철구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조선시대 환관들이 양반들보다 최소 14년 더 살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012.9. 24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포함해 포유류는 암컷이 수컷보다 오래 산다. 사람의 경우 남성의 평균수명은 여성보다 약 10% 짧다. 지금까지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의 수컷을 거세해 고환에서 나오는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막으면 오래 산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남성호르몬이 어떻게 동물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면역세포의 활동 등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이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1900년대 초 미국의 한 정신병원이 관리 차원에서 일부 남성 환자를 거세했더니 그러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13년 더 살았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변성기 이전에 거세해 고음을 내는 ‘카스트라토’ 가수는 일반 남자 가수와 수명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인위적으로 실험할 수가 없어서 다른 동물처럼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는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통계적으로 남성호르몬이 적은 남성 집단의 표본을 찾기도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 교수는 사극을 보다가 환관에게 눈길이 갔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문의했더니 환관의 족보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선시대 환관들은 거세되거나 생식기능이 없는 아이만을 입양해 대를 이어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환관의 족보인 ‘양세계보’를 분석해 16세기 중반∼19세기 중반에 살았던 환관 81명의 수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환관들의 평균수명은 70세였으며, 3명의 환관은 100세를 넘어 최고 109세까지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기 양반의 평균수명은 51∼56세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는 역사자료를 생물학적으로 재조명한 의미 있는 결과라는 평가를 받아 생명과학 분야의 권위지 ‘최신 생물학’ 25일자에 실렸다.
민 교수는 “남성호르몬과 수명의 연관 관계가 좀 더 과학적으로 밝혀진다면 앞으로 중년 이후에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노화를 막고 생명을 연장해주는 의약품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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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호르몬이 줄어들면 오래 사는 것 아닌가요?”
최근 성기능 저하로 검사를 받았던 40대 남성 L씨는 남성호르몬이 저하됐다는 소견에 이렇게 반문했다. 며칠 전 조선 시대의 환관, 즉 내시가 양반보다 평균 17년을 더 살았다는 뉴스를 접한 게 그런 판단의 근거가 됐다. 급기야 물리적 거세나 약물로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면 수명 연장이 가능할 것이란 보도도 잇따랐는데, 이는 분명 논리의 비약이다.
물론 각종 동물실험에서도 거세를 통해 수명 연장 현상은 관찰되었다. 쉬운 예로 거세한 애완견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명이 길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우리가 엄밀히 따져볼 일은, 과연 이 수명 차이가 단순히 거세에 따른 남성호르몬 차단이 원인이냐는 것이다.
실제 많은 임상 연구에서는 남성호르몬과 수명에 대한 관계가 앞서 언급한 내용과 오히려 반대다. 즉, 중년남성에게 남성호르몬의 부족은 오히려 수명 단축과 관련이 있다. 캘리포니아대의 연구에서는 50세 이상 중년남성 800명을 조사했더니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쪽의 수명이 33%나 짧았다. 또, 워싱턴대의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남성에서 남성호르몬이 낮은 쪽의 사망률이 88%나 증가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하버드대 연구 결과다. 원래 남성보다 여성의 수명이 더 긴 것이 사실이다. 이는 단순 호르몬 차이가 아니라 더 근원적인 성염색체와 관련된 유전적 요소나 남녀의 성향 차이에 따른 생활 습관의 위험도와 관련된다. 만약 남성호르몬이 수명에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이라면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갱년기 이후엔 남녀의 사망률 차이가 줄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임상적으로는 중년남성에서 남성호르몬을 줄인다고 수명이 연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기능이나 신체의 신진대사가 퇴화의 길을 걷게 된다. 남성호르몬의 부족은 각종 성인병, 대사 증후군과 연계되며 다양한 신체 질환 및 스트레스와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거세는 수명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거세와 관련된 수명 연장을 남성호르몬의 부족과 연결 짓는 게 아니라, 뇌하수체 과활성과 여기서 생산되는 LH, FSH 등 호르몬이 수명 연장과 관계된다는 보웬 박사팀 등의 주장이 대세다. 또한 환관에 대한 연구는 대체로 그들이 평균 19세에 거세한 것으로 확인된다. 남성호르몬이 강하게 노출되는 제2차 성징 및 사춘기 직후에 해당되는 시기로, 일반 남성에 비해 애초에 남성호르몬에 대한 노출이 초기에 적었던 것이다.
즉, 거세를 통해 수명 연장을 이루려면 성인기 이전에 남성호르몬이 차단되어 중성화된다면 가능한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명을 늘리려면 제2차 성징 전후 남성호르몬 활성화가 진행되지 않아야 하므로 이런 경우 정상적인 성인 남성으로서의 성생활이나 임신 등은 포기해야 한다.
적어도 정상적인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성생활 등 건강한 성인 남성으로 살면서 동시에 오래 살고 싶다면 남성호르몬 등의 관리를 통해 갱년기의 진입을 늦춰야지, 반대로 남성호르몬의 차단이나 남성호르몬의 결핍이 수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긴다면 정말 대단한 오산이다.

