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 습관

Leader are reader



- 창의성, 새로운 각도로 살펴보고 연결하는 훈련
- 책을 읽지 않으면 자신만의 주관이 갖기 힘들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 힘들다
- 책을 읽지 않은데서 생겨난 마음의 공허함
- 정답이 정해진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만들어진 틀에 박힌 생각 대신에 무궁무진한 레고의 가능성처럼 책을 읽는 사람은 그 조합의 가능성을 무한히 열어볼 수 있다
- 책에서 배우는 것은 작가의 그러한 사고의 과정이지 직접적인 지식이 아니다
-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는 계기
- 발견하는 힘이 생긴다
- 글을 잘 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 관점이 다양해지고 포용하게 된다
-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사색의 영역을 넓혀준다
- 삶이 좀 더 능동적이 된다
- 텍스트를 읽고, 텍스트를 분석하고, 형상화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통해 자신의 역량이 증가한다

1.깨어있는 삶을 위하여
2.책읽기의 즐거움
3.꿈을 심어주는 책읽기
4.몰입의 힘
5.지식창조와 지혜얻기
6.내 삶의 속도는
7.삶의 목적을 이루는 긍정의 힘
8.삶의 의미를 찾아서
9.사랑하는 법을 배우다
10.나는 누구일까

좋은 책을 읽어야 할 이유 50가지
  출처: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이상헌) http://chimpisc.tistory.com/183
1. 좋은 책을 보면 큰절을 하라. 나에게 깨우침을 주는 큰 스승이다.
2. 좋은 책과의 만남은 최대의 행운이다. 소중한 인연을 값지게 쌓아가라.
3. 책은 인생의 내비게이션이다. 헤매는 인생길을 쉽게 찾아준다.
4. 우리의 삶에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좋은 책에서는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
5. 매일 아침에 시 한편씩을 읽어라. 마음의 양식이 운명을 지배한다.
6.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라. 좋은 책은 우리를 깨어 있게 만든다.
7. 책을 한권 읽은 사람과 열 권 읽은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빛나는 눈동자의 주인이 되어라.
8. 욕 중에 가장 큰 욕은 '무식한 인간' 이다. 무식하면 제값도 못하는 불쌍한 인간이 된다.
9. TV를 끄고 책을 펴라. TV는 의존성을 만들지만 독서는 주도성을 키워준다.
10. 책을 많이 보면 말을 잘한다. 말을 글로 옮긴 것이 책이고 책을 읽는 것이 독서다.
11. 좋은 책은 절망도 희망으로 변화시킨다. 깨달음과 기쁨을 공유하는 것이다.
12. 아는 것이힘, 배워야 산다. 성공적인 삶이란 배움의 연속이다.
13. 돈, 돈 하지 말라. 좋은 책은 풍요로운 마음으로 평생을 살게 한다.
14. 책은 상상력을 키우는 최고의 마술사다. 상상의 힘이 기적을 만든다.
15. 집들이에 갈 때는 휴지나 비누 대신 책을 선물하라.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16. 책은 값에 비해 천만 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경제성은 무한대다.
17.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이 자산이다. 지식 자산을 최고로 확장시켜라.
18. 유명인사는 많은 책을 섭렵한 사람이다. 독서를 통해 명사가 되어라.
19. 독서 모음은 나날이 발전한다. 무한대의 힘이 분출하는 것이다.
20. 만날 수 없는 분과의 대화도 책을 통해선 가능하다. 놀라운 행운이다.
21. 전철에서는 조는 사람, 책 읽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누가 선택받은 사람일 것인가.
22. 좋은 책에서는 좋은 기가 번져 나온다. 좋은 기를 집안에 가득 채워라.
23. 주색잡기로 망한 사람은 있어도 책을 읽다 망한 사람은 없다. 선택은 스스로 한다.
24. 밥을 먹고 나면 빈 그릇만 남는다. 그러나 책은 아무리 읽어도 영원히 남는다.
25. 가만히 있으면 부정적으로 변한다. 좋은 책을 통하여 긍정인이 되어라.
26. 6.25 전쟁 때는 국내 총생산(GNP)이 60달러였다. 우리가 세계에 우뚝선 것은 배움의 힘 때문이다.
27. 진정한 멘토는 책 속에서 무수히 나타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28.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 문제집 뒤에는 해답집이 있다.
29. 성공하려면 그 분야의 책을 섭렵하라. 그래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30. 좋은 책이 좋은 사람을 만든다. 자신이 어떤 책을 읽느냐를 살펴보라.
31. 능력 부족을 한탄하지 말라. 책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까지 알려준다.
32.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독서는 프로가 되는 지름길이다.
33. 역사의 발전은 책의 역사와 동일하다. 책을 통해 발전적 미래의 주역이 되어라.
34.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 책을 떠난 삶은 있을 수가 없다.
35. 신문배달을 하면서 돈이 생기면 서점으로 달려간 친구가 있다. 그는 현재 대기업 회장이 되었다.
36. 배경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라. 좋은 책은 대통령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
37. 위대한 사람에게는 위대하게 만든 스승이 있다. 좋은 책을 영원한 스승으로 삼아라.
38. 책을 한 번 읽고 다 읽었다고 생각하지 말라. 자신이 변화할 때까지 읽어야 내 것이 된다.
39. 존경하는 인물의 책을 많이 읽어라. 읽다 보면 어느새 붕어빵처럼 복제된다.
40. 부모가 무식하면 3대가 고생을 한다. 고생을 상속시키지 말라.
41. 눈으로만 읽지 말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신체세포와 유전인자까지 변화한다.
42. 하루 밥 세끼를 먹어야 건겅이 유지된다. 독서도 예외가 아니다.
43. 책은 기분을 변화시킨다. 나쁜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44. 재산은 도둑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배운 것을 도둑 맞을 일은 없다.
45. 좋은 책은 인생관과 가치관을 바르게 만든다. 책은 올바른 성장 발전의 촉진제다.
46. 집에 책이 없으면 머리가 비어있는 것과 같다. 두뇌가 없는 사람은 식물인간과 다름 없다.
47.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 안중근 의사는 처형 직전까지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48. 이스라엘의 초등학교 첫 시간. 꿀단지의 꿀을 찍어 먹게 하고 '배움은 꿀맛이다'라는 문장을 가르친다.
49. 책은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책을 쓸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 빛나는 저서의 주인공이 되어라.
50. 왕 중의 왕은 독서왕이다. 책을 든 손이 역사를 움직인다.





