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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 장수 CEO
- 라면의 창시자 : 일본
- 국내 라면의 창시자 : 전중윤 회장
- 신춘호 농심회장

농심그룹 신춘호회장 : 라면과 스낵

신춘호 회장은 신격호 회장의 동생이다. 둘째동생인 신철호 회장 다음의 셋째 남자 형제다. 지금은 라면 하나로 연 매출 2조원대를 넘나드는 식품업계의 ‘대부’로 통한다.  큰형인 신격호 회장이 형제들 중 맨 처음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되다 보니 동생들도 하나 둘 사업에 투신했다. 신춘호 회장은 30대 중반을 넘어 형들과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다. 원래 신춘호 회장은 식품사업에 뛰어든 게 아니었다. 맨 처음 생각했던 사업은 라면과는 전혀 별개인 시계공장을 준비하고 서울 영등포에 땅을 사들였다. 형인 신격호 회장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자 생각했지만 결국 1960대 중반 들어 맘을 바꾸고 라면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때 신춘호 회장의 나이가 서른다섯으로 형제들 중 늦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든 편이다. 그때 영등포 대방동에 차린 공장 이름이 ‘롯데공업사’로 (주)롯데공업이었다. 당시 신 회장이 라면을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일본 생활에서의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신 회장이 큰형인 신격호 회장에게 ‘라면사업’을 하겠다고 말했을 때 신격호 회장은 ‘그것이 장사 되겠나’라며 애써 말렸다는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는 롯데가의 유명한 뒷얘기다.

1967년에는 부산 동래에 제2공장을 세우고 전국적인 사업망을 구축하기 위해 애쓴다. 그런 결실로 197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스턴트 자장면 개발에 성공하게 되고 이것을 전국에 보급하게 된다. 이때부터 매운 양념이 들어가는 일반 라면뿐만 아니라 자장면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자장라면 열풍’이 불기 시작한다. 그 다음해인 1971년에는 우리나라 스낵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브랜드인 ‘새우깡’이 탄생하게 된다. 신 회장의 어린 딸이 ‘아리랑’을 ‘아리깡’으로 발음한 데서 착안했다는 ‘새우깡’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때 둘째형인 신철호 회장과 함께 동업 형식으로 사업을 꾸려가다가 1970년 대 초반 사업적 이견으로 서로 갈라서게 되고 신춘호 회장은 독자노선을 걷게 된다. 이후 1978년에 사명을 오늘날의 농심으로 다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1981년에는 처음으로 용기에 물을 부어 먹는 사발면을 개발해 라면시장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이후 출시하는 상품마다 ‘대히트’를 기록하며 라면시장에서도 1980년 후반까지만 해도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식품, 청보식품 등의 ‘라면 춘추전국 시대’로 불렸지만 이후 터진 ‘우지라면 파동’ 이후 라면시장에서의 무게 추는 농심으로 기울게 된다. 바로 이때 가장 큰 경쟁사였던 삼양을 제치고 업계 최고의 자리까지 등극하기에 이른다.

1세대 회장들 고령에도 경영활동 ‘왕성’…2세들도 경영권 승계 준비하며 우애 다져
롯데와 농심은 롯데家라는 공통분모…‘사업 침범’ 하기보다 ‘사업 다각화’로 승부



▲공전의 히트를 친 농심의 '신라면'

게다가 1970년대 초에 시작한 스낵 사업도 일취월장하는 사업으로 농심그룹의 주춧돌 역할을 충분히 했다. 바로 제과업계 스테디셀러인 ‘새우깡’이 그것. 이후 라면과 스낵에서 각종 ‘히트상품’을 탄생시키며 이제는 굴지의 식품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인 새우깡과 ‘신라면’에 얽힌 일화도 유명하다. 신라면은 ‘매울 신’이라는 이름으로 매운 맛을 강조한 라면이기는 했지만 신 회장 자신의 성씨를 따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신춘호 회장은 형의 주력사업인 껌이나 아이스크림 등에는 손대지 않고 묵묵히 라면과 스낵 사업에만 집중했다.

또 형인 신격호 회장 역시 불문율처럼 동생이 하는 라면사업은 동생에게 맡기고 유통과 식품 쪽에 주력하고 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은 딸들을 모두 중매로 결혼시켰다. 조양상선, 동부그룹, 태평양 등과 사돈을 맺은 것이다. 신춘호 회장의 ‘재벌 혼맥’은 물론 정계 인사들과의 혼맥도 넓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듯 농심은 형제기업이라는 결정적인 단서로 자연스럽게 롯데가로 분류되곤 했다. 물론 재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지만 엄연히 따지면 롯데가의 한 축. 서로 일가를 이룬 셈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두 기업이 굴지의 식품기업이라고는 하나 형제 간의 사업에 침범하지 않기 위해서 롯데는 라면을, 농심은 껌을 만들지 않는다.

현재도 롯데와 농심에서 90을 바라보는 신격호 회장과 고령에 속하는 신춘호 회장이 건재하고 이 두 회장의 경영권을 승계 과정을 밟고 있는 2세들도 우애가 두터워 당분간은 롯데가 라면을 만들거나 농심이 껌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로의 사업을 침범하기보단 그 동안은 유통 및 음료·식품 사업에 주력해온 롯데와 식품사업에 주력해온 농심이 사업의 다각화 등으로 몸집을 불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