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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비타민 만병통치제는 아니다

비타민의 지나친 우상화, 허구적 명성
- 비타민 숭배, 비타민 C 마저도 부작용이 있다
- 멀티비타민, 메가비타민 :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 비타민의 위해 가능성은 잘 말하지 않는다
- 비타민 더 먹어야하나?,  비타민, 아스피린의 과용
- 이미 대부분의 항산화제가 생명 연장의 수단이 되지 못한 것을 밝혀졌다
- 식물은 단 1개의 비타민도 요구하지 않는다

고용량의 비타민C, 감기 예방에 효과 있을까

2004년 29개 관련 연구와 하루에 200㎎ 이상 비타민C를 복용한 1만1천77명을 분석한 메타 분석 결과, 일반인에게는 감기 예방 효과가 없었지만 마라토너, 스키 선수와 같은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감기를 50% 정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마다 다른 감기 예방 효과와 달리 비타민C는 감기에 걸리는 기간(이환기간)을 성인은 8%, 소아는 14%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환기간 감소 효과도 평소 비타민C를 꾸준히 먹는 경우에만 나타나며 감기에 걸리고 난 후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메타 분석에서 나타난 이환기간 감소 수치를 이환일수로 환산하면 성인은 1년 평균 12일 감기로 아플 것을 11일로 줄여주고 소아는 28일을 24일로 줄여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감기로 아픈 기간을 성인은 하루, 소아는 나흘 줄여주기 위해 일년 내내 고용량 비타민C를 복용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을 저울질해보면 감기 예방과 치료를 위해 비타민C 복용을 권장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너무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섭취하게 되면 흡수되지 못한 비타민C가 장내에 남아 메스꺼움, 복부팽만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신장결석을 만들 수도 있다”면서 “위장장애가 있거나 신장결석의 병력이 있다면 고용량의 비타민C 섭취는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메가 비타민 열풍

   뉴스메이커 404호 2000-12-28

고단위 비타민C 효능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50년대에 노벨 화학상 수상자 라이너스 폴링이 메가비타민 요법을 주창, 당시 미국 전역에 비타민 파동을 일으켰다. 메가비타민 요법은 일반의 상식을 뒤집어 1일 권장량보다 적게는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에 해당되는 비타민C를 투여해 갖가지 만성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폴링 박사는 “대용량의 비타민C는 암의 확산을 도와주는 효소인 ‘하이루로니데이즈’의 형성을 억제하고 암세포가 통과하기 어려운 결체조직인 콜라겐의 생산을 증가시켜 암이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한다”고 주장했다. 폴링 박사는 암 환자에게 매일 1,000∼2,000㎎부터 시작해 점차 용량을 늘려 하루 1만㎎까지 복용하라고 처방, 암을 깨끗이 치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다방면에 걸쳐 연구했지만 폴링 교수의 주장과 같은 효과는 없다”고 발표했지만 효능 논쟁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대체의학자 에이브러헴 호퍼의 최근 연구 결과는 폴링 박사의 주장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고단위 비타민C를 투여한 암 환자와 비타민C를 투여하지 않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약을 먹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무려 13∼21배나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호퍼는 임상 결과를 비타민C가 비록 암을 직접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암의 성장과 확산을 억제할 뿐 아니라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막아주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1일 권장량보다는 많지만 설사 등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비타민C를 항산화제로 투여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미국 로버트 카스카트로 박사의 연구가 대표적인 예다. 카스카트로 박사는 고단위 비타민C를 적당히 투여하면 프리래디칼로 인한 조직 세포의 손상으로 생기는 바이러스성 폐렴과 유행성 독감, 알레르기 질환 등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리래디칼은 에너지의 동력으로 쓰고 남은 산소찌꺼기가 화학변화를 일으킨 상태의 유해산소를 말한다. 흔히 ‘활성산소’로 부른다. 활성 산소가 체내에 쌓이면 유행성 감기와 바이러스성 폐렴에 쉽게 걸리고, 염증이 잘 낫지 않고 암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특정질병 치료효과 놓고 논란 계속