  안희곤 : 2014년 7월 13일 오전 10:24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굉장한 노역에 해당하는 일이다. 첫째는 고도의 지적 활동이기 때문에 그러하고, 둘째는 단순히 정신적인 측면에만 국한된 행위가 아니라 육체-정신의 전인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우선 문자와 텍스트의 속성부터가 그렇다. 인간의 경험 세계와 사고 및 감정을 극히 추상적인 기호를 통해 이해한다는 것은 원래 쉽지 않은 일이다. 가령 사람의 찡그린 표정 하나만 봐도 힘들거나 불쾌해하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을, ‘고통’ 또는 ‘불쾌’ 따위의 단어를 통해 그 경험의 실체를 붙들어야 하니 말이다. 나아가 고통, 슬픔, 불쾌, 비참, 애통 등의 표현이 어떻게 각각 예리하게 구분되고 그 의미 지시체가 다른지를 분간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언어와 문자 자체가 고도의 추상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건데, 이런 기호들을 가지고 엮어낸 300쪽, 400쪽짜리 책의 의미 맥락을 통합적으로 이해한다는 건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책을 읽는다는 것은 힘든 지적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정신적인’ 활동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눈은 침침하고 졸음이 밀려오고, 가끔은 팔이 저리기도 하며, 심지어 허리가 아픈 것까지 참아내며 이어가는 노역이다. 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을 때는 ‘텍스트의 이해’라는 중심 목적을 위해서 신체적인 애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누워서도 읽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소리 내어 같은 구절을 반복적으로 음독하기도 하며,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최대한의 이완 상태로 읽기도 한다. 책을 장시간 읽으면 급격히 배가 고파질 때도 많다. 독서는 당화된, 그리하여 지방으로 바뀐 에너지를 대량으로 연소시키기에 탄수화물이나 빵이 어느 순간 급 땡기곤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근엄한 어조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계몽적인 언설을 함부로 늘어놓지 못하겠다. 책을 만들고 원고를 읽는 게 천업인데도 여전히 책을 읽는 일은 자세 잡고 마음 가다듬어 도전을 해야 하는 부담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일에는 거기에 지불하는 노고를 넘어서는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알기에 즐겨 고통을 감내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얻는 경험들에는 일쑤 이런 차원들이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상당한 노력을 지불해야만 그에 마땅한 보상이 따르는 경험들이 우리에게는 종종 있는 것이다. 가령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듣기가 그러하다. 귀에 착착 감기는 듣기 좋고 감미로운 음악, 말하자면 BGM이나 엘리베이터 음악류의 것들만 듣다보면 평생 그 수준의 정서적 체험 이상을 넘지 못한다. 3시간쯤 되는 바흐 마태수난곡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어보면, 그럼에도 그 곡의 의도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해서 번역된 가사를 꼼꼼히 읽어가면서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시어들을 따라 곡을 듣고 나면, 얼마나 비감하고 숭고하며 장엄한 차원의 정서적 경험을 얻을 수 있는지 비로소 알 수 있다. 귀청을 찢을 듯 시끄럽게 울려대는 비밥 연주를 참을성 있게 듣다보면, 음악은 아름다운 게 전부가 아니라 에너지와 열기로 넘치는 황홀경의 미학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 정서적 체험과 기쁨은 거기 지불하는 노력 없이는 달리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딱 턱 밑에서 포기하기 좋은 정도의 상당한 인내를 요구한다.