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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산의 역할 : 보존성, 피로물질?, 암 성장?

젖산 Lactic acid
- 젖산의 역할
- 유산균


이덕환의 과학으로 보는 세상

우리에게 유산균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40년 전부터였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액체형 유산균 음료가 우리 사회에서는 놀라운 선풍을 일으켰다. 물론 유산균이 우리에게 낯선 것은 아니었다. 우리의 대표적인 식품인 김치가 바로 유산균 덩어리다. 요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막걸리에도 엄청난 양의 유산균이 들어있다고 한다.
유산균은 포도당과 같은 당(糖)을 발효시켜 젖산을 만들어내는 유산간균(桿菌), 유산구균(球菌), 비피더스균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를 통틀어 일컫는 이름이다. 유산균은 자연에서 동식물의 잔해가 분해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발견될 정도로 널리 존재한다. 산소가 없는 곳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유산균도 있다.
유산균의 특징은 독특한 신맛을 내는 젖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젖산은 약한 유기산으로 대부분 생물의 생체에서도 만들어진다. 심한 운동을 한 후에 근육에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은 근육의 대사 과정에서 글리코겐이 분해되어 생긴 젖산 때문이다. 젖산은 우리 혈액에도 소량이 들어있다. 어린이의 산독증(酸毒症) 치료를 위해 링거액에 젖산염을 넣기도 한다.
거의 모든 문화권은 유산균을 이용해 만든 전통식품을 가지고 있다. 모두 젖산 특유의 시큼한 맛이 나는 식품들이다. 소, 양, 염소, 말, 낙타처럼 포유류에 속하는 가축의 젖을 발효시킨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유 식품과 우리의 김치나 독일의 사우어크라우트(양배추절임)가 대표적인 전통식품들이다. 우리가 문화적 전통에 상관없이 젖산의 시큼한 맛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젖산 자체가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근육에 젖산이 너무 축적되면 심한 근육통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젖산의 시큼한 맛을 좋아하는 것은 유산균 발효에 의한 젖산이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박테리아는 젖산이 녹아있는 산성(酸性) 환경을 좋아하지 않는다. 유산균이 시큼한 젖산을 만들어내는 것은 먹이 경쟁에서 다른 박테리아를 물리치기 위한 기막힌 생존 전략이다. 그러나 식품을 소비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유산균의 그런 전략이 잡균에 의한 식품의 부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유산균의 그런 특성이 식품의 부패를 막아서 보존기간을 늘여주는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심지어 술을 발효시키는 초기 단계에서 일부러 유산균을 넣어 부패균의 침입을 막아내기도 한다. 실제로 유산균에 의해 만들어진 젖산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면 장에 있는 유해 세균의 번식이 억제되는 정장(整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유산균 발효를 이용해서 대량으로 생산한 젖산을 식품이나 음료의 신맛을 내는 산미제(酸味劑)로 사용하기도 한다.
장내에 살아있는 유산균도 다양한 정장 효과를 나타낸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에게 광고를 통해 잘 알려진 러시아의 노벨상 수상자 엘리 메치니코프가 그런 주장의 원조다. 우리의 장에 살고 있는 400여 종의 박테리아를 우리에게 유익한 유산균과 같은 `프로바이오틱'으로 바꿔주면 우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유산균이 언제나 우리에게 유익한 것은 아니다. 특히 이빨의 표면에 생긴 프라그에 붙어있는 유산균은 입안에 남아있는 포도당이나 과당 등을 발효시켜 젖산을 만들어낸다. 입안에 남아있는 젖산이 치아 표면의 에나멜층을 약화시켜서 충치가 생기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산균 식품을 먹은 후에도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막걸리에도 상당한 양의 유산균과 젖산이 들어있다. 젖산의 시큼한 맛이 막걸리의 독특한 특성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유산균 때문에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지나친 과장이다. 막걸리는 우리의 전통 `술'이지 요구르트가 아니다.

젖산이 피로물질 ?

권영섭  미국뉴멕시코주립대학교 운동생리학 실험실

예전 월드컵 때인가요? 체육학을 전공했다는 유명한 아나운서가 선수들이 지금 젖산이 쌓여서 피로하다고 방송을 하더군요. 젖산이 바로 피로 물질이라고 했습니다. 만일, 클럽이나 병원에서 운동시 힘들어 할 때 “젖산이 축적되어서 그래요!” 라고 할 수 있겠죠. 그동안 그렇게 배워왔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강도있는 운동이 젖산 분비를 촉진하고 이것이 H+(Proton) 방출하게 되고 산성화를 유발한다고 오랫동안 (1920년대 부터) 운동생리학 분야에서 교육되어 왔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인 A.V. Hill 과 Meyerhoff은 젖산은 피로를 유발하는 근수축후에 발생한다는 이론을 1900년대 초에 발표 했는데, 그 당시에는 Lactate와 Lactate acid를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Lactate는 Lactate acid와는 다르게 산성의 성질이 없다.) 그렇지만, 산에 관한 생화학은 1940년대에 와서야 정립되었습니다.

강도있는 운동으로 인해 근육과 혈액에 Lactate가 증가하고 산성화가 되는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대사적 산성화는 젖산이 원인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운동중 근육에서 젖산이 생성된다는것을 뒷받침 해줄 연구는 없다고 합니다. 거기에 기초생화학에서는 운동중 acidosis의 원인을 다르게 설명하고 있고 많은 과학자들이 젖산이 산성증을 만든다는 이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젖산이 산성증,피로의 원인이라고 운동생리학 분야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음은 이화작용(에너지를 내는)시 H+의 소비와 방출을 포함한 반응식입니다.
Phosphagan system (자료 생략)
Glycolysis
Lactate production
   Pyrvuate + NADH + H+ <-> Lactate +NAD+ 0 -2

Glycolysis 에서 글루코스가 아직 두개로 나눠지기 전에 H+ 두개가 발생되고, 두개로 나눠진 후에도 2개가 발생되는 반면 Pyrvuate가 될 때는 두개가 소모됩니다.

