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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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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지방에 대한 오해, 버터에 대한 오해
불포화 지방의 독성 : 빠른 산패

하루 한 끼만 듬뿍… 음식마다 올리브 오일 범벅
장수 식단 크레타섬을 가다… 올리브 1인당 年 25㎏ 섭취…
세계 2위 이탈리아의 두 배… 육류대신 채소·발효유 즐겨

세계 최고 장수 식단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15시간의 비행 끝에 지중해 한가운데에 있는 그리스 크레타섬에 도착했다. 한나절도 되지 않아 기자의 건강 식생활 상식은 여지 없이 깨져나갔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다', '과식하지 않고 일정량을 먹는다', '모든 음식을 골고루 균형있게 먹는다'…. 크레타에선 이런 '상식' 이 전혀 안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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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한 때 올리브유와 호두 등 견과류가 들어간 지중해식 식단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을 30%나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호두나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지만, 이번 연구는 7400여 명을 대상으로 약 5년간 장기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라 눈길을 끈다.
스페인 프레디메드(PREDIMED·Prevencion con Dieta Mediterranea) 프로젝트 연구진은 저지방 식단에 비해 올리브유나 호두 등의 견과류가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2013.2.25일자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했다.
프레디메드 프로젝트는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계 질환에 주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로, 스페인 보건부가 지원하며 스페인의 200개 건강 센터와 17개 연구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중해 인근 국가의 국민들에게 심장병이 적게 발생하며 야채와 콩, 생선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이 심장병 발생률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를 규명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빌라로엘병원의 라몬 에스뜨루흐(Ramón Estruch) 박사와 스페인 나바라대 의대 미구엘 엔젤 마르티네즈-곤잘레즈 박사 공동연구진이 주도했다.
연구진은 55~80세 사이의 성인 총 7447명에게 2003~2011년까지 ‘프레디메디 시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3개 집단으로 나눠졌고, 각각 다른 식단을 먹는 생활을 하게 됐다. 7447명의 참가자들은 심혈관계 질환을 앓지는 않지만, 비만이거나 흡연을 하거나 당뇨병을 앓는 등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연구자들은 세 달에 한 번씩 실험 참가자의 집을 방문해 식이요법 등에 관해 지도했다.
세 집단 중 하나는 저지방 식단을 먹게 됐고 나머지 두 그룹은 생선과 콩, 야채 등이 풍부하며 와인이 들어간 지중해식 식단을 먹었다. 지중해식 식단을 먹는 집단은 다시 올리브유를 받는 집단과 호두 등의 견과류를 받는 집단으로 나뉘었다. 올리브유는 1주일에 1리터가 주어졌고, 호두·아몬드·헤이즐넛으로 구성된 견과류는 하루에 30g 분량이었다.


저지방 식단(conterol diet)보다 지중해식 식단(Med diet)에서 심혈관계 질환이 덜 발생했다. 그래프에서 nuts는 견과류, EVOO는 올리브유다. 가로축은 년수, 세로축은 발병 건수다.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제공연구자들이 실험 참가자를 약 5년 정도 추적한 결과, 지중해성 식단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의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저지방 식단을 먹은 사람들보다 낮다는 걸 밝혀냈다. 지중해식 식단과 함께 올리브유나 견과류를 다량 섭취한 집단은 저지방식을 먹은 집단보다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30%, 뇌졸중 발생률은 49%까지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저지방 식단을 먹은 집단에서는 4.4%에 해당하는 109명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올리브유를 먹은 집단은 3.8%에 해당하는 96명, 견과류를 먹은 집단은 3.4%인 83명이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했다. 저지방 식단보다 지중해성 식단에 올리브유나 견과류가 첨가된 식단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더 효과적인 것이다.
이를 인구 1000명 당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로 환산해보면, 올리브유 집단에서는 연간 8.1명, 견과류 집단에서는 연간 8.0명, 저지방 집단에서는 11.2명에 해당한다. 지중해성 식단이 30% 정도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에스뜨루흐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올리브유와 견과류의 효과뿐 아니라 지중해성 식단의 효과도 보여준 것”이라며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사람뿐 아니라 낮은 사람도 식물성 지방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하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20일 크레타의 팔레아루마타 마을의 70~80대 노인들이 전통 식당에 모여 3시간짜리 점심을 먹고 있다. 크레타 사람들은 이들처럼 하루에 한 끼는 푸짐하게 먹고 나 머지는 간단하게 때운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하루 한 끼만 '폭식'하는데도 아흔까지 '쌩쌩'