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체험을 추구하는 이유는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팔아먹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순전히 한 ‘인간’으로서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풍부한 삶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기에 벌이는 짓이다. 10만원 남짓을 지불하면 그런대로 쓸 수 있는 책장을 사지 않고 그보다 두세 배의 재료값과 공구비를 지불하고 책장을 손수 짜는 바보짓, 주말농장에서 살구만 한 감자를 수확하고는 희희낙락하는 것도 어쩌면 다 같은 맥락일 것이다.
책을 읽는 일도 그저 문자를 해독할 줄 알고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책을 즐기고 수월하게 읽기 위해서는 두 개의 문지방을 넘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첫째는 훈련이자 습관이라는 문지방, 둘째는 인내심이다.
책을 읽는 습관은 그냥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오랜 시간 훈련을 거쳐야만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능력’이다.
그 능력은 반복적인 책 읽기를 한다고 해서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은 처음에 베갯머리에서 부모가 들려주거나 읽어주는 이야깃거리를 들으며 처음으로 언어의 추상적 기능에 익숙해진다. 그러다가는 엄마 아빠와 함께 그림동화로 텍스트를 처음 접하고, 이윽고 혼자 텍스트를 읽어내는 수준에까지 다다른다.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이어지는 이런 과정은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 한 순간에 단절이 되고 만다. 부모는 더 이상 책 읽기를 강권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쉽고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통해 밟아가던 훈련을 중지하고, 텍스트로만 가득한 책에 더 이상 노력을 지불할 계기도 동기도 갖지 못한다. 이런 상태로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고 책읽기의 괴로움과 즐거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겪어보지도 않은 채 어른이 된다. 뒤늦게 책을 읽어야 할 필요를 느껴서 책을 잡아보지만 도대체 진도가 안 나간다. 이런 노력-보상의 힘겨운 과정의 훈련도, 그것을 쉽사리 해치울 수 있는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에 동네에 책을 엄청나게 읽는 누나가 있었다. 그 누나가 읽는 것은 주로 소설, 그 중에서도 로맨스소설이었는데, 그런 책들만 책장에 가득 꽂혀 있었다. 그 집에 가면 누나는 늘 배를 깔고 엎드려서 소설 읽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누나가 그 밖의 다른 ‘교양적인’ 책들을 읽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 누나는 마치 TV연속극을 보듯이 밤낮 비슷비슷한 줄거리에 비슷한 애정행각과 비슷한 감각적 짜릿함을 주는 ‘스토리’를 즐겼던 것이다. 군것질을 하듯이 말이다. 그런 독서에는 아무런 지불하는 바가 없다.
그러나 한편에는 겉멋이든 강요에 의해서든 성인들이나 읽음직한 무슨 실존주의적 에세이들(당시 유행이던), 고전문학(도스토옙스키 같은), 철학책(니체 같은) 들을 읽는 친구들도 왕왕 있었다. 그 어려운 책들을 이해하고 뭔가를 얻었는지, 왜 그런 것을 읽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은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친구들에게 톨스토이나 지드,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은 훨씬 쉽게 읽혔을 것이다. 문지방을 넘고 있는 친구들이었고, 그들은 지금도 책을 읽는다.