3. 노년의 활동 또는 삶의 의미
"유전적인 요인은 제한적이다. 문제는 남자가 70살이 넘으면 꼼짝을 안 한다는 거다. 앉아서 마누라, 며느리 밥만 얻어먹으니 70세 이후 사망률이 확 높아진다.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부부가 손잡고 장수하는 게 가장 좋은 일 아닌가. 산간지방의 경우 여자보다 남자 장수비율이 높다. 생태환경 극복에는 뛰어난 것이다. 대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문화적 한계에 취약하다."

4. 담배
남자들이 여자들 보다 평균적으로 일찍 사망하는데 담배가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영국 Medical Research Council 연구팀이 `Tobacco Control reports`지에 밝힌 유럽내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흡연이 유럽 전역에 거쳐 평균적으로 남성들이 여성들 보다 조기에 사망하는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보건기구 WHO 통계에 의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담배와 연관된 질병이 남녀간 건강 차이의 약 60%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흡연에 이어 음주가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남녀간 이 같은 건강 간경이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의학적 도움을 받기 쉬운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흡연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바 이번 연구결과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연구팀은 "흡연이 덴마크, 포루트칼,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남녀간 건강 차이의 약 40-60%를 차지하며 말타의 경우에는 70% 이상을 차지한다."라고 밝혔다.


남성과 여성의 수명 격차 갈수록 줄어
  
  대부분의 나라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6~7년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여성이 남성보다 유전적으로 더 튼튼하다는 주장도 있고, 성(性)호르몬 차이라는 얘기도 있다.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는 이론은 생활습관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회 관습상 남성이 여성에 비해 흡연과 과음을 하는 비율이 더 높고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일찍 죽는다는 것이다.  영국 사망률조사국(CMIB)의 보고에 따르면, 남성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증가하고 여성의 기대수명은 증가 속도가 점점 느려져 남녀 간 수명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여성 해방’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흡연, 음주, 직장 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미국에서도 남녀의 평균수명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 UCLA 의대의 에스트롬 교수는 건강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모르몬교 사제부부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평균수명이 88.9세, 여성은 89.5세로 남녀 간 평균수명차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고려대 보건학과 박종순 연구원은 99년 통계청에 등록된 사망자 24만여 명을 대상으로 음주, 흡연 등 주요 사인(死因)을 제거했을 경우 예상되는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 남자 89.49세, 여자 90.08세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남녀 수명의 차이가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생활습관 때문이라는 보고다.
  

남성 퇴화 보고서

피터 매캘리스터 지음|이은정 옮김


호주의 고고학·고인류학자인 피터 매캘리스터는 초식남(草食男), 남성의 여성화, 장식화(ornamentalisation), 무력화 등 한마디로 '남자가 약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달갑지 않았다. '현대 남성, 결코 나약하지 않다'는 내용의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았다.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이런 것이 보였다. 2000년대 이후 세계 팔씨름 대회 우승자들의 평균 팔의 힘은 과거 네안데르탈인, 그것도 여성 네안데르탈인에게조차 상대가 안 될 정도였다. 이런 증거가 '떼'로 몰려왔다.

