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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곤충 : 흰개미 (바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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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개미는 혼자서 셀룰로오스를 먹을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물이다. 자연에 가장 흔한 유기물이 셀룰로오스이고, 오직 나무나 나뭇잎만 먹으니 먹을 것의 걱정은 전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살아있는 것은 절대 먹지 않고 죽은 잎과 나무만 먹는다고 한다. 가히 편식의 지존이다
동물은 단백질이 있어야 하는데, 나무에는 불과 0.05%의 질소만 있다. 완벽한 탄수화물 덩어리이다. 이 극심한 질소(단백질)의 결핍을 해결하는 것이 장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인데, 공기중에 질소를 고정하는 유전자를 모두 갖추고 있어 19종의 아미노산을 생산한다.
그렇게 지독하게 편식을 하고도 여왕 흰개미는 18년을 살고, 잘하면 100년을 살 수도 있다고 한다. 여왕 흰개미는 알을 3초마다 하나씩 평생을 낳는다. 평생 억단위의 자손을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구워먹으면 아주 맛있다고 한다. GMO작물 연구보다는 식용곤충으로 흰개미의 품종 개량하는 쪽이 훨씬 성과를 빨리 낼 수 있을 것 같다

흰개미는 이름 때문에 개미의 일종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사실 벌목이 아니라 바퀴목의 곤충이다.
개미와는 달리 여왕개미, 일개미, 병정개미 외에 왕개미가 존재한다. 1차 여왕개미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 알 낳는 기계에 불과하며 제 몸 하나 못 가눌 정도로 거대한 배를 가졌다. 또, 개미들은 비생식 계급이 전부 암컷인데 비해 흰개미들은 비생식 수컷과 비생식 암컷 모두 존재한다는것이 특징. 역시나 날개가 없는 녀석과 있는 녀석이 갈라진다.
여왕개미는 어떤 종은 매우 커서 사람 손바닥 크기로 자랄 수도 있고[5] 수명은 평균 15년 가량으로 매미 유충 만큼이나 곤충계에선 장수하는 종이며 최적의 상황시 무려 100년을 사는 개체도 있다. 만일 이때까지 생존한다면 평생 50억개의 알을 낳는다!
Termite queens have the longest lifespan of any insect in the world, with some queens reportedly living up to 30 to 50 years.

대표적 초식 곤충이기도 한 흰개미는 장내에 들어있는 미생물들이 셀룰로오스(cellulose)와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를 강력하게 분해해 주기 때문에,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나무 등을 갉아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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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흰개미에 대해 미 프린스턴대 생태 및 진화생물학과의 코리나 타니타(Corina Tarnita) 교수와 연구진은 처음부터 조사할 생각은 아니었다. 전 세계 초원과 사바나 지역의 생태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흰개미집(termite mound)’ 주변의 식생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타 지역과는 다른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흰개미의 둥지로 알려져 있는 흰개미집은 보통 초원 지역 곳곳에 수 미터(m) 높이로 솟아 있다. 그런데 연구진은 이 집들을 중심으로 주변 식생을 분석하던 끝에 집과 식물 사이에 상당히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 연관성이란 비슷한 강수량이라도 흰개미 집이 있는 지역과 아닌 지역의 식생이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다.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흰개미집이 있는 지역의 식물이 없는 지역보다 훨씬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흰개미집이 있는 지역은 사막화가 늦춰지게 됨에 따라 식물들이 더 잘 견딜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흰개미집이 지하 깊숙한 곳에서부터 습기를 실어 나르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타니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흰개미집은 토양의 특징을 변화시키고, 주변 식물들에게 영양소를 제공하여 식물들이 말라 죽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만약 특정 생태계의 사막화 진행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싶다면, 항공으로 식물분포 사진을 찍었을 때 거기서 흰개미집에 의한 효과를 제거해야 보다 명확한 자료가 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타니타 교수는 “사실 예전부터 흰개미집 주위에는 식물이 잘 자란다는 사실을 현지 원주민들의 입소문을 통해 들어 왔다”고 밝히며 “하지만 흰개미집이 사막화를 막을 수 있을 만큼이나 식생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연구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흰개미집 주변의 풀과 나무들이 잘 자라게 되면, 이들을 섭취하는 흰개미들의 먹이도 자연스럽게 풍부해진다는 점을 알아냈다. 이른바 공생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것이 타니타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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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미는 이 흰개미를 주식으로 하는데, 흰개미 역시 거대한 무리를 이루므로 이 둘이 싸우면 죽을 때까지 양보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사실 흰개미 입장에서는 어차피 개미를 잡아먹을 수 없으므로 사실 이겨야 본전인 싸움이다. 따라서 무조건 천적 개미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연구팀은 한 종의 흰개미(Coptotermes acinaciformis)와 이 흰개미를 먹고 사는 개미(Iridomyrmex purpureus)의 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이 궁금한 부분은 장님인 흰개미가 어떻게 개미를 피하는 방법이다.