첫 번째 문지방을 넘었다 해도 여전히 두 번째 문지방이 남아있다.
어느 정도 책을 읽는 습관과 능력을 갖추었다 해도, 새로 만나는 책은 매번 새로운 문지방을 가지고 나타난다. 어쨌건 처음에는 좀 힘겹게 읽어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막 빨려드는 책은 아주 드물게 잘 쓰인 책이거나, 흥미진진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책일 것이다. 그게 아닌 대부분의 책들의 경우에는 무슨 소리인지 알쏭달쏭해하면서도 흐트러지는 집중력을 다잡고 50쪽쯤을 넘어가면 속도가 나고 몰입의 순간이 온다. 그 어려운 경제학책, 철학책도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절반 이상을 이해 못한다 해도 대강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고, 중간 중간 아주 선명한 논지와 핵심 내용도 잡힌다. 새로운 관점과 접근 방식을 만나는 즐거움도 느낀다. 지적인 만족감이 서서히 채워진다.
...

오늘날 우리가 책을 읽는 방식은 99퍼센트가 묵독이다.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글자만을 바라본다. 머리는 바삐 움직이지만 모든 것이 고요한 가운데 이뤄지는 활동이다. 묵독의 방식이 일반화된 오늘, 그래서 독서는 인간 본성에 맞지 않는 더욱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활동이 되어버렸다. 자연스럽게 몸의 감각을 활용하지 않고 오로지 눈과 두뇌만을 써서 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성 암브로시우스가 책을 읽을 때는 그 눈이 책갈피를 훑고 그 마음이 의미를 찾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침묵했고 그의 혀는 움직이지 않았나이다.”
일부러 이런 구절을 썼다는 것은 암브로시우스의 그런 책 읽기가 당시 매우 기이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스승이자 초기 교부 중 한 명이었던 암브로시우스는 아마도 기록상으로는 최초로 묵독을 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5세기경이다. 당시에는 다들 입으로 소리내고, 스스로 그것을 들으며, 그리고 일어나 서성이며 책을 읽었다. 아마도 중세 초기의 수도원은 수도승들의 성경 읽는 소리로 늘 웅성웅성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암브로시우스는 특이하게도 묵독을 했고, 이런 행위는 개인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묵독은 내면에서 이뤄지는 행위이고, 남이 알 수 없는 개인의 내면이라는 세계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천정환 교수의 <근대의 책 읽기>를 보면, 일제 초기에 신소설과 번안소설 등이 들어오면서 이전에 구술문학이나 구활자판 딱지본을 소리 내어 읽곤 하던 독자들이 갑자기 묵독에 익숙해져 갔다고 한다. 소리 내어 책을 읽는 것은 최근까지도 남아있는 방식이다. 내가 어릴 적에 외갓집에 놀러 가면 외할아버지는 아침마다 신문을 펼쳐들고 고개를 흔들흔들하며 독특한 곡조를 붙여 기사를 웅얼웅얼 읽곤 하셨다. 요새도 가톨릭교회에서 망자를 위해 기도하는 연령회에 가면 이런 옛날 방식의 기도문 읽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묵독과 함께 책 읽기가 개인의 고립적인 행위로 변했다는 점이다. 천정환 교수는 이전에는 구연이나 윤독의 형태로 가족과 동네에서 공동체적 방식으로 독서가 이뤄지던 것이, 개인의 자율적인 책임 하에 스스로 행하는 독립된 행위가 되었다고 한다. 구연을 하면서 청중의 반응에 따라 스토리를 바꿔가며 말하고 읽던 방식, 그래서 저자와 독자가 나뉘지 않던 쌍방향의 행위로부터, 묵독과 함께 저자와 독자의 뚜렷한 거리(distance)가 생겨나고 주체-객체, 또는 author-audience의 위계가 생겨났다는 얘기다. 말하자면 묵독은 ‘주체’와 ‘자율’로 특징지어지는 근대적 개인, 내면적 주체의 탄생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이다.
독서 방식의 이런 변화는 인류사적이기도 하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나이 지긋한 노인 또는 선참자가 젊은이 또는 후참자에게 들려주는 ‘구술’의 전통은, 중세의 트루바도르(방랑음유시인)들이 그랬듯이 대중 앞에서 음율을 실어 시(주로 서사)를 읽어주는 ‘낭독’의 형태로 바뀌고, 이런 낭독의 의례는 텍스트를 스스로 직접 소리 내어 읽는 ‘음독’으로, 그리고 다시 ‘묵독’으로 바뀌어 온 것이다. 그런데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하는 것일까? 신기하게도 어린아이에서부터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텍스트에 익숙해지는 과정은 이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어려서는 주로 듣다가, 조금 커서는 글을 배워 소리 내어 읽다가, 나중에는 혼자서 눈으로 읽는 것이다.
그러니 책을 읽는 방식은 지금처럼 보편화된 방식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 이해가 안 되고 집중이 안 되면, 반복해서 소리 내어 읽는다. 손은 책장을 넘기는 데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볼펜을 들고 밑줄을 마구 그어가며 읽고, 중요한 부분은 별표도 치고, 여백에 메모도 하거나 볼펜 똥도 닦고, 손가락으로 글줄을 한 행 한 행 짚어가며... 즉 오감으로 책을 읽는 게 좋다. 책이 더러워지고 다른 가족이 읽을 수 없게 되면 어떤가. 이 대량생산의 시대에... 나 같은 책장사에게도 도움될 겸 한 권 더 사도록 한다.
...
어쨌건 책 읽기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인간 경험의 차원에 대해서 좀 더 넓게 말해 본다면, 사실 책과 문자를 통해 얻는 인간 경험의 깊이에 대해서는 그리 신뢰하는 편이 아니다.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경험의 바다에서 인간이 진실하고 겸허하게 얻을 수 있는 삶의 풍부한 가능성은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서 얻는 빼빼 마른 의미들의 추상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본래 산만했던 인간의 뇌, 책 안읽으면 원시인처럼 된다
신문A26면 1단 기사입력 2019-02-25 00:05 최종수정 2019-02-25 01:17 기사원문 스크랩  본문듣기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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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의 퍼스펙티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뇌는 퇴화한다
인간의 뇌는 물렁물렁해
상황에 맞춰 변화하는데
책 안 읽으면 집중 못 하고
원시인처럼 뇌 산만해져