"현대 남성은 진화(進化)한 게 아니라 퇴화(退化)해왔다." 이런 결론에 도달한 저자는 집필 방향을 180도 돌렸다. '힘' '허세' '싸움' '운동능력' '말재주' '미모' '육아' '성적능력'으로 나눠 네안데르탈인에서 20세기 초 원시부족들, 그리고 현대의 남성을 비교해봤다.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며 고고학·인류학적 연구성과로 현재의 남성을 진단해 본 것이다. '육체적 능력뿐 아니라 성적 능력과 육아 능력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남성의 능력은 퇴화했다'며 저자는 각종 증거를 들이댄다. '그럼, 여성은?'이란 의문도 든다. 하지만 '남성인류학(manthropology)'이란 신조어까지 만든 저자는 이 책에서 오로지 남성에만 집중한다.

◇'약골'
우선 육체적 강인함. 기원전 427년 그리스 아테네 의회는 에게해의 레스보스 섬에서 340㎞ 떨어진 식민지 미틸레네 섬 주민들을 처형하라고 전함을 보냈다. 그런데 이튿날 의회는 명령을 철회하기 위해 두 번째 전함을 보냈다. 하루 반나절 늦게 출발한 이 두 번째 전함은 첫 번째 전함이 섬에 도착하기 전에 따라잡았다. 저자의 계산에 따르면 두 번째 전함은 평균 7노트, 시속 약 12㎞ 이상의 속도를 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막 행사 때 고대 전함과 똑같이 만든 배로 현대의 조정선수들이 노를 저었을 때 최고 속도는 7노트. 그 속도를 낸 것은 단 2~3초에 불과했다. 고대 아테네에는 이 같은 노잡이 병사가 3만4000명쯤 됐다. 특출한 사람들이 아니란 이야기다.
1907년 르완다를 찾은 독일 인류학자 아돌프 프리드리히는 현지 투치족(族) 평범한 남성들이 1.9m 이상 높이뛰기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 선수급은 2.52m 높이까지도 넘었다. 호주 군대의 신병들은 팔굽혀펴기 40회, 2.4㎞를 30분 내에 달려야 한다. 하지만 원나라 황실 근위대의 기준은 90㎞를 6시간 이내에 달려야 했다.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로마 병사들은 하루 평균 75㎞를 달렸고, 알렉산더 대왕의 부대도 페르시아의 다리우스왕을 추격하며 11일간 하루 58~84㎞를 달렸다. 20세기의 전설적 복서 무하마드 알리도 고대인들과 맞붙는다면 어린애 취급을 당할지 모른다. 알리는 21년 동안 61번의 경기를 치렀지만 고대 그리스 타소스의 권투 챔피언 테오게네스는 22년 동안 1400번 싸웠다. 알리는 5번 졌지만 테오게네스는 전부 이겼다.
이들 기록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면 다음 예는 어떤가. 일본 교토의 렌게오인(蓮華王院)이란 사찰엔 120m짜리 복도가 있다. 이 복도에서 활을 쏴 화살을 반대편 벽에 맞히면 '적중'으로 치는 전통시합이 있다. 1987년 현대 일본의 대표적 궁수인 아시카와 유이치가 시합에 도전했다가 굴욕을 당했다. 100번을 쏘아 아홉 번 적중시킨 것. 그의 기록은 조상들의 빛나는 기록과는 비교도 안 된다. 1830년 당시 열다섯 살이던 고쿠라 기시치는 100번 쏴서 94번, 1000번 쏴서 978번 적중시켰고, 1686년 와사 다이하치로는 하루 동안 총 1만3053회 쏴서 8133번 적중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 언변, 자녀양육도 열등생
니제르의 우다베족은 남자들이 아름답게 화장하고 치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육체적 강인함만 문제라면 그래도 낫다. 말솜씨는 어떤가. 저자는 2200만장을 넘는 음반을 판매한 미국의 대표적 래퍼 '50센트'(본명 커티스 제임스 잭슨 3세)와 호메로스를 비교한다. 50센트가 쓴 가사는 대략 6000줄. 호메로스는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합해 2만7803행. 세계 최장 시간 랩 기록을 가진 영국의 래퍼 러프스타일즈는 10시간34분의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전부 낭송할 경우 쉬지 않고 24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산한다.
데이비드 베컴 이후 운동선수도 '꽃미남'이면 더 인기 있는 시대지만, 니제르의 유목민 우다베족(族) 남성들의 미모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우다베족 남자들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이 거울이고,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거울 앞에서 치장하며, 잡티 없는 피부를 위해 샤프란 색 흙가루인 마카라를 구하려고 1400㎞를 걸어가고 '미남대회'도 연다.
육아는 아프리카 서부 콩고 분지의 아카 피그미족 아빠를 따라가기 힘들다. 현대 미국 아빠들이 하루 평균 3.56시간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고 눈에 띄는 반경에서 아이들과 지낸다면 아카 피그미족 아빠들은 하루 평균 12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