크레타 이라클리온 국제공항에서 승용차로 산길을 3시간 달려 도착한 작은 마을 팔레아루마타. 크레타 올리브연합에서 전통식당으로 인증한 작은 식당에 들어섰다. 간판조차 없는 식당에는 나무 테이블 10여개가 놓여 있었다. 조금 지나자 백발의 70~80대 노인 11명이 왁자지껄하게 들어왔다.
이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전통술 ‘라끼’를 주문해 한잔씩 들이켰다. 와인을 담그고 남은 포도껍질, 잎, 줄기 등에 허브를 섞어 증류한 술이다. 이어 통곡물 빵을 올리브 오일에 흠뻑 적신 후 토마토와 치즈를 얹은 ‘다코스’를 먹었다. 샐러드, 호박꽃잎으로 싼 볶음밥 ‘돌마데스’, 어린 양을 올리브 오일에 졸인 ‘아르나끼’가 따라 나왔다. 합석한 기자는 여기까지 먹고 배가 불러 포크를 내려 놓았다. 노인들은 그러나 시금치 파이, 감자와 치즈 요리, 토끼 고기 등이 차례차례 담겨 나온 접시를 모두 비운 뒤 빵을 또 주문했다.
최연장자 주가나키스씨(85)는 식사 중 "한국 여기자에게 바친다"며 '리지티코'라는 마을의 전통 노래를 불러 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크레타 건강식 때문에 아직도 25세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 마을에서 만든 와인을 곁들여 오후 1시에 시작된 식사는 오후 4시쯤 끝났다. 노인들이 먹은 음식은 기자가 평소 먹는 양의 5배는 돼 보였다. 주인 흐러술라씨는 "오늘 먹은 요리가 크레타의 전통적인 풀코스 메뉴"라며 "크레타 사람은 하루 세끼 중 점심 또는 저녁 한 끼만 제대로 식사하고 나머지 두 끼는 과일, 엘리니코(그리스 커피), 파이 등으로 간단하게 때운다"고 말했다.
크레타인은 고유한 식단 덕분에 심장질환과 각종 암 발병이 적다고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한 끼 폭식이 '건강 식단'이란 말인가? 취재를 계속하면서 의문은 조금씩 풀렸다.

◆올리브 오일, 유기농 채식이 비결

다음날 만난 하니야국립농업대학 메지다키스 교수는 "크레타인은 고기와 생선을 덜 먹고 채소와 콩, 요구르트를 많이 섭취한다. 섬에서 나는 농산물은 거의 100% 유기농법으로 재배한다. 무엇보다, 모든 요리에 항산화 기능이 탁월한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는 것이 건강식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팔레아루마타 식당 노인들도 토끼와 양 고기를 조금씩 맛봤을 뿐, 나머지는 올리브 오일로 양념한 채식과 통곡물빵이었다. 크레타의 1인당 하루 육류 평균섭취량은 35g으로, 이탈리아·스페인 등 다른 지중해 국가(140g)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생선 섭취량도 18g으로 다른 지중해 국가(34g)의 절반 정도이다.

크레타인은 1인당 연간 25㎏의 올리브 오일을 먹는다. 세계 2위 이탈리아(12㎏), 3위 스페인(8㎏)보다 2~3배 많다.
올리브 전문가 아르혼다키스씨는 "크레타인은 위가 아프면 올리브 오일을 한 숟가락씩 먹는다. 또, 술을 많이 마시기 전에도 미리 올리브 오일을 마셔 위를 보호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크레타 사람은 식사를 여럿이 모여 천천히 한다고 메지다키스 교수는 설명했다.
예상과 달리 크레타인은 생선이나 해산물도 거의 먹지 않았다. 취재차 들린 20곳의 음식점 어느 곳도 오징어나 홍합 정도를 제외하면 생선이나 해물 요리가 별로 없었다. 와이너리를 경영하는 루파키스씨는 "크레타는 섬이어도 산이 많기 때문에 바다 근처가 아니면 생선이나 해산물 구경은 하기 어렵다. 대부분 자기 마을에서 난 곡식과 채소, 요구르트, 치즈 등을 먹는다"고 말했다. 크레타인은 쇠고기 등 육류 소비량도 지중해권 다른 나라보다 적다.