그래서 전부 2개가 발생되는데 이것이 산성증을 유도할수 있는 것 처럼 보이죠. 하지만, Lactate production을 보면 Lactate로 전환되면서 H+ 두개가 다시 소모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Glycolysis 시 Lactate덕분으로 H+ 에 의한 산성증은 생기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Lactate는 피로, 산성증의 원인이 아닌 산성증을 제거해주는 기능을 하고 거기이다 NADH를 산화시켜 NAD+가 생성되게 하는데 이것은 다시 해당작용을 도와 에너지를 생성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Lactate가 아니라면 어떤것이 산성증을 유발하는가?
의외로 그 답은 간단한데, 근육 수축률이 빨라 지면, ATP가 가수 분해 되어 연료로 쓰여지고 그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지게 되고, 미토콘드리아가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해당과정에서 그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때 lactate의 발생은 H+줄여 산성증을 방지함으로 오히려 좋고, ATP-PC의 경우 역시 크레아틴키나제에 의해 H+의 균형을 맞춰줌으로 산성증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ATP가 가수분해 되고 해당작용에 의해서 다시 ATP로 전환되더라도 세포질에는 H+이 그때마다 남게되고 이것이 산성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산성증은 젖산때문이 아닌, 해당작용(산성증을 예방하고)과 ATP 가수분해(CrP는 빨리 떨어 지므로)에서 생기는 H+에 의해서 입니다. 선수가 강도있는 운동중 지치는 이유는 해당작용시 Lactate에 의해서가 아니고 (이것은 오히려 산성증을 예방하고), ATP-PC시스템(여기서 CrP역시 산성증을 예방한다)에 의해 (H+의 제거보다 생성이 더 빨라서)것입니다.

실제적인 적용(중량운동이 전공인 저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중량운동시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근육이 형성되는 이유도, Lactate, Creatine kinase, HCO3 -와 더 불어, 아미노산 역시 산을 중화시킵니다. 부위별로 운동을 해서 그 부위의 근육의 산성도를 높히면 인체는 그것을 중화하기 위해 더 많은 아미노산(효소)이 필요하게 되고 그 아미노산이 바로 근육의 원료가 되지 않겠습니까? 산성증을 일으키는 또하나는 FT fiber (속근섬유) 인데 이 역시 강도있게 운동을 해야 자극되는 섬유이고 근육의 비대를 위해서는 강도있게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운동부위로 근육의 산성도를 높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도 있는 중량(75~85%)으로 어느 정도 횟수(8~10)를 가지며 세트간의 휴식시간은 최소한(1분30초)으로 가지면서 트레이닝 볼륨은 높은 운동방법이 되어야 겠습니다. 이러니 1키로 짜리 아령으로 운동해서야 어디 근육에 산성증을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체육전공자들이 아닌 연예인등이 운동을 통한 체중조절같은 솔깃한 카피로 대중매체를 휘어 잡고 있을 때 우리 전공자들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나가야 올바른 운동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겁니다.

젖산은 ‘피로물질’ 아니라 암세포 키우는 물질

염영일 생명硏 연구원, 암세포→젖산 분비→‘NDRG3’ 단백질 축적→암세포 성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유전체구조연구센터 염영일 박사팀은 2015.4.17일 젖산이 세포성장, 혈관생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호물질로써 작용함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젖산은 급격한 운동시 근육세포에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산·분비된다. 근육통증을 유발하는 피로물질로 알려져 있다.
젖산은 산소가 적은 상황에서 해당작용(glycolysis, 포도당을 기점으로 하여 당류가 생체 속에서 혐기적으로 분해되는 현상)이 활성화되는 경우에도 다량 생성되는 데, 특히 세포증식 활동이 활발한 암세포에서 이런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저산소 상태에서 암세포에 의한 젖산 생성이 암의 악성화와 관련 있다는 일부 보고가 있었지만, 암세포에서 젖산의 역할과 세부적인 작용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염 박사 연구팀은 저산소 환경의 암세포에서 발현이 증가되고, 암세포의 성장과 암세포로의 혈관 생성을 위한 신호를 유발함으로써 암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 NDRG3을 새롭게 발견하였으며, 이 단백질이 젖산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NDRG3 혹은 젖산생성 효소가 결여된 간암세포주는 종양 형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짐을 확인했다.
반대로 젖산 생성 효소가 결여된 간암세포에 NDRG3을 인위적으로 발현시키면 간암세포의 종양 형성이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 같은 사실은 암 세포의 주요 대사산물인 젖산이 암 유전자인 NDRG3 단백질을 증가시키며, 이는 곧 젖산이 암 세포 성장 및 악성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세포신호인자로 작용함을 규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시 말해 NDRG3 단백질과 젖산이 결합해 NDRG3 단백질 분해가 억제되면 암세포에 NDRG3이 축적되고, NDRG3는 암세포에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를 보내 암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염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암 및 염증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젖산의 생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 발굴한 NDRG3의 조절을 통해 암세포의 대사과정과 신호전달체계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효율적 암 치료제뿐만 아니라 염증 질환, 심혈관 질환, 고산병, 근위축증 및 근육노화 관련 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셀지 16일자(한국시간 17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