현대인, 디지털 정보에 중독돼
상시적인 주의력 결핍에 빠져
인간의 사유·행동,독서에 최적화
독서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독서의 힘
“우리가 읽는 책이 주먹질로 두개골을 깨우지 않는다면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단 말이야? 책이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

‘읽기의 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비유는 카프카의 편지글에 들어 있다. 어떤 책은 읽는 것으로도 사람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카프카는 생각했다. 인간은 책을 읽고 책은 인간을 고쳐 쓴다. 읽는다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 행위이면서 우리 자신을 특정한 형태로 길들인다. 읽기를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 필요한 자질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우리 문명에 참여한다.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 발명이다.” 미국 신경심리학자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에 나오는 말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위에 나타난 것은 약 20만 년 전, 문자가 발명된 것은 고작 8000년 전이다. 인류사 대부분은 문자 없이 살아왔다. 우리 유전자엔 독서 능력이 새겨져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자원을 투자해 갓난아기를 ‘책 읽는 아이’로 훈육했다. ‘읽는 능력’이 우리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독서의 전면 후퇴가 일어나고 있다. 독서율이 떨어지면서 서점은 무너지고 도서관은 비어간다. 한 문명의 퇴락이고 역사의 퇴보이며 인간의 퇴화이다. 읽기를 중심으로 조직된 세상, 즉 ‘구텐베르크 은하계’가 수축하는 중이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영상, 리니지로 표상되는 가상, 페이스북으로 상징되는 잡담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런데 읽기를 잃어도 인간은 괜찮을까. 혹여 인간 실존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화면으로는 얻을 수 없고 독서로만 얻을 수 있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한국 40대 이상 책 안 읽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에서는 나이 든 사람일수록 ‘독서 불안증’에 걸리기 쉽다. 화면에 중독되어 글이 세 줄만 넘어가도 머리가 어질어질, 손이 움찔움찔하는 현상 말이다. 지난해 9월 이순영 고려대 교수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독자(讀者)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인 전국 10세 이상 남녀 1200명 중 책을 전혀 읽지 않는 독자가 23.0%, 책을 실제로 읽는다고 할 수 없는 한 해 한 번 읽는 독자가 15.4%로, 합치면 38.4%였다.

