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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요법

- 물과 건강법

의학이 날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의 치료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치유되지 않는 질환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으며
삶의 질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만성병에 대한 보완대체의학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 보완대체
의학의 효과나 이용에 관한 연구가 광법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우리 나라의 경우 일부 암환자들의 보완대체의학 이용현황이나 시술의 국내 현황, 대체의학의 소개, 의사의 인식 등에 대한연구와 고찰이 있을 뿐이다.1-3)
동종요법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보완대체의학 중의 하나로서 일시 쇠퇴하기도 하였으나 근래에 들어 다시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동종요법은 18세기 말에 독일의사 Samuel Christian Hahneman(1755∼1848)에 의해 창시되었으며 세계에서 1년에 5억명의 사람들이 동종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4)
동종요법의 창시자인 하네만은 스코틀랜드의 의사 윌리암큘렌이 쓴 책을 독일어로 번역하던 중 기나피(chicona bark)가 쓰고 지독한 맛 때문에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믿을 수 없어 자신에게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이 약을 복용한 하네만은 말라리아 환자에게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냈다. 그는 다른 약들을 사용하여 이와 같은 실험을 반복하여 역시 비슷한 결과를 얻었
다. 이러한 실험결과를 근거로 하네만은 “건강한 사람에게 어떤 특정한 증상을 유발하는 약물은 그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주
장했다. 그는 이 원리를 유사성의 법칙(Law of similars)이라 불렀다.
동종요법(homeopathy)이라는 말은, ‘같다’라는 의미의그리스어 homois와 ‘질병’을 의미하는 pathos에서 나온말이다. 환자의 괴로운 상태와 ‘비슷한 괴로움’ 즉, ‘동종
의 고통’을 인위적으로 유발하여 우리 몸의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자극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하네만이 주장한 두 번째 법칙은 ‘약효증강의 법칙(Law of potentiation)’, 혹은, ‘극소량의 법칙(Law of infinitesimal)’이라고 하는 것으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기
도 하다. 이것은 약물의 용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신체의 생명력에는 더욱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동종요법에 사용되는 약물은 아주 희석되어 약물의 분자
가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동종요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약물을 희석하고 진탕하는 과정에서 약물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힘이 풀려 나오
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기존 의사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가장 큰 이유가 아마 이 부분일 것이다. 1989년에Nature지에 프랑스의 의사 자크 벤베니스트가 희석한 항
IgE 혈청(분자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으로 IgE coating이된 호염구의 탈과립 현상을 일으킨다는 보고를 하여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었다.5-7)
동종요법의 세 번째 특징은 환자의 어떤 질병에 대해서가 아니라 일련의 증상들에 대한 약물이 투여된다는 것이다. 같은 질환이라도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면 약물도 달라진다. 또 환자의 특성이나 정신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지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동종요법의 임상시험이 어려워지는 면이 있다. 동종요법은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약을 결정하는 과정에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어 좀 더 복잡해졌다. 일부 시술자들은 전자기구나 전자침, 추를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직관이나 철학적원리에 따라 선택하기도 한다.
동종의학에 쓰는 약은 식물, 동물, 광물 등으로 자연에서 원료를 얻는다.8) 동종의학 약은 정량의 원액을 고도로 희석하면서 진탕(역동화)의 과정을 거친다. 역동화란
약을 단계적으로 희석하고, 세게 흔들어서 약에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1/00의 희석은C, 1/10의 희석은 D로 표시한다. C10은 1010으로 희석한
것을 표시한 것이다. 워낙 희석하여 사용하므로 동종의학 약의 부작용은 별로 없으며 대체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9)
우리 나라에서도 동종요법 시술을 하는 의사들이 늘었으며 대학병원 급의 병원에서도 진료를 하고 있다. 동종요법은 기능적인 이상, 알레르기 같은 질환으로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경우, 불안 같은 심리적 문제, 잦은 배앓이 같은 소아의 문제, 자가면역 질환 같이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10)

동종요법의 효과
동종요법의 효과에 대한 모든 임상시험을 포함하고있고 표준화된 질평가나 임상시험의 분석을 사용하고있는 체계적인 종설들을 분석하여 평가하여 동종요법의
전체적인 효과를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11,13-16) 이런종설들을 보면 동종요법에 관한 연구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연구만 포함시
켜도 많은 수의 연구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Kleijnen등은 60개의 임상시험을 분석하여 ‘작용기전만 좀 더 그럴듯하다면 동종요법의 효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하였다.13) Linde는 119개의 대조군 임상시
험을 Jadad scale로 평가하고 엄격한 내부 타당도 척도를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나 동종요법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5) 하지만 가장 체계적인 평가에서도 작은 규모의 임상시험에 있을지 모르는 비뚤림이나 다른 형태의 연구들을 함께 합쳐 평가하면서 진짜 효과가 가려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으므로 결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