◆자기 마을에서 재배한 식재료만 먹는 고집
제주도 4.5배 면적에 62만명이 사는 크레타섬은 마을마다 시장에 진열된 채소, 과일, 치즈가 조금씩 다르다. 자기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만 먹기 때문이다. 크레타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올리브 오일도 마찬가지다. 하니야시(市) 디모띠끼 시장에서 올리브 오일을 파는 스텔라씨는 "크레타에서는 매년 올리브 오일을 110만t을 생산하는데, 지역마다 맛과 향이 다른 브랜드가 수십 종이 있다"고 말했다.
크레타섬 서부 내륙 알파 마을에서 올리브 오일 공장을 운영하는 볼키라키스씨를 만났다. 올리브 수확철 11월을 앞두고 오일 탱크 세척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가 "점심을 먹자"며 공장 안에 있는 자기 집으로 기자를 데려갔다. 그는 1L들이 올리브 오일을 따더니 딱딱한 통곡물 빵 '팍시마디' 위에 흥건히 흘렸다. 팍시마디는 우리의 쌀밥과 같은 크레타의 주식(主食). 아기 손바닥만한 작은 빵 6개를 적시는데 200mL 우유 한 팩 정도의 올리브 오일을 썼다. 과연 저 '기름빵'을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한 입 베어 물자 올리브의 고소하고 향긋한 풀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토마토, 양파, 고추 피클 등을 넣은 그리스 샐러드가 뒤따랐다. 움푹 파인 대접에 담긴 샐러드는 올리브 오일이 철철 넘치는 '올리브 바다'였다. 이어, 그라비에라 치즈, 요구르트, 올리브 오일에 절인 올리브 열매, 라끼가 나왔다. 볼키라스씨는 "보통 가정마다 한 끼는 이렇게 먹는다"고 말했다. 22일 저녁, 크레타에서 모든 취재를 마치고 혼자 저녁을 먹으러 이라클리오에 있는 식당에 갔다. 식당 주인이 "왜 혼자 왔느냐. 크레타에서는 혼자 밥 먹는 사람이 없다"고 말을 붙여왔다. 그러면서 전통술 라끼 세 잔을 공짜로 건네며 말동무가 돼 주었다.
마지막으로 무공해 농산물로 만든 음식과 먹는 사람의 넉넉한 마음가짐이 어우러지는 것이 최고의 건강 식단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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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만 해도 올리브오일은 유럽에서도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식용유였다. 지중해 연안에서 잘 자라는 올리브나무의 열매를 압착해 나오는 즙인 올리브오일이 지구 반대편 아시아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한반도에서까지 유행하게 된 건 ‘지중해식단’ 덕분이다. 현대인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흉으로 떠오른 고혈압·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지중해식단이 이상적이고, 이 지중해식단의 핵심이 올리브오일이라고 알려지면서 올리브오일 소비가 세계적으로 급증한 것이다.
지중해식단의 신화(神話)가 시작된 곳은 지중해 한복판에 있는 섬 크레타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그리스정부는 미국 록펠러재단에 “그리스 국민의 식생활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컨설팅해달라”고 부탁했다. 록펠러재단 연구진은 그리스에서도 가장 못 사는 크레타 섬 주민을 연구표본으로 삼았다. 여러 달 동안 크레타 주민들을 만나서 면접과 가정방문 등으로 이들의 식생활을 꼼꼼하게 조사했다. 록펠러재단의 연구결과는 “개선할 것이 없다”였다. 1948년 록펠러재단이 그리스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는 “비록 이들이 가난할지는 모르나 건강한 식단으로 미국인보다 나은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록펠러재단의 조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안셀 키즈(Keys) 교수는 그 유명한 ‘7개 국가 연구(Seven Countries Study)’를 시작했다. 키즈 교수는 세계 22개 국가 국민들의 식생활과 심혈관 질환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대비가 큰 7개 나라 국민들의 조사결과를 비교 분석했다.조사결과는 놀라웠다. 크레타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남부 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하루 열량의 40% 이상을 지방에서 섭취했다. 미국인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도 심장병 사망률은 미국인보다 훨씬 낮았다. 특히 크레타 고지대 주민들은 미국인보다 지방을 3배나 더 많이 섭취하는데, 심혈관 관련 질환은 10만명 중 9명에 불과했다. 미국인은 이보다 40배가 높았다.