특히 중년 이후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40대의 43.9%, 50대의 53.0%, 60대 이상의 74.4%가 책을 전혀 읽지 않거나 일 년에 한 번 읽었다. 아이들 보기 민망하게 40대 이상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 속한다. 초연결사회에서 책을 읽지 않아도 유튜브 등에서 얼마든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도 좋으니 상관없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는 인간과 화면을 보는 인간 사이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화면 읽기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 1989년에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하이퍼텍스트로 이루어진 문서들은 인간을 산만하게 만든다. 글에 몰입해 의미에 집중하게 하는 대신 제트자(Z)로 훑어 읽으면서 딸린 링크들을 클릭해서 새로운 문서를 내려받게 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이용자가 한 문서만 줄곧 읽으면 돈은 누가 낸단 말인가. 문서 사이를 한없이 이동하면서 새로운 광고에 노출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즈음 유행 중인 SNS의 경우에는 유동성이 더욱 심하다. 이러한 정보처리 과정을 즐기다 보면 뇌의 신경망이 변하면서 독서를 통해 이룩한 문해력이 파괴된다.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가 지난해 발표되었다.

책 읽지 않으면 뇌 퇴화해

울프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에 책 읽는 뇌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기술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놀랍게도 울프는 젊은 시절 자신이 열렬히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의 소설 『유리알 유희』를 더는 읽을 수 없었다. 어려운 단어, 꼬인 문장, 느려터진 전개를 견디지 못했다. 책을 읽는 동안 울프는 책장을 빠른 속도로 앞뒤로 뒤적이면서 같은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댔다.

울프의 뇌는 문장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이야기의 심층을 살피는 데 필요한 ‘인지적 참을성’을 잃어가는 중이었다.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모아 문장에 집중하는 대신 표층에 머물러서 핵심만 추리려 들었다. 아이러니하지만, 최고의 독서 과학자인 울프조차 책을 읽을수록 책이 점차 어색해지는 ‘독서 소외’에 빠져든 것이다. 디지털 정보 소비에 중독된 탓이다. 상시적 주의력 결핍 상태에 놓이는 것은 현대인의 무섭고 중대한 질병에 해당한다. 이는 독서가 힘을 잃자 우리의 자연적 본성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는 본래 산만하다. 인류는 천적들로 가득한 사바나 지역에서 진화했다. 주변을 쉼 없이 둘러보고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행동하는 쪽이 생존에 더 유리했다. 갓난아기는 눈동자를 한순간도 가만두지 않는다. 천장에 달린 모빌의 운동을 얼마나 즐거워하는가. 작은 변화에 얼마나 열렬히 반응하는가. 한 현상에 집중해서 생각하는 일은 인간의 타고난 자질이 아니다. 오랜 문명화 과정의 결과인 것이다.

인간의 뇌는 물렁물렁하다. 뇌에는 주변 상황에 맞추어 자신을 바꾸는 성질, 즉 가소성(可塑性)이 있다. 덕분에 우리는 학습으로 뇌를 진화시킬 수 있다. 낯선 체험이나 자극은 뇌 뉴런의 새로운 연결망을 늘리고, 자주 쓰지 않는 연결망을 퇴화시킨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뇌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는 독서를 통해 뇌를 집중에 적합한 형태로 바꿀 수 있다. 또 얼마나 불행한가. 오래 책을 읽지 않는다면 뇌는 본래의 산만한 상태로 돌아간다.