◇ 잠자는 유전자를 깨워라
저자가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유전보다는 개체발생. 지금 보기엔 괴력 같은 옛날 남성들의 능력은 모두 생활습관에서 비롯됐다. 영양 한 마리를 잡기 위해 30㎞를 뛰어다니고(아프리카 쿵족), 성인식 때 자기 키를 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높이뛰기 연습을 했으며(투치족),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활쏘기 훈련을 했으며(몽골 궁수), 틈만 나면 노를 저은(아테네 병사) 덕분이다. 저자는 "이제라도 그들만큼 체력을 단련시킬 각오만 되어 있다면 유전자형에 부호화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경고한다. "우리의 게으름이 우리 자신의 유전적 가능성뿐만 아니라 아들의 유전적 잠재력까지 배반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중으로 배신자다."

 

남성성, 1억8000만 년 전에 생겼다

인간, 코끼리, 주머니쥐….    여러 동물들의 실루엣을 합쳐서 만든 커다란 Y가 이번 주 네이처 표지를 장식했다. 인간의 남성을 포함해 ‘수컷’을 만드는 염색체인 Y를 형상화한 것이다.
  Y염색체에는 유전자가 고작 20여개 밖에 들어있지 않다. 1000개 이상 유전자가 들어 있는 커다란 X염색체에 비해 크기가 작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Y염색체는 동물 암수 모두가 갖는 X염색체와 달리 수컷에만 있는 유일한 염색체다. Y염색체는 남성 성기의 형성과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생명정보연구소(SIB) 헨릭 케이즈만 박사팀은 포유류의 진화 역사상 Y염색체가 최초로 생겨난 때가 언제인지를 추적하는 데 성공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 2014.4.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이 포함된 태반류, 주머니가 있는 유대류, 난생 포유류인 단공류에서 각각 15종을 선정해 고환 조직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고환은 Y염색체가 없으면 발달하지 않는 신체 조직으로, Y염색체와 관련이 깊다. 또 연구팀은 대조군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닭, 콩새 등에서 샘플을 함께 채취했다.
   그 다음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각 동물로부터 얻어낸 Y염색체에서 교집합인 부분을 찾아냈다. 조류와 암컷에서도 발견되는 유전자는 제외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연구팀은 각 포유류 동물들의 공통된 Y염색체의 뿌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로 이를 분석하는 데만 2만9500여 시간이 소요됐다.    분석 결과, 포유류 Y염색체의 근원은 1억8000만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난생 포유류의 남성을 결정하는 염색체는 조금 늦은 1억7500만 년 전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무엇이 개체를 암컷과 수컷의 분리를 야기했는지, 최초의 수컷의 형태는 어떠했는지는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수컷, 놀랄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진 무용지물  
사회에서 남성의 위상이 점점 낮아지고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남자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이 불만이라면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는 계통생물학자 애드리언 포스의 <성의 자연사>를 읽어보라. 불만이 감사로 바뀔 것이다.