키즈 교수 연구팀은 이 ‘모순’의 원인을 식단이라고 지목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포도주를 마시고, 올리브와 올리브오일을 즐겨 먹는 지중해 연안 사람들의 식단이 심장병을 크게 줄였다고 분석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올리브였다. 지중해 연안 사람들이 지방을 엄청나게 섭취하지만 그 지방은 대부분 올리브와 올리브오일이다.
키즈 교수의 연구결과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고, 곧 ‘지중해식단’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알려졌다. 지중해식단의 핵심인 와인과 올리브오일이 세계 곳곳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올리브오일은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다. 콜레스테롤과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중지방성분인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크레타 사람들은 한 해 평균 31㎏의 올리브오일을 섭취한다고 한다. 실제 크레타에서 그들이 먹는 음식을 보면 음식에 올리브오일이 들어간 정도가 아니라, 음식이 올리브오일에 빠져 있는 것처럼 흥건하다.
그런데 이처럼 많은 양의 올리브오일을 섭취하면 다른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견디지 못한다. 설사를 하고 속이 좋지 않다. 심지어 그리스 본토 사람들도 크레타 사람들처럼 대량의 올리브오일을 먹지는 못한다. 크레타 주민들이 이렇게 많은 양의 올리브오일을 먹어도 멀쩡한 건 수천 년 동안 올리브오일을 먹으면서 그네들의 체질이 대량의 올리브오일 섭취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맵게 먹어도 속이 쓰리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미국의 음식인류학자인 개리 납한(Nabhan)은 “진정한 웰빙은 음식뿐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살면서 그 환경에 적응한 인체 유전자, 그리고 그 속에서 형성된 문화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리브오일이 몸에 좋지만, 맹목적으로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에게도 참기름, 들기름이라는 훌륭한 식용유가 있다. 빈대떡을 굳이 올리브오일에 부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헝가리 소설가 페렌츠 마테Ferenc Mate는 <토스카나의 언덕> 에서 아내 캔더스와 토스카나의 농가에서 보낸 삶을 그렸는데 생애 최고의 맛을 본 순간을 다음과 같이 술회한다.
"캔더스가 동네 가게에서 올리브유를 달라고 하자, 가게 주인은 아내를 지하실로 데려갔다. 그는 서늘한 곳에 숨겨둔 큰 토기 항아리에서 걸쭉한 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에 담아주었다. 우리는 그 올리브유를 숟가락으로 조금 떠서 얇게 썬 토마토 위에 올리고 토마토를 한 입 베어 먹었다. 그리고 침묵했다.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 토마토가 무슨 맛이지? 달콤 씁스름한가 하면, 혀에 닿을 때 묘하게 톡 쏘는 것이 후추 맛도 났다. 그것은 토마토 맛이 아니라 토마토 위에 흘린 연한 녹색 올리브유의 맛이었다! 올리브유를 좀 더 내어서 이번에는 빵을 적셨다. 당근에도 묻혀 보았다 그리고 손가락도 담갔다. 포크도 핥아 보았다. 우리는 제과점에 풀어놓은 아이들처럼 신음소리를 냈다. 언덕에서 기르고 돌로 압착해서 짠 토스카나 올리브유를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이제 우리는 이 위대한 신의 창조물을 직접 짜서 1쿼트씩 쓴다."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15-08-05 / 등록 2010-02-02 / 조회 : 17265 (193)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