이전 가설에서는 흰개미가 개미의 화학물질을 감지한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사실 청각에 더 크게 의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흰개미의 진동 감지 감각 기관이 대단히 민감해서 개미의 발자국 진동도 놓치지 않고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흰개미가 밀리그램(mg, 1,000분의 1g) 단위의 체중을 지닌 개미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일은 따로 있었다. 이 흰개미가 개미의 귀에 들리지 않도록 개미보다 100배나 조용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개미의 발소리가 얼마나 작은지 생각하면 흰개미의 진화는 놀라운 수준이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진화는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의 진화적 군비 경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 결국 극단적인 수준으로 진화가 이뤄진 것이다. 비록 작은 곤충이지만,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의 결과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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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의 청소부 흰개미
열대우림은 흰개미와 바퀴벌레의 낙원이다. 바퀴벌레는 가정에서 가장 싫어하는 벌레이고 흰개미 또한 목조 주택의 적이다. 하지만 사실 이들이 하는 가장 큰 역할은 낙엽이나 동물 유해 등을 분해하는 ‘열대우림의 청소부’ 역할이다. 바퀴벌레는 전 세계에 4천 5백 종이 넘지만, 가정에서 해충으로 분류되는 것은 12종에 불과하다. 흰개미도 2천 종 이상이나 되는데, 그중 해충은 10퍼센트 정도일 뿐이다. (128p)
하등 흰개미는 나무를 먹는다. 그런 흰개미의 장내는 중성이고, 세균뿐 아니라 원생동물도 공생하고 있다. 원생동물이 셀룰로오스를 글루코오스로 분해하면 더 나아가 세균이 다시 아세트산과 이산화탄소와 수소로 분해한다. 게다가, 남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보통은 메탄이 되어 방출되지만, 흰개미의 장내 세균은 메탄이 되기 전에 유기산을 합성한다. 이렇게 낭비 없이 모든 것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흰개미의 장내 발효 구조는, 놀랍게도 인류가 발명한 최첨단 바이오에탄올 생산과 매우 흡사하다. (128p)
흰개미의 장내에 공생하는 원생동물의 무게는 흰개미 체중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 흰개미가 이렇게 자신의 몸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면서도 원생동물을 끌어안고 있는 이유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해주는 원생동물의 장점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흰개미는 부모가 새끼에게 입으로 혹은 똥을 통해 장내 미생물을 전달한다. 사실 바퀴벌레의 장내에도 같은 계통의 미생물이 모여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퀴벌레나 흰개미의 공통된 조상의 뿌리는 굉장히 깊어서, 적어도 3억 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했다고 추정된다. 주식인 썩은 나무에 들어 있던 미생물이 옛 바퀴벌레의 장내에 공생하게 되었고, 이후 흰개미와 바퀴벌레로 나뉜 것이다. 공룡이 번성했던 1억 5천 년 전의 일이다. (129p)
한편 고등 흰개미 중에는 흙을 먹는 것들이 다시 존재한다. 산성 부엽토를 먹는 고등 흰개미는 장내를 알칼리성으로 변화시킨다. 장수풍뎅이 유충과 마찬가지로 부엽토의 페놀 물질이나 단백질을 녹이도록 진화된 것이다. 흰개미는 단백질이 알칼리성에서 녹기 쉬운 성질을 응용하여 미생물에 의지하지 않고 흙을 녹이는 기술을 익혔다. 인간이 부식질을 녹이는 알칼리 추출법을 확립한 건 겨우 1백 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흰개미가 5천만 년 전부터 이 방식을 응용해왔다는 사실은 놀랄 만하다. 장수풍뎅이나 고등 흰개미뿐 아니라 바퀴벌레, 사슴벌레도 똑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숲의 청소부들은 특수한 소화 기능을 발달시킴으로써 수억 년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129p)
흙의 시간 / 후지이 가즈미치 지음 / 염혜은 옮김 /눌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