한때 생물학자들은 따개비가 암수한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윈이 따개비의 분류를 연구하다가 수컷이 아주 작아져 마치 기생충처럼 암컷의 몸속에 붙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컷의 몸은 생식기관만 남고 대부분 퇴화했다. 인간이 따개비라면 남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귀 수컷은 생김새가 암컷과 전혀 달라서 다른 종으로 분류된 적도 있다. 암컷은 먹잇감을 유인하는 미끼가 크게 발달하지만 수컷은 코와 특수 이빨이 비상하게 발달한다.
수컷의 목표는 암컷을 찾아 달라붙는 것이다. 수컷은 암컷에게 이빨을 박고 아예 한몸이 되며 수컷의 주둥이는 더는 먹이를 먹는 역할을 하지 않고 오로지 암컷에게 생존을 의탁한다. 인간은 주둥이가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섹스에 목숨을 거는 것은 사마귀만이 아니다. 처녀 여왕벌이 혼인 비행을 하면 수십, 수백 마리의 수벌이 먼저 여왕벌에게 다가가려고 사투를 벌인다. 맨 먼저 도착한 행운아를 맞아들이기 위해 여왕벌이 벌침방을 열면 수벌은 수류탄이 폭발하듯 몸이 터지며 생식기를 내뿜는다. 몇 초 뒤에 펑 소리를 내며 내장이 터져 나오고 수벌은 죽은 채 땅에 떨어진다. 그야말로 장렬하게 산화하는 것이다.
일부 호랑거미 수컷은 교미할 때 자신의 배를 암컷의 머리에 갖다 댄다. 암컷이 집게뿔로 수컷의 배를 고정하지 않으면 수컷이 미끄러져 교미에 실패한다. 그런데 암컷은 수컷을 꽉 물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먹기 시작한다. 각다귀는 암컷이 수컷을 사냥한다. 긴 주둥이를 수컷의 이마에 쑤셔 넣고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는 침을 주입하여 액체로 변한 수컷을 마시는 것이다. 그 와중에 수컷은 자신의 생식기를 암컷에게 붙인다. 암컷이 수컷의 몸을 다 빨아먹고 껍데기를 떼어버려도 생식기는 그대로 붙어 있다. 일부 거미도 생식기인 교미 촉수를 암컷에게 결합시키고 자기 몸에서 분리한다.
아텔로푸스 속 개구리 수컷은 암컷에게 한번 달라붙으면 최장 6개월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한다. 다른 수컷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자기 자신을 일종의 정조대로 이용하는 셈이다. 정조대, 곧 교미 마개는 여러 동물의 수컷이 활용한다. 두더지와 들다람쥐 수컷은 생식기 분비물을 이용하여 마치 실리콘처럼 암컷의 생식기를 틀어막는다. 그리마와 딱정벌레 중에는 크기가 자기 몸과 맞먹거나 더 큰 정자를 교미 마개로 이용하는 것도 있다. 마개가 뚫리면 대가 끊긴다.
심지어 수컷이 아예 필요 없이 처녀생식을 하는 동물도 있다. 300만종 이상의 생명체 중에서 약 1000종이 처녀생식을 한다.
아마존몰리(민물고기의 일종)는 수컷이 존재하지 않지만, 알이 부화하려면 정자가 자극해줘야 한다(정자의 염색체는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다른 종의 수컷을 속여서 정자를 갈취한다. 채찍꼬리도마뱀은 교미 동작을 하면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에 암컷끼리 번갈아 가며 수컷 역할을 한다. 인간이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하여 더는 진화할 필요가 없어지면 남자는 없어져도 괜찮을 것이다.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14-10-27 / 등록 2011-01-20 / 조회 : 14327 (513)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