독서에서만 인간은 깊어질 수 있어

독서의 일차 목적은 정보의 획득이지만, 독서의 효과는 앎 자체에만 있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외부 세계와 격리된 채 자기 내면에 집중하는 ‘몰입 상태’에 돌입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니컬러스 카는 말한다. “독서가 열어 준 조용한 공간에서 인간은 연관성을 생각하고, 자신만의 유추와 논리를 끌어내며, 고유한 생각을 키운다.”

글을 읽어 지식을 얻는 일보다, 이 일을 계기로 뇌를 특정 상태로 가져가는 일이 더 중요한 듯도 하다. 생물학적 뇌를 인문학적 뇌로 진화시키는 일이야말로 독서의 진짜 효능이다. 인간은 깊이 읽을 때만 깊이 생각할 수 있다. 검색이나 영상으로는 깊이가 불가능하다. 느리고 집중된 공부를 추구하는 독서에서만 인간은 깊어질 수 있다. 그런데 ‘집중하는 뇌’를 만들기에 좋은 시기가 정해져 있다. 골든타임이 있는 것이다.

인간은 언어 능력을 타고난다. 갓난아기의 뇌에는 이미 언어를 처리할 수 있는 신경회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회로는 태어난 지 몇 년간만 잘 작동하며, 이 시기를 지나면 인간은 언어를 쉽게 배우지 못한다. 야생에서 발견된 ‘늑대 소년’들은 신체에 별 이상이 없는데도 끝내 말을 배우지 못했다. 사물에 이름 붙이기를 시작하는 생후 18개월 무렵, 아이의 언어 능력이 폭발한다. 이 시기에 아이가 듣고 기억한 단어들과 문장들은 나중에 사고·독서·학습으로 이어지는 기초 자원이 된다.

부모가 책 읽어준 아이, 학습 능력 높아

2008년 미국 보스턴대 연구팀은 18~24개월 사이 아이들한테 책을 읽어주면 학교에서 높은 학습 능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책 속 낱말들이 평소 쓰는 말들보다 다양하므로 인지능력 발달에 도움을 준 덕분이다. 2015년 미국의 한 연구를 통해 부모 무릎에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이 이를 시각화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문장을 듣거나 읽으면서 이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능력이 상상력이요, 이는 문해력 증진의 문턱이다. 주목할 것은 7살 이전에 글자를 배워 스스로 책을 읽은 경험은 별로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부모 등 어른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만이 큰 영향을 끼쳤다. 혼자 읽을 때보다 어른이 읽는 것을 들을 때 아이들은 상상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란 후에는 문학 작품을 천천히 읽는 게 좋다. 뇌는 백색질과 회색질로 나뉜다. 창의력이나 사고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백색질이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연구원들은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의 백색질에 신경망이 더 많이 형성된 것을 발견했다. 이러면 뇌 전체를 사용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특히 문학 작품을 묵독할 때 뇌 전체가 활성화되면서 백색질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 아이들한테 핸드폰을 쥐여주고 동영상을 보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영상 시청으로는 백색질을 충분히 발달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 사유·행동 독서에 최적화

독서는 우리의 감각 자체를 발달시킨다. 2006년 스페인 연구자들은 “커피 향이 좋다” 같은 문장을 읽을 때 뇌의 후각 피질 영역이, 프랑스 연구자는 “파블로가 공을 찬다” 같은 문장을 읽을 때 운동 피질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뇌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구별하지 않는다. 독서를 통해 인간이 다른 이의 경험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자신이 직접 탐구하지 않은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독서는 같은 이유로 인간의 사회성을 증진한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낯선 환경에서 행동하는 방식을 배우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타인의 마음을 알아내는 훈련을 한다. 독서는 친구를 찾아내고 적을 판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목록을 늘어놓으면 한도 끝도 없다. 인간과 독서의 관계는 너무나 긴밀하다. 우리의 사유와 행동은 모두 독서에 최적화되어 있다. 자신과 세계의 의미에 집중하는 시간 없이 인간은 인간으로 존립할 수 없다. 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독서는 분명히 되돌아온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리셋 코리아 문화분과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