최윤근 분당차병원 통증의학연구소 소장은 “메가비타민 요법은 비타민C 이외 다른 비타민으로까지 활용도를 넓혀 암 등 각종 난치병이나 만성질환으로 흐트러진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을 바로잡는 치료방법으로도 동원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타민B6 또는 비타민B12를 고단위로 주사, 간암 등 각종 암을 물리치려는 독일 의사들의 활발한 시도가 좋은 예다. 독일 의학계에서는 정상인이라면 부작용으로 건강을 해치기 쉽지만 암 환자에겐 오히려 더없이 좋은 항암제가 될 수 있다는 동물·임상실험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메가비타민E로는 세포 노화의 주범이자 발암물질인 나이드로사민의 생성을 막아 유방암과 폐경기증후군을 치료하고 양성종양의 일종인 폴립종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반면에 메가비타민 요법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도 많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비타민 과량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단위 비타민C 섭취는 암세포 증식을 조장한다. 비타민이 암을 예방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라도 이미 암에 걸린 환자의 경우 비타민이 암세포를 죽지 않게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원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C가 영양제로서 여러 효능이 있지만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효과는 검증된 바 없다”고 밝힌다.

소변으로 배설되지 않는 비타민A, D, E 등 지용성 비타민도 과량 복용해선 안된다. 비타민D는 하루 권장량의 다섯 배만 초과해도 식욕 감퇴, 변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고단위 비타민A를 섭취할 경우로 간과 뼈에 손상이 가기 십상이다. 임신부는 태아를 위험한 지경에 빠뜨릴 수도 있다. 비타민B1을 과용하면 두통 불면증 피부염 안절부절 등의 부작용이 일어난다.

조비룡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군이 혈관세포 실험에서 동맥경화 예방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메가비타민 요법의 인체실험 결과 그 효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역설한다.

사실 비타민C 등 각종 비타민은 지금까지 인류가 찾아낸 가장 안전하고 값싸며 효과적인 건강보조식품이다. 양파껍질 벗겨지듯 비타민의 새로운 효능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의 효능으로는 무엇보다 먼저 활력증진 효과가 꼽힌다. 곡류의 탄수화물이 열량을 발휘하는 휘발유라면 채소나 과일 속의 비타민은 신진대사를 돕는 일종의 연비 향상제다. 피로회복은 물론 학업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많다. 질병예방 효과도 지닌다. 암,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치매, 백내장, 당뇨 등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부분의 질환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또 노화를 다소 늦춰준다. 비타민A, C, E는 노화를 유발하는 유해산소를 차단하는 항산화작용을 지니고 있다.

◆ 남용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도

하지만 의료 관계자들 대다수는 비타민을 잘못 쓰면 소금이나 불소처럼 독이 될 수 있는 만큼 섭취량의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연정 비타민 정보센터 실장은 “비타민이 의사의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치료전문약품보다는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지만 정도 이상 남용하면 해로울 수 있다”며 “종합비타민제 한 알엔 대개 일일 권장량의 3배 가까운 비타민C가 포함돼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 정도 섭취로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소금이 몸에 나쁜 건 양 때문이다. 우리 몸은 0.9%의 소금물로 이뤄져 있어 소금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기준은 하루 2.4ｇ이다. 2.4ｇ까진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이를 넘어서면 해롭다. 불소도 마찬가지다. 과량의 불소는 뼈를 물렁물렁하게 하지만 소량의 불소는 치아를 충치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지닌다.

비타민이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미국과 중국 연구팀이 공동으로 '당뇨관리학지'에 밝힌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타민이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최소한 2형 당뇨병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 진행된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비타민의 항산화능으로 인해 심장질환과 당뇨병이 예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하버드의대 연구팀등이 밝힌 50-71세 연령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종료시 총 1만4130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은 가운데 멀티비타민을 복용한 사람들에서 향후 당뇨병 발병 위험이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